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회 전북 소극장 연극제 2003, 12, 13 ∼ 31
극단 사람세상 「돼지와 오토바이」12월 19∼28일 평일 7시, 주말 4, 7시
"군산 시외버스 터미널, 항도약국 옆 퍼팩트 목욕탕으로 오세요." 5층 건물의 낡은 소극장, 극단 사람 세상에 소극장 축제 마지막 공연이다. 공연 전, 저녁식사를 단원들과 함께 했다. 설걷이 하려다 효율적인 재정관리에 혀를 내 둘렀다. "물 아껴야 돼, 거기 조명 약해지니까, 불꺼." 대단한 연극인들이다. 지역연극의 맥을 잇기 위해 외로운 갈등은 97년 창단 이래 사람세상은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올해 8월 시내와 약간 떨어진 이 주인 없는 목욕탕을 축복의 소극장으로 만든 것이 이들의 꿈이요, 희망이다. 굉장한 열정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연극에 대한 희생 - 그 누군가가 보아야만 할텐데! fade in 전체적인 흐름상 배우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관객을 편안하게 하였다. 일상 생활같은 모습과 연륜이 소극장에 모인 관객을 끌어당겼다.
사내의 외로웠던 과거, 기형아 몽짜를 사랑하는 방법은? 살해? 그로부터 상실, 절망, 죽음, 죄의식, 두려움으로 점철되는 과거·현재·미래/ 누구나 과거 없는 인간은 없으리라! 몽짜를 퇴원시키기까지 고뇌와 고민의 시간들 생각속에서 판단과 결단이 내려진다. 여행을 가게 되는 사내의 독백은 관객과의 1:1 만남이었다. 우리 생활에 있어 혼자서 외로움을 감당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러나 철저히 사내는 혼자였다. 그리고 관객은 섬세한 그의 매력에 푹 파지게 되었다. 실타래를 풀었다. 잡았다. 당겼다. 예측할 수 없는 상상의 공간에서 작품이 가지는 지성 안에 새로운 악보를 그리고 조율하는 듯 했다. 관객과 배우와의 소통은 보이지 않는 마음으로 참여를 유도해 낸다. "무대에 올라가고픈, 외로움이 아름다워 보일 만큼 강력한 소극장 연극의 미였다." 차디찬 방안, 장롱 속에서 죽어 가는 몽짜를 생각하며 이야기 할 때, 작은 공간에서 울려오는 관객들의 울음소리, 관객은 배우로 하여금 서로 공감하게 되었다.
여인은 일인 다역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아내, 이웃집여자, 간호원, 검사, 의사등등) 너무 많은 배역의 치중을 두고 있어 변화에 한계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중요한 아내로써의 모습은 배우로써 자의식을 찾아 나서는 진행의 단계에 있었으며, 남편과의 교류, 연륜의 깊이가 고뇌와 연습으로 더욱 성장되어야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어찌 인간이 다른 인생을 살기에 몇 가지를 해낼 수 있단 말인가? 자신을 잊을 수 있는 제한된 시간과 무대에 감사를 드려야 하겠지만 너무 가혹한 현실은 힘이 들게 하고 반면 단단하게 한다. 소극장 연극 속에서 섬세한 경험을 하길 바랍니다.
누구나 작품에 이상적인 준비와 완성은 과히 이루어내기 힘들다. 연극에 외적인 갈등의 충족은 끝이 없는 치열과 노력등으로 경험되어져야 할 것이다. 그것이 작품을 위하는 일이고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연극에 본질을 향한 것이기 때문이다. 몇몇의 배우가 증가 되었더라면 적절한 케스팅으로 작품을 더 완성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들을 사랑해서 죽여야 했고, 옥살이 중 아내는 자살을 하고, 가장 친한 친구의 금지된 관계를 맺는 아내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현재 제자 박경숙과의 만남, 두 가치관 사이에서 과거를 떨쳐버리고, 현재를, 미래를, 박경숙을 선택한다. 이렇듯 자연스러움에 귀인 하는 외로운 싸움이 내적 파장을 이루어 리듬과 템포를 타고 위기를 치닫는데 과거의 모진 내적 갈등을 해소하기에는 본성의 폭발성이 가미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반응과 자극에 있어 진리, 진실로 다가설 수 있는 외로운 한 인간의 사랑! 포효, 야성, 그것이 애달픔을 가증시키고 현재 새로운 인생을 살려고 하는 선택의 변화이다.
손에 꼽히는 조명에 변화, 단순한 무대장치는 인간과 인간이 만나는 소극장만의 멋으로, 감성과 이성사이에서 감동의 미를 느끼며 한편으로는 예술은 인간을 위로한다라는 말처럼 연극제작자들이 관객에 욕구에 부응하고 힘을 더해 주기 위해 기술적인 측면과 용기 있는 재정적 용진으로 지역의 연극, 군산의 예술을 꽃피웠으면 하는 바램이다.
끝으로 저 옛날 연극을 했었던 그들처럼, 신에 대한 고백을 하고자 한다. "연극의 신이여, 저 옛날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신이시여! 맑은 물과 투명한 태양빛을 퍼펙트 목욕탕, 사람세상 소극장에 축복으로 내려 주시길 빕니다. 오! 연극의 신이시여. 오! 연극의 신이시여∼ (글쓴이: 차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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