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착복식 (着服式)
이는 수도복을 공식으로 수여하는 예식이다. 이 예식은 수도회에서 일정한 청원기를 마친 자를 수도회의 일원으로 맞아들일 때 이루어진다. 이때부터 청원자(請願者, Postulant)에서 수련자(修鍊者, Novice)로 불린다. 수련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련기 동안 규정된 수도복을 착용해야 한다.
▶ 착좌식 (着座式)
이는 성직자가 정식으로 직무에 취임하는 경우를 말한다. 교황과 주교가 정식으로 직무의 권한을 인수받는 취임 의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대수도원장이나 참사 위원이 법적 요구권을 가진 직위에 성식(盛式)을 통해 취임함을 일컫는다.
▶ 찬미가 (讚美歌)
찬미는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 요소 중 하나로서, 아름다움에 찬사를 하거나 칭찬함을 말한다. 우리는 창조주이신 하느님께 우리의 모든 것을 다해 찬양을 드리고, 찬송의 기도를 올려야 마땅하다. 찬미가는 성무 일도(聖務日禱)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 천사와 악마 (天使와 惡魔)
1. 의의: 천사란 그리스어로 ‘하느님의 심부름꾼’이다. 이는 하느님을 모시는 사신이며 영적 존재로 구약에서는 하느님의 심부름꾼(창세 19, 1-22; 민수 22, 22-35), 사람을 보호하거나 처벌하는 존재였다(창세 24, 7; 시편 91, 11). 또한 하느님의 신하요 군대로(여호 5, 14), 때로는 하느님의 발현이라고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창세 16, 10).
2. 성서상의 천사: 그러나 기원전 6세기 바빌론 유배 시대를 전후해서는 이들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 하느님의 아들(욥기 1, 2), 거룩한 사자, 수호자 영(靈) 등으로 묘사된다. 그리고 그 수는 대단히 많고(욥기 33, 23; 다니 7, 10),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져 있다. 신학자들은 이때부터 천사들의 등급과 선하고 악한 천사의 구별을 하기 시작하였다.
신약에서는 하느님의 사자로 파견되고(마태 1, 20; 사도 8, 26), 꿈에 나타나며(마태 2, 13), 영체이고 하느님의 군대이다(골로 1, 16; 마태 26, 53). 그리고 그리스도를 섬기고 사도들에게 봉사하며 어린이들을 보호한다(마태 4, 11; 사도 5, 19).
또한 그리스도는 천사들에게 옹위되어 심판하러 오시고(마태 16, 27), 모든 천사들을 지배하신다(마르 13, 32; 골로 1, 16). 서간에는 세력과 능력의 천사, 권세와 주권의 천사 등으로 구별하여 부르나, 일반적으로 성서는 그 본성을 강조하지 않고, 오히려 사명과 행위를 나타내는 데 치중한다.
3. 교부와 교회의 가르침: 교부들은 성서와 유다이즘, 그리고 이교도의 관념을 합하여, 천사의 본성은 창조된 영체요, 자유와 지혜를 가지고 창조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그중 일부는 타락하여 악마(惡魔, Satan)가 되고, 착한 천사는 하느님의 사자요 인간의 수호자가 되었다고 했다.
성 토마스는 모든 피조물 중에 가장 출중하고 하느님과 가장 유사한 존재라고 하였다. 그러나 교회의 신조는 단 한 가지밖에 없다. 즉 하느님께서는 감각의 대상인 세상과 감각을 초월하는 영의 세계를 창조하셨다는 것이다(13세기 제4차 라테라노 공의회).
교회는 본질과 역할, 천사의 계급, 개인 수호 천사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았다. 다만 3대 천사(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이름 외에, 위경에 나오는 이름의 사용은 금하였고, 3대 천사의 축일을 9월 29일, 수호 천사의 기념일을 10월 2일로 정하였을 뿐이다.
4차 라테라노 공의회는 하느님에 의해 창조된 사탄과 모든 악마는 본질적으로 선하였으나, 그들 자신의 행동으로 악하게 된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성 토마스는 천사들의 선과 악에 대한 최초의 선택은 변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묵시 12, 9). 그런데 성 암브로시오 시대부터 교부들과 신학자들은 천사를 9품으로 인식해 왔고, 6세기 초 디오니시오는 이를 세 계급씩 도식화하였다.
4. 교부들의 분류: 상급 천사로 치품(熾品, Seraphim: 이사 6, 2), 지품(知品, Cherubim: 창세 3, 24), 좌품(座品, Thrones: 골로 1, 16) 천사가 있다. 그리고 중급 천사로는 권품(權品, Dominates: 골로 1, 16), 능품(能品, Principatus: 골로 1, 16), 역품(力品, Potestates: 골로 1, 16) 천사가 있으며, 하급 천사로는 주품(主品, Virtus: 에페 1, 21), 대천사(大天使, Archangelus: 1데살 4, 16), 천사(天使, Angelus: 창세 19, 1; 묵시 5, 2)가 있다.
5. 3대 천사: 이중에 미카엘(Michael)은 “누가 하느님과 같으냐”라는 뜻으로, 이는 악마의 두목 루치펠과 그의 일당들을 거슬러 싸운 천사의 구호였다. 미카엘은 악마를 축출하는 임무를 지녔다(다니 10, 13; 묵시 12, 7-8). 그래서 1950년 교황 비오 12세는 경찰의 수호자로, 악마의 세력으로부터 영혼을 보호하고 임종 때 피난처가 되는 수호 천사로 정하였다.
라파엘(Raphael)은 “하느님께서 낫게 하셨다”는 의미이다. 라파엘 천사는 토비아를 도와 주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주 대전에 서 있는 일곱 천사 중 하나인 라파엘이다”(토비 12, 15). 여기의 일곱 천사는 위경 에녹에 나오는 말이다.
가브리엘(Gabriel)은 ‘하느님의 영웅’이라는 뜻으로, 즈가리야와 마리아에게 나타나 하느님의 소식을 전하였다(루가 1, 13. 28). 그리고 요셉의 꿈에도 나타나는 등 구원 사업에 관한 일이면 언제든지 나타났다.
6. 악마: 악마(惡魔)는 구약에 사탄(Satan, 적대자, 거역하는 자)으로 기록되어 있으며(민수 22, 22; 1사무 29, 4), 창세기에는 하느님을 증오하는 어떤 악의 세력에 의한 인간이 타락했음을 암시한다. 신약에서는 예수께서 인간의 악한 의지를 바로잡아 하느님께 이끌고,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선한 의지에 도전하는 막강한 힘에 대항하여 고난을 당하신다(1요한 3, 8).
결국 악마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것들을 파괴하며 혼란과 어둠을 가져오는 존재이다. 그들은 강한 증오와 자만심으로 하느님께 대항하고, 인간의 죄 가운데 자신을 드러내는 존재였다. 신학자들은 그 두목 루치펠(Lucifer)은 ‘빛을 지니고 있는 자’(이사 14, 12)로서, 원래는 천사 중에 뛰어난 존재였으나 교만하여 하느님과 같아지려고 하였다고 한다.
또한 루치펠은 신약에서 사탄이라고 하였고(루가 11, 18) 그의 졸개들을 마귀라고 하였다. 그러나 미카엘 대천사에게 지옥으로 쫓기었다(2베드 2, 4). 사람을 죄로 유인하는 악마는 신약에서 우상과 마술과의 그 관계가 확실히 밝혀져 있다(1고린 10, 20; 갈라 5, 20; 묵시 9, 21).
예를 들어 마습(魔襲)은 마귀가 사람을 습격하여 괴롭히거나 심한 공포를 주는 것이고, 부마(附魔)는 마귀가 사람에게 접하여 비정상적으로 행동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귀는 하느님의 지배를 벗어나거나 영혼을 침범하지는 못하며, 인간의 의지 역시 완전히 점령하지 못한다(마르 5, 2-4).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天主의 聖母Maria大祝日)
1. 천주의 모친: 천주의 모친이란 ‘하느님의 어머니’란 뜻이다. 이는 5세기 에페소 공의회에서 선포되었다. 이 말은 마리아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이 되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그래서 교회는 1970년부터는 1월 1일을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정하여 공경을 드린다. 이는 의무 축일이다. 물론 이 칭호는 성서에는 없으며, 마리아 자신에게 어떤 신적인 속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테오토코스’라고 하며 성찬 기도에 나온다.
2. 천상의 모후: 성모님을 ‘천상의 모후(母后)’라고 칭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모후(母后)란 임금의 어머니를 지칭한다. 성모님을 모후로 경칭하는 이유는 만왕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요, 모든 인간의 어머니가 되셨기에 천상 천하의 어머니이시다. 그중에서도 천상 왕의 어머니가 되심을 일컬어 ‘천상의 모후’ 혹은 ‘천상의 황후’라 칭한다.
▶ 첫고해 (告解)
이는 첫영성체를 받은 어린이나 세례를 받은 성인(成人)이 처음으로 받는 고해 성사를 말한다. 교회는 이성으로 판단할 수 있는 나이, 보통 한국에서는 초등 학교 3학년 정도에 이르면, 첫영성체와 첫고해 성사를 하도록 명하고 있다. 이는 13세기 4차 라테라노 공의회에서 천명하였고,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확인하였다.
▶ 첫영성체 (領聖體)
초대 교회에서는 세례의 마지막에 최초로 영성체를 하였다. 그러나 중세기에는 성숙성(成熟性) 문제로 유아의 영성체는 금하였다. 그 후 4차 라테라노 공의회에서 이성을 쓸 수 있는 어린이에게만 첫영성체와 첫고해 성사를 허락하였다. 그러나 얀세니즘의 영향으로 실행되지 못하였다.
그 후 20세기 초에 와서, 교황 비오 10세의 주창에 의해 첫영성체가 실시되었다. 이는 교리를 배운 다음 보통 부활 제2주일(伉白主日)에 촛불 행렬과 함께 장엄하게 예식이 거행되었다. 그러나 사망의 위험 중에는 예외로 사목자가 적절히 사목적 배려를 하도록 하고 있다.
▶ 첫요일 신심 (曜日信心)
교회에서는 연중을 통해서 삼위 일체, 강생 구속, 성령 강림 등의 신비를 시기별로 나누어, 찬미와 영광을 드려 오고 있다. 그래서 그리스도, 마리아, 성인과 관련된 축일(예전에는 瞻禮라 함)을 지낸다. 그 외에도 성월(聖月)을 정하여 그 달에 특별한 신심 행사를 하여 오고 있다.
또한 매월 첫주간에 특별한 지향을 갖고 미사, 고해 성사, 영성체 등을 했다. 첫주간은 매월 첫축일(첨례)이므로, 첫첨례 5(첫목요일 신심, 성직자 수도자를 위한 지향), 첫첨례 6(첫금요일 신심, 예수 성심 공경), 첫첨례 7(첫토요일 신심, 마리아 공경)이라 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첫첨례 7(첫토요일 신심)만 남아 있는데, 이 신심은 1917년 파티마의 성모 발현 후 시작되었다. 토요일은 전통적으로 성모께 대한 신심의 날이며, 이를 지키려는 자들은 고해 성사, 영성체, 묵주 기도 5단을 했다. 여기에 교황 베네딕도 15세는 이 신심 행사에 참여하고 보속 행위를 하는 자에게 전대사를 허락하였다.
또한 성모님도 임종 시에 필요한 은총을 중개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그 외에도 주간을 각각 나누어 주일은 천주 성삼의 신비를, 월요일은 성인들을, 화요일은 연옥 영혼을, 수요일은 성 요셉을, 목요일은 성직자와 수도자를, 금요일은 예수 성심을, 토요일은 성모님을 공경하거나 기도를 드렸다.
▶ 초(촛대)
촛불은 온 세상의 빛이신 그리스도를 상징한다(루가 2, 32). 그리고 성인의 성상 앞에 초를 켜 놓는 것은 그들에게 주어진 덕을 상징하며, 전구를 청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죽은 자 앞에 켜 놓는 것은 그들이 곧 주님을 뵈올 수 있기를 기원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세례 때의 초는 우리가 받게 될 성령의 빛이신 그리스도의 현존을 의미한다.
초는 원래 벌꿀의 밀로 만들었다(밀초). 이는 벌들의 순결성, 희생성이 죄 없으신 순결한 어머니를 통해 세상에 오신 그리스도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또한 초는 십자가 상의 희생을 상징한다. 스스로를 태워 빛을 주듯이 예수님도 십자가의 희생으로 어두운 세상에 빛을, 그리고 영원한 생명에로의 구원을 주셨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는 예수님의 영광도 상징한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성부의 오른편에서 영광을 받으셨다. 부활 전야의 부활초는 인류에게 영원한 생명에로 인도하는 스승, 진리, 목자의 사명 등을 의미한다. 그 외에도 세례자에게 초를 건네는 것은 끝까지 빛의 아들로 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 초막절 (草幕節)
관련용어 : 성령 강림 대축일 , 파스카
초막절은 오순절(파스카 후 50일), 해방절(파스카)과 함께 이스라엘의 의무적인 순례 대축제였다. 초막이란 나뭇가지를 엮어 만든 간소한 가옥(느헤 8, 14-17; 욥기 27, 18)으로, 가축을 수용할 때 우리(창세 33, 17)로 혹은 야전(夜戰)의 영채(營寨)(2사무 11, 11)로 사용되었다.
초막절은 히브리인의 3대 축제로 연말(태양력은 9~10월) 가을 추수를 끝마치고 새해로 들어서며 거행되었다. 그래서 이를 수장절(收藏節)이라고도 하였다(출애 23, 16; 34, 22). 이 행사 때는 밭에서 나뭇가지로 임시 초막을 지어 포도나 무화과 등의 수확에 대한 감사제를 올리며 새해를 맞았다(레위 23, 34-43; 민수 29, 12)
▶ 추기경 (樞機卿)
추기경은 교황의 최고 보좌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교황의 피선거권 및 선거권을 갖는다. 그리고 대개는 교구장으로 지역 교회를 사목한다. 교회법에서는 교황의 최고 자문 기관, 교황의 협력자로 추기경단을 조직한다고 되어 있다.
추기경이라는 말은 카르도(Cardo), 즉 ‘문지도리’라는 말에서 유래한다. 이는 문을 열고 닫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돌쩌귀와 같이, 교회의 막중한 직책을 맡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추기경을 카르디날(Cardinal)이라고 한다.
추기경은 옛날에 왕자를 의미하는 붉은 제복을 착용하기에 홍의 주교(紅衣主敎)라고 한다. 사실 성직자들의 지위에 따라 색깔이 다른 수단을 입는데, 일반적으로 사제는 검은 색, 주교는 자색(紫色), 추기경은 홍색, 교황은 백색을 입는다.
추기경은 주교급, 사제급, 부제급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주교나 교황청 성성 장관이 많다. 또한 추기경은 바티칸 시국의 시민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디서나 교구장의 허가 없이도 고해 성사를 줄 수 있으며, 교구 내에서는 한대사를 베풀 수 있다.
▶ 친구 (親口)
이는 경의를 표하거나 사랑과 평화를 나누기 위해 입맞춤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의 얼굴, 손, 입 등에 입맞춤하는 것은 화해와 사랑, 존경과 복종 등(1사무 10, 1)을 의미했고, 물건에 입맞추는 행위는 속죄, 회개, 기원 등을 의미했다.
이는 지방에 따라 경배로 대신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2차 바티칸 공의회 전에는 주교 앞에 경배하고, 주교 반지에 친구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1967년 한국 천주교 주교 회의에서 이를 행하지 말도록 하였다.
▶ 카논 (Canon)
이는 가톨릭의 기본 지침(指針)이 되는 규칙들을 말한다. 예를 들어 교회에 의해 정식으로 승인된 성서와 같은 영감적인 저술들, 성찬 기도, 교회 음악 형식, 또는 교회법이나 지도자들에 의해 특별히 회칙으로 정해지는 교회 건축이나 미술 양식 등을 가리킨다.
▶ 카타콤바 (Catacomba)
이는 초대 교회 박해 시대 신자들의 신앙의 중심이 된 지하 묘소(地下墓所)를 말한다. 이곳은 박해 시대 피난처로도 사용되었고, 미사와 전례가 이곳에서 거행되었다. 이 그리스도교인의 무덤은 유럽 여러 지방에 있었지만, 로마의 것이 가장 전형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로마 성곽 주위 약 3㎞ 안에 흩어져 있는 이 지하 묘소는 바위를 파고 축조한 것이 50여 개소이며, 2~3층으로 나뉘어 있고, 넓이는 약 60~80㎝ 정도이다. 이곳의 조각, 그림(벽화), 비문, 그릇, 주화, 조개껍질 등은 당시 초대 교회의 신앙 생활을 잘 전해 주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4~5세기에 순교한 순교자들의 유해가 있다. 그런데 한동안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가 16세기에 발견되었으며, 지금은 초대 교회 신자들의 빛나는 신앙의 역사를 전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 성지로 존중되어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케리그마 (Kerygma)
케리그마는 그리스어로 ‘선언하다’ 혹은 ‘선포하다’는 뜻이다. 이는 하느님의 심부름꾼이 일정한 소식, 즉 하느님의 나라나 복음을 대중에게 선포하는 행위, 혹은 그 내용을 말한다. 그런데 그 중심이 되는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소식, 즉 그리스도의 일생과 그에 의한 구원과 해방이었다.
▶ 콘클라베 (Conclave)
Conclave의 Con은 영어로 With(…와 함께), 그리고 Clave는 영어로 Key(열쇠)를 의미한다. 이는 ‘자물쇠가 채워진 방’으로 유폐된 교황 선거장을 말한다. 교황을 선출할 추기경단이 선거장에 들어가면,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일체 외부와 단절되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완전히 비밀로 하고, 기록은 교황청 고문서실(古文書室)에 보관한다. 이러한 선거 방식은 13세기 3분의 2의 다수결 선출에 따른 선거의 지연을 막기 위해 제도화된 것이었다. 보통 교황 선거는 바티칸 궁 시스티나 성당에서 진행된다.
교황이 선출되면 선거 용지를 태운 흰 연기를 내뿜어, 새 교황이 탄생되었음을 알린다. 그러나 검은 연기는 미결이라는 신호이다. 새 교황이 교황직을 수락하면 새 이름이 발표된다. 그리고 이어서 추기경들의 순명 선서가 있고, 교황은 발코니에 나가 전 세계를 향하여 첫 강복을 한다.
▶ 통회 (痛悔)
1. 의의: 이는 뉘우침, 참회, 회심, 회개, 회두 등과 혼동하여 사용되는 말로, 자기가 지은 죄를 마음 아프게 뉘우치며 행실을 고쳐 다시는 죄를 짓지 않기로 작정함을 말한다.
교회에서는 죄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마음을 상해 드렸음을 뉘우치며, 자기의 마음을 돌려 하느님께 돌아간다는 의미로 회두(回頭)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이는 다섯 가지의 고해 성사의 요소 중 하나이다. 통회가 없이는 고해 성사의 근본 의미를 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2. 분류: 통회는 완전한 뉘우침(上等痛悔)과 불완전한 뉘우침(下等痛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후자는 범죄로 인해 남에게 준 상처와는 전혀 관계없이, 오직 자신이 그 죄로 말미암아 벌을 받을까 두려워하며 뉘우치는 경우를 말한다. 그래서 이를 ‘불완전한 뉘우침’이라고 한다.
그러나 전자는 ‘완전한 뉘우침’이다. 이는 자신이 벌을 받을 것보다는 상대방을 위주로 상대방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것에 대한 아픔에서 나오는 뉘우침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하느님 앞에서 지옥 불이나 연옥 불이 무서워 행하는 참회는 불완전한 뉘우침이요, 하느님의 선성(善性)에 누를 끼친 것에 대해서 참회하는 것은 완전한 뉘우침이다.
따라서 고해 성사로 죄 사함을 받기 위해서는 불완전한 뉘우침만 있어도 되나, 고해 성사를 받을 수 없는 위급한 상황에서는 완전한 뉘우침만으로 죄 사함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차후에 반드시 고해 성사를 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언제 사함을 받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 파공 (罷工)
관련용어 : 관면 , 금식 , 금육재
이는 주일이나 의무 축일에 육체적인 노동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한국 교회는 4대 축일(부활, 성탄, 성령 강림, 성모 승천)을 대파공, 의무 대축일과 주일을 소파공이라고 하여, 육체적인 노동을 삼가고 거룩하게 지내도록 명하고 있다. 만일 이를 지킬 수 없을 때는 교회에 관면(寬免)을 청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특별한 이유가 없이 관면을 요청하지 않아도 파공 관면이 주어졌었다. 그리고 금육재 역시 연중 매 금요일 관면되고, 재의 수요일과 사순절 동안의 금요일만 지키도록 완화되었었다. 이는 한국이 전교 지역으로 빈곤한 경제 사정과 노동계의 형편을 고려하여, 주일 파공을 1966년 11월 교황으로부터 인준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0년 재의 수요일부터 주일 파공과 금육재 관면을 전면 취소하였다. 따라서 이제는 모든 주일과 의무 축일에 파공을 지켜야 한다. 그리고 금육재도 재의 수요일은 물론 모든 금요일에 지켜야 한다. 그러나 법 준수가 불가능할 경우 금육·금식재를 부득이 위반하더라도, 하느님 앞에 탓이 없다고 함으로써 자발적으로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 파스카 (Pascha)
이는 오순절(五旬節: 파스카 후 50일), 초막절(草幕節: 밀 추수 감사)과 함께 이스라엘의 의무적인 순례 대축제이다. 원래 근동의 유목민들은 봄에 어린 짐승을 잡아 제사를 지내며 가축 번성을 기원하였다. 따라서 이스라엘 민족도 이집트 탈출 전부터 이 민족적인 축제를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집트를 탈출한 후, 이스라엘 사람들은 극적인 민족 해방을 기념하는 해방절(또는 무교절)을 바로 이 민족의 고유한 축일에 지내기 시작하였다(출애 12장). 따라서 해방절은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유다의 가장 크고 기쁨에 넘치는 장엄 축일이 된 것이다.
파스카란 ‘거르고 지나간다’는 뜻으로 히브리 민족이 이집트를 탈출(출애급)할 때, 일어난 사건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 후 히브리인들은 이를 ‘해방절’이라고 불렀으며, 교회에서는 이 해방절을 부활절의 뜻으로 ‘파스카’라 하였다. 예수님 시대부터 해방절이 부활절에 흡수 통합된 것으로 보고 있다.
▶ 판공 (辦功)
판공이란 말은 한국에서만 특별히 사용되는 용어이다. 교우들은 적어도 1년에 두 번(교회법상에는 1번) 이상 의무적으로 본당 신부와의 면접(예전에는 찰고), 고해 성사, 영성체 등을 해야 하는데 이를 말하며, 이때 보는 고해 성사를 판공 성사라고 한다.
한국에서의 판공은 봄(부활 전)과 가을(성탄 전) 두 차례 행한다. 그런데 판공이라는 단어는 한자로 辦功(힘써 노력하여 공을 세움)과 判功(공로를 헤아려 판단함), 둘 다 사용하고 있다.
아마도 전자는 교우 쪽에서 판공을 보다 할 때, 즉 일 년 동안 힘써 공로를 세움을 사제에게 판단받음(察考)의 의미로 사용된 듯하다. 그리고 후자는 사제의 입장에서 판공을 주다 할 때, 즉 일 년 동안 세운 신자의 공로를 헤아려 판단한다는 의미로 사용된 듯하다.
그런데 판공 성사를 3년(6회) 이상 보지 않았을 때, 쉬는 교우(冷淡者)라고 한다. 판공 성사는 가족과 함께 본당 신부와의 면담(예전에는 찰고)을 한 후, 성사표를 받아, 고해 성사를 볼 때 제출한다. 그리고 가능한 한 판공 성사는 자신의 본당에서 보되, 사정상 타본당에서 보았을 때는 성사표에 고해 신부의 확인을 받아 본당에 제출해야 한다.
▶ 팔일 축제 (八日祝祭)
이는 축일이 지나고 나서도 그 분위기가 지속되는 8일간을 말한다. 그래서 예전에는 ‘팔부 내 축일’, 혹은 ‘팔부 축일’ 등으로 불렸다. 이 축일 동안 매일 미사, 성무 일도는 해당 축일을 연장하여 기념한다. 그런데 요즈음은 성탄과 부활 대축일 후에만 한 주일 동안 지내고 있다.
▶ 펠리칸 (Pelicanus)
이는 사다새를 말하며 당계(唐鷄)라고도 한다. 몸 길이가 150㎝ 정도로 어미 새는 백색이며, 첫째 날개의 깃털은 흑색이다. 그러나 어린 새는 온몸이 갈색이다. 이 새는 호반이나 습지, 갈대밭 등지에서 살며, 유럽 동남부에서 몽고에 이르기까지 분포되어 있다. 겨울에는 남하하며, 한국에서는 1914년 인천에서 단 한 번 채집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새는 종교, 예술, 문학계에서 피닉스(Phoenix)로 통한다. 피닉스란 전설에 나오는 영조(靈鳥), 즉 불사조(不死鳥)를 말한다. 왜냐하면 피닉스는 불멸 또는 재생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새는 고대 이집트에서는 상상의 신조(神鳥: 그리스어로 Bynw)였다.
그런데 이 상상의 새 피닉스의 빛깔은 진홍색 및 금빛 깃털로 되어 있으며, 태양을 상징하는 태양의 새로도 알려져 있다. 태양이 아침에 되살아나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결국 재생의 신앙과 불사의 의미를 갖는다. 가톨릭 기도서 87쪽 성 토마스의 성체 찬미가에 있는 “사랑 깊은 펠리칸, 주 예수님…”은 이러한 의미와 관련을 갖는다고 말할 수 있다.
▶ 평신도 (平信徒)
1. 의의: 평신자는 교회의 능동적 구성원으로서, 세례 성사로 그리스도 신비체의 일원이 되고, 성직자와 더불어 한 하느님의 백성을 이루는 자들이다. 그러나 성직자와는 그 양식이나 조건이 다르다. 평신자는 나름대로의 양식으로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직 왕직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그리스도의 사명을 자신의 직분에 따라 이행하며, 교회 안에서 성사 집행을 요구하고 의견을 제시할 권리가 있고, 반면에 교회를 위하여 성직자에게 순명하고 협조하며, 또한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위해 복음을 전할 의무도 있다(히브 13, 17).
평신자란 구약의 70인역에서는 주로 이교 백성에 대한 하느님의 백성이란 뜻으로 사용되었다. 신약에서도 일반적으로 하느님 백성이란 말로 사용되어 지도자에 대한 평민의 의미가 있었다. 또한 유다인에게 있어서는 제관이나 레위가 아닌 사람을 뜻하였으며, 사제나 부제에 대한 평신도를 말하였다.
실재로 평신도라는 말은 성 클레멘스가 사용하였으며, 성직계에 속하지 않는 신앙이 두터운 사람을 말했다. 3세기경에 이르러서는 교회 안에 성직자, 수도자, 평신자의 구별이 뚜렷하여졌다(1베드 2, 9).
2. 사명: 평신자의 고유한 사명은 세상일에 종사하면서 그것을 하느님께로 질서 세워 줌으로써, 하느님 나라를 추구하는 것이다(교회 헌장 4장). 평신자는 능동적 구성원이다. 이들은 세례 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었으므로, 비록 역할을 수행하는 조건과 방법은 다를지라도, 성직자나 수도자와 같이 그리스도의 생명과 역할에 참여한다.
그래서 평신자는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진리를 증거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 또한 그리스도와 함께 자기의 존재와 활동과 희생을 바쳐, 하느님께 찬미와 제사를 드리고, 그리스도와 함께 만물의 질서가 복음의 원칙대로 회복되도록 모든 사도직에 참여한다.
그러므로 성직자와 같이 전 세계와 교회에 대하여 공동 책임을 지게 된다. 물론 평신자는 성직자는 아니다. 그래서 교회의 사명에 참가하는 방식은 직위적인 것이 아니고 증험적이다. 즉 실제로 체험을 통해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평신자는 세상을 건설하는 자들이다. 이는 수도자와도 구별된다. 결혼과 직업을 통해서 세상의 발전과 향상에 이바지하기 때문이다.
3. 역할: 평신자의 역할은 다양하다. 성직자는 은총의 분배자로서 성사를 집행하고 복음 선포의 영적 교도직을 수행하고, 운영 관리자로서 행정적 책임을 맡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성무를 완수하는 데에 있어서 평신자는 당연히 적극적, 능동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특히 교회의 재정 문제는 본질적으로 평신도들이 책임져야 한다. 성직자가 경제적인 문제에 신경을 쓸 때, 성직을 소홀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복음 전파에 성직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복음 선포의 사명은 성직자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 모두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회 밖에서는 복음적 생활을 해야 한다. 말과 행동으로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를 증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직장에서나 가정 안에서 그리스도의 말씀을 생활화함으로써 세상의 빛과 소금과 누룩이 되어, 언제 어디서나 기쁜 소식을 전하고 말씀을 살아야 한다(골로 1, 28).
▶ 평신도 사도직 (平信徒使徒職)
1. 의의: 이는 평신도가 부여받은 사도직이다. 사도직(使徒職)이란 교회 창립의 목적을 위한 신비체의 활동을 말한다. 그런데 교회 창립의 목적은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을 위해 그리스도 왕국을 전 세계에 펴고, 모든 사람을 구원에 참여케 하며, 또한 그들을 통해 전 세계를 그리스도에게 향하게 하는 데에 있다.
2. 사도직: 따라서 평신도의 고유한 직무는 자기 자신과 자기 주위의 세상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이다. → 평신도(자)
그러므로 신자들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는 성직자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고, 이는 근본적으로 미사 성제의 구조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성사적인 태도는 그리스도의 제사에 합치될 때까지는 불완전하고, 이것은 미사를 봉헌함으로써 이루어지므로, 사제와 평신도의 사도직은 상호 보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평신자는 모든 일, 기도, 교회 활동, 선교 활동, 결혼과 가정 생활 등을 성령 안에서 행한다면, 모든 것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합당한 영적 희생이 되고, 성체 성사와 더불어 성부께 경건히 바쳐지는 제사가 될 것이다.
▶ 포도주 (葡萄酒)
관련용어 : 미사 해설
1. 의의와 절제: 이는 포도나 포도즙을 발효시켜 만든 과실주로서, 그 기원은 인류의 시작과 함께 한다(창세 9, 20). 팔레스티나의 포도주는 올리브 기름, 밀 등과 함께 중요한 일상 식품이며(창세 49, 11-12), 연회의 음료, 선물, 무역 상품, 약제 등으로도 사용되었다.
그러나 노아는 의인이었지만, 포도주를 마시고 추태(창세 9, 20-21)를 드러낸 일 있다. 이는 포도주가 생활을 즐겁게 하는 귀중한 것이지만(집회 32, 6), 반드시 절제 있게 사용되어야 함을 말한다. 그래서 예언자들은 술을 너무 좋아하는 우두머리들을 통렬하게 비난했다(아모 2, 8; 호세 7, 5).
사도 바오로도 절제를 권고했고(디도 2, 3), 예수께서는 당신이 즐겨 먹고 마시는 사람이라는 비난을 받으셨지만(마태 11, 18-19; 루가 7, 33-34), 절제의 도를 벗어나는 자는 온갖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하셨다.
2. 의미: 하느님은 계약에 충실하거나 회개하는 자의 포도밭은 풍작을 이루게 하시고(말라 3, 11; 예레 31, 11), 가난한 자를 학대하고 야훼께 불충한자의 포도 농사는 술을 빚어 마시지 못하게 하셨다(1열왕 21, 1-16).
이처럼 계약에 충실한 자에게는 축복이요, 불충한 자에게는 심판임을 포도 농사와 그 수확의 결과로 드러내셨다. 그 외에도 포도나무 지혜(집회 24, 17)와 의인의 아내(시편 128, 3), 그리고 신랑과 신부의 희망(아가 6, 11; 7, 13) 등을 상징하기도 하였다.
가나 혼인 잔치의 포도주는 그리스도께서 베푸는 사랑의 선물이었다. 그리고 메시아 내림으로 실현되는 기쁨의 표지였다(요한 2, 6-12). 포도원 소작인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마르 12, 1-8)은 하느님의 구원 역사에 새로운 단계의 문을 열게 됨을 상징하였다.
포도나무의 가지(요한 15, 5)는 그리스도께서 몸이시고 우리는 그 지체임을 나타낸다. 그 외에도 붉은 포도 액즙(묵시 14, 19-20)은 피를 상징하였으며, 포도밭은 하느님의 교회, 포도나무는 그리스도, 덩굴은 신자를 의미하는 등 포도와 관련되어 상징하는 바는 대단히 많다.
3. 포도주와 전례: 포도주와 전례는 매우 밀접하다. 우상 숭배자들도 거짓 신들에게 포도주를 제물로 바쳤다(신명 32, 37-38). 이스라엘 백성들은 순례의 길에 포도주를 지니고 다녔다(1사무 1, 24). 또한 포도주는 신과 인간을 즐겁게 하고(판관 9, 13), 의욕을 북돋아 줄 뿐만 아니라, 잔칫상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었다.
따라서 포도주는 제주(祭酒)였고, 번제의 희생 제물과 함께 하느님께 바쳐졌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과월절 저녁 식사에 누룩 없는 빵과 쓴나물을 포도주와 함께 먹고 마셨다. 이는 오로지 하느님께서 인류를 창조하시고 구원해 주심에 감사드리고, 자비와 축복을 비는 축제의 중심이 포도주였음을 말해 준다.
그러나 포도주는 성찬 전례에서만큼은 결코 상징적일 수 없다(1고린 10, 16). 포도주는 그리스도 피의 성사적 표지일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랑에 참여하고 그분 안에 머무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 피로 맺은 새로운 계약의 잔이다. 나는 너희를 위하여 이 피를 흘리는 것이다”(루가 22, 20).
포도주는 인류를 위한 하느님의 극진한 사랑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실제 그리스도의 피로 변화되어 완전히 우리 가운데 현존하신다는 것을 보증해 준다. 따라서 우리는 미사 때마다 이 포도주를 마심으로써,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고 그분의 죽음과 부활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사도 바오로도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성혈임을 강조하였고, 1세기 말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도 성체 성사의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피와 동일하다고 하였으며, 치릴로도 포도주가 확실하고 완전하게 그리스도의 피로 변화됨을 가르쳤다.
4. 포도주와 물: 한편 전례 중에 포도주에 소량의 물을 섞는 것은, 유다인, 로마인들은 농도를 낮추기 위한 것이었으나, 전례에서는 그리스도(포도주)와 인간(물)과의 일치를 뜻한다.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신성과 인성의 일치를 이룸을 말하며, 인간이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함을 말한다(2베드 1, 4). 그리고 십자가 상에서 창으로 찔리신 옆구리에서 흘러 나온 피와 물(요한 19, 34)을 의미하거나, 우리의 작은 희생들을 그리스도의 위대한 희생에 합하여 봉헌함을 표현한다. 그 외에도 성작 안에 물이 포도주와 분리될 수 없는 것처럼, 우리도 구세주로부터 떨어져 나갈 수 없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미사 때 사용되는 포도주는 교회의 규정에 따르면, 이물질(異物質)이 전혀 섞이지 않고 부패되지 않아야 한다. 한국 천주교에서는 1975년부터 미사주의 국산화를 추진하였는데, 마침내 1977년부터 실현되었다. 동양 맥주 회사가 생산하는 미사주 마주앙 백포도주가 바로 그것이다.
▶ 포콜라레 (Focolare)
이는 국제 마리아의 사업회라고 하며, 1943년 이탈리아 트렌토에서 키아라 루빅에 의해 시작된 평신도 사도직 운동 단체이다. 1969년 한국에 진출하였으며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 34)는 가르침을 따라 활동하고 있다.
포콜라레의 뜻은 불(火)을 가리키며, 남성 회원을 포콜라레노, 여성 회원을 포콜라레나라고 부른다. 그중에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한 활동은 젠(Gen, New Generation)이라고 한다. 이들은 매년 마리아 폴리(마리아의 도시)라는 모임을 갖고 있다.
▶ 피에타 (Pieta)
피에타는 그리스도의 사체(死體)를 표현한 예술 작품 일체를 말한다. 이의 어원은 라틴어의 Pietas, 즉 효성, 우애, 경건, 자애, 애국 등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성모상이 포함되며, 작품은 13세기 독일에서 시작되어 문예 부흥기에 이탈리아에서 절정을 이룬다.
피에타 상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로마 성 베드로 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싸늘하게 죽은 아들의 시신을 품에 안은 마리아의 비통한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 피정 (避靜)
피정은 일상 생활의 모든 업무를 잠시 피하여, 성당이나 수도원 등 조용한 곳에서, 장시간 자신의 쇄신을 위해 스스로를 살피고 기도하면서 지내는 것을 말한다. 성 이냐시오 로욜라는 그의 저서 영신 수련에서 실제적인 피정의 방법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교황 바오로 3세에 의해 인정되었고, 교황 비오 11세는 그를 피정의 주보(主保)로 선포하였다.
▶ 프로테스탄티즘 (Protestantism)
이는 16세기 소위 종교 개혁 운동으로 생긴 개신교의 총칭이다. ‘항의한다’는 이 말은 종교 개혁자들이 로마 가톨릭 교회의 교리, 제도, 생활 등을 개혁하기 위해 자기들의 주장을 분명히 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가톨릭의 성사 중 이들의 전례는 성만찬과 세례(견진은 세례에 포함)뿐이다.
이들은 신도 중심의 자치적 공동체를 형성하고, 또한 인간이 자기의 행위와 공로의 도움 없이 복음을 믿음으로써만 의롭게 된다고 주장한다(로마 1, 17). 그러나 성서 중심적인 교회 형태는 개인주의 형식의 종교로 많은 분열을 가져오고 있다.
이들 중 주류를 이루는 분파는 루터 교회(독일 루터), 개혁 교회(스위스 츠빙글리, 칼빈), 자유 교회, 성공회(영국 엘리자베스) 등이다. 그중 칼빈주의자들은 1652년 장로파, 침례파, 감독파, 독립파 등으로 분열하였다.
그런데 이들을 청교도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영국 교회의 개혁을 증진시켜, 보다 간소한 교회를 설립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 엘리자베스 1세는 이를 배척하였다. 그러자 그들은 미국으로 건너갔다.
우리 나라에서는 1884년 서상륜이 황해도 송천에 최초로 예배당을 마련하고, 미국 장로교 의사 알렌(Allen)은 1885년 의료 사업으로 광혜원을 개원하였으며, 선교사 언더우드(Underwood) 목사와 감리교 아펜젤러(Appenzeller) 등이 선교를 시작하면서 기독교가 시작되었다.
그 후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안식교, 침례교 등이 차례로 선교를 시작하였고, 이들은 의료, 교육, 사회 사업 등을 활발히 전개하였다. 그러나 광복과 6·25를 맞고, 일치의 결여라는 약점 때문에 많은 시행 착오와 분열을 겪으며, 오늘날 한국에서의 개신교는 장족의 발전을 보게 되었다.
▶ 하느님
1. 의의: 하느님이란 하늘(天)의 존칭어이다. 광활하고 높은 하늘은 종교적 궁극자, 최고의 원리 등을 상징한다. 중국 고유 사상에서의 천(天)은 천도, 천리의 개념으로, 최고의 신 내지는 절대 원리로서, 인간의 인격 형성과 상벌의 궁극적 규범으로 존재하였다.
갑골문의 최고의 신 제(帝)나 상제(上帝)는 서주 시대에 들어오면서 천(天)으로 불렸다. 상제란 높은 천상의 임금이라는 인격적 표현이라고 한다면, 천이란 창공 자체를 일컫는 천공신으로 절대 원리였다. 그래서 마테오 리치는 상제 혹은 천은 하느님과 같은 절대적 신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여, 야훼 하느님을 “천주(天主)”라고 하였다.
한국사에서 하느님 사상은 삼국 유사에서 찾을 수 있다. 단군 신화의 환인(桓因)은 천상 세계에 거처하는 최고의 신으로, 아들 환웅(桓雄)에게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세상에 내려 보내어 인간 세계에 천공신의 뜻을 전한다. 이때 땅에 내려온 북부여의 해모수 천제는 나라를 세웠고, 그의 아들도 상제의 명령으로 도읍을 옮긴 후, 어린애를 구해 양자로 하여 “하늘이 나에게 아들을 주심이로다” 하며 기뻐하였다.
한편 1860년 단군 신화와 관련된 신흥 종교가 일어났다. 하늘로부터 도를 받았다며 동학을 일으킨 최제우와 최시형은 인즉천(人卽千)을, 손병희는 인내천(人乃天)을 주장하였다. 최근 가톨릭과 개신교의 성서 공동 번역은 야훼를 하느님이라고 하였다. 이 모든 것들은 한국 고유 신앙의 핵심을 이루는 하느님 사상을 수용하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1980년 7월, 기독교 사상).
2. 하느님의 본성: 하느님의 본질은 유일하시며(이사 45, 18), 자존하시고, 영원(無始無終)하시며(애가 5, 17-20; 이사 40, 28), 전지 전능하신 분으로 만물을 초월하신다(예레 32, 17; 시편 135). 또한 하느님은 우주를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며 섭리하시는 분이시다.
하느님의 속성은 완전한 사랑이시고, 자애로우시며 정의롭고 거룩하시다. 또한 무량한 영체이시며(지혜 1, 6-7), 시공을 초월하신다(1열왕 8, 27; 예레 23, 24). 그리고 진선미의 원천이시고,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시며(시편 139; 욥기 42, 2), 살아 계신 분이시다(여호 3, 10).
하느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이시고(히브 1, 1-2), 아들을 세상에 보내셨으며(갈라 4, 4), 예수께서 아빠 아버지라고 불렀다(마르 14, 36). 그러기에 하느님은 우리의 아버지이시다. 그래서 초대 교회 신자들은 성령의 선물을 깨닫고 성령 안에서 예수를 주님으로 알아모셨다(1고린 12, 3; 요한 20, 21-23).
3. 야훼 하느님: 야훼(Yahweh)는 구약 시대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느님을 호칭하던 고유 명사이다. 그 뜻은 “나는 항상 그대로 있다”(출애 3장)이다. 그러나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를 수 없어, 야훼 대신 ‘아도나이(Adonai, 주님), 혹은 엘로힘(Elohim)’이라고 하였다.
다만 야훼는 1년에 한 번(대속재일) 대제사장이 지성소에 들어가 10회 정도 외치는 정도였고, 더구나 신자들은 이 소리를 들어서도 안 되었다. 야훼는 자음자 ‘Yhwh’로 구성되었다. 그런데 이의 단축형은 ‘야(Yhw)’로 ‘이사야’처럼 이름의 끝에 붙거나, ‘알렐루야’처럼 전례용 문구에서도 사용되었다.
그런데 개신교에서는 야훼를 ‘여호와(Jehovah)’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고대 유다인의 공동체에서는 미지(未知)의 것이었으며, 후기에 와서 자음자에 아도나이의 모음자를 인위적으로 붙여 사용한 것으로 보는 이도 있다. 한 개신교측 성서 대사전은 그리스어로 바뀔 때, 잘못 발음되었거나 쓰여졌을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다(이성호, 1978년, 성지사, 1640, 1749쪽).
4. 하느님과 하나님: 하느님을 개신교측에서는 하나님이라고 주장한다. 피조물인 ‘하늘’은 하느님의 이름이 될 수 없기 때문이며, 하나(一)만이 유일신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하나’ 역시 숫자에 불과하다. 또한 세상에는 하나만 있는 것은 얼마든지 있다(예: 해, 달, 별). 따라서 하나(一)라는 숫자로는 하느님의 인격을 정확히 지칭할 수 없다.
또한 국문법에 따르면 ‘하나’라는 말은 수사(數詞)로 ‘님’이라는 존칭 접미사를 붙일 수 없다. 그러나 ‘하늘’에는 ‘님’을 붙일 수 있으며, 이렇게 하면 ‘하늘님’이 될 것이지만, 끝소리가 ‘ㄹ’인 말과 딴 말이 어울릴 때 ‘ㄹ’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은 나지 않는 대로 쓴다는 한글 맞춤법(28항)에 따라 ‘하느님’이 옳은 것이다.
다만 하늘이든, 하나든 유일한 절대자 창조주 그분을 지칭하며, 존경과 흠숭과 찬양을 드린다면 그것으로 족할 것이다. 사실 인간의 언어로는 절대자 그분을 결코 정확하게 표현할 수는 없다. 따라서 어떻게 표현하든 유일하신 하느님을 나타내면 될 것이다. 우리 애국가에 하느님으로 표현한 것은 우리 민족이 하느님을 창조주로 일컬어 왔음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혼인 성사 (婚姻聖事)
관련용어 : 혼종혼 , 관면
1. 의의: 이는 남편과 아내의 유일하고 영원한 관계를 성화(聖化)하기 위하여, 그리스도께서 설정한 일곱 성사 중의 하나이다. 하느님은 당신의 모습대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둘이 한 몸이 되게 하셨고(창세 2, 23-24), 영구적으로 결합하여(不可解消), 새로운 생명체를 출산하고, 부부 서로 하느님의 도구로서 고상한 협력을 이룰 수 있도록 하셨다.
솔로몬의 노래 아가는 사랑을 인격적인 현실로 묘사하고, 성(性)이란 지상적 인간적이라는 것과 하느님으로부터 나온 창조의 은혜임을 보여준다. 창세기 역시 “자식을 낳아 번성하고 온 땅을 채워라”(1, 28)는 축복의 말씀으로,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자녀 생산의 능력을 주시어 창조 사업에 협력하도록 명하셨다.
이처럼 혼인은 신성하므로 그리스도께서는 혼인의 인연을 인간 마음대로 풀 수 없음을 가르치셨다(마르 10, 9-12). 그리고 첫 번째의 기적을 혼인 잔치에서 행하셨고(요한 2, 1-11), 부부간의 사랑을 교회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에 비유하셨으며(에페 5, 21-29), 배우자를 위한 사랑으로 자신을 잊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2. 목적과 특성: 혼인의 목적은 서로 갈릴 수 없는 사랑의 결실로서, 자녀를 출산하여 주님의 인류 창조 사업에 협력하고, 부부의 합심한 사랑으로 자녀를 잘 교육하며 양육하는 데에 있다. 또한 부부 서로 도와 창조주의 목적에 맞도록 자신들과 가정이라는 공동체를 완성으로 이끌어 가는 데 있다(에페 5, 22-23).
혼인의 특성은 유일성(唯一性)과 불가 해소성(不可解消性)에 있다. 혼인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므로 일부 일처이어야 하며(마르 10, 8), 배우자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자연법상으로 그 계약이 절대로 풀릴 수 없어 불가 해소인 것이다(마태 19, 5-6).
한편 불가 해소의 다른 이유는 자녀가 부부의 공동적인 소유이며, 이혼 역시 만족스런 부부 결합에 배치되고, 부부 동등성에 위배되기 때문이다(1고린 7, 10-11. 39; 로마 7, 2-3). 그러므로 혼인 성사의 은총은 계명에 앞서 자신을 성화하고 모든 윤리적 계명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혼인 성사는 경제적 유익과 자녀 생산, 혼인의 의무 수행에 도움을 받게 되어, 부부 사랑을 굳게 할 뿐만 아니라, 성적인 탈선을 방지하게 한다. 그러므로 부부는 혼인 성사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여 성가정(聖家庭)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
그런데 혼인이나 성품(聖品)은 일정한 지위를 얻기 위해 제정된 것이므로, 지위적 성사라고 한다. 따라서 이는 당사자와 이웃 사회 공동체를 위해 받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웃에게 봉사하며 자녀 생산과 양육, 이웃을 지도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혼인 성사의 준비는 매우 필요하다.
3. 성사 준비: 그 준비로는 우선 혼인에 앞서 인격과 교양을 갖추고, 상대방을 잘 알아야 하며, 가정을 이룰 수 있는 경제적인 여건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남녀의 차이와 공통점, 일반성과 특수성, 신체적인 차이, 성에 대한 지식 등을 알고 있어야 한다.
특히 자녀 양육 문제나, 혼인의 신성성, 사회성 등은 명백히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각 교구마다 혼인 전 예비 부부를 위한 ‘가나 강좌’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 교육을 반드시 이수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교회법상 합당하고 유효한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의 신원을 신자들에게 두 주간 이상 공개하는데, 이것을 혼인 공시(婚姻公示, Banna)라고 한다. 결혼할 수 없는 조건을 신자가 알고 있다면, 본당 신부에게 사실대로 알릴 의무가 있다. 따라서 혼인 성사를 받으려는 자는 적어도 1개월 전에 본당 신부와의 면담을 필히 해야 한다.
4. 혼인 장애: 혼인 장애(婚姻障碍)란 혼인을 불법 또는 무효로 하는 일체의 사정을 말한다. 좁은 의미에서는 혼인 당사자의 신체적, 심리적, 혹은 종교적 조건 등의 적격(適格)에 있어서, 혼인을 불법 또는 무효로 만드는 흠결(欠缺)의 사유를 말한다.
그런데 이 흠결의 사유를 무시하고 어기면서 혼인을 하였다면, 이는 혼인 조당(婚姻阻췣)이다. 따라서 교회는 혼인 성사를 완벽하게 받게 하기 위해서, 교회법상 혼인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해 놓았다. 이는 혼인 장애로 금지(禁止)와 무효(無效)로 나눌 수 있다.
1) 금지 장애(禁止障碍)
이는 혼인 체결을 엄히 금하고 있는데도, 당사자들이 어겼을 경우, 그 혼인 자체는 유효하지만 불법 혼인이다. (1) 금령(禁令) 장애 - 이는 교구장이 당분간 혼인을 금지시키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주소 불명자, 국법 규정에 따라 인정되지 않는 자, 신앙의 공개적 배척자, 교회법상 벌을 받고 있는 자, 부모 몰래 결혼한 미성년자, 대리인을 통해 맺은 혼인 등이 이에 속한다. (2) 교파(敎派) 장애 - 세례 받은 두 사람 중에 한 쪽이 가톨릭에서 세례를 받았으나, 다른 쪽이 가톨릭과 유대하지 않는 교회나 교파에 속한 사람일 때의 혼인을 말한다. 이는 직권자의 허가 없이는 금지된다. 그러나 조건들이 채워지면 관면으로 혼인 성사가 가능하다. (3) 사적 서원(私的誓願) 장애 - 사적으로 한 동정 서원자, 완전 정결 서원자, 독신 서원자, 성직자나 수도자 신분 서원(성직자나 수도자가 되겠다고 사사로이 발원한 경우) 등에서 발생한다. 이는 서원이 장애를 구성하므로 서원이 중지되는 원인에 따라서 장애도 중지된다. 교구 직권자는 이 장애를 관면할 수 있다.
2) 무효(無效) 장애
이는 혼인 자체가 무효인 경우들이다. (1) 연령(年齡) 장애 - 남자 만 16세, 여자 만 14세에 미달하면 혼인은 무효다(민법은 18세, 16세). 이는 전에 연기(年期) 조당이라고 하였다. (2) 불능(不能) 장애 - 이는 영구적 성교 불능을 말한다. 그러나 불임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효 장애가 아니다. (3) 혼인 인연(婚姻因緣) 장애 - 전에 한 혼인이 무효가 되었거나 해소되었을지라도, 그것이 합법적으로 성립되기 전까지는 다른 혼인을 맺으면 무효이다. 이를 전에는 결배(結配) 조당이라고 하였다. (4) 타종파 장애 - 가톨릭에서 세례를 받았거나 가톨릭에 받아들여졌으나, 세례가 하나의 요식 행위일 뿐인 자와 세례 받지 않은 자가 혼인한 경우를 말한다. 이를 전에는 외교 조당이라 하였다. (5) 성품(聖品) 조당 - 성품을 받은 성직자가 불법으로 체결한 혼인은 무효다. 이는 교황청에 관면이 유보되어 있으며, 전에는 이를 신품 조당이라 하였다. (6) 수도 서원(修道誓願) 장애 - 정결의 종신 공개 서원을 한 경우는 혼인이 무효다. 그런데 성청 설립 수도회의 서원 장애의 관면은 사도좌에 있으나, 죽을 위험이 있는 경우는 교구 직권자가 관면할 수 있다. (7) 유괴(誘拐) 장애 - 혼인을 목적으로 배우자를 유괴한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풀려나 완전히 자유로운 장소에서 배우자가 자원할 때는 다르다. 이를 전에는 강탈 조당이라고 하였다. (8) 범죄(犯罪) 장애 - 어느 특정인과 혼인할 의도하에 직접적으로 그 사람의 배우자나 자신의 배우자를 죽이거나 또는 물리적, 윤리적으로 이에 협력한 경우를 말한다. 이를 전에는 간악 조당이라고 하였다. (9) 친족(親族) 장애 - 직계 친족 내에서는 적출, 비적출 모두 존비속 사이의 혼인은 무효다. 한국에서는 지친(至親) 조당이라 하여 6촌 이내의 혼인은 무효이다(민법은 8촌 이내). (10) 인척(姻戚) 장애 - 직계의 인척은 어떠한 친등에 있어서도 혼인은 무효다. 이를 전에는 사친(査親) 조당이라 하였는데, 교구 직권자는 관면할 수 있다. (11) 내연 관계(內緣關係) 장애 - 이미 동거한 무효 혼인에서나, 혹은 알려진 축첩 관계에서 발생한다. 이는 무효화된 결혼 생활에 불법적인 배우자가 직계인 경우를 말한다. 이를 전에는 가혼(假婚) 조당이라 하였다. (12) 법정 친족 장애 - 양자 결연(養子結緣)에서 발생한다. 직계 내에서는 촌수에 관계없이(방계에서는 2친등 이내, 민법은 직계 혈족 8촌 이내) 혼인은 무효다. 이를 전에는 법친 조당이라 하였다. (13) 착오 장애 - 처음 결혼하려던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과의 결혼을 말한다. 이를 착위 조당이라 하였다. (14) 협박 장애 - 의도적이 아닐지라도 외부로부터의 폭력이나 공포에서 발생한다. 부당하게 협박을 당하여 억지로 혼인한 경우다. (15) 혼인 형식 장애 - 교회법이 정한 혼인 형식을 따르지 않은 혼인을 말한다. 이를 전에는 비밀 조당이라 하였다.
5. 관면 혼인: 관면 혼인(寬免婚姻)은 혼인 장애가 공개적일 때, 외정(外廷)에서 관면되며, 비밀일 경우 내정(內廷)에서 관면된다. 신앙은 혼인보다 더 중요하므로 결혼 생활이 신앙 생활에 지장을 주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교회는 가능한 한 신앙인끼리의 혼인을 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가톨릭 신자가 소수이므로, 조건을 갖추고 서약을 하면 혼인 성사의 허락(寬免)을 받을 수 있다. 이때 배우자가 개신교나 타종파 신자인 경우는 혼종혼(混宗婚)이 된다.
그리고 서약의 내용은 신자인 경우, 혼인을 하여도 신앙 생활을 계속할 것, 자녀를 신앙의 정신으로 교육할 것을 서약하고, 비신자인 경우, 신자인 배우자의 서약을 인지하고 신앙을 방해하지 않을 것 등을 약속한다.
▶ 혼인 미사 (婚姻Missa)
관련용어 : 혼인 성사
이는 미사 중에 혼인 성사를 집전하는 경우를 말한다. 혼인 성사 전례의 핵심은 혼인하는 당사자들이 구두로 주고받는 혼인 동의, 즉 혼인 서약이다. 그리고 주례 사제는 당사자들이 혼인 성사의 의의와 전례적 특성을 잘 이해하고, 이에 유의하라고 권고한다
▶ 화살 기도
참조 : 기도 , 기도서>
이는 자녀가 부모에게 매달리듯 순간적으로 느끼는 정과 원의를 하느님께 올리며, 간절한 기도를 짧게 올리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예수 마리아 요셉, 저를 도와 주소서”,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이시여, 주님의 마음과 제 마음을 같게 하소서” 등의 간단한 말마디를 수시로 하는 경우를 말한다.
▶ 흠숭 (欽崇)
관련용어 : 공경
이는 지존하신 하느님께만 드리는 최고의 예배와 공경이다. 이를 흠숭지례(欽崇之禮)라는 말로도 사용한다. 그리고 하느님 외에 성모님께는 특별히 상경지례(上敬之禮)를 드리며, 성인께는 공경의 예(恭敬之禮)를 드린다. 물론 상경이나 공경은 흠숭과는 전혀 다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