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 위키피디아 영문판 (번역) 크메르의 세계
앙코르 톰
Angkor Thom
1. 개 요
"앙코르 톰"(Angkor Thom, អង្គរធំ)은 크메르 제국의 마지막이자 가장 오랜 기간 사용된 수도였다. 12세기 말 자야와르만 7세(Jayavarman VII [자야바르만 7세]) 시대에 건설된 것이다. 면적은 9 km²로서 이 안에는 자야와르만 7세 시대보다 이전에 건설된 기념물도 포함되어 있고, 자야와르만 7세 당대 및 후대의 기념물과 유적들도 함께 위치한다. 이 도시의 중앙에는 자야와르만 7세의 국사(國寺)인 "바이욘"(Bayon) 사원이 위치하고, 바로 그 북쪽으로 여타 주요한 유적들이 "승리의 광장"(Victory Square) 주위로 몰려 있다.
앙코르 톰은 자야와르만 7세가 제국의 수도로서 건설한 것으로, 이는 그가 시도한 장대한 건설계획의 핵심사업 중 하나였다. 이곳에서 발견된 비문 하나를 보면, 자야와르만 7세를 "신랑"으로 표현하고 앙코르 톰을 그의 "신부"라고 표현했다(Higham의 책, P.121). 앙코르 톰보다 3세기 가량 전에 건설된 이전의 수도 "야소다라뿌라"(Yasodharapura)는 이보다 약간 북서쪽에 위치하는데, 일부 영역은 앙코르 톰과 겹쳐져 있다.
(지도) 시엠립 시내와 앙코르 유적공원의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 맨 아래쪽의 분홍색 시가지가 시엠립 시내이고, 가장 북쪽의 커다란 유적군이 "앙코르 톰"이다. 앙코르와트는 이보다 더 남쪽에 위치함을 알 수 있다. 이 지도 상에서 시엠립 시내와 비교해보면 이들 유적이 얼마나 큰 규모인지도 알 수 있다. ☜ 지도확대해보기
앙코르 톰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사원은 "바푸온"(Baphuon) 사원과 "피미어나까"(Phimeanakas) 사원으로, 이 두사원은 공히 왕궁 안에 위치한 것이다. 크메르인들은 앙코르 톰과 야소다라뿌라를 그리 명료하게 구분하지 않았다. 심지어 14세기에 세워진 비문에서도 "야소다라뿌라"란 명칭을 사용했다(Higham의 책 p.138). "앙코르 톰"("위대한 도시"란 의미)이란 명칭은 16세기부터 사용됐다.
앙코르 톰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건설된 사원은 "망갈라르타"(Mangalartha) 사원으로 1295년에 완공됐다. 그 이후로는 시대에 따라 증축과 개축이 이뤄졌지만, 새로 지은 건물들은 훼손되기 쉬운 재질로 지어져 현재는 남아 있지 않다. 1609년 이전의 어떤 시기에 수도로서의 기능을 완전 포기하기 전까지, 이후 수 세기 동안 앙코르 톰은 쇠퇴하는 제국의 도시로 남아 있었다. 1609년 일찍이 이곳을 방문했던 한 서양인 방문객은 사람이 살지 않는 한 도시에 대해 "플라톤이 말한 아틀란티스만큼이나 환상적인 곳"으로 기술했는데, 어떤 이들은 이곳을 로마의 트라잔(Trajan) 황제가 건설한 것이라 생각했다(Higham의 책 p.140). 아마도 앙코르 톰에는 8만-15만명의 인구가 거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 건축양식
앙코르 톰은 돔 양식으로 건설됐다. 이곳은 그 자체로 거대한 규모의 건설사업을 보여주는데, 사암을 대규모로 사용했고, 남쪽에서부터 올라가는 각 대문의 뒷쪽 탑들에는 나가를 비롯해 다양한 거대 괴수들이 조각되어 있다.
앙코르 톰 남쪽 입구의 천신들 확대사진보기 ☞
3. 부 지
앙코르 톰은 떤레 삽 강의 지류인 시엠립 강의 우측 강변에 위치하는데, 강으로부터의 거리는 약 400~500 m 정도이다. 이 도시의 남문(南門)은 시엠립 시에서부터는 북쪽으로 7.2 km 떨어져 있고, 앙코르와트(앙코르왓)로부터는 북쪽으로 1.7 km 지점에 위치한다.
성벽은 8 m 높이이고, 해자에 둘러싸인 각 변의 길이는 3 km로 총 9 km²의 면적을 갖고 있다. 꼭대기에 난간을 가진 성벽은 사암으로 이뤄져 동쪽으로 부벽을 갖고 있다. 사방으로 성문을 갖고 있는데, 이곳들로부터 도시 중심의 바이욘 사원까지 도로가 이어져 있다. 바이욘 사원 자체는 별도의 성벽이나 해자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고고학자들은 도시 전체가 바이욘 사원을 "메루 산"으로 여기고 그 산에서 흘러나온 물들이 이룬 대양을 표현한 의미를 지닌다고 해석한다(Glaize의 책 p.81). 동문에서 500 m 북쪽으로는 "승리의 문"이란 또 다른 대문이 있고, 이로부터 "승리의 광장"까지는 동쪽 대로와 나란하게 "승리의 길"이 놓여져 있다. 왕궁은 바이욘 사원의 북쪽에 위치한다.
성문에 있는 23 m 높이의 탑들(후대의 첨가물)에는 바이욘 사원에 새겨진 얼굴상들을 흉내낸 얼굴상들이 조각되어 있는데, 역시 해석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즉 이 얼굴들이 자야와르만 7세의 얼굴이라는 설과 제국의 사방 수호신이었던 관세음보살(Avalokiteshvara)의 얼굴이란 설, 혹은 그 양자 모두라는 설 등으로 나눠져 있다.
각 탑들 앞에 위치한 해자에는 포장도로가 연결되어 있는데, 이곳의 좌측으로는 신장들(devas)이, 그리고 우측으로는 아수라들(asuras)이 배치되어, 각 열들이 줄다리기를 하듯 나가를 잡아당기고 있다. 이는 앙코르 지역에서 자주 나타나는 <우유 바다에서 불생음료 찾기>(Churning of the Sea of Milk: 乳海攪拌) 신화를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Galen R. Frysinger가 촬영한 앙코르 톰의 조각상
바이욘 사원의 "사원 산"(temple-mountain) 혹은 대문 그 자체가 바다를 휘젓는 축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Glaize의 책 p.82). 나가들(nagas: 전설적 뱀)은 또한 인간계에서 천상계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거나, 혹은 수호신장의 역할을 한다(Freeman and Jacques의 책 p.76). 성문들은 폭 3.5 m에 높이 7 m의 규모인데, 원래는 목조로 된 문이 달려 있었을 것이다(Glaize의 책 p.82). 현재까지 남문이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으로, 도시로 들어가는 주요한 통로가 되고 있다.
도시의 각 모서리에는 모서리 신전인 "쁘라삿 쯔롱"(Prasat Chrun)이 설치되어 있는데, 사암으로 지어졌고 관세음보살에게 봉헌된 것이다. 중심탑은 십자형을 이루고 있고, 동편으로 향해있다.
도시 안에는 수로체계도 존재하여, 이 수로를 통해 물길이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흘러간다. 성벽 안쪽에는 원래 세속적인 여러 건물들이 위치했을 터인데 현재는 남아 있지 않다. 이 지역은 현재 숲으로 덮여 있다.
4. 대중문화에 나타난 앙코르 톰
닌텐도의 비디오게임 <영원한 어둠: 온전한 정신의 위령곡>(Eternal Darkness: Sanity's Requiem)에서 앙코르 톰은 "만또록"(Mantorok)이 거주하는 곳으로 나오는데, 만또록은 원래 크메르민족이 "풍요의 신"으로 숭배하던 신격이다. 비디오 게임을 영화화한 <라라 크로프트: 무덤의 습격자>(Lara Croft: Tomb Raider)에서도, 몇몇 등장인물들이 "빛의 삼각지대"(Triangle of Light)의 첫 부분을 수복하기 위해 캄보디아를 여행하면서 앙코르 톰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온다. 제임스 롤린스(James Rollins)의 소설 <유다의 혈통>(The Judas Strain)에서는, 등장인물들이 역명의 치료약을 구하기 위해 마르코 폴로(Marco Polo)의 여행길을 따라 찾아나선다.
한편 1993년 10월 잡지 <아니마게>(Animage)와의 인터뷰에서,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은 <기동경찰 파트래이버>(機動警察パトレイバー : Patlabor the Movie 2)의 첫 장면이 앙코르 톰을 기반에 둔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비디오게임인 <제4의 문명: 검을 넘어서>(Civilization IV: Beyond the Sword)는 앙코르 톰이 야소다라뿌라(Yasodharapura)와 하리하랄라야(Hariharalaya)에 이어 크메르 제국을 건설해나가는 과정의 세번째 도시로 나타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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