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에서 몇 천원에 쓸만한 쌍안경을 구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안양광이랑
갔었습니다. 청계8가의 도로변에 황학동 벼룩시장이 주말마다 크게 열립니다.
가는 방법은 2,6호선 신당역에서 내려서 종로쪽으로 조금만 가면됩니다.
그곳엔 여기저기 벼려진 쌍안경이 꽤 많은데.. 그냥 쌍안경을 살 목적으로도 괜찮은 장소더군요.
문제는 자체성능은 아주 괜찮지만 겉이 더러우면 아주 싸게, 자체성능은 완전 싸구려지만 모양이
깨끗하면 아주 비싸게 받더군요.
(붉은색 코팅에 광축도 엉망으로 틀어진 중국산을 몇 만원씩이나 달라는 말에 웃음이 나오데요.)
반면 아주 쓸만한 국산 쌍안경(코팅, 광축, 넓은시야의 아이피스)이 여기저기 지저분하단 이유로
만원을 부릅니다. 그래서.. 접안부의 캡도 없고, 이렇게 더러운걸 어찌 만원에 달라고 하냐면서
궁시렁궁시렁 하니깐 그냥 5천원에 주데요. ^^
잽싸게 사서 닦아보니깐 그냥 부수기 아까울 정도로 멀쩡한 쌍안경이였습니다. 그래도 이왕 맘
먹은거 과감하게 부숴서 아이피스, 대물렌즈, 렌즈셀 부분만 남겨두고 전부 버렸습니다.
(가공전의 브라켓모습)
브라켓은 김상욱님이 주신겁니다. 얼굴은 못 뵜지만 정말 감사합니다.
브라켓을 경통에 연결시키는 빅센 브라켓홀더는 안상준군에게 얻었습니다.
문제는 브라켓을 홀더에 연결시키는 과정이였는데, 이 부분은 제가 초기에 제작한 것이 너무
조잡하고 문제가 있어서 못 쓰던차, 이사장님이 하나를 통째로 깍아 주셧습니다.
알루미늄으로 깍아서 탭을 낸후 브라켓과 나사로 연결했습니다.
(이사장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저런 "뽀대"가 나게 됬습니다.)
(쌍안경에서 잘라낸 렌즈셀)
(쌍안경에서 뽑아낸 아이피스)
렌즈셀은 쌍안경부분을 그대로 잘라서 붙였고, 전체적인 외관은 장난감 50mm망원경을 부셔서
만들었고, 경통내부는 식모지를 처리했습니다.
(베플은 처음 버젼에서 만들었으나 광로를 잘못그렸더니 상이 급격히 좁아지는 기이한 현상을
목격했습니다.. ^^)
파인더 십자선은 망원경 주인인 안양광의 머리털로 했습니다.
아이피스가 앞뒤로 움직여서 촛점을 맞추는 구조로 됐습니다.
브라켓의 나사를 조일때 자국이 날까봐 자전거 튜브를 얻어서 밴드크기로 잘라 넣었습니다.
완성후 안양광의 90mm굴절에 장착했습니다. 착탈이 손쉽게 가능하단 점에서 아주 맘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