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천) 학원 운영 2시간 단축 "없던 일로

[이상규]

[인천·부천] 학원 운영 2시간 단축 "없던 일로"

• 최재용 기자 jychoi＠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입력 : 2010.03.17 03:11

시교육위 "학교 야간자율학습 늦게 끝나 효과없어"

인천시내 학교 교과·교습 학원의 저녁 운영시간이 일단 지금 그대로 유지된다.

이 시간을 2시간씩 앞당겨 끝내도록 하려던 시교육청의 방침이 교육위원회 심의에서 보류됐기 때문이다.

인천시교육청은 현재 저녁 10시까지인 초등생 학원의 저녁 운영시간을 오후 8시까지만, 자정까지인 중·고교생 학원은 오후 10시까지만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학원의 설립·운영과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개정안'이 교육위원회 심의에서 보류됐다고 16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고 사교육비도 줄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이 같은 방침을 정하고 최근 조례안을 입법예고했으며, 교육위원회와 시의회의 심의를 거쳐 시행할 예정이었다. 인천시내의 많은 학교들이 저녁 10시 정도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하다 보니 학원은 자율학습이 끝난 다음에 가야해 학생들이 밤 늦은 시간에 학원에 다니게 되고, 이 때문에 건강을 해치거나 범죄의 피해를 당하는 일이 잦아져 학원 운영 시간을 앞당기려 한다는 것이 교육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교육위원회는 "현재 반강제적인 야간자율학습이 저녁 늦게까지 계속되는 상태에서 학원 운영시간만 앞당기는 것은 의미가 없고, 이 문제에 대한 여론수렴도 충분히 되지 않았다"며 안건 심의를 보류했다.

야간자율학습이 계속되는 상태에서 학원 운영시간만 줄이면 교습비가 비싼 과외를 받지 못할 형편이어서 상대적으로 교습비가 싼 학원을 다니는 많은 학생들에게 야간자율학습이 끝난 뒤라도 학원에 갈 수 있는 학습 선택권을 빼앗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학원 교습시간 단축 계획은 각 학교의 반강제적인 야간자율학습이 없어질 경우에나 논의될 수 있는 문제인 셈이다. 하지만 현재 야간자율학습에 대한 논의가 별로 없기 때문에 이번 조례 개정안이 언제 다시 논의돼 결론이 날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는 경기도가 지난해부터 초등은 오후 10시, 중학교는 오후 11시, 고등학교는 자정까지로 돼 있는 학원 운영시간을 초·중·고 모두 오후 10시까지로 바꾸려 하고 있으나 계속 논란이 커 해당 안건이 지금도 도교육위원회에 보류돼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반면 과외나 학원 수요가 워낙 많은 서울은 야간자율학습이 없는 대신 학원 운영시간을 초·중·고교 학원 모두 오후 10시까지로 제한하고 있다고 시교육청은 밝혔다.

한편 시교육청의 이번 방침에 대해 한국학원총연합회 인천지회는 의견서를 내 "학원 교습시간을 줄여도 현행 입시제도 아래서는 야간자율학습이나 인터넷 강의, 심야 개인과외 등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건강권을 위해 학원 시간을 제한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현행 제도를 유지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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