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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천원이 아쉬운 초불황기에 파격적으로 싸면서 맛있기까지 한 음식점을 발견하면 왠지 그날 하루 횡재한 기분이 든다. 비싸기만 하고 맛없는 음식에 헛돈 쓸 것이 아니라 때로는 초저가 맛집들로 약속 장소를 옮겨봄직하다. | |
신락원 | |
온 가족이 와서 배부르게 먹어도 1만원을 넘지 않는 푸짐한 메뉴를 제공하는 데는 박리다매와 셀프 서비스가 한몫을 한다. 주문을 하고 값을 치르고 잠시 기다린 후 ‘아가씨!’ ‘학생!’을 외치는 주인 아저씨의 우렁찬 목소리를 주목하면 그만이다. 다 먹은 그릇을 손수 반납하는 손님들에게 이 허름한 집의 쫄깃쫄깃한 면발은 도시의 한가운데서 찾기 힘든 입맛이자 인심 그 자체다. |
할머니국수 명동 롯데백화점 부산히 움직이는 엄청난 유동인구와 즐비하게 늘어선 음식점으로 늘 번화한 명동. 하지만 음식 인심만큼은 그리 후하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대를 이어 명동 뒷골목을 지키는 40년 전통의 명성 자자한 국수집은 그 편견의 예외임을 자부한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식사 때가 따로 없이 명동의 거리를 지키는 이 집의 주메뉴는 다름 아닌 ‘두부국수’. 이 집에서 직접 개발한 것으로 진하게 우려낸 멸치 국물에 고춧가루 다진 양념, 입 안에서 감촉이 좋은 큼지막하고 푸짐한 연두부, 김가루와 후춧가루로 적당히 향을 내 얼큰하면서 시원하다. 손수 만든 몽글몽글한 연두부는 부드럽기 그지없다. 여자들에게 더없이 좋다는 두부의 진면목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요리다. 하지만 두부말고도 막국수부터 김밥, 쫄면, 순대까지 메뉴 또한 현란하다. 짐작건대 손님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다양한 메뉴가 한몫 하는 듯하다. 음식점 바깥에서 조리하는 과정을 볼 수 있어 지글지글 익는 튀김과 펄펄 끓는 면을 건져내는 모습까지 생생한 현장을 볼 수 있다. | |
눈까지 즐겁게 해주는 풍경. 언제 들어가도 목청 좋은 아주머니들의 구수한 입담과 후덕한 인심으로 화기애애한 이곳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주기를 바랄 따름이다. 1_사실 매일 국수를 먹을 수는 없는 터. 하지만 그 개운한 맛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 오면 김밥, 비빔밥, 순대, 떡볶이, 라면까지 없는 게 없는 이곳에서 다른 메뉴를 주문해도 항상 국수 국물을 준다는 것을 잊지 말 것. 2_이 집의 또 다른 별미는 비빔국수다. 송년 특집 ‘결정! 맛대맛’에서 류시원이 입에 군침을 삼키며 먹던 그 메뉴다. 여름이면 특히 인기가 있는 비빔국수는 쫄깃한 면발과 매콤한 소스가 어우러져 일품이다. 짠지를 송송 썰어 삶은 국수 위에 얹고, 고추장 양념, 파, 김가루 탁탁 털어 넣고는 바가지에 쓱쓱싹싹 비빈 뒤 그릇에 턱 담아내는 그것도 꼭 맛보아야 할 메뉴. 오전 6시~오후 10시 명절만 무휴 | 주차_불가능 | 을지로입구 외환은행 본점 후문. 신흥증권 건너편 | 메뉴_두부국수 2500원, 할머니막국수 1500원 | 문의 02-778-2705 |
강촌추어탕 노원역 롯데백화점 택시 운전사들의 집합소인가? 입구에 즐비한 택시들에서 느낀 범상치 않은 기운이 매장에 들어서면 분명하게 확인된다. 다들 초여름 더위와 추어탕의 열기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먹느라 분주하기 이를 데 없다. 시내 곳곳을 내 집처럼 누비는 그들은 웬만한 음식점이 아니면 성에 차지 않기로 유명한 이들이다. 매서운 눈썰미와 입맛의 검증을 거친 이 집의 맛과 합리적인 가격은 이제 즐비하게 늘어선 줄로 증명된다. 주방을 살짝 엿보면 진가가 여실히 드러난다. 매일 아침나절 구리시장에서 사온 싱싱한 미꾸라지가 힘이 넘친다. 그 위에 소금을 흩뿌리면 파닥거리는 소리가 가득하다. 살짝 숨을 죽인 미꾸라지를 끓는 물에 익혀낸 후 가는 것은 그 다음 과정. 우거지를 수북이 넣고 팍팍 고아낸 후 느껴지는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강촌추어탕에는 사실 선택의 폭은 좁다. 메뉴는 달랑 비빔밥과 추어탕 두 가지뿐. 하지만 그만큼 재고가 없어 신선한 재료를 매일 새로 들여올 수 있다는 주인장의 생각이 읽혀진다. 뚝배기 한가득 퍼주고도 2500원만 받는 추어탕, 모르는 사람과 테이블에 앉아도, 20여 분이 넘게 줄을 서도 그저 즐거울 따름인 이 집의 또 다른 매력을 들러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 |
1_원래 짬뽕 먹으면 옆 테이블 자장면에 자꾸 눈길이 가는 것처럼 비빔밥을 먹자니 추어탕이 그립고, 추어탕을 먹자니 또 아쉬움이 남는다. 여럿이 함께 가면 둘 다 맛볼 수 있겠지만 혼자 갔을 경우에는 비빔밥을 선택할 것. 주문할 때 장국과 추어탕 국물 중에 선택할 수 있다. 2_추어탕을 먹을 때는 테이블 위의 파를 넣는 것을 잊지 말 것. 안타깝게도 간혹 잊어버리는 손님들이 있다고. 밥이 모자랄 때는 셀프 서비스로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다니 이것 또한 기억해둘 것 중 하나다. 24시간 영업 명절 당일만 휴무 | 주차_가능(5대) | 4호선 노원역 1번 출구로 나와 보람아파트 방면 10분 거리 | 메뉴_추어탕 2500원, 비빔밥 2500원 |문의 02-936-1747 |
신토불이 종로 서울극장 앞 손님이 드나드는 것이 마치 물이 흐르는 듯 편안해 한 편의 오래된 영화를 보는 것처럼 고즈넉하기 그지없다. 여전히 멋스러운 노신사부터 젊은이들까지 20여 년 전의 한 장면을 여지없이 연출한다. 때이른 점심시간부터 술 한잔 기울이며 오래된 친구와 추억을 떠올리는 할아버지들에게 오늘도 여지없이 이 집 주인 아저씨는 한마디 거든다. 손님과 주인이 식구처럼 서로 편안한 맛집이다. 노인분들의 아지트 종묘공원 담벼락 옆의 좁은 골목에 자리잡은 ‘신토불이’는 그 속내를 닮아서인지 세월의 흔적이 잦아들어 향수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단골이 많기로도 유명한 이 집의 주 메뉴는 ‘황태국’. 얼큰하게 끓여낸 개운한 국물 맛이 일품. 숙취 해소에도 그만이라 게눈 감추듯 한 그릇 비우고 나면 과음으로 쓰린 속이 깨끗하게 풀어진다는 게 주당들의 찬사다. 또 다른 인기 메뉴는 큼직한 고깃덩이와 뼈를 넣고 끓여낸 독특한 맛의 ‘콩비지’. 그릇 한가득 뽀얀 콩비지 국물에 고깃덩이를 수북이 얹어주는데, 정통 이북식이라는 평이 자자하다. 국물 맛과 함께 옛 맛의 흔적이 그립다면 종로의 빌딩 숲을 비켜 나지막한 골목길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 |
1_시어른이나 친정 부모님과 함께 가서 부담 없이 먹기 좋은 곳이다. 어른들께 대접할 때는 500원 비싼 ‘닭곰탕’도 추천 메뉴다. 뽀얀 국물에 연한 살이 특히 입맛 없는 여름 초입에 제격이다. 2_이 식당을 찾기 위해 들어서면 마치 작은 벼룩시장처럼 오래된 물건들을 파는 노점들이 여러 곳 눈에 띈다. 낡은 지포 라이터에 오래된 시계까지… 밥을 먹고 나와 근처를 둘러보며 그득하게 부른 배를 꺼트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오전 6시30분∼오후 9시 연중 무휴 | 주차 불가능 | 종로 탑골공원 정문 옆 파출소 골목 | 황태국 2000원, 콩비지 2000원, 닭곰탕 2500원 | 문의 02-766-57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