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솔산 산 행 기
석천 약수터 앞 도로에 차를 세우고 산으로 향한다. 2분 정도 올라가 6~7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터를 지나자마자 본격적인 산길로 들어선다. 산에는 봄의 기운이 완연하다.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있다. 비 온 뒤의 산이라 산길은 촉촉하고 조망이 좋다. 뒤돌아보니 계족산이 싱그러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2분쯤 올라가 능선에 닿으니 내원사 2960m라고 쓴 안내판이 달려있다. 왼쪽 위로 체육시설이 있는 약 20평쯤의 갈마정에 다녀온 후 능선 타기 산행이 시작된다.
조금 나아가니 롯데아파트가 내려다보이고 뒤로 보문산이 큰산처럼 시야에 들어온다. 나지막한 봉우리에 올라서니 금병산이 수평선을 긋고 나무 사이로 금수봉, 도덕봉, 갑하산 산줄기가 철옹성을 이룬다. 도덕봉 뒤에는 계룡산 천황봉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능선 길은 약간 내려서다가 침목 계단으로 올라가서 삼각점이 박혀 있는 봉우리를 밟는다. 싸이클 경기장이 잘 내려다보인다.
삼각점 봉우리를 뒤로하고 평탄한 능선 길을 따라 2분쯤 나아간 후 약간의 내리막 능선으로 4분 가량 내려서다가 침목 계단을 타고 올라가 서구민헌장 시설물에다 삼각점까지 있는 봉우리에 닿는다. 산에는 많은 산객들이 오고 가고 있고 진달래가 곱게 피어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서구민헌장 봉우리에서 5분쯤 내려오니 전망이 트이면서 식장산, 보문산이 조망되고 대전시가지가 내려다보인다.
조금 더 내려선 잘록이 네거리에서 완만한 오르막이 되는 능선은 차도 다닐 만큼 널찍한 길로 바뀐다. 평지와 비슷한 능선 길로 나아가다가 다시 침목 계단을 올라가니 능선은 평평해진다. 왼쪽으로 대전시가지를, 오른쪽으론 갑천을 나무 사이로 내려다보며 1분쯤 걸어가니 전망 장소인 도솔정이 반긴다. 도솔정에서는 대전시가지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도솔산은 높지는 않지만 제법 넓은 산세를 나타내고 있었다. 헌데 묘지로 인해 산림이 너무 많이 훼손되어 안타까웠다.
도솔정을 뒤로하고 약간의 내리막길로 3분쯤 내려가니 송전탑이 나타나고 1분을 더 내려서니 돌탑이 서있는 내원사 잘록이 네거리에 닿는다. 내원사의 독경 소리가 마음을 숙연하게 한다. 완만하게 오르던 능선 길이 고스락 직전 가팔라진다. 나야 똑 같은 길이지만 대원들은 힘들어하고 있다. 침목 계단을 타고 고스락에 올라선다.
도솔산 비석과 삼각점(대전14. 1984년 재설)이 박혀 있는 고스락의 조망은 한 폭의 잘 그린 그림처럼 평안함과 즐거운 마음을 안겨준다.
남쪽의 대둔산부터 서쪽의 계룡산을 지나 북쪽의 금병산까지 산첩첩을 이루며 한 눈에 훤히 조망되어 일망무제의 감동이 밀려온다. 발아래 내려다보이는 갑천은 만년동에서 볼 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도시 하천의 모습이었지만 이 곳에선 자연생태계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자연이 살아 숨쉬고 있는 모습이다. 갑천 뒤에는 농지 정리가 잘 되어 있는 전답들이 바둑판처럼 보이고 도안동 마을 풍경은 갑천과 어우러져 한가롭고 평화로운 느낌을 준다. 동으로는 보문산, 식장산, 계족산에 둘러싸인 대전시가지가 펼쳐지고 보문산 뒤에는 충남 1봉 서대산이 우람하다. 고스락 북쪽 작은 바위에서의 조망도 훌륭했다. 수평선을 이룬 금병산 아래 유성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오고 일자로 곧게 뻗은 갑천의 풍광이 보기 좋다.
하산은 갑천과 나란히 뻗은 호젓한 산등 길로 내려선다. 발아래 휘돌아 흐르는 갑천을 내려다보며 3분쯤 나아가자 돌출한 가세바위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갑천을 내려다보며 솟아 있는 가세바위의 경관에 원달연 대원은 탄성을 자아내며 시 한 수를 짓는다. 소나무 숲 사이로 불끈 솟아, 떨어질 듯 떨어질 듯 떨어지지 않고, 서로 경쟁하며 조화를 이루고, 한 편으론 가위의 모습이요! 다른 한편으론 세 개의 바위가 부둥켜안은 모습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가세바위의 자연미에 푹 빠진 다음 길을 재촉한다. 송전탑이 있는 곳까지 내려간 후 오른쪽으로 꺾어 나아가 내원사 잘록이로 올라선다. 이어 도솔정에 되 올라오고 1분쯤 나아간 급하게 떨어지는 삼거리 능선에서 이정표 팻말이 가리키는 월평약수터로 향한다. 1분쯤 평평하게 나아가니 서쪽 조망이 활짝 열리는 산등이 나온다. 산등에서 곤두박질하듯 급하게 3분쯤 내려서니 월평 약수터이다.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니 물맛이 일품이다. 널찍한 길을 따라 능선으로 올라와 이제부턴 진행했던 코스를 역으로 그대로 되 나아가 행복했던 산행을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