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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이벤트 산업의 특성과 현황
제1절 이벤트의 정의와 분류
1) 이벤트의 정의
오늘날 이벤트는 일상적인 용어가 될 만큼 자주 사용되고 있다. 일상적으로는 어떤 사건이나 행사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이벤트가 하나의 전문적인 용어로 사용될 경우 이는 구체적인 정의를 필요로 한다. 이벤트란 영어로 사건을 뜻하는 말로 여기서 사건이란 부수적(incident)이거나 우연한(accident) 사건이 아니라 스케일이나 형식이 특이하여 기억에 남을 일(happenning)을 뜻하는 말이다.
이벤트는 사회를 반영하는 것이어서 동양적인 의미와 서양적인 의미로 구분해서 생각해야 한다. 서양적인 의미의 이벤트란 스포츠 행사(sports event), 아주 큰 사건이나 행사(big event), 판촉행사 (special event) 등을 뜻하며 이벤트란 용어는 단독으로 사용되지 않고 성격을 수식해주는 형용사와 함께 사용된다. 그러나 동양적인 의미의 이벤트는 사람을 많이 모아놓고 현장에서 행하는 모든 활동을 뜻한다. 그러므로 자칫하면 그 의미가 너무 넓고 막연하여 산업분야에의 적용을 위해서는 보다 뚜렷한 개념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2) 이벤트는 일반적으로는 "판매증진이나 기업에 대한 호감조성 등
특별한 목적을 목표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계획되고 집행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벤트의 종류가 너무 많고 또 사용자에 따라 제각기 개념을 규정하고 있어 과연 이벤트가 무엇인지 정의 내리기는 쉽지 않은데 보다 보편적이고 적용범위가 넓은 정의를 내려보면 "특정 목적을 가지고, 특정기간에, 특정장소에서, 특정대상에게, 개별적이고 직접적으로 자극을 주는 수단"이 될 것이다.3) 그러나 이와 같은 단편적인 정의로는 현재 사회에서 급속한 발전을 계속하는 이벤트의 개념을 다 망라하기는 힘들다고 본다.
이벤트의 개념에는 3가지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이벤트 제례론적인 개념과 이벤트 미디어론적인 개념과 예술작품론적 개념이다. 이벤트 제례론적인 개념은 전통적 제례행사에서 비롯된 개념으로서 사람들이 이벤트를 통하여 기쁨, 슬픔, 노여움, 두려움 등을 집단적으로 표현하여 삶의 목적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중요시 한다. 다시 말하면 제례행사는 참가자가 주최자이며 주최자가 참가자가 되는 시간과 공간을 창조한다. 반면 이벤트 미디어론 적인 개념은 이벤트는 참가자들에게 강한 충격을 주는 동시에 스스로 정보의 발신원이 되어 미디어에 파급시키는 간접적인 효과를 중요시한 다. 그리하여 이벤트에 참가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간접적인 추가 체험의 기회를 준다. 미디어는 이벤트의 단순한 전달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미디어 자체가 이벤트화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전통적 제례행사로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광범위함을 대중들에게 공유하게 한다. 예술작품론적 개념은 이벤트를 하나의 총체적 예술작품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하는데 이벤트라는 창조적인 작품적 행사를 통하여 분열과 소외가 지배하는 세계 속에서 인간이 조화와 통일, 그리고 능동적 참여를 체험하게 한다는 사실을 중요시한다.4)
이러한 기본적인 개념차이 이외에도 이벤트는 연구자의 관점이나 중요시여기는 기능에 따라 정의의 범위가 다르다. 이벤트라는 용어는 원래 서구에서 사용된 마케팅 용어로서 기업이 판촉을 위해 현장에서 특별한 사건을 연출하기 위한 것으로 통용되어 오다가 일본에서 1964년 도쿄올림픽과 1970년 오오사카 만국박람회를 계기로 보편화되기에 이르렀다. 즉, 올림픽이나 만국박람회와 같은 국가이벤트를 비롯해 지역활성화를 위한 공공행사, 기업의 판촉행사, 문화행사, 각종 예술단체의 공연행사 등을 이벤트라는 이름으로 총칭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생일잔치나 회갑잔치에서 크게는 올림편이나 엑스포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와 종류가 실로 넓게 되었다.
이상의 사정으로 볼 때 이벤트의 정의를 보다 짧게 압축하는 일은 용의하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굳이 통일적 정의를 내리지 않고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한국보다 앞서 이벤트산업이 발전된 일본의 경우 단적인 개념범위규정의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던 바 일본에서 창간된 월간 이벤트 리포트에서는 이벤트란 광역의 의미로 "기한과 장소 그리고 대상을 제한하여 공통의 목적으로 인도해 나가기 위한 모든 행사"로 규정한 반면 1986년 일본통상산업성 산하에 구성된 이벤트연구회에서는 이벤트란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행하는 행사"로 협의적 정의를 내렸는데 여기서 목적이란 지역진흥, 산업진흥, 국제교류 등을 주코 고려한 것으로 상업연극 등 문화활동은 대상에서 제외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이벤트란 비록 그것을 산업적인 측면으로 국한한다 하더라고 그 활동범위와 정의를 정확히 내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연구의 목적에 따라 다르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연구에서의 이벤트란 한국의 이벤트전문회사들이 주로 하는 사업영역으로서, 조직체들(영리, 비영리 포함)이 비용을 지불하고 이벤트 전문가에 의뢰할 수 있는 목적성 행사를 말한다. 또한 그 규모에 있어서도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기획과 창조적 연출이 수반될만한 행사를 의미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집행자들이 이벤트전문교육이 필요할 만큼 규모나 전문성 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행사를 말한다.
2) 이벤트의 분류
이벤트를 분류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난해한 점이 있다. 왜냐하면 <그림2-1,2-2>에서 보듯이 하나의 이벤트가 어느 하나의 분류에 속하는 경우도 있지만 복합적인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어떠한 전시회가 판매를 목적으로 혹은 홍보를 목적으로, 참가자들이 전혀 참여하지 않는 방법으로 또는 이와는 반대의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이벤트의 주최와 목적, 형식에 따라서 다음과 같이 이벤트를 분류해 보고자 한다.
첫째, 주최에 따른 이벤트 분류는 이벤트를 누가 주최하느냐에 따라 분류하는 방법으로 주최자가 공공기관이거나 기업, 또는 사회단체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주최가 공공기관에 의한 이벤트는 올림픽, EXPO, 전국체전 등과 같이 행정기관이 중심이 되어 국가적 차원의 기획과 홍보가 이루어지며 전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이벤트를 말하며 요사이 지방자치제에 의해 활성화되고 있는 지역 이벤트도 여기에 포함된다. 대표적인 형태가 시민축제, 각 지방 민속축제, 미인선발대회 등이 있다.
그리고 주최가 각 기업체에 의한 이벤트는 기업이 개입하는 정도에 따라 기업이 직접 기획하고 주최하는 이벤트와 여러 기업이 참여하여 이루어지는 이벤트, 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위하여 후원하는 이벤트로 나눌 수 있다. 대표적인 예를 보면 창립행사, 판촉행사, 각종 문화·스포츠행사 후원 등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단체 개인이 주최하는 이벤트가 있다. 각종 사회단체나 개인이 여러 목적에 의해 주최하는 이벤트를 말하며 대표적인 예로 정치 이벤트·친교 이벤트·각 언론단체가 주최하는 문화 이벤트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둘째, 목적에 따라 이벤트를 분류할 수 있다. 이벤트 개최의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판촉성 이벤트, 홍보성 이벤트, 공공성 이벤트로 나눌 수 있다.
판촉성 이벤트란 소기의 판매촉진 계획에 의해 특수 매상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행해지는 이벤트를 말하며 sampling, premium, consumer promotion, sales event 등이 있다.
홍보성 이벤트는 공공기관, 사회단체, 기업, 개인이 목표대상의 이해도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개최하는 이벤트를 말하며 강연회, 기업의 스폰서쉽, 정치 이벤트 등 주로 홍보차원에서 행해지는 각종 이벤트가 여기에 속한다.
그리고 공공성 이벤트란, 기업 이익의 사회환원, 지역의 결합력 강화, 국민계몽 등의 차원에서 행해지는 이벤트를 말하며 각종 문화 이벤트, 스포츠 이벤트, 종교 이벤트, 교육 이벤트, 공공 캠페인 이벤트 등을 포함하고 있다.
셋째, 진행형식에 따라 이벤트를 분류할 수 있다. 이벤트의 진행방법이 참가자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되는지의 여부에 따라 분류하는 방법으로 일방 커뮤니케이션형 이벤트와 쌍방 커뮤니케이션형 이벤트로 나눌 수 있다. 일방 커뮤니케이션형 이벤트는 주로 참가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벤트를 말하며 연극, 무용, 음악, 패션쇼, 전시회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반면,쌍방 커뮤니케이션형 이벤트는 요사이 유행하는 이벤트의 형식으로 사람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여 공감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진행되는 이벤트를 말하며 페스티발, 체육대회, 경연대회, 가장 행렬, 시음·시식회, 참가자가 참여하는 전시회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제2절 이벤트산업의 발달과 이벤트의 특성
1) 이벤트산업의 역사
이벤트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그 뿌리를 같이하고 있다.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행해지고 있는 이벤트는 각기 그 시대의 사회적 구조, 생활양식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발전해 왔다. 한국의 역사 속에 나타나는 이벤트의 기원은 단군신화 속에서도 나타나는 제례의식에서부터 옛 삼한시대의 영고, 동맹, 무천 같은 제천의식, 무속이나 불교의 종교의식, 그리고 고유명절의 민속놀이 등 다양한 측면을 찾을 수 있다.
한국의 이벤트산업의 발달사를 간략히 살펴보면 1929년 경복궁에서 열린 한국최초의 박람회인 "조선박람회"를 효시로 꼽을 수 있 다. 그 후1960년대 국가의 모든 역량이 제품을 만들고 기초산업을 다지는데 집중되었는데 이 시대에 개최된 이벤트로는 5.16 직후 재건과 경제부흥을 도모하기 위해 1962년 개최된 "산업박람회"를 비롯하여 1968년에는 구로공단에서 열린 "국제무역 박람회"가 있다. 또한 기업의 창립총회, 주주총회 등이 개최되었고, 개인이 주관하는 사회문화행사들이 출현하였다. 그러나 기업의 프로모션 이벤트는 거의 없었다.
1970년대 들어서서 산업의 생산기능이 어느 정도 갖추어지자, 영업판매망 구축 및 수출 등에 주력하고 4대 매체를 통한 매스미디어 광고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일부 대기업 등이 광고 부서를 신설, 강화하기 시작하였다. 이 시기에도 시장구조는 소비자 지향이 아닌 판매자중심(Seller's Market)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 시기에 일부 기업에서는 프로모션 이벤트, 기업PR 이벤트 등을 부분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이 시대에 등장한 프로모션 이벤트는 그 동기의 절실함이나 결과에 대한 확신에서라기 보다는 선진이론에 대한 실험적 단계로 치러졌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1979년에는 한국 전시이벤트의 메카로 자리잡은 한국종합전시장(KOEX)이 개장되었으며 PATA총회를 유치함으로써 국제규모의 이벤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로써 한국 이벤트산업은 질적, 양적 성장의 새로운 단계에 접어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80년대 들어 미스유니버스 대회, ASTA총회, IPU총회, IMF총회 등을 통해 이벤트산업의 국제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고, 정부 주도형의 정치적/문화적 목적을 가지고 실시된 첫 대규모 이벤트라 할 수 있는 "국풍 '81"이 열렸다 또한 SITRA'82(서울국제무역박람회)와 같이 무역정책의 변화를 모색하던 정부가 주축이 된 상업적 배경이 깔린 국제적 규모의 박람회 이벤트가 개최되기도 하였다. 한편 80년대는 정보화사회의 도래에 따른 소비시장의 변화, 노사관계 등 기업환경의 변화에 의한 프로모션이벤트와 기업창립행사를 기업문화축제로 이벤트화 하는 등의 PR이벤트가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 그 외 스포츠·사회이벤트로 '86 아시안게임, 문화예출축전과 함께 했던 '88 서울올림픽을 비롯하여 해외아티스트, 단체들의 한국공연이 본격 추진되었으며, 세계성체대회, 한민족 체육대회 등이 개최되기도 하였다.5) 무엇보다 1988년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이라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하여, 그 결실을 성공적으로 맺음으로써 앞으로 대형 국제 이벤트를 얼마든지 치러 낼 수 있는 역량과 자신감을 일단 보유하였다고 할 수 있다.
올림픽과 같이 전세계의 주목과 관심을 집중시키는 스포츠는 의도적이건, 비의도적이건 간에 국가의 위신과 국제적 지위를 강화시켜 주게 되는데 서울 올림픽도 예외는 아니었다. 참가인원만 하더라도 160개국에서 3만 6천 7백여 명에 이르렀고 153개국에서 336개의 방송사가 서울 올림픽을 중계방송하여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한국을 알리게 되었다.
또한 문화올림픽으로 불릴 정도로 올림픽 기간 중에 열린 한국 전통문화예술축제와 국제문화축제를 관람한 인원은 공연, 전시장내 관람자가 250만명, 옥외 행사 관람자가 700만명으로 총 950만명에 이르렀고, 이들중 외국인 관람객은 55만명에 달했다.6) 그 외에 외국의 유명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한 "서울 프레올림픽 쇼"가 개최되어 한국 공연문화의 한 획을 장식하면서 세계각국에 중계되는 새로운 형식의 대형 공연 이벤트로 기록되었다.
90년대 들어 이벤트 업계는 UR대처와 환경순응이라는 당면과제 속에서 양적 성장에 이어 질적인 변화를 겪었다. 93년 대전 EXPO, 94년 서울 정도 600년 기념사업, 한국 방문의 해 기념 이벤트, 95년 광복 50주년 기념 행사 등이 연이어 개최되었다. 그러나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참사와 같은 재앙과 전직 대통령 비자금 사건 등 각계에서 발생했던 안전사고 및 비리관련 사고는 사회, 정치, 경제, 문화 각 영역에 파급되어 이벤트 업계도 역시 이 여파로 이미 계획되었던 행사들이 취소·축소되는 등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7)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95년 제1회 서울 국제 모터쇼, 광주 비엔날레 등의 국제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대기업을 주축으로 각종 문화행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기업 이벤트가 본격화되는 등 바야흐로 이벤트 문화시대가 도래되었다. 한국 이벤트 산업이 아직은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처럼 오랜 역사를 가지고 국민들의 생활 속에 자리잡지는 못했지만 짧은 역사 속에서 많은 발전을 거듭하였고, 또한 무한한 발전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따라서 다가오는 2000년대에는 선진국의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2) 이벤트의 커뮤니케이션 특성
인간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서 흔히 사용하는 방법에는 활자를 중심으로한 신문, 잡지 등의 인쇄 매체와 라디오나 TV, VTR 등의 전파 매체가 있다. 먼저 인쇄 매체는 오랜 역사를 가진 것으로 오늘날에는 기재나 기술의 보급이 발달되어 언론 단체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시민단체, 이익집단 등 각 분야의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위한 도구로써 사용하는 기본 매체이다.
한편, 제2차 대전 이후 급속하게 보급된 TV는 인쇄 매체가 단지 활자나 사진에 의한 시각 소구에 제한되었던 것에 반해 시각과 청각의 쌍방에 소구력을 가지고 있으며 오락성도 있어 유아에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대상을 향한 전달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전파 매체는 대중적인 것에 앞서 국민적인 개념이 더 커서 국가의 면허사업(공영방송)이고, 극히 한정적이긴 하지만 민영 방송이라고 하더라도 이것을 일반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이용하려면 Publicity에 의해 채택되어지던지 막대한 광고비를 지불해야 한다. 아울러 인쇄나 전파 매체의 공통된 점은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확연히 구분되어 커뮤니케이션은 일방 통행 방식이고, 대중은 그것을 받아들이기만 해야 하는 독자이거나 시청자가 된다. 더욱이 활자나 지면, 전파 등이 매개체가 되어 메시지를 전할 때는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정감이 부족한 단점도 있다.
이해 반해 제3의 미디어라고 불리는 이벤트는 어떤 의미에서 한층 인간미를 바탕으로한 원초적인 미디어로서 축제의 열기를 동반한 매체이다. 대중이 발산하는 에너지원인 희·노·애·락을 일정한 형태와 리듬으로 용해시켜 거기에 참여하는 사람이 1차 수신자가 되는 동시에 송신자가 됨에 따라 감동을 공유하게 되고 자연적으로 참여의식이 커짐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의 수평화가 쉽게 이루어지는 매체가 이벤트이다. 또한 이것은 인쇄, 전파 매체를 통하여 확산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8)
따라서 이벤트는 다른 미디어와 비교할 때 가장 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불투명한 시대에 이벤트는 공존과 공감이라는 가장 인간적인 교류 가운데 발신자인 주최자의 의도를 수신자에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이상적인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이벤트란 커뮤니케이션 수신자와의 직접적인 만남을 통하여 상호의미를 공유함으로써 수신자의 호감을 증진시키기 위한 일련의 노력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는 이벤트 연출가인 Joe Goldblatt가 "이벤트란 대상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행사(ceremony)나 의식(ritual)이 일어나는 순간"이라고 말 한데서도 잘 드러나듯이 집단적 교감과 계속적인 소구의 유지가 가장 중요한 관건으로 보인다.
이벤트는 사회, 경제환경의 변화와 소득수준의 향상, 생활양식의 변화로 인해 출현하게 된 새로운 미디어로 볼 수도 있다. 이벤트는 정보사회와 고도산업사회의 도래에 따라 산업사회의 구조 또한 하드(hard)에서 소프트(soft)한 형태로 변화하게 되었고 사람들의 생활욕구도 물질에서 마음으로 바뀜에 따라 필요해진 색다른 매체이다. 대중매체의 발달로 형성된 '대중화 사회'의 구조는 개개인에게 탈 개성화, 고립화를 요구하였고, 일방 커뮤니케이션으로 소외시켜왔다.
그러나 경제적, 물질적 풍요를 구가하게된 현대는 보다 다양하고 깊이 있는 문화적인 삶을 추구하게 되었고, 이러한 의식변화는 개인의 고립화, 대중화를 거부하게 되었다. 소위 분증론(분증론), 신인류 (신인류)등의 개념 정립은 이제 서로의 공감이 형성되고 단위 개체로서의 개인을 존중하는 직접커뮤니케이션(Face to Face Communication)으로서 휴먼커뮤니케이션(Human Communication)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는 대폭 증가되었지만 실제 접촉은 크게 감소되었고 따라서 사람들은 진실한 정보를 갈구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사람들은 인간미 있는 원시적인 접촉매체인 이벤트를 찾게 된 것이다. 일방향적 성격을 지닌 매스커뮤니케이션은 수동적, 원심적, 확산적인 매체특성을 가지고 있으나 이벤트는 일정한 장소에서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는 능동적, 구심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더욱 이 거대화, 복잡화 되어 가는 현대사회에서 점차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집단적인 교감과 접촉을 소중하게 지켜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장의 기회로 육성한 것이 바로 이벤트로 규정지을 수 있다.
3) 이벤트의 효과
이벤트는 그 특성상 다양한 효과를 지키고 있다. 이벤트의 효과를 여러 가지 차원에서 분석해 볼 수 있으나 크게 나누어 경제적 파급효과, 산업발전 증대 효과, 지역진흥 촉진 효과 등 3가지로 대별해 볼 수 있다.
먼저 경제적 파급효과를 살펴보면 첫째, 내수 창출 효과가 있다. 대규모의 이벤트에 있어서 현저하게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이벤트 개최를 위한 건설비,운영비, 관련 공공 사업비의 지출, 입장객의 소비 및 관련 민간설비투자 등의 큰 생산 유발 효과를 갖는다. 더구나 그 내용은 내수형의 소비, 공공투자의 지출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수출형 제조업의 설비투자에의 지출이 거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내수중심형의 경제발전에 기여한다고 말할 수 있다. 더욱이 산업에의 영향이라는 점에서 보면 서비스업, 제조업 등에 폭넓은 효과를 미친다. 둘째, 소득·고용창출·세수증가 효과가 있다. 이벤트 관련의 소비, 투자지출에 의해 유발된 생산활동은 고용과 그에 의한 소득을 창출한다. 더욱이 이벤트는 일부의 세수를 증가시켜 국가 또는 지방 공공단체에 대해서도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온다고 볼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산업의 발전증대 효과를 나열해 보면 첫째, 산업교류의 촉진 효과이다. 급속한 기술혁신, 신제품의 개발이 진행되는 업계에서는 기술이나 제품에 관한 정보를 다량으로 전문성을 갖고 전달할 필요가 있다. 전문전시회, 박람회 등의 이벤트는 이러한 기업과 사용자와를 직접 연결하고, 욕구를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한 기업 내에 파묻히게 되기 쉬운 기술자, 연구자 등이 이벤트에 의한 교류의 장에 표출됨으로써 그 존재를 사회적으로 인지시켜 인적 네트워크의 폭을 넓히고 전문기술, 지식을 좀더 심층화 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따라서 이벤트를 통한 기존의 업종·업태를 넘어선 다른 업종간의 교류가 한층 진전되리라 보며 산업교류의 촉진이 기대된다.
둘째, 이벤트는 최신예의 기술, 제품의 전시에 의해서 기술력을 어필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 또한 고도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오디오, 비쥬얼 기기를 이용한 음과 영상에 의한 프리젠테이션의 발달을 가져오는 등 새로운 기술개발의 촉진을 유발한다.
셋째, 이벤트는 새로운 상품이나 소프트웨어를 제시함으로써 소비패턴의 변화를 나타내는 장이 될 수도 있다. 소비자들은 이벤트의 경험을 통하여 새로운 소비패턴의 정보를 알 수 있다.
넷째, 이벤트는 기존의 상품유통경로 이외의 새로운 유통경로를 개발할 수 있는 계기를 가져온다.
이벤트 개최 장소 그 자체가 유통의 장을 제공할 수도 있고, 새로운 유통경로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특히 중소기업, 지명도가 낮은 기업 등에서는 이벤트에 의해 수주기회를 확대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진흥 촉진 효과를 분석해보면 첫째, 특정산업과 다른 산업과의 교류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지역산업의 진흥을 가져 온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지역산업 및 전통산업 등의 전시관을 설치한 지역 박람회와 같은 이벤트를 통해 새로운 종류의 산업발전을 꾀할 수 있어 그 지역의 산업이 촉진 될 수 있다.
둘째, 이벤트에 의해 새로운 문화활동이 전개됨으로써 그 지역에 내재되어 있던 잠재 문화가 새로이 육성되기도 하며, 지역 저변 문화인구의 확대 및 문화수준의 향상을 초래할 수 있다.
셋째. 지역의식의 향상을 가져온다. 이벤트의 시민 자원 봉사자와 활동 등과 같이 지역사회에 대한 지역주민의 귀속감을 높여, 지역활동에의 참여를 촉진하며, 활기와 여유가 있는 지역사회조성에 공헌한다. 더욱이 역전 마라톤 경주, 지역 야구경기 등은 넓은 범위의 사람들과의 친밀화를 도모할 수 있다. 이벤트를 계기로 하여 도시의 정비가 행해지든지, 지역의 이미지나 지명도의 향상이 이루어 질 수 일다. 또 적극적으로 이와 같은 도시정비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벤트가 쓰여지는 경우가 있다.
넷째. 국제교류의 촉진 효과가 있다. 박람회, 콘서트. 전시회, 국제회의 등의 이벤트를 개최함으로써 해외로부터 사람, 물자 및 정보가 들어와 국내의 그것과 새로운 교류를 통한 증대 및 구체적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다. 풍물전, 전시회 등을 통하여 해외의 상품이 광범위하게 소개되고, 수입촉진이 행해지는 것은 무역마찰의 완화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국내 생활의 폭을 넓히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국제회의, 심포지엄 등의 이벤트는 인적교류를 통한 상호이해의 증진효과를 가져오며, 특히 지역문화의 국제화에 기여할 수 있다.
다섯째, 문화수준을 향상시킨다. 음악제, 연극제, 미술제 등의 문화적 이벤트가 국민전체의 문화수준의 향상에 기여한다. 지역에 있는 미술관, 박물관 등의 준공 및 지역 시민이 동참하는 문화이벤트는 지역문화, 시민문화로의 새로운 육성을 가져온다.9)
이외에도 이벤트는 많은 부수적인 효과를 동반하는데 특히 일반 이벤트 참관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벤트를 통하여 현실 생황에서의 새로운 자극과 활력을 제공받게 되고, 최신의 정보와 지식을 습득할 수 있으며 여러 계통의 사람들과의 만남의 기회를 제공 받을 수 있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제3절 이벤트산업의 현황과 전망
1) 한국 이벤트산업의 현황
한국의 이벤트 업계는 '86년 아시안 게임과 '88년의 올림픽을 치르고 난 이후 국제적 이벤트 유치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경험하면서 수많은 중소업체들이 생겨났다. 따라서 이벤트에 대한 부분을 전문으로 다루는 별도의 업종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벤트와 관련된 업종들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이벤트 실시의 목적 전반에 따른 전략, 전술적 검토에 따라 기획을 하는 종합 이벤트 대행사, 그리고 이벤트의 종류별로 연출 및 진행을 하는 이벤트 대행사, 이벤트의 실시에 있어 각 부문별로 특화된 영역들을 다루는 더 세분화된 전문 업체들이다. 현재 이벤트 관련 사업을 펼치는 곳은 크게 대별하여 독립 이벤트 대행사, 광고 대행사내의 이벤트 부서, 언론사의 이벤트관련 부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벤트 산업은 다양한 업종이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그 범위가 극히 광범위하기 때문에 오히려 마치 전혀 존재하지 않는 산업부문인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선진국들도 이벤트 관련 사업은 다수 존재하지만 현재로서는 완전히 단일 산업부문화되지 못했고 주로 대규모 광고 대행사에서 이벤트 사업부문의 조직화에 착수한 정도의 단계에 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벤트관련산업의 체계를 <그림2-3>과 같이 도표로 그려보면 이벤트 산업의 다종다면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광고업계에서 이벤트를 위시한 프로모션 부문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추세를 나타내는 것은 기업이 소비자에 대한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또한 매체가 한계포화상태에 이른 점에 기인하고 있다. <표2-1>에서 보듯이 프로모션 부문의 성장추세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의 전체광고비중 프로모션이 차지하고 있는 부분은 20%에도 못 미치고 있어 미국/일본의 40%에 훨씬 떨어지고 있다. (95년 한국 광고시장 전체규모 4조9천억원중 SP부문 9천8백억원으로 전체의 19%차지). 96년에는 한국 프로모션 시장이 지자제의 영향과 기업문화, 스포츠 마케팅의 활성화로 1조1천6백억원의 규모가 되어 96년 전체 예상 광고시장 5조6천4백억원의 20.6%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매체환경의 한계성을 넘어선 프로모션 자체의 사업영역이 한층 넓어지고 4대매체에 비해서 집약적인 비용대비 효율성이 광고주에게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평가 받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벤트 대행업체는 '95년말 잠정적 추산에 의하면 전국에 600-700여 개에 이르고 있는데 이중 몇 개 업체를 제외하고는 종업원 10명 이내의 영세한 규모와 창업5년 이내의 연륜이 짧은 회사들이 대부분이다.10)
하부구조를 이루는 시설이나 자본 , 기술력 등의 뒷받침 없이도 손쉽게 시장 참여를 할 수 있는 분야로 잘못 이해되어 무분별하게 창업하였다가 문을 닫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 각각의 이벤트 대행 업체를 조정하고 통괄할 수 있는 협회가 조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들 이벤트대행업체의 현황 및 당면한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1994년 한국의 독립 이벤트업체의 현실과 당면과제 등을 파악하기 위하여 7개의 이벤트회사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는데 자본금 현황이 대체로 1억원-5억원 수준이며, '93년도 매출액은 업체별로 최소 1억원에서 최대 11억원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벤트 업체의 직원 숫자는 최소 10명에서 최대25명으로, 이벤트를 대행하는 이들 인력은 방송이나 연극무대 또는 공연기획 등의 경험자나 인접학문의 교육과정을 수료한 자들로서 이벤트와 관련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 이벤트 분야에서 일하게 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한 업체별로 1년에 최소 7건에서 최대 99건에 이르는 행사를 소화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담당하는 대부분의 행사는 백화점의 판촉이벤트와 같은 소규모 행사들이다. 또한 '93년도에 이들 업체들이 기획, 대행한 이벤트의 주최자는 기업체나 백화점등 유통업계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그 외 언론방송매체도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11)
이벤트의 주최자들은 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여 현장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아울러 현장에 동참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간접적으로나마 이를 소개하려는 의도로 매 체와의 연계를 시도하게 되었다. 또한 소극적·수동적으로 진행되어온 각 언론사들의 문화사업도 시대적 조류에 발맞춰 점차 다양화하며, 적극적·공격적인 형태로 변모하게 되었다. 이벤트를 기획/실 행하기 위한 조직도 활성화되어 방송3사의 경우를 보면 광고 국내 문화사업부 또는 편성국내 사업부 뿐만 아니라 KBS 문화사업단, KBS 아트비젼, MBC 예술단, SBS 프로덕션 등과 같은 자회사들도 이벤트 사업을 적극적으로 기획, 개발하고 있다.12)
반면, 1974년 제일기획에 SP부서가 설립된 이후 한국의 광고대행사들이 이벤트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대규모 광고회사들은 기존의 조직력, 영업력, 자본력 등을 바탕으로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시장으로의 사업확장이란 차원에서 이벤트를 위한 자체 전문조직을 확보했으며, 적극적으로 이 분야의 사업에 진출하였다. <표2-2>에서 보 듯이 현재 한국의 광고 대행사들은 초창기의 판촉위주 이벤트에서 탈피하여 대규모 라이브 공연, 각종 전시관 기획·운영,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의 전개 등 다각도의 형태로 이벤트 사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렇듯 독립 이벤트 대행사, 광고 대행사, 언론사들의 이벤트 사업에 대한 투자는 4대매체의 한계와 이벤트 산업의 부가가치 및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더욱 증대되리라 예상된다.
2) 일본 이벤트 산업의 현황
이벤트산업 분야에서 일본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규모와 다양성은 물론 인력면에서도 최선진국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 한국의 이벤트 산업의 발전방향모색과 인력개발을 위해서는 발전모델로서의 일본의 이벤트 산업을 연구해야 하리라 본다.
일본 이벤트 산업의 급격한 발전역사와 현황에 대한 연구는 한국 이벤트 산업의 위상과 문제점 분석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
(1) 일본이벤트의 변천
현재 일본은 지금까지의 공업화 사회로부터 고도정보화 사회를 향해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업이 사회 속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크고 기업 사회적인 풍토는 강하게 남아있다. 이러한 사회 속에서 기업 이벤트는 이벤트의 중심이며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기업이벤트는 사회의 다양한 수준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업 활동에 있어서도 기업은 이벤트를 통해 이미지 홍보, 조직개발, 시장조사, 상품개발, 판매 촉진이라는 기업활동의 각 부문에 있어서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이벤트를 기업 운영에 관련하는 이업종과의 네트워크 구축의 장으로 파악,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명치,대정기의 기업 이벤트의 사례로는, 명치말에 시작한 기면, 유마전기철도(현재의 판급전철)에 의한 타카라츠카의 개발을 들 수 있다. 현재의 테마파크와 같은 발상으로 타카라츠카지구에 타카라 츠카신온천, 헬스센터, 레져 랜드를 건설해서 부인박람회, 혼례박람회, 가정박람회 등의 이벤트를 계속적으로 개최해서 그 집객력으로 철도객의 유인에 성공한 것이다.13) 또한 전후의 부흥기에 있어서의 전형적인 이벤트 성공사례는 각지의 백화점에서 개최되어진 미국식 생활양식을 소개하는 이벤트였다.
절약생활을 강요당해온 일본 국민에게 있어 물자의 풍부함이야말로 무조건적인 동경의 대상이었으며, 따라서 다양한 물건만 전시해놓으면 폭넓은 층에 어필할 수 있었다. 이러한 물질욕구에의 지향은, 전후의 부흥이 끝나고, 사회가 고도성장기에 돌입한 후에도 계속되었으며. 이러한 경향은 당시의 주류였던 유통업계가 주최하는 신상품 발표장으로서의 각종 전시회를 통하여 강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기업이 이벤트에 대한 인식을 높이게 된 것은 1964년의 동경올림픽, 1970년의 오사카 만국박람회라는 대형 국제이벤트의 개최를 통해서였다. 동경올림픽에서는 'SEIKO'가 올림픽 공식시계를 담당, 올림픽영상과 함께 'SEIKO'의 이름이 전세계에 알려져 지명도를 높이는 것에 성공했다.
이벤트는 이렇게 해서 기업이미지를 향상시키는 것에 도움이 되는, 새롭고 강력한 매체로서 인식되기 시작 했다.
그리고, 일본의 유력기업이 모두 참가한 오사카 만국박람회는 그 규모도 획기적 이었으나 천리뉴타운의 개발에 의해, 이벤트를 지역 개발의 도구로써 주목시킨 것도 획기적 이었다. 또한, 회장내의 패스트푸드 실험점포의 운영 등에 의해 이벤트가 신규사업의 실험장으로서도 가능하다는 것이 새롭게 인식되게 되었다.
오사카 만국박람회가 끝나고,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전문상사에 의한, 유통 시스템의 개혁과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한 전시회가 본격화하기 시작하였다. 이때부터 사회의 급속한 정보화에 의해 TV를 위시한 다른 매체와의 연계에 의한 이벤트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축구의 'TOYOTA·CUP' 등도 TV방영을 예정해서 기획/실시되어진 이벤트의 일례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에 이르기까지, 소위 관이벤트가 붐을 이루게 되었다. 일반인들에게 붐을 조성하게 된 계기를 마련한 것 이 1987년의 삼릉전기의 마돈나 내일 공연후원이었다. 이후, 마이클 잭슨, 롤링스톤 등의 유명외국가수의 공연은 이러한 관이벤트의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이 시기부터 이벤트는 기존의 대중매체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써, 기업의 광고선전전략에 있어서 무시할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 외에도 이 시기에, 기업의 이벤트 붐을 조성한 요인이 몇 가 지 있는데, 우선 일본기업의 활동이 점차 세계화 되면서 해외에서의 지명도와 기업이미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가장 빠른 홍보수단으로서 이벤트가 주목되었다. 국제적인 이벤트에 협찬하는 것으로 세계적인 규모의 PR효과를 높이려 한 것이다.
일본전기(NEC)에 의한 테니스의 '데이비스컵', 캐논의 'FIFA'협찬 등이 그 예이다.
또한, 이 시기는 호경기 하에서 신규졸업자의 채용난이 가속화 된 시대였다. 그 때문에, 각 기업에서는 학생들 사이에서의 기업의 지명도와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개최하였다. 종래는 기업이미지를 중시하지 않았던 생산재 메이커들도 이 시기에는 이미지전략에 편승, 다양한 이벤트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NTT와 JR과 같은 거대공영기업이 민영화됨에 따라 '민영화 고지 캠페인' 등의 도구로써 이벤트를 활용하게 된 것도 하나의 큰 이유가 되었다. 1988년의 동경 DOME, 1989년의 막장 멧세 등의 대형 이벤트회장의 연이은 오픈도, 이 시기의 이벤트 붐을 반영한 것이다. 더욱이, 각 지방자치체에 의한 지방박람회도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개최되 어졌기 때문에 이벤트는 일약, 시대의 총아가 되었다. 이러한 관이벤트 붐이 일반화되어, 여러 장르의 아티스트의 내일이 계속된 결과, 종래의 단순한 관이벤트로는 타사와의 차별화를 이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기업이 생겨났다. 산토리사의 '산토리 Hall' 개관처럼, 스스로가 문화사업을 직접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배경에는 일본사회에서 기업의 병폐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한 것에 대한 기업 측의 대응이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1990년에는 문화활동에 관심을 갖는 기업 약100사가 모여 '기업메세나협의회'를 결성하게 되었다. 메세나는 지금까지의 관이벤트와는 달리, 기업이 순수하게 문화, 예술을 후원한다는 것이 그 취지였다.
이처럼, 지금까지의 기업과 이벤트의 관계, 기업에 있어서의 이벤트의 의미는 계속해서 변화해 왔다.
그리고, 현재도 변화하고 있다. 이 변화의 역량이야말로 이벤트의 본질인 다양성의 반영이며, 이벤트의 새로운 매체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14)
한편, 일본의 대표적인 공공 이벤트인 지방박람회의 변천을 살펴 보면, 1970년대에 개최되어진 일본 만국박람회의 대성공을 기점으로, 1981년의 신호포트아일랜드 박람회가 개최되는 등 각 지방자치 단체에 확산되었다. 1985년의 국제과학기술박람회는 2조엔이 넘는 매출증대 효과를 올렸고 이 국제과학기술박람회를 계기로 지방박람회의 경제파급효과에 대한 자치단체의 기대는 점점 더 높아졌다. 특히 지방박람회 Boom이라고 불려지는 1989년에는 전국 38개의 시가 시제 백주년을 맞이했기 때문에 그 기념사업으로서의 지방박람회가 집중적으로 개최되었고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1990년대에 들어와 지방박람회 붐과 고향창생이 일단락된 후에 나타난 것은 다시 '지방의 시대로'라는 외침이었다. "고향을 소중히 하자", "고향을 다시 보자" 라는 슬로건하에 정보, 문화의 대도시 집중경향에 대응해서 지역에서의 생활이나 문화를 다시 보고 지역 활성화와 지방에서의 정보발신 기능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생겼다. 이에 대해 각 지방은 이벤트를 정보발신의 기능과 지역활성화 기능의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벤트가 지역활성화 전략의 핵으로서 자리 매김하게 된 것이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 일본의 이벤트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사회의 연대의식을 육성하는 중요한 매체로 자리잡게 되었다.
(2) 일본 이벤트의 현황
일본의 이벤트 시장은 1970년대 이후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여, 1989년에는 일본 경제의 호경기와 대형 지방 박람회 등의 러시로 전년대비 15% 가량 성장하였다. <표2-3>에서 보듯이 1990년대에는 1992년이 3조0,899억엔(전년비▲12.7%), 1993년이 3조0,888 억엔(동0.04%), 1994년은 3조2,300억엔으로15) 성장 폭이 다소 둔화된 감이 없지 않으나 세계 경제시장의 경기악화로 일본의 4대매체의 성장률이 제자리를 머물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벤트 관련 분야만 성장률이 둔화된 것은 아니다. 일본 통산성은 이벤트 진흥을 위한 부서를 만들었고, 또 이벤트 전문학교도 생겨났으며, 'NIKKEI(일경) 이벤트' 같은 이벤트 전문지까지 등장하였다. 관청에 전담부서가 생기고 전문잡지가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따라서 전체적인 이벤트 분야의 성장은 불황하에서도 계속될 것임을 나타낸다.
일본의 1994년도 이벤트의 부문별 시장규모를 살펴보면, <표2-4>와 같이 판매촉진 이벤트가 전체의 68.9%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견본시/전시회가 14.3%이다. 이 두 부문이 전체 80%를 차지하고 있어, 기업이 판매활동의 일환으로 이벤트를 다각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업 규모면에서 살펴보면 자본금이 5백만엔 미만의 소규모기업에서부터 1억엔 이상의 대기업까지 다양한 규모의 기업이 혼재하고 있다. 그러나 1986년 통산산업성의 이벤트 연구회가 실시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벤트 시장에의 침투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벤트를 전문적으로 사업화하고 있는 곳은 광고 대행사, 신문사, 방송사 등이며 이벤트 전문 기획사들은 영역을 좀 더 세분화하여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종업원 규모에서도 5인 이하부터 500인 이상까지 폭넓게 분포하고 있으며, 업종별로 살펴보면 이벤트 프로듀서업의 53.9%가 종업원 120인 이하이며, 50인 이상 100인 이하가 26.9%이다. 종업원 100인 이상의 대기업 층에는 신문사, 방송사, 광고 대행사 등이 속해있다.16)
1991년도의 년간 총 매출규모를 보면 5천만엔 미만부터 100억엔 이상까지 넓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벤트 프로듀스업의 55.6%, 기획업의 50%, 디스플레이업의 32.4%는 년간 1억엔 이상 5억엔 미만의 매출을 올렸고, 신문사, 방송사, 광고업 등의 이벤트 사업부는 100억엔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1991년도에 명사가 실제로 수주한 이벤트 업무내용을 보면, 수주율이 높은 업무로는 이벤트 연출, 기획, 제작 업무가 69.3%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각종 시설의 설치, 운영업무가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 본 일본 이벤트 산업의 현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본 이벤트 산업은 업종, 기업규모, 총 매출규모면에서 다양한 기업층이 혼재하여 존재하고 있다.
둘째, 소규모 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형태의 기업이 존재하고 있지만, 크게 이벤트 프로듀스업과 기획업 등을 주업으로 하고 있는 소규모 기업과 광고업 등과 이벤트업을 겸업하고 있는 광고대행사, 신문사, 방송국 등의 대기업으로 이극분화의 구조로 되어있다.
셋째, 기획업, 광고 대행업, 이벤트 프로듀서업, 신문·방송업이 이벤트의 중심적 4업종을 이루고 있으며, 이벤트의 구상 및 기본계획수립업무 등 상류공정에 속하는 소프트업무는 이들 업종이 점유하고 있다.
넷째, 이벤트 산업이라고 불려지는 영역은 이벤트 기획업무등의 상류공정부터 이벤트 진행 및 설치 등의 기술업무인 하류공정까지 폭넓고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된 주변층의 이층의 구조로 성립되어 있다.17)
3) 한국 이벤트 산업의 문제점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하여 한국의 이벤트 산업은 급속도의 성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매년 수많은 업체들이 생겨났다가는 갑작스럽게 사라지는 현실 속에 몇몇 이벤트 업체들을 제외하고는 신생업체들이 대부분이어서 이벤트 집행에 따르는 노하우와 경험부족이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이벤트가 다업종 다매체 산업이기에 과학화와 합리화를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당면한 현안과 방향을 제시하여 한국 이벤트 산업의 미래를 가늠해본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벤트 전문가의 부족이다. 이벤트의 업체 수는 매년 증가에 따라 업무량이 연평균 20-30%씩 늘어나는데도 인력공급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추세이다. 정확하고 과학적인 조사와 분석에 따라 새롭고 합리적인 기획력을 겸비하고, 또한 현장 경험이 풍부한 토탈 마케팅(total marketing) 이벤트 전문가가 거의 없고 이렇다할 전문 교육기관이나 서적도 전무한 상태이다. 현재 독립된 사업체를 가지고 이벤트에 종사하는 경우는 전직 방송인 출신이거나 언론계 사업국 출신, 연극 등 문화예술계 출신 등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광고대행사의 경우에는 전문 인력의 확보가 더욱 어려워 관계사 유관 부서의 인원을 스카웃하거나 전문인이 스스로 경험을 통하여 터득해 가는 과정을 밟고 있다.18)
이벤트산업 활성화를 위해 요구되는 요소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이벤트 프로듀서를 포함한 관련 분야의 전문인력의 확보이다. 전문인력 확보 여부에 의해 이벤트의 성패가 좌우될 정도이다. 따라서 이벤트는 기획에서 진행, 사후 평가에 이르기까지 각종 부문에서 전문실무교육을 받은 우수한 인력들이 현장에 투입되어야만 이벤트 산업의 활성화를 기할 수 있다. 한국에서 이벤트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곳은 광고연구원이나 영상연구소등으로서 개설 교육과정중의 일부로 이벤트프로듀서 과정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벤트 특유의 고유성과 전문성을 전수하기에는 미흡한 상황에 있다. 이벤트 업체들도 내부적으로 실무와 이론을 가르치려 노력하고는 있지만 이러한 허술한 교육 체계로서는 전문 지식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기에는 역부족이 아닐 수 없다. 이벤트 업체들은 또한 항시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전문 인력을 양성하여 활용하기보다는 일회용 아르바이트 인력의 활용을 선호한다. 이는 이벤트운영의 전문성과 직결되는 문제로 행사 당일 거의 사전 교육이나 지침 없이 마구잡이로 동원되는 아르바이트 학생들로 인해 행사 운영에 혼선이 빚어지는 일이 많다.
둘째, 이벤트 전문기술의 미비이다. 이벤트는 군중의 심리 속으로 들어가 그들을 움직일 수 있는 치밀한 기획력을 갖추어야만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이벤트 전 과정에 걸쳐 예상 가능한 모든
부문에 대해 세부적인 계획이 마련되어 있어야만 어떤 일에도 당황하는 일없이 신속한 대응으로 원활한 이벤트 진행을 기할 수 있다. 이벤트의 기획은 물론 이벤트의 효과를 제고시키는 각종 무대장치, 조명, 음향 등 전시기술에 있어서도 한국의 기술은 매우 낙후되어 있다.19)
셋째, 이벤트 전문업체의 영세성이다. 소규모의 자본과 적은 인력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이벤트 사업의 특수성에 기인하여 소규모의 많은 이벤트 전문 업체들이 단기간에 생겼다가는 없어지고 있으며, 현재 이벤트 기획, 용역을 하고 있는 업체의 대부분이 자금이나 운영 인력면에서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벤트가 활성화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가지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수주 및 인원확보의 어려움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다 보니 운영자금의 최소화가 사업리스트를 줄이는 당면과제가 되고 당연히 우수 인력확보에 어려움이 뒤따르게 된다. 따라서 거의 대부분의 업체가 오너를 비롯한 몇몇 사람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고 그러다 보니 참신한 기획과 새로운 이벤트 아이템의 개발보다는 오너의 개인적인 친분이나 연 줄에 의해 지탱해가고 있는 실정이다.20)
넷째, 이벤트 수요 변동 및 부정기성이다. 이벤트 주최자들은 보통 봄, 가을처럼 날씨가 좋을 때에만 집중적으로 이벤트를 개최하기를 희망하고, 또한 한 번 치러졌던 이벤트가 몇 해를 두고 계속되는 일이 별로 없어 일회적으로 끝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이벤트 대행 업체들은 고정적인 이벤트 수요를 확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매우 바쁜 시기에는 일을 제대로 처리하기 어려운 반면 한가할 때에는 전혀 일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수요의 계절적 변동과 단순성, 일과성 이벤트가 많은 상황에서는 이벤트 대행업체들의 건전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이벤트 운영상의 제 기술력 그리고 이벤트 종료후의 효과를 객관적, 과학적으로 평가하여 제시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벤트를 매우 유효한 마케팅 수단이나 기타 각 이벤트가 목적하는 바를 충분히 달성시키는 유효한 수단으로서 대중으로부터 인정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이벤트 대행업체의 기술적 차별성을 입증하는 일 역시 결코 쉽지 않다.
다섯째, 주최측의 목적의식 불명확과 책임체제 미비이다. 행사를 주최하려는 주최측 자체가 행사가 목적하는 바를 정확히 설정하지 못한 채 이벤트의 기획을 업체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이벤트를 유행에의 편승 또는 단순한 자기과시, 전시효과 등의 숨은 목적으로 추진코자 하는 주최자들이 많아 정작 표면에 부각되어야 할 목적의식이 흐려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벤트는 보통 주최자가 일개 개인이나 단체가 아닌 복수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단일 주최자인 경우도 각계 인사로 구성된 조직위원회가 주최자가 되는 경우가 많고, 다수의 후원자나 협찬자가 이벤트에 관계하게 되기 마련이다. 이렇듯 다수의 개인 또는 단체가 이벤트에 관여하게 되는 관계로 그 의견의 조정이 결코 용이한 일이 아니며 또한 책임이 분산되어 결국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게 되는 일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렇게 책임소재가 불명확한 상태에서는 이벤트 대행업체에서의 정확한 지시 체제가 확립되지 않아 사업 추진상 혼선을 빛기 쉽다.
여섯째, 자금과 시설의 부족이다. 이벤트의 효과에 대한 인식과 신뢰성이 뿌리내리지 않은 관계로 이벤트 투자를 낭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따라서 특히 지방에서 이벤트를 개최하려는 경우 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게 되기 마련이다. 또한 이벤트는 아이디어, 기획력 등 소프트웨어에의 의존성이 높은 산업이지만 행사공간, 음향, 조명, 영상, 장치장식 등 하드웨어에의 의존성도 매우 높은 산업이다.
따라서 특히 대형 이벤트를 유치하거나 자체적으로 기획하여 실시할 경우에는 이벤트 시설(예를 들어 국제회의의 경우 전시·회의시설) 및 부대 기술장비의 확충이 필수적이다.21)
그러나 한국은 올림픽 개최 덕분으로 스포츠 행사 시설은 충분히 갖추었다고 할 수 있으나 일시에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전시·회의시설은 매우 부족하며 부대 기술장비도 낙후한 실정이다.
이벤트 산업을 둘러싼 조명, 음향, 장치 등의 하부 보조 업체들의 영업기반이 대단히 약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벤트에 필수적인 것이 음향, 조명장치, 영상, 특수효과 등의 시스템 분야이나 한국 이벤트 연관분야의 구조역시 빈약하기 그지 없는 상태이다. 이들 분야의 대부분이 이벤트 업무 이전에는 방송국 시스템 외주 업체들 이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방송위주로 운영되어 왔다. 또한 업체수도 극히 제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금력 면에 있어서도 빈약한 구조를 갖고 있어 이벤트 발전의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22)
일곱째, 아이디어 권리 확보 미흡이다. 이벤트의 생명은 개성이다. 이 세상에 똑같은 이벤트는 있을 수 없으며 만일 있다면 그것은 이벤트로서의 존재 가치를 상실하는 것이다. 따라서 획기적인 아이디어의 발굴이 이벤트 기획의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스스로 독자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하지 않고 다른 나라, 다른 지방에서 성공을 거둔 이벤트를 무조건 따라서 복제하는 경향이 많다. 복제성 이벤트들이 성공하기는 힘들다 해도 기존 이벤트들의 아이디어 권리를 보호해주려는 노력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자기가 개발해 낸 독창적 상품을 누구나 모방할 수 있다고 할 때 힘들게 개발 하려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여덟째, 이벤트에 대한 스폰서(광고주)의 이해 부족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기업이 아직 이벤트에 대한 확신이 서 있지 않다는데 있다. 이벤트에 대한 이론적 개념이 정립되지 않아 소위 문화적 지체 현상처럼 이벤트의 붐현상에 비해 미성숙(구조적인 윤리성과 도덕성의 문제)의 부작용이 있다.23) 이벤트를 계획하고 실시하기 위해서는 스폰서 혹은 광고주가 이벤트 계획을 잘 수용해주어야 이벤트 산업이 활성화 될 수 있다.
물론 스폰서 자신이 요구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이벤트 계획이 전제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이벤트를 단순한 행사 거리로 치부, 이벤트에 돈을 투자하는 것을 낭비라고 생각하는 스폰서들 특히 의사 결정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인식의 결여가 한국 이벤트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큰 장애요인이 되고있다.24) 또한, 이벤트를 기업이미지 제고와 같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단기적인 매출상의 수치효과에 매달리다 보니 이벤트에 대한 투자에 소홀하게 된다.
아홉째, 이벤트 주변상황의 열악한 환경이다. 이벤트에 대한 시대적 관심이 집중되고 사업성에 대한 전망의 기대에 따라 1988년 5월 한국이벤트연구회가 발족하였으나 제 기능을 미처 발휘하지도 못한 체 유명무실화되고 최근 사단법인 이벤트 협회의 구성이 추진 단계에 있으나 이러한 모임의 대부분이 업계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개인이나 단체의 이해관계를 위한 성격이기에 이벤트 산업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형편이다. 그리고 이벤트에 관계된 통계자료나 개론 서적조차 하나 없는 여건을 고려할 때 이벤트 과학화를 위한 주변환경은 아직도 매우 미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조직체계를 갖춘 종합광고대행사의 이벤트 담당부서 역시 업무의 중복으로 독립적인 성격을 띠지 못하는 형편이다.
4) 한국 이벤트산업의 전망
한국 이벤트 산업의 최근 동향을 살펴보면 다음 4가지를 특성으로 꼽을 수 있다.
첫째, 지방화 시대의 도래에 따라 지역이벤트가 활성화되고 있다.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각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들은 적극적인 이벤트 개최와 유치활동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민 유대강화 등을 추구하고 있다. 이미「'93 대전 엑스포」,「'95 광주 비엔날레」등을 개최하여 그 파급효과를 경험한 바 있는 각 지방자치단체 및 행정기관은 앞으로「2002년 월드컵」의 각 지방유치를 위한 활발한 유치경쟁을 펼칠 것이며 이것은 지역문화 창달 및 특성 창조, 지역 개발에 기폭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둘째, 각 기업들이 이벤트를 통하여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 고도성장을 지속했던 70년대를 지나 80년대에 들어서면서 '환경 오염', '건강 및 안전' 등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이제 일반 대중들 사이에는 자연, 자원, 생명을 중시하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따라서 기업도 이제는 '양적 마케팅'에서 '질적 마케팅'으로, '질적 마케팅'에서 '마음의 충족'을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수정하기 시작했다. 대중을 단순한 소비자로 보고 상품이나 사는 대상으로 취급했던 기업도 이제 대중을 '생황자'로 보게 되었으며,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전제로한 수량화 마케팅에서 탈피하여 생활의 지혜를 팔거나, 새로운 생활 제안의 메시지를 보내게 되었다. 즉, 보다 나은 생활로 소비자의 마음을 충족시켜 주는 역할을 기업이 맡게 되었고, 나아가 상품이 지니고 있는 나름대로의 생활 감각을 메시지화 하여 소비자에게 알리는 것이 절실해진 것이다. 종래 이벤트의 목적은 판매촉진의 한 수단이었기 때문에 그 발상도 고객 동원에 초점을 두고 판매에 직결되는 요소가 중심이 되었으나25) 이제 기업 이벤트 자체가 기업의 사회에 대한 서비스 및 정보제공의 기능을 하며, 또한 기업의 문화가 상품판매와 직결된다는 점을 인식하여 대중문화의 요구를 찾아 기업활동에 연계시키는 이른바 문화 이벤트쪽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셋째, 뚜렷한 이벤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확한 타겟을 중심으로 한 이벤트가 활성화되고 있다.
한국 유통시장의 점진적 개방과 외국기업들이 한국시장 진출을 위한 다양한 기업활동 전개에 따라 각 기업들이 이의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매출부진, 시장 점유율의 감소, 자금사정 악화 등의 경우에는 판촉예산의 투입이 우선적으로 억제되는 광고 환경의 특성을 고려할 때 소비자들에게 무 차별로, 불특정 다수에 전개되는 이벤트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으로 정확한 타겟을 중심으로 한 이벤트가 효과적일 것이라는 기업들의 판단아래 타겟이 뚜렷한 이벤트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넷째, 국가적인 이벤트 개최를 통한 전반적인 이벤트산업의 활성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86 아시안게임」이나「'88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이벤트는 황금시장으로 부각, 많은 이벤트 전문 업체들이 앞다투어 생겨났고, 종합광고회사들도 4대 매체의 성장률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이벤트부문에 상당수의 조직과 인원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몇몇 광고회사를 제외하고는 실제 당초 기대에는 훨씬 못 미치고 있으며, 이는 아직도 이벤트산업의 가치를 뒷받침할 만한 분위기 조성이 미흡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94 서울 정도 600년」과「'94 한국 방문의 해」에 이어「'95 광복50주년 기념사업」 등 연이은 국가적인 이벤트는 한국 이벤트산업 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실제로 관련산업의 활성화를 가속시키고 있다.26) 또한,「'97 동계U대회」,「'97 부산 동아시아 경기대회」,「'2002 월드컵」등의 개최는 앞으로 한국 이벤트 산업의 직접적인 성장을 촉진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88 서울올림픽」,「'93 대전EXPO」등이 한국 이벤트 산업의 호재로 작용했듯이 급변하고 있는 매체환경과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다양성과 자극성을 지닌 매체가 이벤트라는 점에서 이의 필요성은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이벤트 산업은 이와 같은 긍정적인 동향들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기본적인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현실적으로 한국은 이벤트에 대한 학문적·이론적 체계를 갖지 못하고 일본 관련서적의 해석에 따른 개념정립이 고작이고, 광고주의 인식도 시장상황과 소비자의 필요를 따르지 못하고 기존매체의 인식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젊고 유능한 젊은이들의 업계 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희망적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전문인력의 부족과 이벤트 관련업체의 영세성, 하드웨어의 낙후, 보조산업의 후진성 및 미 자격 업체의 난립, 제살 깎아먹기식의 과열경쟁 등으로 헤쳐나가야 할 길이 험난한 것이 현실이다. 거기다가 한국 광고시장 개방과 함께 외국이벤트 전문회사 또는 하드웨어 업체들과의 합작 또는 제휴가 최근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일본·미국 등 외국의 유수 광고 회사들도 한국진출을 본격화하고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어 이벤트업계의 경쟁력 강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이벤트관련 전문가들은 각 분야별로 이벤트산업의 전망에 대한 견해를 다양하게 표출하고있다. 전반적으로는 한국 이벤트 산업의 성장가능성에 대해 업계자체는 그리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이벤트 개최건수나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 물론 예상했던 것보다는 활성화되지 못한 면도 다소 있으나, 한국경제 성장에 힘입어 4조8천억원(95년 기준)이 넘는 광고시장에서 9천억원 규모의 시장을 이벤트 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점과 상대적인 수요의 증대, 사회성·공공성 이벤트가 더욱 활발해지는 등 새로운 영역개척과 성장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구조적인 변화가 한국 이벤트산업의 발전과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이벤트 관련회사는 사원의 국제화를 위해 이벤트 선진국의 관리운영시스템을 연구하고 직원들의 이벤트 전문인으로서의 자질교육 및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여 한국적인 이벤트업의 개념정립 및 산업으로의 안정화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이벤트 산업발전을 위해서는 정부 및 기업차원에서의 지원 및 절대 부족한 이벤트 장소의 확충, 이벤트 기술의 발달이 선결되어야 할 것이며 이러할 때 현재 이벤트 산업이 중소기업형태의 난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과도기 형태지만 2000년대에는 반드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이며 따라서 한국 이벤트산업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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