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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 '쏟아지는' 신제품들 어느새 가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점차 실내 활동이 늘어가는 요즈음 홈씨어터 매니아들에겐 즐거움반/ 고통 반의 소식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미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던 제품들의 후속작들의 출시소식이 줄줄이 준비 중에 있으니까요. 이미 해외에선 발매가 시작되었기에 언제 국내에 정식 출시가 될 것이며 그 가격대는 어떻게 될 것인가가 애호가들의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성격이 급하신 분들은 부지런히 구매대행 싸이트를 헤매며, 정발이냐 내수냐를 두고 갈등하고 계시겠지만... ^^ 이미 프로젝터를 보유하고 있는 분들은 어떻게 비자금을 마련하여 업그레이드를 할 것인가, 새로 프로젝터를 구매하시려는 분들은 화려한 스펙의 신제품이냐, 신제품출시 덕분에 쏟아져 나온 저렴한 가격의 중고품이냐를 두고 게시판을 들락거리는, 말 그대로 고민과 갈등의 시기가 다가 오고 있습니다. 일견하기에도 파나소닉의 AE-500, 산요의 Z2, 샤프의 Z-11000과 Z-91E, NEC의 HT-1100과 LT-240K, 엡손의 TW-200, 옵토마의 H-76과 H-30 등, 그 리스트가 숨막힐 정도입니다. 영화계에서는 새로운 신작보다 후속작이 넘쳐나는 것이 문제다라는 비판이 많은데, 하드웨어에서도 그와 같은 비판이 가능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하드웨어야 업그레이드만 확실하다면, 후속작이라고 폄하되기는 커녕, '명가의 자식'으로 더 환영받게 되니까요. 위에 언급한 후속작들은 출시전에 DP를 통해서 충분히 소개가 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신제품 소개 러쉬의 출발은, '가문의 영광'을 노리는 후속작이 아닌, '자수성가'를 노리는 히다치의 PJ-TX10로 하게 되었습니다. ^^ 2. PJ-TX10의 외관과 기능 사람뿐만 아니라, 제품에 있어서도 첫 인상은 중요합니다. 박스 개봉부터 상당히 짜임새있게 포장되어 있던 TX10은 굉장히 깔끔한 인상의 소유자였습니다. DP시연회때 제대로 보지 못했던 저에게는 실질적인 첫 대면에서 좋은 인상을 주는데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사진 1> TX10의 전면 : 최고 수준의 디자인
<사진 2> 후면1 : 몸가짐을 단정히..^^
<사진 3> 후면2 : DVI가 있었다면... 뒷면의 단자부도 매우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마치 옷 매무새를 가다듬 듯이, 단정하게 닫아둘 수 있는 개폐식 단자부입니다. 사진에서 드러나듯, 지원되는 단자는 컴포넌트 1, D-sub 1, S-VIDEO 1, COMPOSITE 1로 평범한 수준입니다. DVI(with HDCP)가 지원되지 않는 것은 단점이 될 수 있겠네요. <사진 4> 렌즈 쉬프트 : 어디라도 함께.. TX10이 가장 자랑할 만한 기능인 렌즈 쉬프트 조절 부분입니다. 상하/좌우가 모두 가능한 형태로 매우 폭넓은 설치 편의성을 자랑합니다. 역시나 자세가 좋은 렌즈는 2배 광학줌이 가능하여 와이드 80인치를 2m 10cm에 구현하는 실력을 뽐냅니다. 이 두 지의 조합이면, 어떤 환경에서도 대화면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듯 보입니다. 투사거리가 짧거나, 천정을 뚫기가 부담이 되는 분들에겐 너무나도 매력적인 콤보겠죠? <사진 5> 리모컨 : 좋은 그립감, 백라이트였으면.. 리모컨은 편의성과 디자인이 잘 조화된 형태로, 최근 같은 가격대에 프로젝터 신제품군의 리모컨이 대부분 카드형으로 나온 것에 비하면 거의 하이엔드급에 가깝습니다. ^^; 개인적으로 손에 쥐는 모든 제품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립감이란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그 점에선 더할 나위가 없었습니다. 키 배열에 있어서 자주 쓰는 기능을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어 편의성도 괜찮습니다.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백라이트가 아닌 야광식 버튼인 점입니다만, 해외 출시 가격대를 생각하면 원가 절감의 측면에서 이해는 가능합니다. 스펙상 소음레벨은 28db(노멀)/25db(정숙모드) 준수한 편이고, 램프는 2000시간까지 사용이 가능하여 평균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팅은 기본 4가지 감마 모드(CINEMA, DYNAMIC, NORMAL, CUSTOM)에, RGB의 감마 및 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수준까지 제공됩니다. 이 가격대에선 충분한 세팅환경이겠죠. 3. PJ-TX10의 실력 : 충실한 기본기 기본적으로 TX10은 854*480 해상도의 LCD판넬을 가진, 흔히 말하는 WSVGA급 프로젝터 입니다. 여기에 700ANSI의 밝기와 800 : 1의 컨트라스트비를 가졌습니다. 매우 익숙한 스펙이죠? 이미 이 등급에서는 파나소닉의 AE-300과 산요의 Z1이 작년부터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PIONEER 베이스의 비디오 회로를 가진 MARANTZ DV-8300을 통해 DVD 소스를, PANASONIC의 NV-DH2와 삼성의 K-165의 조합으로 HD 소스를 그레이 스크린을 통해 시청했습니다. 테스트 소스로는 제가 지겹도록 사용하는 와호장룡 슈퍼비트와 몬스터 주식회사 외에, 블랙호크다운SDE, 라이언킹 스폐셜 버전, 세렁게티(이상 코드 3 DVD), 보아 일본 라이브, 버티컬 리미트, 다모 1,2편(이상 HD소스)을 사용했습니다. 간단히 스크린 샷을 보시죠. <사진 6> 스크린 샷 1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몬스터 시티의 가을 거리.
<사진 7> 스크린 샷 2 : 장양의 피부색...
<사진 8> 스크린 샷 3 : 아프냐? 나도... 세팅은 CINEMA모드를 기준으로, AVIA를 사용하여 간단하게 밝기/명암/샤프니스/컬러/HUE정도만 손보고 RGB 색농도와 감마 자체는 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청했습니다. 스크린 샷은 MINOLTA DIMAGE-7i로 촬영된 것 입니다. 전체적인 색감은 데논류의 차분하고 투명한 색감입니다. 처음에 시청했을 때 제가 리뷰용으로 받았던 데논 플레이어를 잘못 턴인 했나하고 순간 흠칫할 정도 였으니까요. 물론, 스크린 샷으로 화질을 판별하기는 쉽지 않으실 겁니다. 저 역시 웹에서의 리뷰를 볼 때 스크린 샷은 거의 보질 않습니다. 카메라를 거치는 동안 왜곡이 많이 되기 때문이죠. (기울어진 각도를 보시면 알겠지만, 제가 잘 못 찍기도 합니다.) 고로 중요한 것은 실제 시청한 사람의 최종적인 소견일 것 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여기에 대해서 특별히 할말은 많지 않습니다. 굳이 말을 풀어 낸다면야 구체적으로 지적할 수도 있겠지만, 오프라인 잡지처럼 굳이 지면을 채워야 할 필요가 없으므로, 중요한 결론만 이야기하겠습니다. 4. 개인적인 평가 제가 같은 가격대/같은 등급의 프로젝터중 깊은 인상을 받은 프로젝터로는 AE-300, Z-1, TW-10(EPSON), HC-1(MITSBISHI)정도가 있습니다. AE-300은 격자 문제 해소로, Z-1은 사용자 편의성, TW-10은 좋은 암부계조력, HC-1은 뛰어난 색재현성에 있어 각각의 특장점이 있습니다. TX10은 분류하자면, Z1과 같은 계열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충실한 기본기(화질)에 렌즈 쉬프트와 2배줌 렌즈로 무장하고 덤으로 미려한 디자인까지 겸비한 제품입니다. 결론적으로 가장 마지막에 나온 제품답게, WSVGA급 LCD프로젝터로서 가장 높은 완성도를 가진 제품이라는 평가가 가능합니다. 여기까지만 쓰고 끝내는 것이 가장 안전한 리뷰가 되겠지만, 그렇게 되면 제가 가장 싫어하는 두리뭉실한 리뷰가 될 것이기에 몇자 더 적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주관적인 판단이 많이 개입된 글을 좋아합니다. 주관적인 글은 설혹 필자가 틀리더라도, 틀렸기에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있지만, 두리뭉실한 좋은게 좋은 것인 글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프잡지에선 상당히 힘든 부분이지만요.
사실 중요한 점은, TX10의 자체적인 성능보다 실제 소비자의 구매선택에서 TX10이 어떤 위치를 차지할 것인가..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에서의 상대적인 위치가 앞으로의 TX10의 운명을 가름하는 키워드가 되겠죠. 역시나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대일 것입니다. 현재 저에겐 정확한 소비자 가격이 주어지지 않은 상태이기에 예상으로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시다시피 기존 LCD프로젝터의 후속작들, AE-500, Z2, TW-200은 720p 해상도에 1000:1을 상회하는 컨트라스트비를 스펙상 보유하고 있습니다. 제가 현재 위의 기종들의 화면을 직접 보진 못했습니다만, 아무리 못한다 한들 격자와 HD에서의 약점은 확실하게 없어질 것입니다. 여기에 앞으로 활발한 보급이 예상되는 DVI with HDCP (여기에 관해선 기존 HD593리뷰를 참조해주세요..^^) 대응도 가능합니다. 거기에 1200~1300 : 1의 컨트라스트비가 단지 스펙상의 수치만이 아닐 경우 왠만한 DLP 프로젝터는 명함도 못 내미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편으로 화질 하나만 놓고 보면, LT-240K라는 강력한 도전자가 있습니다. (240K의 개인적인 시청 소감으로는 몇몇 단점에도 불구하고 HT-1000, HT-1100보다 나은 점이 있을 정도로 인상적인 화면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위의 기종들이 일본 현지가격대로 국내에 수입될리는 없고, 기본적인 가격정책은 유지될 것이기에 기존 WSVGA급 프로젝터들은 어느정도 가격 경쟁력은 가지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국내 가격과 일본 현지 가격차가 너무 많이 나게 되거나 국내 런칭을 늦춘다면, 소비자들은 쉽게 내수용에 눈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 한편으로 기존의 WSVGA급 모델들의 중고 매물들도 많이 나오고, 업체들의 땡처리도 예상 가능합니다. 따라서, TX10이 실질적으로 시장에서 경쟁하게 되는 상대는 AE-300, Z1의 중고 혹은 할인 모델 또는 AE-500,Z2등의 내수용 제품들 입니다. TX10은 신제품이라는 메리트가 분명하게 있지만, 이것은 어느정도 경쟁모델과 가격차가 적을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가격 경쟁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크게 설득력을 가지지 못 할 운명에 처한 것이 TX10입니다. 물론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말입니다. 이 제품이 1년만 일찍 나왔다면..하는 아쉬움이 듭니다만, 1년이라는 시간은 AV시장에서는 상전벽해가 가능한 시간입니다. 결론이 너무 많은가요? 저의 최종 결론은 이렇습니다. TX10은 200만원대 이하로 구입가능하다면, 기존 WSVGA 명기들에 비해 손색이 없는 화질, 높은 설치 편의성과 세팅 가능성, 미려한 디자인이 신제품이라는 장점과 버무려져 마지막 WSVGA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절치 못한 가격대로 설정된다면, 계속되는 신제품 러쉬에 묻혀 버릴 수 있는 비운의 작품이 될 수도 있을꺼라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제 조촐한 리뷰가 신제품의 홍수속에서의 선택에 유용한 정보가 되길 바래봅니다. 아마도 다음 리뷰는 NEC의 HT-1100이 되겠네요.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본 글에 대한 저작권은 dvdprime.com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