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증 (Acute Mountain Sickness, High Altitude Illness) 작성자 : 서홍관, 국립암센터 작성일 : 2011. 03. 22 < 아래 내용 중 학문적인 탐구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전체를 읽으셔도 좋겠습니다만 꼭 필요한 부분만 읽고 싶으신 분은 붉은 색만 읽어보셔도 무방합니다 > 고산증 발생은 고도도 중요하지만 올라가는 속도도 중요하다. 고산증은 활기찬 젊은이에서 더 잘 생기는데 이들은 빠르게 등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등정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고 하산할 때는 빨리 가도 무방하다. 남녀, 나이, 신체적 조건을 통해 누가 고산증이 생길지를 미리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고산증에 특별하게 약한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2500미터 이하에서는 문제가 없다. 특정 높이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다면 다음에도 그 높이에서 적절한 속도로 오른다면 문제 없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처음으로 오르는 높이에서는 주의해야 한다. 1. 고산증의 원인 해수면 높이에서는 공기 중 산소의 비율은 21%이며 대기압은 760 mmHg이다.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산소의 비율은 21%로 같지만 기압이 낮아지면서 산소의 농도가 낮아진다. 3600미터에 도달하면 기압이 480 mmHg에 불과하다. 결국 호흡할 수 있는 산소가 40%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압력이 낮으면 모세혈관에서 액체가 폐와 뇌로 새어나오게 되어 있다. 따라서 폐에 물이 차면 폐부종이 되고, 뇌에 물이 차면 뇌 수종이 되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고산증에 대해서 많이 대비하고 약물로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방법이 알려지면서 고산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줄고 있다. 2. 고소적응 (Acclimatisation) 고산증의 주된 원인은 너무 빠르게 등정하는 것이므로 시간을 충분히 준다면 몸은 산소부족에 적응할 수 있다. 이것을 고소적응이라고 부르는데 1-3일 걸린다. 만약 여러분이 3천미터에 도착해서 수일을 보낸다면 여러분의 몸은 그 높이에 적응한다. 그러나 그 상태에서 5천미터로 올라가면 다시 고소적응을 위해 며칠이 필요하다. 고소적응을 위해서 몸 속에서는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 - 호흡을 깊게 한다. - 산소를 나르는 적혈구가 늘어난다 - 폐의 모세혈관 압력이 증가하여 혈액을 평소에 잘 도달하지 않는 폐포까지 밀어낸다. - 산소를 헤모글로빈에서 해리하여 조직으로 이동하도록 하는 효소가 높아진다. 3천미터 이상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면중 간헐적으로 체인-스톡 호흡을 경험한다. 처음에는 작은 얕은 호흡을 몇 번 하다가 한숨처럼 깊은 호흡을 하다가 수초동안 급격히 호흡이 멈추고 다시 얕은 호흡을 하는 것이다. 호흡이 순간 멈출 때 숨 막히는 느낌으로 잠이 깨는 일도 있다. 이는 편안한 수면을 방해하고 등산객을 지치게 한다. 다이아목스는 이런 호흡을 줄일 수 있다. 3. 고산증의 증상 (Acute Mountain Sickness, AMS) 고산증은 고산에서 매우 흔하다. 3천미터가 넘으면 75%가 가벼운 고산증을 겪는다. 고산증은 고도와 등정 속도, 개인의 감수성에 의해 결정된다. 경미한 고산증(Mild AMS) 고산증 증상들로는 두통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또한 메스꺼움, 어지러움, 식욕부진, 피로감, 숨참, 불면, 노곤함 등이 있으며, 밤에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두통은 둔한 형태도 있고, 맥박뛰는 느낌으로 오기도 한다. 힘든 일을 하면 악화된다. 고산증 증상은 6-10시간 안에 대개 발생하는데 1시간만에 발생하기도 한다. 1-2일이 되면 가장 심해지고 3일 지나면 줄어든다. 경미한 고산증은 일상 활동을 제한하지는 않는다. 증상이 가볍다면 천천히 올라가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런 증상이 있을 때 즉시 일행에게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중등도 고산증(Moderate AMS) 중증도 고산증은 진통제에도 잘 듣지 않는 심한 두통, 메스꺼움, 구토, 심한 피로감, 숨참, 몸놀림의 부조화 등이 나타난다. 이때는 걸을 수는 있지만 정상 활동이 어려워지고, 약을 강하게 투여하거나 하산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 300미터만 내려가도 증상이 좋아지고 낮은 고도에서 24시간이 지나면 현저하게 좋아진다. 모든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3일간 낮은 고도에서 머물러야 한다. 그뒤 다시 등정을 시도할 수 있다. 중증도 고산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발부리에 발꿈치를 붙이면서 일직선으로 걷도록 해보는 것이다. 일직선으로 못 걷는다면 하산해야 한다. 스스로 걸을 수 있을 때 하산하지 않으면 악화되어 들것에 운반되는 신세가 될 수 있다. 중증 고산증(Severe AMS) 중증 고산증은 앞서의 증상들이 더 심해지는 것이다. 숨이 더 차고, 걷기 힘들어지고,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폐에 물이 차게 된다. 이때는 600미터 이상 내려가야 한다. 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과 뇌에 물이 차는 뇌수종의 두 가지가 발생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4. 고산증 예방(Prevention of Altitude Sickness) 1. 고산증 예방을 위한 등산 수칙 - 고산증 예방을 위해서는 고소적응을 충분히 해야 한다. - 충분히 물을 마셔라. 고소적응은 물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하루 최소 4-6리터를 마셔야 한다. 소변이 콸콸 나오도록 하고, 소변색이 엷은 노란빛이 되도록 하라 - 고소에 도달하면 편하게 쉬어야 하고 힘든 일을 하지마라. 그러나 낮에 가벼운 활동은 낮잠보다 좋다. 낮잠을 자면 호흡이 얕아져서 고산증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담배를 피지 말고, 술과 다른 신경안정제, 수면제, 마약종류를 복용하지마라. 이런 것들은 수면시 호흡을 억제해서 증상을 악화시킨다. 고소에서는 고열량 식품을 먹어야 한다. - 술과 탈수와 과로는 고소적응을 방해한다. - 고산까지 비행기나 자동차로 단번에 오르는 것을 피하라. 3천미터 이하에서 출발해서 걸어서 올라라. - 비행기나 자동차를 이용하여 단번에 높은 곳에 오를 때는 힘든 일을 하지 말고, 처음 24시간 동안에는 더 높이 오르지 마라 - 3천미터 이상 오르게 되면 하루 300미터씩만 올라라. 그리고 900미터 오를 때마다 하루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 낮에 높이 오르더라도 낮은 곳으로 내려와서 자라. 300미터 이상 오르더라도 잠잘 때 낮은 곳에서 자면 상관없다. - 만약 중등도의 고산증이 생기면 증상이 좋아질 때까지 오르지 말라. 증상이 심해지면 내려가라. - 사람마다 고소적응은 속도가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두라. 더 높이 올라가기 전에 일행 전체가 다 적응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2. 약물을 이용한 고산증 예방 (Preventative Medications) < 아래 설명에 등장하는 약물들은 의사 처방이 필요하므로 필요한 양을 미리 가까운 병원에서 고산증에 대해서 말하고 미리 구입하세요. > 1. 다이아목스(Diamox, 아세타졸라마이드 Acetazolamide) 고산증 예방과 치료에 가장 많이 쓰이는 약제이다. 덱사메타존(dexamethasone)과 달리 이 약제는 문제를 잠시 감추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한다. 이것은 소변에 알칼리를 배출해서 혈액을 산성으로 만들어 호흡을 높인다. 호흡의 강화는 고소적응의 핵심이다. 고산증을 예방하려면 고산에 도달하기 1-2일 전부터 다이아목스 125 mg이나 250 mg을 하루 두 번 먹고 그 높이에 도달해서 3일간 복용한다. 약을 복용하고 1-4시간후 혈중 농도가 최고에 이른다. 연구에 의하면 고산에 오르기 하루 전부터 고산으로 오르는 동안 250밀리그램을 하루 2-3회씩 복용하면서 오르면 두통, 메스꺼움, 숨참, 어지러움, 졸리움, 피로감이 줄어든다고 한다. 약을 복용한 사람은 폐기능도 더 활발해지고, 수면장애도 더 적었다. 그러나 약을 복용한 경우라 하더라도 폐부종이나 뇌수종으로 중증의 고산증이 있을 때는 즉시 하산하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 다이아목스의 부작용은 손가락과 발가락, 때로는 얼굴이 저린 느낌이 오며, 소변을 자주 보는 불편이 있다. 2.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이 약제는 뇌의 부기를 빼주는 약이다. 용량은 4mg을 하루 두 번 3일간 복용하면 대부분의 고산증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8 mg을 하루 두 번 등산하는 당일 먹기도 한다) 가끔 설파제에 알레르기가 있어 다이아목스를 사용하기 힘들 때 덱사메타손은 고산증 예방에 유용하다. 경고 : 덱사메타손은 부작용이 많은 약이기 때문에 의료인의 도움을 받아서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장기간 먹으면 고혈당, 면역억제, 정신착란이 나타날 수 있음. 3. 비아그라(Viagra, sildenafil) 또는 시알리스(Cialis, tadalafil) 이 약제들은 발기부전에 사용하는 약제들인데 혈관확장을 통해 발기부전을 치료한다. 고산증에서는 폐동맥을 확장시켜 폐동맥의 압력을 낮추어 폐부종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비아그라 50mg이나 시알리스 10mg 하루 두 번 복용하면 폐부종을 예방할 수 있다. 5. 고산증의 치료(Treatment of AMS) 1. 일반원칙 고산증의 확실한 치료법은 고소적응이나 하산이다. 2. 약물 치료 경증 고산증은 진통제, 다이아목스, 덱사메타손으로 다스릴 수 있다. 그러나 진통제나 덱사메타손은 때로는 증상을 감추어서 근본적인 치료를 못하게 할 수 있다. 가) 다이아목스는 호흡을 빠르게 하고, 산소 흡수를 도와서 증상을 줄일 수 있고 특히 호흡이 줄어드는 밤에 효과적이다. 다이아목스 125-250 mg을 하루 2번 사용하면 12시간 이내 좋아진다. 증상이 심하면 다이아목스 250mg을 하루 세 번 3일간 복용하면 된다. 나) 덱사메타손은 스테로이드 약제로서 뇌의 부기를 빼고, 두개골 내의 압력을 낮추어 때로는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약제이다. 용량은 4mg을 하루 세 번 복용한다. 대개 6시간 이내 효과가 나타난다. 이 약은 밤에 증상이 악화되었을 때 바로 하산이 힘들 때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약이다. 고산증이 심할 때 덱사메타손을 복용하면서 하산을 하지 않고 등산을 계속해서는 안된다. 덱사메타손은 오로지 증상을 줄여줄 뿐이지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기 때문이다. 덱사메타손은 몸이 늘어지거나 정신이 혼미할 때도 증상이 좋아져 하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증상이 개선되기도 한다. 산악인들은 등산 중에 이 약제가 긴요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약제는 부작용으로 속이 쓰리거나 기분이 좋아지거나 우울증이 오는 경우도 있다. 다) 비아그라 50mg을 하루 세 번 먹거나 시알리스 10mg을 하루 두 번 먹으면 폐부종 치료를 할 수 있다. 3. 그밖의 약제와 치료법 가) 이부프로펜(Ibuprofen) : 고산증으로 인한 진통제로 유용. 600mg을 하루 세번 복용. 나) 니페디핀(Nifedipine) : 이 약제는 고혈압 약제인데, 폐동맥의 압력을 낮추어서 폐동맥을 확장하여 산소공급을 원활하게 해준다. 그러나 이 약제는 덱사메타손만큼 효과가 없다. 20mg의 니페디핀 서방정을 하루 3-4번 사용할 수 있다. 니페디핀은 혈압을 순간 낮추므로 누워있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서서히 일어나야 한다. (핑 돌 수 있음). 같은 용량으로 고산증 예방에 사용할 수도 있다. 다) 라식스(Frusemide)도 폐부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탈수된 사람에게 주의해야 함 라) 산소통 : 100% 산소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마) 개모백(Gamow Bag) : 고산증 치료에 획기적인 발명품으로 펌프가 달려 있는데 고산증 환자를 백에 넣고 펌핑하면 산소의 농도를 높여준다. 10분 안에 백은 900-1500미터 더 낮은 곳같은 환경을 만들어준다. 2시간 이 백에 있으면 낮은 고도에 있는 것처럼 적응한다. 이 효과는 약 12시간 지속하므로 하산할 충분한 시간을 벌어준다. 이 개모백은 6.5킬로 무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