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east Asia 2009-2-6 보도 번역 : 다음카페 "크메르의 세계"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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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확을 기다리는소끼멕스
Sokimex in line for black rewards
기사작성: Geoffrey Cain
[프놈펜] 캄보디아가 지난 몇 년 간 발견해 떠들석했던 석유와 천연가스가 실제로 생산단계에 이르게 되면, 이 나라 최고 재벌인 소끼멕스(Sokimex) 그룹이 지역 내에서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고위급의 정치적 컨넥션과 국내의 석유 및 가스 공급권을 확실하게 장악함으로써, 태생적으로 모호하고 자주 논란에 휩싸이는 이 회사에 대해, 그 재정과 경영을 공개하라는 대중적 압력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세계은행(World Bank)에 따르면, 이미 미국의 거대 석유회사 셰브론(Chevron)이 탐사와 시추 등을 담당해 발견한 석유와 가스의 총량이, 석유 20억 배럴과 천연가스 10조 입방피트에 달할 것으로 평가됐다. 현재 셰브론은 자체 평가와 계획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문 상태인데, 일부 산업 분석가들은 이 원유가 실제로는 채굴하기 어려운 지역에 분포하며, 그나마도 한 군데 집중된 것이 아니라 여러 군데 산재해 있다고 비판해 초기에 발표된 고평가에 김을 빼고 있는 실정이다.
한 분석가는 캄보디아 정부와 세브론 사이에 세금문제로 시추가 무한 연기될 가능성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이나 2011년 경에는 채굴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6월 배럴 당 147달러나 하던 국제유가가 최근에는 배럴 당 41달러까지 하락했는데, 이 부분 역시 채굴계획에 어떤 경제적 파급효과를 미치게 될 지도 미지수이다.
하지만 어떤 요소도 현재까지 외형적으로는 소끼멕스를 주눅들게 하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하며 <아시아 타임즈 온라인>(Asia Times Online)의 인터뷰에 응한 소끼멕스의 대표 중 한 사람은, 이 회사가 예정된 계획대로 석유 수출 및 재수입을 통해 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소끼멕스가 원유가공을 위해 정유사업도 시작할 것이라 말했다. 이 대표는 더 이상의 상세한 기밀은 누설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정부가 셰브론으로 하여금 캄보디아 국내에서 일을 처리케 할 것인지 아니면 태국이나 싱가포르에 이미 건설되어 있는 현대식 정유시설을 이용케 할 것인지는 더 두고보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불투명한 일처리는 소끼멕스에게는 매우 일상적인 일이다. 에너지 사업에서 여행사, 항공사와 부동산 개발 등 문어발식 경영을 하고 있는 이 회사는 해마다 재무제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고무 왕이자 화교계 기업가 속 꽁(Sok Kong)이 1990년 설립한 이 회사는, 유엔이 후원한 파리평화협약의 이행과정에서 캄보디아가 자유시장경제로 전환하는 시점에 맞춰 설립되었다.
속 꽁은 이미 1980년대에 이 회사의 토대를 놓고 있었다. 그는 당시 캄보디아의 전권을 쥐고 있던 하노이 후방의 베트남 육군에 고무타이어를 군납하고 있었고, 같은 지역을 통해 물자를 수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회사가 훈센 총리를 비롯한 정부 내 친베트남계 인사와 관련이 있다는 논쟁으로 국내거래에서는 논란이 불거졌다.
1996년 5월, 소끼멕스는 석유사업을 시작했다. 국영석유회사인 <Compagnie Kampuchea des Carburants>를 사들인 것인데, 이 회사는 캄보디아 국내에 석유를 수입하고 저장 후 유통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 거래는 국가의 시장자율화 정책에 따른 것이었지만, 동시에 현재 집권여당인 <캄보디아 인민당>(Cambodian People's Party: CPP)의 훈센 총리와 속 콩과의 밀접한 관련설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회사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소끼멕스는 캄보디아 제1의 석유회사로 전체 시장의 40%를 지배하고 있다. 이들은 4만6천 톤의 저장용량 확보를 위해 1500만 달러를 투자해 5군데의 석유 저장 터미널을 지었으며, 184개소의 주유소와 석유운송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국가의 동력 "생명선"에 공헌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이 홈페이지는 또한 "소끼멕스가 추진한 주되고도 가장 성공적인 모험이....석유이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속 콩의 비전을 가진 안목과 그의 낙관적 용기가, 그로 하여금 석유산업에 망설임 없이 뛰어들도록 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웹사이트는 속 콩이 최근에 얻은 이익과 손실, 투자금이나 보조금에 대한 상환에 대해서는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특권적 지위 Privileged position
채산성 있는 석유 자산과 정부와의 유착을 통해, 의류업, 호텔업, 부동산 개발, 그리고 심지어는 캄보디아 군대의 의류와 연료에 대한 독점적 군납권에 이르기까지 소끼멕스는 다양한 사업분야로 진출했다. 다국적 석유회사인 토탈(Total), 셸(Shell), 칼텍스(Caltex) 및 또다른 국내 석유회사인 <뗄라 석유그룹>(Tela Petroleum Group)과 함께, 소끼멕스는 캄보디아내 5대 석유 공급자가 되어 있다.
산업 분석가들은 소끼멕스가 돈되는 정부납품 사업을 따내는 검증된 요령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만일 셰브론의 전리품이 현실화되는 날이 오면 이 회사는 자신들의 매뉴얼에 입각해 특별한 대접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믿는다.
소끼멕스의 독점권을 둘러싼 어두운 구석에 대한 비판은, 특히 동남아시아의 걸출한 관광지 중 하나인 앙코르 와트로의 접근로 통제와도 관련이 있다. 이곳은 외국인 투자가들이 비교적 쉽게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곳이지만, 동시에 관료주의적 형식주의의 덫에 쉽사리 발목잡히기도 하는 곳이다. 2006년 이 회사는 바로 이곳에서 국내선인 <사리까항공>(Sarika Air)을 출항시키는 허가를 따냈다.
일부에서는 소끼멕스의 이같은 투명성 결여가 향후의 자금시장을 위기로 몰고 갈 수도 있다고 비판한다. 특히 캄보디아가 새로 개장할 주식시장에 상장하기 전에 이 회사의 근본적인 자세 변화가 없다면 더욱 그러하다는 것인데, 캄보디아는 세계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12월에 증권거래소 개장을 예정하고 있다.
[역자 주] 이 기사와 거의 동시에 "캄보디아 증권거래소 개장 무기 연기"에 대한 외신의 보도가 있었음. 주식시장에 대한 것은 다음 기회에 특집으로 다룰 예정임.
현재 캄보디아 경제는 지난 몇년 간의 가파른 상승세에 이어 작년(2008) GDP 성장률이 4.75%에 머물러, 1998년 이래 최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소끼멕스의 관계자들은 이 회사가 석유/가스 사업 분야에서 행하거나 얻은 기본적인 세금처리와 이익에 관한 정보제공을 거절했다. 이전에 만나자고 한 요청을 수락했던 이 회사 이사는 E-메일을 통해 답변해주겠노라고 밝혔지만, 아직 아무런 답변이 없다. 이어진 전화통화에서도 "예", "아니오" 식의 한 마디거나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하였다.
캄보디아에서 일반적으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이 같은 문화는, 이 나라를 베네수엘라나 나이지리아, 혹은 이라크와 같은 나라들의 전철을 밟게 만들 수도 있는데, 그러한 나라들에서는 부패한 관리들이 주요한 연료자원을 탕진하거나 착복하였다.
<세계은행>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캄보디아를 준법적 측면에서 하위 15%에, 그리고 부패도에서는 하위 10%에 랭크하였다. <국제 투명성 기구> 역시 2008년도 부패도 평가에서 캄보디아를 가장 부패한 나라 14위에 랭크하여, 전년도보다 오히려 악화된 국가로 평가했다.
분석가들은 정부가 셰브론으로 하여금 국내생산 원유 중 일부 혹은 전체를 소끼멕스의 저유량 증가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압력을 행사할 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게 보았다. 이들 분석가들은 이 거대한 에너지 광맥을 통제할 소끼멕스의 능력에 회의를 갖고 있었는데, 소끼멕스가 이전에 정유업 경험이 없다는 점, 자생적인 에너지 전문가의 인재풀이 존재하지 않는 점, 그리고 이전에 이러한 거대한 규모의 발견과 그 처리에 대한 경험 부족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아시아개발은행에서 파견한 <캄보디아 국가석유국>(Cambodian National Petroleum Authority) 석유/가스 자문위원 미이클 맥월터(Michael McWalter)는 "아마도 원유는 선적해서 싱가포르로 가서 정유를 해야 할 겁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또 "파이프라인이나 정유소를 만든다든가, 국내에서 판매한다고 하는 어떤 시도도 결국 국내 회사들로 하여금 가격상승만 일으키게 만들 겁니다"라고 덧붙혔다.
실물경제에 조예가 깊은 경제학자 오우 위락(Ou Virak)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캄보디아 내에 정유소를 건설할 것이라 말하지만, 고임금의 외국 전문가들을 고용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입니다. 시장에 대한 고려 없이 마음대로 조작된 이전의 경험을 살펴보면, 그들이 의지하는 건 정치적 유착일 뿐입니다."
또 다른 이들은 특히 작년 연말 총선 이후 강화된 권력을 가진 훈센 정부가 최근에 와서 서끼멕스를 비롯한 기업들에 대해 투명성을 강화하도록 압력을 행사하시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에 훈센 총리가 소끼멕스 및 여차 석유공급자들을 자신의 집무실로 소환해 가진 모임에서 세계 유가 동향에 맞춰 공급가를 급격히 인하해줄 것을 요구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비교적 널리 확산되고 있다. 작년에 유엔개발계획은 향후 석유와 가스 부문에서 발생할 세입을 어떻게 사용할 지를 놓고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캄보디아 <최고국가경제위원회>(Supreme National Economic Council) 산하 <캄보디아 국가석유국> 대표와 <노르웨이 석유위원회> 대표는 국가적 이익을 위해 향후 석유 수입금이 윤리적이고 투명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할 지배적인 기금조성 가능성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다.
그들은 또한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Petronas)사를 모델로 한, 전문적이며 시장-지향적인 국영석유회사의 설립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소끼멕스의 재정과 기술적 능력에 대한 의문과 비판이 여전히 소용돌이치고 있다. 소끼멕스가 과연 외부지향적이고 현대적인 지역 내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는 모두에게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Geoffrey Cain은 프놈펜을 중심으로 생활하며, UN에서 발간하는 <the Far Eastern Economic Review and Integrated Regional Information Networks>의 기고자입니다. 그의 E-mail은 geoffrey.cain@gmail.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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