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절집유랑을 개인적인 사정에 계속 이어나가지 못한점 죄송스럽네요..
대신해서..장곡사 유랑편을 올려 드립니다. 제가 쓴게 아니고..[사찰생태연구소]에서 퍼왔습니다. ^^..항상 많은 것을 배우는 곳이죠....
■ 칠갑산 장곡사
(칠갑산 개요)
청양 칠갑산은 안성 칠장산에서 갈라져 내려온 금북정맥 한가운데 자리한다. 계룡산․가야산과 함께 충남의 3산인 칠갑산이 그 한가운데 해발 560미터로 솟아있다. 칠갑산은 명산치고는 낮은 축에 들지만, 생태적으로는 큰 산에 든다.
서해안고속도로가 열리면서 광천을 지나 청양으로 들어가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칠갑산을 몸으로 느끼려면 공주 쪽에서 들어가는 것이 낫다. 그것도 한치터널을 버리고 한치고개를 굽이굽이 돌아야 제맛이다.
(한치고개)
구층석탑이 아름다운 정산 사거리를 지나 마치고개를 올라서면 왼쪽으로 천장호가 내려다보인다. 천장호는 칠갑산 동쪽의 논뜰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지난 1973년에 만들어진 인공호수이다.
천장호를 지나면, 충남에서 가장 높은 한치고개가 막아선다. 한치라는 지명은 한자로는 대치(大峙)요, 우리 말로는 큰고개이다. 그 큰 고개를 넘으면 청양땅이다.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 홀어머니 두고 시집 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 / 울어주던 산새소리만 어린 가슴 속을 태웠소’
초여름 뙤약볕에서 긴 긴 콩밭 고랑을 매본 사람들은 그 일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 일인지 안다. 초벌이나 재벌매기는 그래도 덜 하지만, 세벌 맬 때면 허리가 떨어져 나가는 듯하다. 호미자루 내던져 놓고 밭고랑에 털썩 주저앉아 남은 밭고랑을 헤아리며 한숨을 쉬던 산골 아낙들의 삶의 애환이 베인 칠갑산 한치고개이다.
유행가 가사에 나오는 칠갑산 산마루에 휴게소가 있다. 휴게소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를 타면 3킬로미터 거리에 정상이 있고, 정상에서 장곡사까지는 등산로를 타고 1시간 남짓 내려간다. 그러나, 등산이 목적이 아니라면 한치고개를 내려서 장곡사로 가는 지방도를 이용한다.
(대치리 장승)
한치고개를 내려가면 첫 동네가 대치리 마을이다. 청양은 공주와 함께 전국에서 장승문화가 가장 뿌리 깊은 지역이다. 대치리에도 마을사람들이 깎어만든 나무장승들이 완행버스를 기다리는 촌로(村老)들처럼 길가에 나와 서 있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장승을 세운다. 장승나무를 베러 산으로 가는 것을 마을사람들은 장승을 ‘모시러 간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장승은 산에서 내려온 자연신인 셈이다. 나무를 나무로만 보지 않는 조상들의 자연관에 절로 고개 숙여진다.
(장곡리 느티나무)
장곡사 들머리는 장곡 삼거리이다. 들머리에서 장곡사까지 십릿길이니 장곡(長谷)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는 않다.
마을 옆 도로 한가운데 6백년된 느티나무 2 그루가 서 있다. 장곡사를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나무그늘을 지나야 한다. 마치 장곡사에서 내려온 두 분 인왕 같으시다. 그 중 한 그루는 도로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장곡사로 가는 신작로가 날 때 하마터면 베어질 뻔 했으나, 마을 사람들이 소매 걷어부치고 나서 마을 수호목을 막았다고 한다. 자연을 지키는 선근(善根)이 따로 없다.
(어을항천)
길 옆으로 맑은 어을항천 개울이 흐르고 있다. 장곡사 골짜기에서 내려온 어을항천은 아래로 내려가면서 ‘작천(까치내)’, ‘지천’ 등으로 불린다. 금강의 상류에 속하는 이 물줄기는 구간구간에 여울과 층암절벽이 아름다운 지천구곡을 만들어내면서 금강 본류로 들어간다.
지천구간에는 참종개, 눈동자개, 각시붕어, 칼납자루, 중고기, 참중고기, 긴몰개, 돌마자, 자가사리, 얼룩동사리 등 10여종의 민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다. 인적 드문 곳에는 원앙, 청호반새, 물총새 등의 조류가 날아들고 있다.
한때 자취를 감추었던 참게가 최근 지천 구간에 대량 방류되면서 어을항천까지 올라온다. 이제 가을이 깊어지면 주민들은 참게 통발을 놓느라 신이 날터이다.
그러나, 어을항천은 몇 군데 소를 제외하고는 추수 이후 봄까지 갈수기에는 돌자갈 바닥이 허옇게 드러나는 언더피트(underfit) 개울이 되고만다.
(장승공원-일주문)
장곡사 공용주차장을 지나면 장승공원이다. 수천 기의 장승과 솟대들이 갖가지 표정으로 서 있지만, 장승과 솟대를 믿을꺼리에서 단순한 볼꺼리로 추락시킨 이벤트 문화에 혐오를 느끼면서 일주문을 지난다.
장곡사에서 내려오는 계류는 실낱같다. 계류 주변에는 왕버들, 자귀나무, 느티나무, 산딸나무, 사시나무, 칡 등이 어울어져 있고, 비탈에는 군데군데 소나무가 보인다.
버들치를 노리다가 인적에 놀란 해오라기 한 마리가 허공을 가르며 푸더득 날아오른다.
(하대웅전)
장곡사가 앉은 자리는 칠갑산의 서사면이다. 395봉과 316봉 사이의 송골에 자리잡고 있다. 골짜기가 좁아서 전각들이 모두 비탈의 석단 위에 앉아있다.
장곡사 가람배치는 세 구역으로 나누어진다. 하대웅전 영역에는 하대웅전, 설선당, 운학루, 범종각 등이 자리하고 있다. 상대웅전에는 상대웅전, 응진전, 염화실 등이 자리하고, 삼성각 영역에는 삼성각과 별당채가 자리하고 있다.
경내에 들어서면 먼저 하대웅전을 만난다. 장곡사를 소개할 때 많은 사람들은 ‘대웅전을 둘 가진 절’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건 별로 의미가 없다. 전각에 내걸린 현판만 같을 뿐, 두 대웅전에 모셔진 부처님은 각기 다르다. 말하자면, 현판을 잘못 내 걸었을 뿐이다. 하대웅전은 약사보살을 모신 ‘약사전’이요, 상대웅전은 비로자나불을 보신 ‘대적광전’이다.
(구유)
장곡사는 한때 종무소로 사용하던 운학루를 해체복원하는 공사로 조금은 분다하다.
운학루에서 조금 비켜선 자리에 범종루에는 그 옛날 대중들의 공양밥을 퍼담던 큰 구유가 놓여있다. 일부 자료에는 비자나무로 만들었다지만, 아무래도 믿기지 않는다. 비자나무는 따뜻한 성질을 가진 나무로, 금강 이북에는 자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름이 1미터나 되는 비자나무는 제주도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무결을 보면 영락없는 느티나무이다. 충청도지역에서는 느티나무를 ‘싸리나무’라고 부른다. 장곡사 보살님도 그렇게 부르고 있다.
범종각에는 코끼리 가죽으로 만들었다는 큰 법고가 있다. 모과처럼 울통불퉁해서 자연미가 돋보이는 법고이다. 앞뒤로 여기저기 찢어져서 세월을 느끼게 하는 고물(古物)이다. 그것을 버리지 않고 여태껏 모셔온 대중들의 뜻이 고맙다.
(설선당)
장곡사 전각들은 찻집을 빼고는 맞배지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 중에서 설선당은 익량을 달아서 좀 특이한 모습을 보여준다. 정면 4칸을 그대로 지키면서 오른쪽에 익량을 내단 특이한 외관을 갖추었다. 파격(破格)이 주는 눈맛이 예사롭지 않다.
설선당은 요사채를 겸하고 있는 생활공간으로, 부엌 안에는 조왕신(竈王神)이 모셔져 있다. 부뚜막 위쪽에 탱화로 모셔진 조왕신은 우리네 토속신앙이 불교에 습합된 한 예이다. 특히 비구니 처소에서 그런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 한때 장곡사도 비구니처소였던 적이 있었다.
조왕은 불의 신이다. 불은 어둠을 밝히기는 등명의 존재이면서 삿된 것을 불태워 없애는 정화의 존재이다. 그러기에 화마를 막아주는 벽사(辟邪)의 숨은 뜻도 함께 지니고 있다. 또, 조왕은 재물을 모으고 간직하는 축재의 능력도 동시에 갖고 있다.
(텃밭)
하대웅전에서 상대웅전으로 가는 계단 왼편으로 텃밭이 있다. 운학루 불사 과정에서 나온 톱밥 등을 밭에 뿌려 놓았다. 썩으면 좋은 거름이 될 터이다. 작은 일이지만, 자연환경을 위한 배려와 관심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예전 같았으면 해우소 매질(媒質)로도 요긴하게 쓰였을 톱밥이다.
(계단 주변 컴프리)
계단 주변의 화단은 차라리 풀밭에 가깝다. 엉겅퀴, 컴프리, 옥잠화, 맨드라미, 개망초, 머위, 금잔화, 고들빼기, 메꽃... 등등이 풀밭 속에서 저대로 피고 진다.
컴프리는 유럽에서 온 들어온 여러해살이풀이다. 속이 빈 줄기는 전체에 흰 털이 나 있고, 잎은 거칠고 두껍다. 스님들이 약제와 사료용으로 수입된 컴프리를 이 산중에 심은 것은 아무래도 꽃을 보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여름에 꽃대가 올라와 종처럼 생긴 예쁜 연자주색 꽃을 조롱조롱 매단다.
(잠자리)
풀밭 위로 노랑띠잠자리들이 쉴 틈없이 날아다닌다. 노랑띠좀잠자리는 8월 중순의 장곡사 경내에서 관찰되는 잠자리 가운데에서는 개체수가 가장 많은 종이다. 특히 두 대웅전 사이의 경사진 풀밭은 그들의 삶터이다.
노랑띠좀잠자리는 비교적 몸집이 작은 편에 속하며, 황갈색으로 투명한 날개 끝의 중앙에 넓은 갈색 띠가 있다. 가장자리 무늬는 적색이거나 황색이다. 배는 붉고, 수컷은 무늬가 없으나 암컷에는 작은 흑색무늬가 있다. 습기가 있는 들이나 계곡에서 주로 관찰된다.
(장곡사 곤충)
장곡사 경내에는 네발나비, 여덟팔나비, 호랑나비, 긴꼬리제비나비 등등 몇 종류의 나비들이 눈에 띈다. 이 나비들은 반드시 경내에 피어있는 꽃들을 탐해서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냉혈동물인 나비들은 수시로 햇볕으로 나와서 자신의 몸을 데워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칠갑산에서 특산종인 유리창나비와 희귀종인 쌍꼬리부전나비를 비롯하여 일본에서만 보고된 쥐색매미나방, 제주태극나방 등이 최근 새롭게 채집되었다.
(상대웅전)
칠갑산은 변변한 암봉 하나 없는 전형적인 육산이다. 그러나, 상대웅전 뒤로 돌아가면 가슴에 품고 있던 내밀한 암반을 어미의 젖가슴처럼 열어 보인다. 상대웅전은 그 가슴팍을 가리운 전각이다.
상대웅전 내부는 네모난 판벽돌이 깔려있다. 따로 신앙적인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불교 도래 이후 고려 때까지 사찰의 전각 내부 바닥은 판벽돌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다가 대웅전이 금당에서 설법 중심의 건물인 법당으로 용도가 바뀌면서 사람들이 들어가 앉을 수 있도록 마루를 깔게 된 것이다.
(상대웅전 계단)
상대웅전과 한마당에 자리한 응진전 옆에는 불두화가 있다. 더위를 참지 못하고 일찌감치 꽃들을 떨구었다.
삼성각으로 내려가는 계단 좌우에 자주달개비를 심어놓았다. 이미 꽃은 지고 보이지 않는다. 초본류들은 꽃이 지고나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자주달개비는 오래 전에 미국에서 들어온 원예식물이지만, 내한성(耐寒性)과 지질 적응력이 강하여 재배하기 쉬워서 사찰에서도 쉽게 눈에 띈다. 봄이나 가을에 포기나누기로 번식시킨다.
자주달개비는 방사선 또는 자외선 등에 민감하기 때문에 생태학에서는 환경지표종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방사선이나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자주색 꽃이 분홍색으로 바래기 때문이다.
(느티나무 주위 상사화)
계단 옆에 늘씬하게 생긴 느티나무 한 그루가 시원한 그늘을 부처님께 공양하고 있다. 수령이 8백년을 넘은 노거수이다. 사찰에는 아직도 노거수들이 많이 남아있다. 그러나, 수백년 된 나무들을 함부로 베어내서 언론의 질타를 받는 등 최근들어 절에서 노거수를 함부로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총무원에서 관리대장이라도 만들어서 기록으로 남겨두면 좋을 것이다.
느티 그늘 아래는 온통 연분홍 상사화 꽃밭이다. 모두가 사람 손으로 심어진 것들이지만, 느티나무 등걸과 어울어져서 너무나 천연덕스럽다. 상사화 군락은 설선당 뒤쪽 비탈에도 소담스럽다.
상사화는 백합목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 알뿌리식물이다. 원산지가 중국이며, 현재 사찰에서 많이 심고 있는 걸로 미루어봐서 신라 또는 고려 때 스님들이 들여온 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따뜻한 기후를 좋아해서 북한지역에서는 야생되지 않는다.
상사화라는 이름은 여름에 잎이 시들어 없어진 다음에야 꽃대가 홀로 돋아서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고 해서 상사화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삼성각)
삼성각 주변에는 늙은 소나무들이 굴참나무와 함께 그윽하게 어울려 있다. 나이가 들기 전까지는 아웅다웅 싸우다가도 나이가 들면 저렇게들 점잖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노송은 그 어느 나무보다 산신각에 잘 어울리는 나무이다.
굴참나무는 소나무와 함께 칠갑산의 자연림의 주요 수종이다. ‘굴’은 곧 나무 껍질에 나 있는 ‘골’을 가리킨다. 굴참나무는 참나무 종류 가운데 수피가 가장 두껍고 거칠게 발달해있다. 코르크 성분의 수피는 옛부터 비가 새지 않고 보온성이 좋아 산중 토굴의 지붕을 이는 재료로 사랑 받아온 나무다.
(찻집)
근래 삼성각 아래에 근사한 찻집이 하나 생겼다. 굳이 ‘근사’라는 용어를 구사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이 찻집은 근래 사찰 경내에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는, 국적미상의 찻집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전통적인 아치(雅致)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찻집 건물이 주위의 전각이나 자연과 조화를 잘 이루고, 흔하디흔한 통유리 대신 전통 사찰문창호를 두고, 서구식 테이블이 아니라 앉은뱅이 다탁을 놓고, 절에서 나온 폐기와나 폐자재 등을 재활용하여 도구나 소품을 만들고, 인테리어의 주제를 ‘불교’에서 찾아내고 있다는 점 등등이 무엇보다 고맙고 이쁘게 보인다.
열린 문으로 쇠측범잠자리 한 마리가 날아들어와 객이랑 놀자며 이리저리 날아다닌다. 처마밑에는 장수말벌이 집을 지었고, 딱새가 보머리에 둥지를 틀었다. 이 정도라면 집은 굳이 인공물이 아니다.
(등산로)
찻집을 내려오면 운학루 맞은편으로 등산로가 나 있다. 정상까지는 꽤 먼 거리이지만, 해발 높이가 낮은 만큼 등산로는 숨가쁜 곳 없이 비교적 완만하다.
등산로 초입에는 늙은 소나무와 참나무들이 분위기를 그윽하게 만들어준다. 사람손이 별로 닿지 않은 자연의 숲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소나무는 칠갑산의 대표수종으로, 전체적으로 골고루 분포되어있다. 그러나, 이곳 장곡사 주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람손으로 심은 2차림이다. 그것은 사유림에 비해 장곡사 사찰림의 자연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는 이야기와 맥이 통한다. 이것만으로도 사찰의 내셔널트러스트 역할이 충분히 설명되고 남는다.
(칠갑산 풀꽃)
등산로를 타고 정상을 향해 오르다보면 발아래 산기슭과 마을들이 내려다보인다.
칠갑산 야생화는 환경부 지정 보호야생 식물인 천마(제15호)와 미나리 아재비과인 산작약(제26호)을 비롯해 털잔대, 흰여로, 참줄바꽃, 은방울꽃, 매발톱꽃, 깽깽이풀, 금낭화, 금새우란, 범부채, 꿩의 비름, 심초롱, 제비동자, 노루오줌, 개미취, 앵초 등 다양한 종류가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8월 한여름은 꽃들도 쉬는 계절이다. 기름나물 등 몇 종을 제외하고는 꽃들도 휴가기간이다. 더위가 한풀 꺾여야만 가을꽃들이 서서히 터질 것이다.
드문드문 흰꽃을 피우기 시작한 기름나물은 칠갑산에서는 산 중턱 아래 햇볕이 잘 드는 풀밭에서 관찰된다. 이름 그대로 봄에 나물로도 먹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잘 자란 것은 키가 어른 허리 위로 자란다. 위쪽에서 우산살처럼 비교적 가지가 많이 갈라져서 흰꽃을 피운다.
(등산로 거위벌레)
등산로를 따라가다보면 도토리가 달린 채 떨어진 나뭇가지들이 여기저기 많이 눈에 띈다. 지나는 사람들마다 머리 위를 쳐다보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이것은 거위벌레가 여린 도토리 속에 알을 낳은 뒤 일부러 가지를 잘라 땅에 떨어뜨린 것이다.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있으면 따뜻한 온기를 받지 못해서 부화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부화된 애벌레는 도토리 속에서 도토리를 갉아먹고 자란다.
(숲)
칠갑산은 온대 중부와 남부가 만나는 지역인 관계로 두 지역의 식생을 두루 보여주고 있다. 칠갑산의 숲을 3등분했을 때 아래쪽에는 떡갈나무․굴피나무․백동백나무․거지덩굴․장구밥나무 등이 많이 보이고, 장곡사 윗쪽으로는 굴참나무․상수리․까치박달․갈참나무․층층나무․느티나무․고로쇠나무․팽나무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해발 5백미터 이상에서는 굴참나무․굴피나무․산철쭉 등이 주종이다.
1973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인근 지역의 산림보다 많이 건강해졌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인공림이 차지하는 면적이 상대적으로 넓어서 생태적 매력은 적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