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 내의 전국의사 골프 동호회인 메디골프의 2009년 춘계정기 모임이 대전 유성 cc에서 4월 26일 있었습니다.
의사들 골퍼로서는 전국 랭커도 있고 핸디가 다들 한자리 숫자인데....
제가 아마도 꼴등일 겁니다. ㅎㅎ
제가 그곳에 올렸던 라운딩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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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눈이 반쯤 감긴 채로 졸립습니다.
토요일 부터의 피곤이 아직도 풀리지 않고
여러가지 일로 더 하니 오늘은 저녁은 만사 제끼고 푹 잘까 합니다.
이제서야 이곳에 들어와서 여러분들이 남겨놓으신
흔적을 밟으면서 이삼일 전의 느낌을 다시 더듬어 봅니다.
4월 25일....토요일
언제였드라 벌써 두 서너달 쯤 전 이었을 거 같다.
준엽 형님에게 올해 춘계 모임을 언급해서
날짜와 장소를 건의 했던게...
그리하여 어찌 어찌해서 날짜와 장소를 잡고,
또 세부적인 일정을 준엽형님이 만드시더니
결국 그날이 온 것이다.
며칠 전 부터 설레이는 것은
마치 어린 시절 소풍가기전에 설레임과 비슷하리라.
진정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것에 대한 기대나 희망은
나이가 많고 적음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마치 낚시꾼이 낚시를 가기 전의 즐거움이 실제 낚시에
임했을 때 보다 행복감이 더 하는 것과 마찬 가지 듯이...
골프채를 청소하고 골프 볼을 주머니에 채워놓고,
골프복을 챙기면서 느끼는 행복감은
골프꾼이나, 낚시꾼이나 똑 같을 것이다.
다만, 잔디밭에서 노는과 물에서 노는 것이 다를 뿐....
아무튼, 이른 새벽에 일찍 일어나 연습장에가서
어프로치 몇개 하고 가방에 골프채를 청소해서 가지런하게
정리하고 골프공도 새걸루 준비해서 차 트렁크에 싣고,
오후 진료가 2시까지라 그때까지 흥겨운 마음으로 진료를 했습니다.
광주에서 만날 간판업자에게 양해을 구해 백양사 휴게소에 나오시라해서
3시 30분에 만나서 계약서 쓰고,
5시에 전주에서 물리치료 장비업자 만나 장비 몇게 골라서 계약서 쓰고
6시에 전주에서 방사선 장비업자 만나 c-arm 사고 계약서 쓰고.....
어찌해서 부리나케 달려 봤지만, 약속 시간인 7시 보다 약간 늦은 시간에 겨우 유성에 입성....
네비게이션이 가르쳐 준 호텔에 파킹하고 만남의 장소로 달려 갔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 .....
그 언젠가 파인힐스에서 두어 번인가 인사드린 강 명식형님,
파인힐스와 제주 그리고 남해에서 몇번의 라운딩을 같이하신 박 도웅형님
세월이 흘러도 늘 한결 같은 메디골푸의 '구준표' 김준협 형님,
정말 오랜만에 다시 만난 전라방의 전사 장용근샘....
소주 3잔의 주량으로 지금껏 살아온 나였지만,
오늘 밤은 그 한계를 훨씬 넘어서 밀려오는 알콜의 압박감이
즐겁게 맞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인지.... 나의 몸은 이미 선배님들의 달콤한 이야기와
달짝지근한 복분자가 어우러져 온몸이 그 속에서 허느적 허느적......
2차로 가서 다시 시원한 생맥주로 입가심을 하면서도...
오늘따라 왜이리 술이 달지...
속으로 생각하며 홀짝 홀짝하다보니
이미 내 몸은 내 몸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이런 날이 일년에 한 두차례 있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 입니다.
내일 골프는 내일의 일이고....
오늘은 주님을 영접하는 날 일 뿐이고...ㅋㅋ
깊은 밤 한시가 넘어서야 맥주집에서 털고 일어나
몇 시간 안되지만, 눈을 붙이기로 하고.
4시반에 알람을 맞춰 놓고 잠을 청해봅니다.
잠 잘 시간을 넘겨 버리면 잠을 잘 못이루는 성질인데다가
술 몇잔 먹은 게 머리를 아프게 하고
낯설은 방바닥에 잠을 자려고 누었지만,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다가
결국 꼴닥 날을 새고....
알람 시간 보다 이르지만, 그냥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말았습니다.
잠자기를 포기 한겁니다.
옆에 있는 안광범 샘도 나랑 비슷한 처지인 것 같이 잠을 못 잔거 같고,
그래도 꿋꿋하게 열심히 잠을 자는 유병희 샘이 부러울 뿐...쩝
아침을 근처 해장국집에 가서 속 아픈 것을 달래 보지만,
먼놈의 해장국 맛이 짠맛과 매운 맛 뿐입니다.
진하고 은근한 맛을 기대했지만....
음식은 역시 절라도가 제일이여......ㅠㅠ
새벽공기를 가르며 유성 cc에 도착 민생고(응아)를 해결해야 하는데...
화장실에 가서 오랫동안 씨름만하다 요란한 소리만 내고
건데기는 결국 실패했습니다.(ㅠㅠ 불길한 징조)
헛 심만 쓴 탓에 몸풀시간이 부족해 퍼팅그린에서 스피드 체크도 못하고
오늘 골프는 아무래도 힘든 하루가 될 듯.....
아침에 약간 쌀쌀한 기운이 상쾌한 느낌이고...
하늘에는 구름은 많지만 맑은 날씨입니다.
첫번째 홀의 티박스에 올랐다. 파4 내리막 좌측으로 휘어진 개다리 홀
전날 과음한 탓으로 아직 몸이 덜 풀리신 명식형님
후배들이 보는 지라 부담스러 웠을 자리지만, 그런 우려를 떨쳐 버린 멋진 티샷을 보여 주셨다.
명쾌한 소리에 쭉쭉 빵빵.... 와 ! 엄청 길게 치신다
나중에 보니 그린 옆 엣지에 공이 놓여 있었다. 과연....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엣지에서 3미터니까 거의 295미터를 날아 온것입니다.
말로만 듣던 괴물을 실제로 보니.... 후덜덜....
두번째로 도웅형님 티샷.
항상 안정된 자세로 거리도 제법 길게 치시고 늘 페어웨이를 지키기 때문에 허점이라곤 찾아 볼수 없다.
약간 우측으로 밀렸으나 페어웨이에는 조심스레 자리 잡니다.
클럽 챔프전에 마지막 날까지 남아서 챔프를 차지하려는 실력이니 뭐 따로 할말이 있으랴?
세번째 안광범 샘.... 호남형에 체격 조건이 부럽다. 오랜 구력이 보여주듯 깔끔한 백스윙에
피니쉬 까지 부드럽게 이어진다.
당연 공도 멋진 탄도를 보이면서 빤듯이 그리고 멀리 날아간다....
어제 토요일에 서울근교 화산 골프장에서 텔레비젼에서 많이 나오는
고덕호 프로하고, 작년 KLPGA 다승왕인 서희경 프로하고 라운드를 하고
내려와 피곤하지만, 그래도 오늘도 씩씩하게 볼을 친다.
부럽다..... 서희경 프로 싸인 볼이라도 달라고 부탁해야징...ㅋㅋ
마지막 내차례, 제일 하수여서 그런지 잔뜩 긴장했다.
아직 몸은 덜 풀렸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 졌다.
속으로 리듬만 하나 둘 셋 .... 세어 본다.
첫 번째 홀이므로 가볍게 맞춘다는 느낌으로 페워에이에다 갖다만 놓자라는
생각으로 조심스럽게 친다.
무난하게 날아간다.... 페어웨이 중간에 있을 것 같다.
유성 cc는 2인용 카트을 타기때문에 운전하면서 내려가는 기분도 다른 골프장과 달리 색다른 경험이었다.
내리막 라이... 거리는 40미터가 못되어 52도 웻지로 하프스윙 해본다...
아뿔사... 좀 길었다. 거리만 보고 내리막을 생각안해 길어졌다. 그린을 맞고 버해서 그린 엣지에 멈춘다.
내리막 라이... 어푸로치...했지만, 원 펏으로 마무리 하기에는 좀 멀다.
그린이 빠르다는 말에 가볍게 텃치 했으나... 이슬때문에 그런지 그렇게 빠르다는 느낌이 아니네...
보기... 다른 분들은 모두 파...
첫 홀부터 보기네...
산뜻하지 않은 출발....
오늘은 만지지는 못하고 '보기'만 하는 변태가 탄생할 조짐이다....ㅠㅠ
나도 'O'하고 싶은데... 보기만 하면 안되는데...ㅋㅋ ('O'은 파 입니다. 혹시 오해 할 까봐 )
이렇게 시작한 첫 홀 부터... 마지막 홀까지 결국 나는 변태가 되었습니다.
그것도 확실하게 가끔 오리하고 갈매기도 보면서....ㅋㅋ
왜 그랬지? 생각해 보면.... 수십가지 이유가 일겁니다.
골프가 안되는 99가지의 이유가 있고
마지막 한가가 더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오늘은 왠~~~지 안되네...~~~~"
ㅋ
밤 늦게 까지 술마시고 아직 도 덜 깨신 명식형님의 위기 관리 능력이나
후배들 보다 훨씬 더 많이 마시고도 무거운 몸에
당신께서 늘 불평하신 탑핑성 아연삿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스코어를 콘트롤 하신 도웅형님.
나랑 비슷하게 잠못 이룬 밤을 지낸 안광범 샘은
전반에는 볼이 안맞은 듯 해도
후반에는 원래의 모습을 찾으셨고...
전반이나 후반이나 정신 못차린
나는 명랑 골프에 만족하는 선에서 스스로 합의를 보고
또 나름 의미를 부여하고 ....
ㅋㅋ
11시도 안되는 이른 시간에 점심 식사겸 시상식에서
행운상같은 부상을 받아들고 솔직히 많이 무안했습니다.
맛있는 점심과 짧은 만남을 아쉬어하며....
우리는 다음 가을 대회를 기약했습니다.
유성에서의 모임을 흔쾌히 허락하시어 부킹에, 후배들 챙기시느라
고생하신 명식형님 처음 같이 쳐 봤지만,
고수의 카리스마와 아우라는 감동이었습니다.
다음에 혹시 같이 하실 기회가 된다면
열심히 연마해서 좋은 장면 많이 보여
드리겠습니다. (ㅎㅎ 명식형님 많이 늙으시면 그때나 넘 볼려나?)
골프에 대한 철학이 있고, 남다른 애착이 강하고 자기만의 샷을 늘 다듬는
도웅형님은 여러 후배들의 멘토이고 목표이고 전철입니다.
늘 배우고 따라 하고 싶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오랫동안 멋진 샷을 보고 싶습니다.
아픈 허리 때문에 좋아하는 골프를 맘껏 즐기지 못해 안타까운 홍준형님.
늘 넉넉한 웃음과 마음으로 후배들을 편하게 해주 십니다.
아무쪼록 몸 건강이 잘 관리 하시어 가을 대회에는 같이 좋은 자리에서 뵙고 싶습니다.
메디골푸의 수장으로 어께가 무거우실 텐데....
아무런 불평이나 불만없이 한 그룹을 이끄시는라 애쓰는 준엽이형...
이번에는 큰 힘이 못 되드려 죄송합니다.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있기에 누군가 다시 돌아와도 이정표가 되듯이
메디골푸의 지킴이로서 자리가 쉽지는 않을 터인데... 고맙고 존경합니다.
나중에 나이가 더 들고 세월이 지나고 함께 늙어(?)갈 지라도 좋은 자리를 함께 하고 싶습니다.
멀리 가족들을 캐나다로 보내고 홀로이 기러기 신세로 맘껏 골프를 즐기시는 유병희 샘.
오랜만에 뵙고 반가 웠습니다.
지난번 보다 살이 없어 보이는 유병희 샘도 혼자 사는 시간이
그리 쉬어 보이지 않아 좀 측은 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같은 기러기 신세( 전, 국내 기러기 ㅎㅎ)지만, 혼자 보내는 시간에 골프에 전념 하는 게 부럽기도 합니다.
어려운 결정으로 남도에서 서울로 와서 다시 새로운 일을 하시는 장용근샘...
골프를 치기에 조금은 힘든 환경이지만, 골프에 대한 열정을 늘 다듬고 보듬으면서
늘 함께 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두드리면 늘 열릴 겁니다.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좋습니다.
가을에는 더 좋은 모습 기대 합니다. 저도 같이...ㅋㅋ
처음으로 뵙는 한승탁 샘....
메디골프의 이력서에는 제주도로 나와 있어 초면에 실례를 했습니다.
평택에 계시면 부안하고도 그리 멀지가 않군요....
좋은 자리있으면 불러 주세요...
저는 전국구 입니다. 어디라도.... 달려 갑니다.
그리고 안광범 샘....
저보다 연배는 어리지만, 구력은 갑절 선배이신 장타자에 멋진 폼으로 ....
솔직히 부러웠습니다.
샷이 무척이나 깔끔하고 도웅형님 말씀대로 Smart!!
첫 만남에 허접한 저의 모습에 실망하셨죠
저 원래 안 그렇거든요....ㅋㅋ
다음 번에는 좋은 모습 보여 드릴께요( 그건 그때 가 봐야 알겠지만...서두)ㅋ
그 동안 못 보신 분을 오랜만에 봐서 좋았고
작년에도 보신 분들은 올해도 봐서 좋았고
올해 처음 보신 분들도 내년에도 볼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다들 건강하시고 수고 하셨습니다.
맘멈고 오늘은 아침 내내 시간 나는 데로 적어봅니다.
이제 점심 먹으로 올라 가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