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표의 경우,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빡빡한 일정에 시간을 맞추다 보면 일반 여행사나 항공사를 이용하는 일이 많다. 요즘에는 항공업계의 불황으로 인해 저렴한 가격에 비행기표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상당히 많다. 특히 여행사(travel agency)를 통하지 않고 항공사로부터 직접 표를 구입한다면 전화보다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편이 유리하다. 같은 비행기편이라도 웹사이트 이용 구입자에게 할인혜택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전화 통화를 해야하는 인력에게 지급되는 인건비 절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expedia.com이나 tracvelocity.com과 같은 여행 전문 사이트의 가격보다 훨씬 쌀 수도 있다. 또한 각 항공사의 웹사이트를 찾아가 보면 special rate이라는 특별 할인 요금을 확인할 수도 있고, 같은 장소를 같은 시간대에 여행을 하더라도 날짜를 하루 변경해서 수십 불의 절약이 가능하기도 하다. 비행기 표를 구입할 때 기억할 사항은 (1) 주말을 끼고 여행일정을 짜야한다. (Saturday night stay를 해야한다.) (2) 적어도 여행 2주일 전에는 표를 구입해야한다. 만약 닷새 후에 떠나는 여행인데 일정이 주말을 끼지 않고 월요일에 떠나 금요일에 돌아오는 것이라면 미국 국내선 비행기표가 $2,000 가까이 한다. 미국 동부에서 인천 공항까지 가는 비행기가 다소 비싼 국내항공사(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를 이용해도 $1,000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바가지이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국제선 비행기표는 한달 전에 예약하든지 이틀 전에 예약하든지 가격 차이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고국을 방문하는 표는 미국내의 한국인 여행사를 이용하는 편이 가격도 저렴하고 서비스가 좋다.
근래 항공 산업의 침체에 가장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는 사건은 물론 9.11 사태이다. 그러나, 그 사건 이후 비행기 여행을 꺼리는 경향이 많아져 결국 사고 이후 1년여에 걸쳐 U.S. Airways와 United Airlines라는 대형 항공사들이 파산 보호 신청을 하게된 것은 지금도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merican Airlines, Delta Airlines, Northwest Airlines, Continental Airlines 등의 기타 항공사들도 구조조정과 항공편수 제한 등을 통해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러나, 이 혼란 중에서도 상대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는 항공업체가 있다. 1971년에 텍사스의 Dallas, Houston과 San Antonio에서 첫 비행을 시작하며 ‘저렴한 비행’을 모토로 성장을 해온 Southwest Airlines가 바로 그곳이다. 이 비행사의 특징은 (1) 편도 요금이 왕복요금의 반값이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일반 항공사는 왕복이 더 싸든지 차이가 별로 없다.) (2) 기내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 (3) 일주일 전에만 구입해도 비싸지 않다. (4) 토요일을 지나고 올 필요가 없다. (5)좌석 배정이 없고 아무 자리에나 가서 앉는다. 생각해보면 별일이 아닐 것 같은 이런 차이들로 인해 Southwest는 1990년대에 들어 급속한 성장을 해왔고 대학 졸업자들이 가장 가고싶어 하는 기업 중 상위 10개에 단골로 꼽힌다. 여타 항공사와는 달리 다시 환불이 가능한 표(refundable anytime fares)에서부터 특별요금(promotional fares)까지 다섯 단계의 가격대를 제공하고 있어서, 미리 계획을 짜서 여행을 한다면 동부에서 서부까지 일반 비행기 운임의 반(半) 정도인 편도 100불 내외로 비행기 여행이 가능하기도 하다. 다른 대형 항공사에 비해 운항 도시와 편수가 많지 않은 것이 흠이기는 하지만, 살고 있는 지역에 Southwest Airlines 비행기가 운행한다면 우선적으로 알아보기를 권장한다.
여행 시에 꼭 기억해야할 또 다른 사항은 ‘마일리지 서비스’이다. 대한항공의 Skypass, 아시아나 항공의 Asiana Club, Northwest Airlines의 World Perks, United Airlines의 Mileage Plus, Lufthansa의 Miles and More 등이 이런 서비스의 종류들이며, 자사의 항공편을 자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어느 정도 이상의 마일리지가 쌓이면 무료로 비행기표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대게 여행거리가 500마일 미만일 때는 500마일이, 그 이상일 때는 실제 여행거리가 적립되며, 미국 국내선의 경우 대게 25,000 마일을 적립하면 왕복 항공권이 한 장 나온다. 그러나, 비행사에 따라 여행이 많은 시기(busy season)에는 좀 더 많은 마일리지가 필요할 수도 있고, 이런 서비스를 아예 이용할 수 없도록 ‘사용불가 일시’(blockout days)를 지정해 놓기도 한다. 대표적인 blockout days는 연말연시, 성탄절, 추수감사절, 여름휴가 기간을 많이 가는 6월말 등이다. 이러한 마일리지는 반드시 항공 여행을 통해서만 적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렌트카 회사나 호텔 등과 연계를 맺고있어, 특정 호텔에 1박 할 때마다 500마일, 특정 렌트카를 한번 이용할 때마다 500마일 하는 식으로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다. 또한 항공사간에 서로 마일리지를 교환할 수 있기도 하다. 대한 항공은 Sky Team Alliance라는 프로그램에 미국의 Delta Airlines, 프랑스의 Air France 등과 가입되어 있고, 아시아나는 미국의 United Airlines, 일본의 ANA, 독일의 Lufthansa등과 Star Alliance라는 협정에 가입되어 있어 이들 회사와 마일리지 교환이 가능하다.
또한 요즘에는 항공사나 은행에서 발행하는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프로그램들도 많이 있어, 모든 대금 결제를 그 카드로 하는 전략을 쓰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일반 신용카드와는 달리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는 신용카드는 예외 없이 이자율이 높고 연회비가 있기 때문에, 매달 갚아나가지 않고, 잔액을 많이 남겨 놓았다가는 자기 돈주고 사는 것보다 더 비싸게 ‘공짜표’를 구입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반면에, 잘만 이용하면 1-2년에 한번씩 미국 국내선 비행기표를 한 장씩 힘 안들이고 얻을 수 있다. 이밖에 장거리 전화 회사를 이용해서 마일리지를 쌓는 방법도 있다. MCI는 현재 Northwest Airlines, Southwest Airlines와 협약을 맺고 있고, AT&T는 Delta Airlines와 계약을 맺고 있어 자사의 장거리 전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항공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회사에 따라 혜택에 차이가 있으며, 한 예로 003년 2월 현재 AT&T와 Delta Airlines가 주는 혜택은 ‘가입 시에 5000마일, 매달 1000마일씩 5개월간 적립, 통화료 1불당 5마일’ 이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들은 회사의 사정에 따라 계약을 맺는 파트너나 혜택의 종류가 수시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어떤 프로그램에 가입하기 전에 사전 조사를 해보고 가장 좋은 조건을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이런 프로그램에 가입할 때 계산되는 장거리 전화요금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장거리 전화 요금보다 비싼지 반드시 확인해 보아야 한다.
마일리지를 이용할 때 주의해야 할 또 하나는 그 회사의 구좌에 적립해둔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Northwest의 경우 과거에는 마일리지가 3년까지만 유효했었다가 경쟁 업체의 서비스에 뒤진다는 지적으로 유효기간을 없앴고, Delta Airlines는 마일리지가 없어지지는 않지만 자사 항공편을 몇 년 간 이용하지 않으면 다시 이용할 때까지 그 마일리지를 이용할 수 없도록 묶어둔다. 이러한 규약도 역시 ‘예고 없이’ 변화가 가능할 뿐더러 특히 항공 산업이 위기를 겪게 되면서 재기의 방안으로 가장 먼저 지적된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이 마일리지 서비스의 폐지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여기저기 마일리지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최근의 동향을 확인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유학생으로 가장 좋은 여행은 “학회 참가‘를 통한 여행이 아닌가 싶다. 요즘에는 학회도 관광지에서 많이 하기 때문에 자기 돈 안 쓰고 좋은 곳으로 여행할 수 있고, 교수님만 잘 만나면 가족 동반으로 여행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추가로 드는 비행기표나 식비는 본인이 부담해야 하겠지만, 호텔비와 렌트카 비용이 따로 안 들고, 식비는 한사람당 하루에 받을 수 있는 액수로 온 가족이 때우는 전략을 쓴다면 ’절약 여행‘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대게 영수증을 첨부하지 않고도 매일 $30~$40정도는 학회 참가비 내에서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열심히 연구해서 훌륭한 논문을 쓰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제는 공부 열심히 하면 유명 관광지로 놀러 갈 수 있는 세상이니 그야말로 ’1석2조‘의 효과를 노리며 열심히 연구에 매달려 볼만도 하다. Florida의 Orlando나 Cocoa Beach, 환상의 섬 Hawaii, California의 Santa Barbara 등은 이런 이유로 근래에 각광 받고 있는 학회 개최지이고, 나도 미국 내의 큰 도시는 주로 학회 참석차 방문했었다.
한번은 내 전공인 복합재료 분야의 학회에 초청한다는 편지를 읽다가 맨 아래 이런 문구가 있는 것을 보고 웃었던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