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성욱 병장과 이연수 병장. △ 이동배식을 받고 있는 소방중대.
▶급양특기의 하루 - “2시간 먼저, 2시간 늦게”
리포터가 비행단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무렵, 점심을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더니, 이미 점심준비는 끝이 나고, 11시에 각 부서로 출발하는 ‘이동배식’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동배식이란 업무 특성상 근무지를 벗어날 수 없는 부서들을 대상으로 한 ‘배달 서비스’를 말한다.
재빨리 배식차량을 잡아타고 장병들의 배식을 도왔다. 스테인리스 음식통과 플라스틱 바구니 안에 음식이 가득 들었다.
△ 오늘 저녁의 주요 반찬은 고기볶음! △ "국에는 역시 두부가 들어가야...!"
급양특기 병사들의 하루 일과는 언제나 두 시간 앞서 있다. 일반 병사들이 6시에 기상을 하면, 아침 식사를 위해서 급양특기 병사들은 새벽 4시에 기상을 해서 6시15분부터 배식이 가능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한다. 7시 30분쯤 아침 식사가 끝나면 뒷정리를 하고 매일 아침마다 위생과 안전교육을 받는다.
숨 고를 틈도 없이 9시부터 점심준비가 시작되고, 11시부터는 이동배식과 저녁식사준비를 동시에 한다.
오후 1시에 점심식사가 끝나면 다시 뒷정리를 하고, 3시 반에는 저녁식사에 필요한 마무리 조리를 해서 4시10분부터는 저녁배식을 시작한다(점심이나 저녁의 경우 원래 식사시간은 각각 12시, 오후 5시이지만, 작전ㆍ정비관련 부서의 병사들이 비행 스케줄 때문에 일찍 먹는 경우가 있다).
저녁식사가 끝나고 뒷정리를 하면 하루 일과가 끝나는데, 보통 병사들보다 2시간 정도 늦게 일과가 끝이 난다.
▶전공도 경험도 다르지만 우리는 하나!
△ 리포터와 한 병사가 삼지창을 이용, 무생채 무침을 만들고 있다.
정신없던 주방이 조금 조용해진 틈을 타, 어렵게 두 병사와 이야기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앞치마를 두르고 모자까지 단정히 쓴 두 병사는 황성욱 병장과 이연수 병장. 어떻게 앞치마를 두르게 되었는지, 궁금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급양특기의 큰 특징은 전공과 관련없이 선발된다는 것. 업무량이 많고, 인력은 많이 필요한 데 비해 관련전공 분야가 적기 때문인 듯 하다.
“지원을 했던 것은 아니구요. 훈련소를 마치고 4주간의 교육기간 중에 처음으로 칼을 잡아봤습니다. 그때 조리, 영양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도 공부했구요”
테니스를 쳤다는 황성욱 병장과 생명공학을 공부한 이연수 병장은 전공과는 전혀 다르지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같이 근무하는 다른 병사들도 전공도 분야도 다양하기에 고된 일과 중에서도 재미난 이야기를 서로 나눌 수 있고, 같이 고생한 만큼 더 끈끈한 관계가 된다고.
▶상상초월! 부엌은 항상 전쟁 중!
△ 이것이 자동으로 쌀 씻는 '세미기'
△ 큰 대야같은 밥통에 쌀과 물을 담고...
△ ...이 밥통을 각각 오븐같은 곳에 넣고 찐다.
리포터도 앞치마와 모자를 빌려 쓰고 저녁 준비에 의기양양하게 합류했지만... 쉬울 줄 알았던 양파썰기는 속도에서 뒤처지고(일단 쌓여있는 양파더미에 질려 버렸다), 커다란 밥솥은 너무나 무겁고, 국도 반찬도 상식과 상상을 뛰어넘는 양이라 금새 녹초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저녁 반찬에는 무생채무침이 있었는데, 잘게 썰어놓은 무 더미에 고춧가루 몇 통, 설탕 몇 포대, 소금 몇 포대, 식용유 몇 병 등등을 쓸어넣고 거대한 삼지창으로 버무렸다. 과연 병사들이 맛있게 먹었는지 두려울 뿐이다..^^;; 그래도 조리사 아주머님의 지시에 따라 양념 양을 맞추었으니 먹을 만 했을 거라 짐작한다.
그래도 많은 식사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공군의 주방은 많은 부분이 자동화되어 있다. 쌀을 자동으로 씻어주는 ‘세미기’가 있고, 재료준비도 기계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위생과 안전은 식사의 생명
△ 깔끔하게 씻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흔히 군대 밥이라고 하면, 맛도 위생도 떨어진다고 오해를 하기 쉬운데, 천만의 말씀! 웬만한 식당 밥도 따라가지 못할 철저한 위생관리에 깜짝 놀랐다. <최고의 적은 식중독>이라는 황성욱 병장과 이연수 병장의 말처럼 첫째도, 둘째도 위생관리.
병사들이 믿고 먹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음식의 맛도 좋다. (점심은 사병식당에서 해결했다) 같이 일하시는 전문 조리사 분들의 도움과 지도를 받고 있어서, 실수로라도 음식을 망치는 일은 별로 없다고 한다. 군대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알겠지만, 육류와 서구식 식생활에 익숙한 신세대 장병의 입맛에 맞도록 반찬도 해마다 나아지고 있다.
▶밥은 밥솥이 하지만, 식사는 정성으로 준비한다
△ 1차로 세제로 닦아내고, 식기세척기에 넣으면 말끔하게 설거지가 끝난다.
급양특기중의 가장 힘든 일은 아무래도 설거지!!! 뜨거운 물로 순식간에 많은 양을 해야 하는 일이다. 뜨거운 열기와 엄청난 양 때문에 제일 힘들어하는 작업이다. 그래도 견딜 수 있는 것은 병사들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고 있다는 보람이 있어서라고 한다.
가끔은 맛있는 반찬을 더 많이 달라는 투정 아닌 투정도 듣지만, 항상 더 많이 주고 싶은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급양특기 병사들. 항상 마음으로 식사를 준비하는 급양특기 병사들의 정성을 느낄 수가 있었다.
출처 : http://www.airforce.mil.kr:7778/ e-공군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