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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압 없었다면서 ‘직영 무리수’… 부처님은 납득할까?
봉은사 직영전환 전말
분과위서 부결되자 자승스님 긴급발의
‘총무원장 의지’ 확인뒤 본회의 전격통과
명진 “내게 입 열개라도 할말 없다고 얘기”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오른쪽 둘째)이 24일 낮 봉은사로 찾아온 수경 스님(화계사 주지, 왼쪽 첫째)과 도법 스님(실상사 주지, 오른쪽 첫째)과 점심을 겸한 만남을 마친 뒤 거처인 다래원을 나서 헤어지기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은 왜 갑자기 봉은사를 ‘총무원 직영사찰’로 지정했을까. 명진 스님 거취에 대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외압 발언이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그 이유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조계종 총무원은 지금까지도 ‘봉은사 직영 지정’은 외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만약 안 대표의 외압이나 정치권력과의 교감 때문에 정부 비판적인 명진 스님을 겨냥했다면 불자들이 반발할 것이므로 이를 두려워해 그런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총무원의 주장대로 외압 때문이 아니라면 다른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총무원 인사권자이자 최고 결정권자인 자승 총무원장조차 속시원히 그 이유를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다. 명진 스님이 지난 21일 봉은사 일요법회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봉은사 직영 건이 종회에 상정된 이후인 지난 3월9일 자승 총무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명진 스님이 이어 “‘어디서 압력받은 것 아닙니까, 귀신에 씐 것입니까’라고 물으니 ‘귀신이 그런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귀신은 실체가 없으니 의혹이 더 커지는 것이다.
‘봉은사 직영’ 논란의 시발은 지난 3월3일이었다. 총무원은 이날 긴급종무회의에서 ‘선본사(갓바위) 직영사찰 해제 및 봉은사-도선사 직영사찰 전환’ 승인 동의안을 총무원 입법부격인 종회에 올렸다. 현재 총무원의 직영사찰은 총무원과 함께 있는 조계사, 그리고 최고의 기도처로 알려진 팔공산 선본사와 강화도 보문사 등 세곳이다. 선본사와 보문사는 1994년 종단개혁 때 불자들의 기도비가 ‘눈먼 돈’이 되어 엉뚱한 데 새지 않고 종단의 공적 자금으로 쓰이도록 총무원 직영으로 지정했다. 직영사찰은 총무원장이 주지를 맡으며 재산관리인인 관리주지를 파견한다. 이 안에 대해 최대 기도처인 갓바위를 돌려받을 것을 기대한 갓바위 본사 은해사는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그동안 온 힘을 다해 가꾸어온 절을 총무원이 접수한다는 소식을 들은 도선사와 봉은사는 결사반대하고 나섰다. 결국 이 안건은 총무분과위에서 5대 4로 부결됐다. 이것으로 이 제안은 없던 일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총무원장 긴급발의’로 다시 ‘선본사 직영사찰 해제 및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승인이 종회 본회의에 요청됐다. ‘도선사 직영 지정’만 빠진 안이었다. 하지만 총무원의 재정 충당을 이유로 봉은사까지 직영으로 지정한다면서 가장 큰 재원처인 선본사의 직영을 해제하는 것은 명분이 없었다.
결국 종회 의원들은 ‘선본사 직영 해제’를 부결시키고 총무원장의 강력한 의지가 실린 ‘봉은사 직영 전환’을 관철시키는 쪽을 택했다. 법정 스님 입적일인 지난 11일 오후 진행된 ‘봉은사 직영 전환’ 표결은 찬성 49대 반대 21이었다. 총무원에서 주요 소임을 맡은 적이 있는 한 중진 스님은 “국회라면 상임위에서 부결된 안건을 본회의에 직권 상정해 통과시킨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이런 중대한 건을 해당사찰과 사전에 상의조차 않는 것도 이해할 수 없고, 더구나 아무런 토의 없이 급히 통과시킨 게 도대체 무슨 이유인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총무원 안팎에선 조계종 주요 4대 계파(일승회, 화엄회, 금강회, 보림회)로부터 모두 추대를 받아 지난해 말 당선된 총무원장이 선거 과정에서 일부 계파에 모종의 약속을 했고, 이 때문에 봉은사 직영을 단행한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총무원장은 더 큰 곤경에 빠질 수도 있다. 총무원장과 절친한 지홍 스님(종책모임 금강회 소속, 2004년 조계사 주지직 해임)도 “직영 사찰은 관리주지가 소신을 갖고 운영할 수 없는 ‘정치적인 절’이 되기 때문에 ‘봉은사의 직영 지정’은 안된다”고 반대하고 있는 처지다.
실살사 주지 도법 스님과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 종책모임 금강회 소속 지홍 스님 등 조계종 내에서 신망받는 중진 세 스님이 보다못해 24일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을 찾아 잘못 꿰진 단추를 풀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이 일을 벌인 총무원장이 함구로 일관하고 있어, 직영지정 배경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궁금증을 풀 열쇠를 쥐고 있는 총무원장의 입에 세간의 눈길이 모아지는 이유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지홍 스님(오른쪽)
종정(宗正)
조계종(曹溪宗)의 최고 통할자. 종정은 조계종의 신성을 상징하고 종통을 계승하는 최고의 권위와 지위를 가지며, 연령 65세 이상, 승랍(僧臘) 40세 이상, 법계(法階) 대종사 등의 자격을 구비하고 행위가 원만해야 한다. 종정은 추대위원회에서 추대하는데 추대위원회는 총무원장·중앙종회의장·호계위원장을 당연직으로 하고 중앙종회에서 선출된 위원 31명과 원로회의 의원으로 구성된다. 임기는 5년이며 추대에 의해 중임할 수 있는데 종정은 종헌종법(宗憲宗法)이 정하는 바에 따라 포상을 행할 수 있다.
명진 다음은 수경?…그 다음은?
불심 ‘비판적 스님 청산설’ 부글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좌파 주지’ 발언이 불거진 것을 계기로 불교계에선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좌파 스님 청산’이 현실로 확인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불교계에선 여권이 현정부에 비판적인 스님들을 좌파로 몰려 하고 있다는 설이 오래전부터 나돌았다.
불교계에서 거론되는 스님은 조계종 민족공동체운동본부장인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과 불교환경연대 대표인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 등이다. 명진 스님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자살로 몰아넣은 압박 수사를 비롯해 현정권의 부도덕성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해왔고, 수경 스님은 현재 여주 남한강변에 천막을 친 여강선원을 개원해 4대강 개발을 온몸으로 반대하고 있다.
불교계에선 명진 스님 다음 표적으로 오는 6월 화계사 주지 임기가 끝나는 수경 스님이 될 것이란 얘기가 돌고 있다. 최근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기독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상수 대표 발언’에 대해 “이것이 독립적으로 일어난 일이라고 보지 않고 작년 말부터 좌파척결이라는 관점에서 언론 문화 예술 종교 심지어 경제계까지 지속적으로 되고 있는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수경 스님의 최측근으로 ‘불교계 4대강 운하개발 사업 저지 특별대책위원장’인 김포 용화사 주지 지관 스님이 지난 1월 야밤에 절 부근에서 경찰관들에게 폭행당한 사건도 그런 연장 선상에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당시 폭행을 당한 지관 스님은 최근 <평화방송>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정권 압력이 주지의 인사권까지 미치는 것에 대해 명진 스님도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 불교계의 진보단체를 이끌고 있는 스님과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 측근 인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스님 등에 대해서도 정권의 ‘청산설’이 거론돼 주목되고 있다.
조현 기자
"안상수 '불교 능멸'…자승 총무원장이 말할 차례"
성난 '佛心'에 불교단체 공동행동…명진스님 '외압' 추가 폭로키로
기사입력 2010-03-25 오후 6:43:51
'봉은사 직영 사찰 전환 외압' 의혹이 봉은사를 넘어 불교계로 퍼지는 추세다. 불교단체 연석회의가 25일 봉은사 외압 논란과 관련해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한데 이어서, 봉은사 명진 스님이 28일 법회에서 또 다시 입장을 표명할지를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 사죄하고 공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실천승가회, 참여불교재가연대 등 10개 불교 단체는 25일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좌파 스님' 발언 등에 책임을 지고 공직에서 사퇴하고, 한나라당 차원에서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기로 했다. 또 조계종 총무원장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안상수 원내대표의 발언은 사회 통합에 힘써야 할 정당 대표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일 뿐만 아니라, 불교계 최대 종단 수장인 조계종 총무원장에게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의 거취를 거론한 것 자체가 불교를 능멸한 것"으로 규정했다.
▲ 명진 스님. ⓒ봉은사
이들은 또 봉은사 직영 사찰 지정을 놓고도 조계종 총무원과 봉은사가 원만한 해결을 위해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또 종단 차원에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촉구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합의된 사항을 가지고 이날 오후 4시께 총무원장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또 26일에는 한나라당 항의 방문을 진행한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불교 단체 관계자는 "여러 의견이 엇갈렸지만 봉은사 직영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명진 스님, 28일 법회에서 또 다른 '외압' 제기할 듯
당초 10개의 불교 단체는 공동 입장 표명을 꺼렸다. 자칫 불교계 내부 싸움으로 비춰질 것에 대한 우려였다. 실제로 이날 회의가 시작되기 전만 하더라도 "공동 합의를 얻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이번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 분명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중지가 모아졌다. 불교계가 이번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게 10개 불교 단체에서 공동 행동을 취하겠다고 밝힌 이상, 이번 사태가 조기에 진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면 조계종의 국회 격인 중앙종회에서 "외압은 없었다"고 밝혔고, 조계종 차원에서 수차례 "외압은 없었다"고 주장했음에도 사태는 더욱더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자승 총무원장은 사태 해결을 위해서 수경 스님, 도법 스님을 만났으나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28일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이 법회를 열고 외압과 관련된 사실을 추가로 폭로할 예정이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봉은사 관계자는 "명진 스님께서 몇 가지 중요한 이야기를 법회에서 하실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날 법회에도 많은 신도들이 자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계종 선거 개입 사실땐 여권·불교 모두에 ‘치명’
명진, 정권-종단 ‘선거유착’ 제기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이 대선 당시 자승 총무원장과 이명박 대통령 쪽의 유착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사태가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명진 스님이 26일 밝힌 폭로 내용은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좌파 주지’ 발언 이상으로 충격적이다. 한 종단의 지도자가 여당 후보의 형님을 ‘모시고’ 다니며 선거운동을 돕고, 자신의 총무원장 선거 과정에서도 여권과 교감하고 있었던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진 스님은 특히 지난해 총무원장 선거 당시 자승 총무원장이 ‘저쪽이 당신과 무차회(실천불교승가회)의 추대를 받는 것을 꺼린다’고 직접 고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과정에까지 여권이 일정한 정도 개입했을 개연성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선거 과정에서 자승 스님이 청와대와 국정원 도움을 받고 있다는 설이 파다했다’는 명진 스님의 말이 아니더라도 여권과 총무원의 유착설은 그동안 총무원 주변에서 심심찮게 나돌았다. 총무원의 ‘봉은사 직영 지정’ 결정 전엔 총무원의 핵심 간부가 청와대에 들어갔다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명진 스님의 폭로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종단 선거에 개입한 여권에 대한 비판은 물론 불교의 자주성을 훼손한 자승 총무원장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자승 총무원장이 총무원장 선거에서 여권의 도움을 받았다면 스스로 정치적 외압을 불러들여 종단의 생명인 자주성을 훼손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1994년 종단개혁 이후 불교계는 정치적 자주성을 지켜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왔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상 모든 계파의 합의에 의해 추대된 총무원장이 여권과 유착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불심의 거센 비난을 피할 방법은 없다.
명진 스님의 이날 2차 폭로로 인해 중진 스님들과 불교단체들에 의해 시도되던 대화 국면과는 전혀 다르게 ‘봉은사 문제’가 아닌 ‘종단의 자주성’ 문제가 주요 논점으로 등장하게 됐다.
‘봉은사 직영 지정’에 대한 명진 스님의 주장은 단호하다. 잘못된 결정을 본래대로 되돌려놓지 않고선 대화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명진 스님은 승가단체 스님들과 재가단체 대표들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도 이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명진 스님은 “원로회의와 중앙종회가 성명을 내 총무원장 편에서 나를 압박한 데 이어 본사주지들까지 모여 같은 성명을 내서 나를 포위하려 들지만, 나는 봉은사 주지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나 자신을 던져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총무원이나 여권의 대응 수위에 따라선 추가 폭로 가능성도 있다.
특히 안상수 원내대표의 외압 발언에 대해서는 불교단체들과의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이날 불교단체 대표로 한나라당을 항의 방문한 손상훈 교단자성센터 국장은 “불교계 내부의 문제에 여권을 끌어들인다고 하는데 원인을 제공한 것이 누군데 그처럼 적반하장이냐”며 “안 대표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불교단체 대표들은 정병국 한나라당 사무총장에게 “안 원내대표가 조계종 총무원장님과 만난 공적인 자리에서 명진 스님의 거취를 거론한 것은 너무나 무례하고 몰상식한 행위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정교분리의 원칙을 어긴 것”이라며 “안 원내대표가 솔직히 진실을 밝히고 모든 공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의 외압 의혹이 여권과의 유착 의혹으로 번짐에 따라 그동안 묵빈대처(무대응)로 일관해온 자승 총무원장도 더는 입을 봉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봉은사 신도들에게 이명박 인사 시켜달라 이상득과 함께 온 자승, 대선 때 내게 요구"
10.03.26 13:00 ㅣ최종 업데이트 10.03.26 16:20
출처 : 오마이뉴스
"이명박 대통령 후보 시절인 지난 2007년 10월 13일 자승 총무원장이 이상득 의원을 데리고 왔다. 당시 자승 원장은 '이명박 후보가 봉은사에 와서 스님과 신도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봉은사 명진 주지스님의 또 다른 폭탄발언이다. 지난 24일 봉은사 다래헌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잠시 만난 그는 '안상수 외압' 사건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으면서 지난 대선 때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의 부적절한 행보를 전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압력을 받아 봉은사를 조계종 직영사찰로 지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자승 총무원장이 이명박 대통령과도 '각별한 관계'였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게다가 자승 총무원장은 당시 조계종 중앙종회의장이었다. 조계종단으로 치면 '국회의장급'이라고 할 수 있고, 누구보다도 선거에 있어서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리다. 또 당시 이상득 의원은 국회 부의장이기도 했다.
"이명박 후보 모셔오겠다? 금도를 넘지 말라"
기자는 명진 스님과 잠시 면담한 뒤 봉은사의 한 관계자에게 당시 상황을 확인했더니 다음과 같은 답변이 되돌아왔다.
"그 때 명진 스님이 이상득 의원에게 '혹시 불교의 대표적 경전인 반야심경(般若心經)에서 반야란 뜻을 아는가'라고 물었다. 그런데 '모른다'고 답변했다. 그래서 명진 스님은 '불교는 1700년 우리 민족과 함께 숨쉬어왔고, 우리 문화재의 70%가 불교문화재다. 과거 장로 대통령의 경우 종교편향 시비에 휘말렸다. 이명박 후보는 장로이자 서울시장할 때 종교편향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국가의 지도자가 되겠다면 불교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대통령이 되어서 종교편향 정책을 취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이어 "명진 스님의 말이 끝난 뒤에 자승 총무원장이 직접 나서서 이명박 후보를 봉은사에 모셔오겠다고 제안했는 데 스님은 '종교를 정치에 깊이 들여놓으면 안된다'면서 '금도를 넘지 말라'고 거절했다"고 전했다.
결국 자승 총무원장은 이명박 후보를 봉은사로 데리고 와서 선거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실패했지만, 당시 부적절한 행보에 대해서는 불교계 내부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 거침없이 죽비소리를 날려온 명진 스님,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로부터 '좌파-운동권 스님'으로 찍힌 그는 최근 봉은사 직영사찰 결정이 자승 총무원장의 '친여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병역 면한 안상수 원내대표, 자비의 죽비는 피할 수 없다"
한편 이날 명진 스님은 기자와 만나 '침묵 모드'로 돌아선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향해 "병역은 용케 면했지만, 부처님 자비의 죽비는 피할 수 없다"면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11월 자승 총무원장이 안상수 원내대표를 만난 것은 문화재와 관련한 예산을 부탁하는 자리였다"면서 "이 자리에 앉자마자 '좌파 주지를 그냥 놔두면 되겠느냐'라고 말한 게 외압이 아니면 대체 뭐가 외압인가, 목에 칼을 들이대야만 외압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외압'을 행사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 정부 들어 국격을 높인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물질적으로 부유하게 산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국격의 바탕은 신뢰와 존중이다. 그래야만 대화가 되는 것 아닌가. 국격을 높이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 허언이 안 되려면 거짓말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일관되게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는 또 "안 원내대표는 물론 현 정권의 인사들이 좌파, 좌파 하는데 좌파가 그렇게 싫으면 왼쪽 눈도 감고 다니고 왼쪽 팔도 쓰지 말고 오른쪽 손, 발만 쓰고 다녀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거대한 권력 앞에 정의로 맞서겠다"
그는 최근 일요법회를 통해 봉은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절박한 심경을 피력했다.
"나는 지금, 다 놔버리고 가는 것이다. 봉은사 주지에 대해 욕심을 내는 것도 아니다. 언제든지 걸망지고 떠날 자세가 되어 있다. 나는 혼자 거대한 세력에 맞서고 있다. 종교까지도 손아귀에 넣으려는 정치권의 부당한 외압과 거짓말에 맞서서 내가 추구하는 것은 진리와 올바른 정의다. 윤봉길 의사가 자동차와 탱크, 군함까지 가지고 있는 일본을 향해 폭탄을 던지면서 '이러면 독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게 옳으니까 폭탄을 던진 것이다."
명진 스님은 마지막으로 "조계종 총무원장은 직영사찰 지정을 철회하고, 봉은사 부처님께 참회해야 한다"면서 "신도들에게도 사과한 뒤 봉은사 사부대중과 소통해서 화합적인 방향으로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28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봉은사 일요법회에서 안상수 원내대표와 자승 총무원장과의 관계 등에 대해 추가 폭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오마이 TV>는 이날 법회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일요법회에도 가사를 걸치지 않고 장삼만 입을 예정"이라면서 "가사를 입으면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것인데, 이번에는 시비를 논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지난 2007년 10월 13일 자승 총무원장이 이상득 의원과 함께 봉은사에 찾아간 사실이 있는지, 그 자리에서 자승 총무원장이 '이명박 후보를 신도들에게 인사 시켜달라'고 말한 사실이 있는지 등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이 의원과 총무원측에 여러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이 시간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자승 원장, 명진 스님을 너무 만만하게 봤다
[주장]94년 서의현 총무원장 퇴진사태 교훈 잊었나
출처 : 자승 원장, 명진 스님을 너무 만만하게 봤다 - 오마이뉴스
봉은사 명진 스님이 24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가진 면담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시절인 지난 2007년 10월 13일 자승 총무원장이 이상득 의원을 데리고 왔다. 당시 자승 원장은 '이명박 후보가 봉은사에 와서 스님과 신도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발언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명진 스님은 27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도 "당시 자승 스님이 이상득 의원과 함께 봉은사, 용주사 등 여러 사찰을 다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종단 지도자가 한나라당의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자승 총무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지난해 총무원장 선거 때도 청와대와 국정원 등 여권이 자승 스님을 돕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당시 봉은사 다래헌에 사무실을 차려둔 자승 스님이 통화 때마다 이상득 의원의 이니셜인 '에스디(SD) 영감'과의 통화라고 말하곤 했다"고 증언했다.
▲ 21일 오전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열린 일요법회에서 이 사찰 주지 명진 스님이 "조계종 총무원의 직영사찰 전환 배경에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압력이 있었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
ⓒ 김도균 명진
<오마이뉴스> 등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자승 원장은 조계종 입법부 최고수장으로서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함에도 특정정당 후보의 선거운동원을 자처했다는 점에서 종단 안에서 궁지에 몰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초 총무원은 수도권 포교 강화를 목적으로 삼각산 도선사와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한다고 발표했으나 뚜렷한 이유 없이 도선사는 빼고 봉은사만 지정하면서 의혹을 키웠다. 중앙종회 의결과정에서도 봉은사 직영 안이 중앙종회의 안건상정을 논의하는 총무위원회에서 부결되었음에도 총무원장이 직권상정해 3월 11일 종회에서 통과시켰다. 이날 봉은사 직영 안은 안건 중 맨 아래에 있었으나 종회는 법정스님 입적 소식이 전해진 어수선한 상황에서 다른 안건은 제쳐놓고 직영안을 전격처리했다.
봉원사 직영 안이 주지인 명진 스님은 물론 봉은사 신도, 공청회 등 불교 내부의 충분한 공감대 없이 변칙 처리되면서 애초 '도심포교를 위한 백년대계'를 위해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지정했다는 총무원의 주장은 설득력을 상실했고 오히려 정치적 의혹만 키우고 있다.
현재 사태의 직접 당사자인 자승 원장은 모르쇠로 일관해 세간의 비판을 받고 있다. 그 사이 원로회의나 중앙종회는 명진 스님을 해종행위자로 간주해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는 등의 성명을 발표하고 종단 내 개혁단체들은 자승 원장의 해명을 요구하는 등 종단 내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의현 전 총무원장과 현 자승 총무원장
현 사태는 자승 원장의 태도에 달려있는 형국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의 부적절한 자리도 문제지만 정권에 맞춰 비판적인 승려를 절에서 축출하려했다면 그는 94년 정권의 지원으로 총무원장 3선을 노리다 승적까지 박탈당한 서의현 전 총무원장과 같은 신세가 될 수도 있다. 당시 서의현 전 원장은 3선을 시도하면서 김영삼 정권으로부터 경찰력을 지원받기도 했지만 국민여론의 악화와 개혁세력의 완강한 저항으로 퇴진할 수밖에 없었다.
서 전 원장이 물러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조계종단의 정치예속화 때문이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 전 원장은 92년 대선당시 개신교 장로였던 민정당 김영삼 후보를 위해 여당 선거운동원 이상으로 지지활동을 벌였고 급기야는 대구 동화사 대불조성자금으로 조성된 80억 원의 비자금을 김영삼 후보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 비자금은 당시 조계종 전국신도회장이던 청우건설 조기현 대표가 국방부 상무대 이전 공사비로 받은 돈으로 조성한 것으로 드러나 조계종단은 위신이 바닥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도 서의현 전 원장은 3선을 시도했고 이에 대해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석림동문회, 선우도량, 전국승가학인연합 등이 참여하는 '범승가종단개혁추진회(이하 범종추)'는 서의현 체제 타도를 결의했다. 서 전 원장 측은 범종추의 퇴진 시도를 자신이 장악한 중앙종회와 종정의 힘을 통해 제압하려고 했고 한편으로는 용역을 통해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김영삼 정권 역시 서의현 체제가 유지되는 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 경찰기동대를 동원해 총무원에 농성 중이던 범종추 세력을 해산시키기도 했다.
중앙종회의 결의와 정권의 지원으로 3선에 성공한 서의현 체제는 상무대 비리와 무차별 폭력행사로 불교신자들은 물론 국민들의 공분을 사면서 정권마저 등을 돌리자 곧바로 막을 내렸다. 이때 맹활약한 이가 바로 명진 스님이다. 94년 종단 개혁당시 수많은 스님을 비롯한 사부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승복을 벗어 조계사 대웅전 불전에 올린 뒤 종단 개혁이 성공하지 못하면 이대로 승복을 벗겠다는 사자후를 토해내 참석자들을 울리면서 종단개혁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서의현 체제의 비리와 정치예속화를 거부하면서 시작된 조계종 개혁운동은 인적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재가자의 종단운영 참여 불허 등의 한계가 있었지만 권력관계에서 어느 정도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2008년 촛불정국 때 20만에 달하는 불자들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현 정부의 종교편향을 비판하는 법회를 개최해 권력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도 했다.
자승, 뒤로 숨지 말고 전면에 나서야
▲ 3월 25일 오후 대장경천년축전 국민보고대회가 열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자승
자승 원장의 전임인 지관 전 총무원장의 경우 2009년 5월 검찰의 표적수사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현 정부의 정치보복을 비판하면서 전국 교구본사에 분향소를 설치하도록 했고 직접 봉하마을로 내려가 분향하면서 노 전 대통령의 추모열기를 확산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조계종이 일련의 과정에서 정치적과 일정한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승 현 원장은 서의현 전 총무원장이 벌였던 정치권과의 뒷거래를 재현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자승 원장이 전임 총무원장들에 비해 매우 젊고 선승으로서 별다른 수행경력도 없음에도 조계종내 모든 계파의 지지로 선출될 수 있었던 것은 권력의 비호 외에도 특유의 친화력과 탁월한 정치력 때문이라는 평가가 있다.
대개 합의추대는 청담스님같이 법력이 높거나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루어지지만 자승 원장은 조계종 최대종책모임인 화엄회 대표와 중앙종회의장을 역임하면서 타 계파에 대한 적절한 배려를 통해 여러 세력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자승 원장은 2009년 10월 총무원장 당선증을 받은 후 기자들과 만나 현 정부와 불교계간의 갈등은 대화와 소통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혀 전임 지관 총무원장과는 다른 행보를 보일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한때 자승 원장과 명진 스님은 각각 과천 연주암 주지를 할 때 명진 스님을 선원장으로 모시면서 형제처럼 친했지만 현재는 봉은사 직영 건으로 둘 사이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 이 모든 상황은 자승 원장이 초래한 것이다. 자승 원장은 결과적으로 상대를 잘못 골랐다는 평가다.
선승이지만 서슬 퍼런 전두환 정권 때인 1985년 봉은사에서 열린 '10·27 법난 규탄대회' 후 투옥되고 결코 무너질 것 같지 않았던 서의현 체제를 뒤엎는데 큰 역할을 했던 명진 스님의 결기와 법력을 쉽게 보았다는 것이다. 명진 스님은 자승 원장의 스승인 정대 스님을 총무원장으로 추대하고 중앙종회 부의장까지 지낼 정도로 조계종 정치를 훤히 꿰뚫고 있다.
자승 원장은 더 이상 침묵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명진 스님의 폭탄발언을 무시하고 넘어가기에는 상황이 너무 커지고 있다. 명진 스님의 주장이 틀렸다면 그를 종단에서 추방해야 할 것이고 맞는다면 스스로 총무원장직을 내놓아야 한다. 명진 스님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조만간 권력과 보수언론에서는 명진 스님의 과거 행적을 뒤져 작은 허물이라도 폭로할 것이 분명하다. 그것조차 명진 스님은 각오한 듯하다. 자승 원장은 명진 스님을 너무 만만하게 본 것 같다. 자승 원장은 종회나 원로회의 뒤에 숨지 말고 총무원장직을 놓고 명진 스님의 주장에 답해야 한다. 그것이 조계종 최고 수장으로서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다.
출처 : 자승 원장, 명진 스님을 너무 만만하게 봤다 - 오마이뉴스
"자승, 사찰 주지들에 '세종시' 협조요청...MB정부와 야합"
[봉은사 일요법회] 명진 스님 "군 회피 안 대표, 천안함 실종자 가족 마음 알겠나"
10.03.28 13:45
"2009년 12월 24일 자승 총무원장이 박형준 정무수석과 충청도에 내려갔다. 마곡사, 수덕사 등 지역 주요 사찰 주지를 모아놓고 세종시 문제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그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 국정 수행에 우리가 힘을 내 도와야 된다'고 발언 한 것이 <동아일보>, <연합통신> 등 각 언론매체에 나 있다."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이 28일 일요 법회에서,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의 정치적 행보를 비판했다.
"이명박 정권과 어떤 야합 있는지 밝혀라"
이날 명진 스님은 '세종시 문제'와 관계된 자승 총무원장의 행동에 대해 언급하며 "불교를 대표하는 종단의 수장이 논란이 끊이지 않는 세종시 문제에 대해 지역 사찰 주지를 앉혀 놓고 그런 말을 할 땐 무슨 이유가 있지 않았겠냐?"면서 "이런 태도로 볼 때 이명박 정권과 총무원장 간 어떤 내통·야합이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자승 원장이 이명박 후보의 봉은사 방문을 요청해 거절한 적이 있다. 조계종 입법 수장이 한나라당 이명박 장로의 선거를 하고 다닌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종교적 신념이 같은 것인지, 사상적 신념이 같은 것인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인지, 어떤 영합과 이해를 통해 이명박 장로 선거원 노릇을 했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히라."
이어 명진 스님은 2007년 10월 13일 자승 총무원장(당시 조계종 중앙종회의장)과 이상득 의원이 봉은사를 찾아와 이명박 후보의 봉은사 방문을 요청한 사실을 다시 한 번 거론하며 자승 총무원장의 답변을 요구했다. 관련 사실은 지난 26일 <오마이뉴스>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명진 스님은 2008년 촛불시위 때 청와대가 불교 지도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당시 조계종 중앙종회의장이었던 자승 스님이 "각하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죠"라고 말한 바 있다는 사실도 함께 언급했다.
"안상수는 병역기피자... 좌파밖에 모르는 사람"
명진 스님은 28일 일요법회 시작 전 26일 오후 발생한 천안함 사고를 언급하기도 하였다. 스님은 "36년 전 비슷한 사고로 동생을 잃은 적이 있다"며 "서해 바다 천안함 사고로 실종된 장병들이 기적이 일어나서라도 살아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와 함께 명진 스님은 "어떻게 석연치 않은 이유로 군대 안 간 사람들이 앉아서 우리 자식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안보회의를 하냐"며 고위층의 병역 기피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스님은 "총도 한 번 안 잡아 본 사람들이 국가 안위 논하는 모습을 보며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군 면제를 받고 계획적으로 징집영장을 기피한 이들이 피지도 못하고 꺾인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애간장 끊어지는 슬픔을 알겠냐"고 되물었다.
이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에 대해 "국회의원이고 원내대표라는 작자가, 군대도 안 갔다 온 사람이, 머릿속에 아는 단어는 좌파밖에 없는 사람이 거짓말을 했다"며 "그렇게 좌파가 싫으면 왼쪽 눈 감고 왼쪽 팔·다리도 쓰지 말고 깽깽이 걸음으로 걸어다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안 원내대표가 군대에 갔다 와서 나를 좌파라 하든, 극좌파라 하든, 빨갱이라 하든 한다면 다 수용하겠다"고 안 원내대표의 병역기피를 다시 한 번 꼬집었다.
명진 스님이 법당에서 기도하며 "부처님, 천일이나 기도했는데 내가 왜 이 무거운 짐을 지고 가야됩니까"라고 말한 사실이 전해졌을 때에는 법왕루 내에 있던 신도들이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출처 : "자승, 사찰 주지들에 '세종시' 협조요청...MB정부와 야합" - 오마이뉴스
"자승, 이명박 장로와 밀통…한나라당 선거운동원 활동"
명진 추가 폭로…'각하, 소나기는 피하셔야죠' 발언 장본인"
'봉은사 직영 사찰 외압' 논란이 자승 총무원장의 친여 성향 행보 논란으로 번졌다.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은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의 부적절한 과거 행보를 폭로하며 "그간 친여 성향 총무원장이 정권의 압력을 받아 봉은사를 조계종 직영 사찰로 전환시켰다"고 주장했다.
명진 스님은 28일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법회를 열고 "자승 총무원장은 이명박 장로 정권의 하수인이 되었다"며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해서 어떤 맹세를 했는지 내 입으로 말하기 전에 자승 원장 입으로 직접 밝히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장로와 총무원장 간 어떤 밀통ㆍ야합 있었다"
명진 스님은 대선 직전인 2007년 10월 이상득 의원과 함께 봉은사를 찾아온 자승 총무원장을 거론하며 "당시 자승 총무원장은 이명박 후보의 봉은사 방문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그건 맞지 않다고 생각해 그냥 돌려보낸 적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자승 총무원장의 직책은 조계종 종회의장으로 비유하면 국회의장과 맞먹는 자리에 있었다.
명진 스님은 "조계종 입법기구 의장이 선거 막바지에 가장 당선 유력한 후보를 데리고 오게 해달라고 하는 게 사리에 맞지 않다고 생각해 거절했다"며 "이제라도 명명백백 밝혀주길 바란다. 과연 한나라당 이명박 장로의 선거 운동을 하고 다닌 건 어떤 의미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 명진 스님은 2008년 촛불 집회가 한창일 때 청와대에서 불교 지도자를 초청한 일을 두고 "당시 자승 총무원장은 종회의장 신분으로 그 자리에 참석했다"며 "그 자리에서 자승 원장은 '각하, 소나기를 피하고 봐야죠' 이렇게 이야기한 걸로 알고 있다"고 폭로했다.
촛불 집회가 한창일 때, 20만 명에 달하는 불자들이 서울광장에 모여, 현 정부의 종교 편향을 비판하는 법회를 개최했었다. 당시 자승 원장의 발언은 촛불 민심을 잘 헤아려서 불자들과 소통을 하는 게 아닌, 일시적인 현상이기에 '모르쇠'로 일관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명진 스님은 자승 총무원장이 취임 직후인 2009년 12월 24일,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과 함께 천안으로 내려가 충청도 지역 주요 사찰 주지를 만난 것도 지적했다. 명진 스님은 "당시 자리는 세종시 문제가 원안으로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하는 자리였다"며 "정책 홍보를 위해서 일개 비서관에게 손목이 잡혀 내려간 사유를 말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명진 스님은 "그 자리에서 총무원장은 이명박 국정 수행에 우리가 힘을 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한국 불교의 대표격인 대한불교 조계종 수장이 시비가 끊이지 않는 세종시 문제를 두고 지역 사찰 주지를 모아놓고 그런 말을 한다는 건 무슨 이유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명진 스님은 "그런 태도를 통해 나는 이명박 장로와 총무원장 간 어떤 밀통, 야합이 있었다는 게 드러났다고 말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지금 봉은사 사태는 소나기가 아니다"라며 "당신이 총무원장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내리는 장마비라는 걸 알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명진 스님은 "나는 부처님의 제자가 되면 어떤 부귀영화보다도 좋고, 어떤 직책보다 높은 자리에 올라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자승 총무원장은 (반대로) 한나라당 당원으로 일했다. 이것은 중이 할 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총무원장은 종단 지도자가 아닌 한나라당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했다"
명진 스님은 27일 <한겨레> 인터뷰를 통해서도 자승 총무원장의 부적절한 행보를 폭로했었다. 명진 스님은 2007년 대선 당시 자승 총무원장이 이명박 후보의 형인 이상득 당시 국회부의장과 함께 여러 사찰을 다니며 이 후보의 선거를 도왔다고 밝혔다.
자승 원장은 명진 스님에게도 이명박 후보가 봉은사 신도들에게 인사할 수 잇도록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금도를 넘지 말라며 명진 스님은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명진 스님은 "당시 자승 총무원장이 봉은사뿐만 아니라 용주사 등 여러 사찰을 다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종단 지도자가 아닌 한나라당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한 것"이라고까지 말하기도 했다.
명진 스님은 한 발 더 나아가 2009년 치러진 총무원장 선거 때 청와대와 국정원 등 여권이 자승 스님을 돕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음도 폭로했다. 명진 스님은 당시 봉은사 다래헌에 사무실을 차려둔 자승 스님이 "통화 때마다 이상득 의원의 이니셜인 '에스디(SD) 영감'과의 통화라고 말하곤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자승 원장이 전임 총무원장에 비해 매우 젊고 승려로서 별다른 수행 경력도 없음에도 조계종 내 모든 계파의 지지로 선출될 수 있었던 것은 권력의 비호가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었다. 명진 스님의 주장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당초 총무원장은 수도권 포교 강화를 위해 도선사와 봉은사를 직영 사찰로 전환한다고 발표했으나 별다른 이유 없이 도선사는 빼고 봉은사만 직영사찰로 지정했다. 의결 과정에서도 봉은사 직영 안은 중앙종회의 안건 상정을 논의하는 총무위원회에서 5대 4로 부결되었음에도 총무원장이 직권 상정,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
여러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침묵을 지키고 있는 자승 원장이 더 이상 침묵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명진 스님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자신이 스스로 용퇴하는 게 옳고 만약 거짓말이라면 명진 스님을 종단에서 추방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승 총무원장의 반응이 주목된다.
/허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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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영상의 말소리가 좀 선명하지 못하여서 또한 남의 동네 이야기인 것 같지만 그래도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 세상 이야기이기에 ... 그리고 그분들을 좀 더 이해하고자 정리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