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황소인간의 일생>
그는 평생을 동토를 갈고 씨를 뿌리며 살아온 사나이였다. 장기간의 노동으로 등이 굽은 성실하고 추한 꼽추남자.
새벽별을 보고 일어나 달을 보며 일과를 마치는 그가 숙소에 들어가 잠을 청할 때면 자신의 몸을 마치 짐짝처럼 내던졌다.
아주 짧은 수면 시간을 제외하고는 그의 피부는 온종일 혹한과 피로를 견디어야했다. 그의 가죽은 빠르게 늙어갔다.
그는 일생에 있어 단한번의 따스함도 느낀적이 없었다. 그는 일생에 있어 단한번도 울어본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 것에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그는 일생을 묵묵하고 무미건조한 노동 속에서 살았다.
그에게 일생의 소망이 있다면 따뜻한 열대지방으로 휴가를 가는 것이었다. 그는 어릴적에 얻게된 야자나무가 드리워진 그림엽서를 숙소에 소중히 간직했다. 한번도 느껴 본적이 없는 태양의 따스함. 그곳은 생명력이 넘치는 풍요로운 땅, 힘겹게 땅을 갈고 씨를 뿌리지 않아도 저절로 달콤한 과육들이 자라나는 곳일거야. 그러나 열대로 향하는 비행기티켓을 사기엔 그의 월급은 너무나 박봉이었다. 그래도 그는 매일밤 남국으로 가는 꿈을 꾸길 바라며 설레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어느날 부터는 아침에 몸을 일으키는 것이 아주 고역이었다. 어느날 부터는 가슴이 답답하고 두통이 심해졌다. 어느 날은 눈이 피로해 잠시 일손을 멈추었지만 이내 주인의 채찍질에 다시 노동을 진행했다. 그의 몸은 돌이킬 수 없이 망가지고 있었지만 황소인간에게 휴가는 허락되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고장나는 기계같았다.
어느날 그의 눈 앞이 일순간 깜깜해졌다. 극심한 현기증으로 그는 종이인형처럼 픽-하고 쓰러졌다. 쓰러진 그에게 매질이 가해졌지만 그는 일어날수 없었다. 과로사였다. 그의 의식은 서서히 점멸해갔다. 그는 마지막으로 야자수가 드리워진 그림엽서가 보고싶었다. 그러나 그런 것은 황소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그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울음소리를 내었다.
.
.
..
...
인간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소는 죽어서 고기를 남깁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트.로.피.칼☆소.갈.비.찜!!
우지마라 슬픈 소야! 내가 꿈을 이루어줄께!!
재료:
양조간장, 소갈비1/2팩, 델몬트 트로피칼 통조림, 바나나 2개, 미림(사진엔 안 찍힘), 다진생강(역시 사진에 없음)
1시간 가량 핏물을 빼줍니다
그사이에 양념을 만듭니다
바나나 반개와 파인애플 6조각
믹서기를 꺼내기 귀찮으니 칼로 다집니다.
그리고 양조간장에다가
투.하.
쉐킷!!!!
그리고 원래 소갈비찜에는 당근과 감자가 들어가야하지만
트로피칼 대특집이니 대용으로 넣을 열대과일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핏물이 다 빠지면
파인애플 + 다진 생강 + 미림 + 물 투하하고
여기에 핏물빠진 소갈비와 함께 5분정도 애벌로 끓여줍니다 (잡내 제거)
까먹고 사진 안찍었는데 애벌로 삶은 물과 파인애플 등등은 싹 버리고 고기만 건져내서 찬물로 한번 씻어주세요!!
2차 삶기. 애벌삶기가 끝나면 아까 준비한 양념장을 투하. 물붓고 15분정도 뚜껑덮고 찝니다
15분 경과 후 과일 투하. 원래는 과일투하 하고 10분정돈 더 쪄야 과일에 양념이 잘 스며들거 같았지만 바나나가 너무 녹아내려 5분정도 찌다가 멈추었습니다.
완성
사진이 너무 뿌옇게 나와서 아쉽습니다만 다 먹어버려서 다시 찍을수 없습니다. 역시 인생은 타이밍입니다^^
맛평가:
고기.
의외로 그리 이상하지 않음. 고기자체의 맛과 간장 맛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다만 끝맛에서 미약하게 트로피칼한 달큼한 향이 미약하게 올라옴. 한두조각 먹으면 나름 먹을만한데 먹으면 먹을수로 고기결 사이에서 피어오르는 열대과일의 향긋함이 분노를 유발함
바나나.
열에 아주 취약함. 내가 식재료의 특징을 무신경하게 생각했음. 쪄먹으려면 단단한 과일을 넣었어야했는데. 의외로 간장과의 조합이 별로 이상하지 않음. 왜냐면 간장맛은 강하고 바나나맛은 약해서 그냥 바나나 식감에 간장 맛임.
나머지 과일.
간장이 제대로 스며들기전에 조리를 멈춰버려서 그냥 통조림 과일맛이남. 전체요리와 따로 놀음.
전체총평.
신호등치킨과 같다. 배고프면 못먹을정도는 아닌데 두번다신 안먹을듯
그리고 내가 매운 맛을 좋아해서 그럴 수도 있는데 일반적인 갈비찜은 소갈비특유의 그리지함을 다진마늘과 청양고추가 칼칼하게 잡아주지만
트로피칼 소갈비찜의 경우 먹으면 먹을수록 달고 늬글늬글해서 견디기 힘들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