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자음의 할당 문제
기본적으로 쌍자음이나 다른 겹자음들은 해당 (홑)자음의 연속입니다. ㄲ이나 ㄳ이나 같은 관점입니다. 물론 쌍자음은 발음상 단순자음이죠. (‘단’에 대해, 발음상 단순하다는 것과, 글자가 1개라는 것이 있는데, 단순~과 홑~ 이라고 하는 것이 오해가 없습니다) 영어에서 th나 tt, ea가 많이 사용된다고 해서 한자리를 할당하지 않습니다. 공병우 자판에서 초성 쌍자음은 하나도 배열하지 않았습니다. 해당 홑자음을 두번 치면 되니까. 이는 두벌식과 차이입니다. 현재의 두벌식은 쌍자음이 필수죠. ㄲ이 받침 ㄱ과 초성 ㄱ으로 분리되면 안되니까. (필자는 두벌식의 이 문제를 해결) 받침에서는 겹자음 받침을 ㄲ, ㅆ 포함하여 상당히(390)부터 전부(391)까지 할당하였습니다. 가뜩이나 세벌식은 자리수가 최대 고민입니다. (많이 배열할수록 좋다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넌센스죠) 그래서 필자는 초중종 38자의 최소집합을 사용하였습니다. 물론 받침에서 ㅆ은 빈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따라서 이를 포함한 39자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받침ㅆ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논리를 이해하지만, 초성과 받침의 글자수가 다르다는 오해를 주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다만, 받침 ㅅ의 위치는 새끼손가락을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글자는 음운론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일대일 대응되지 않는 것이 상당히 많습니다. 한글의 쌍자음, 겹자음, 겹모음은 글자가 합쳐진 합자(ligature)이며(심지어 한글 음절도 합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쌍자음 5개 와 ㅐ, ㅔ는 이중자 일음(digraph)입니다.
겹모음ㅐ,ㅒ,ㅔ,ㅖ, ㅢ 등의 할당 문제
역시 이들은 발음과 별개로서 겹글자꼴입니다. (ㅐ, ㅔ는 발음상 단순모음임) 맞춤법상 ㅘ,ㅝ와 같은 지위입니다. 세벌식 자판에서 ㅐ,ㅒ,ㅔ,ㅖ, ㅢ들을 할당하였고, 겹모음용 ㅗ,ㅜ를 더 두었습니다. 따라서 다수의 겹받침도 그렇고, 글자수 면에서 비난해 마지않는 4벌식과 맞먹을 정도입니다. 이는 순전히 타자기 시대의 유습입니다. 초성, 중성, 종성의 각 1벌로 충분한데, 벌수가 많으면 속도를 떨어진다고 비판한 것에 비추어, 모음은 10개로 충분합니다. 참고로, 표준자판에서 ㅐ,ㅔ를 바탕자리에, ㅒ,ㅖ를 윗자리에 할당하였는데, 영어보다 2 자리 여유가 있어서 ㅐ,ㅔ가 들어간 셈인데, 윗글자는 비효율적입니다. 예컨대 ㅖ는 ㅕ+ㅣ보다 손가락 부담이 큽니다. (사실 두벌식에선 ㄲ, ㅆ이 더 유용했을 것입니다.) ㅐ,ㅔ가 절대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휴대폰에서는 이들을 조합하여 충분히 사용합니다. 최근에 공병우 옹호자들도 ㅒ를 ㅑ+ㅣ라든지, 겹모음용 ㅗ, ㅜ 대신 홑모음용이라든지를 허용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것이 상징하는 바는 큽니다. ㅖ를 ㅕ+ㅣ로 못할 바도 없습니다. 그러다보면 ··· 모든 겹모음은 각 기본 모음의 조합으로 가능하겠죠.
타자기 시대에, “타자는 모양보다 속도가 중요하다”라고 하였습니다. 컴퓨터 키보드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직결식만 되면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