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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수리클라이밍클럽 원문보기 글쓴이: 오정환
11 하강 시 하강거리를 정확히 숙지해야
일단은 자기 로프의 길이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제조사마다 같은 길이 스펙의 로프라도 실제 길이는 다르다. 로프 길이를 재는 기준이 당겨진 상태로 재는 제조사가 있고 늘어나지 않은 상태로 재는 제조사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 5프로 정도의 차이가 있게 된다.그 다음엔 하강해야 할 루트의 거리를 정확히 숙지해야 한다.
인수 후면의 하강 코스에서는 하강 시 로프 길이의 착오로 바닥까지 떨어지는 사고가 종종 있다. 설악 장군봉의 기존 하강 코스의 경우에도 로프의 길이에 여유가 없을 경우가 많다. 하강에도 등반만큼이나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12 하강도중 로프 끝 길이를 맞추다가 일어난 사고
인수나 선인같이 하강코스나 등반코스의 각 피치에는 하강을 도우려고 하강 링이 설치되어 있다. 하강도 중 로프의 끝 길이가 차이가 날 경우엔 두 줄 중 짧은 로프를 손으로 고정하고 긴 로프만 풀어준다면 자연스럽게 로프 끝을 맞출 수가 있는 것이다. 특히 회수 시에 크랙에 로프가 낄 수 있을 때 매듭의 위치를 이동시킬 때도 상당히 유용한 방법이다. 나를 포함한 상당수의 클라이머들이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고 한중희씨의 사고가 전형적인 사례다. 확보가 안된 상태에서 매달린 채로 로프 끝을 맞추다 추락사한 경우다. 나 역시도 이와 비슷한 유형의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라 그 후부턴 피치 못할 사정이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오래 전에 고 한중희씨의 등반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슬랩의 귀재란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사고를 항상 피할 순 없는 것..
13 테라스에서 자기확보 미비로 인한 사고
피치가 끝나는 지점이나 리지등반 중에는 상당히 양호한 테라스에 머무는 경우가 있다. 이경우 대개는 자기확보에 게을리하게 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항상 자기확보 후 자가행동을 해야 한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테라스에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타인에게 떠밀려 추락사한다면 그보다 황당한 일이 있을까?
리지등반객들의 수 많은 추락사고의 대부분은 확보 미비로 말미암은 사고다. 주말에 북한산 원효리지나 만경대리지 구간을 함 가보면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님을 알게될 것...
14 안자일렌 시 추락상황
안자일렌은 독일어로 함께 등반하는 일행끼리 자일로 서로 연결하여 상호확보를 통해 안전을 유지하는 것으로 영어로는 런닝빌레이라고도 한다. 등반 중 평범한 구간이나 리지 혹은 크레바스 같이 굳이 피치를 끊으면서 등반하지 않아도 될 경우에 안자일렌 기술을 사용하게 된다.등반자 중 1명이 추락하게 되면 다른 등반자들이 모두 확보자가 되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확보동작을 취하는 것이나 경우에 따라선 1인의 추락이 다른 등반자도 같이 동반추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마터호른 초등 팀이 그랬고 얼마전 북한산 파랑새리지에서 엄모씨와 이모씨의 추락이 그러했다. 추락 순간을 자각하지 못했 거나 대비하지 못했을 땐 안자일렌 기술은 도리어 비극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박정헌,최강식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능숙하고 노련한 안자일렌은 동료의 생명을 살리는 마지막 방법 임은 두말 할 필요가 있을까?
15 이중확보(백업시스템)미비로 인한 사고
"오로지 하나의 도구에 당신의 생명을 맡기지 말라!"모든 확보 시스템은 항상 이중으로 백업이 되어 있어야 한다.
얼마 전 일어난 권모씨의 무지개폭 사고는 아이스바일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동료의 사진촬영을 하다 일어난 사고라고 들었다. 평소 번거롭더라도 확보시엔 백업을 하는 습관이 있었다면 피할 수도 있었을 사고일진데...
피치가 끝나는 지점에서 시스템을 정리하기위해 단순히 손으로만 하강 링이나 슬링 같은 확보물을 잡고 자기확보를 일시적으로 해제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물론 피치 못할 사정이 있고 안전한 상황이라면 주의를 기울이면서 그리 할 수도 있지만 최소한 퀵드로라도 하나 더 걸어 이중확보가 된 상태에서 자기확보줄을 정리하는 게 옳다. 사고를 당했던 이의 표현이 설마 손이 빠질 줄은 몰랐다고 하더이다...
16 하강 시 조작실수로 말미암은 사고
긴 머리카락이나 스카프가 하강기로 끼어들어 일어난 사고는 예전부터 종종 있었다.
몇 년 전에 인수 하강 루트의 오버행에서 이런 사고에 처한 여자분이 하강기를 정리하기 위하여 오버행 확보물에 자기확보줄을 걸었다가 확보줄을 풀지못해 탈진했는데 이를 구조하러 간 남자조차도 같이 사망한 어이없는 경우가 있었다. 하강 시에 일어날 수 있는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선 평소에 푸르지크매듭이나 선트 같은 하강보조도구를 이용하여 하강하는 습관을 가지는게 좋다. 또한 냉정한 판단력과 신속한 결단력도 중요하다
17 톱로핑 등반 시 일어날 수 있는 사고
톱로핑 등반의 경우에 등반거리와 로프의 길이가 다르다면 당연히 착오만큼의 추락위험으로 연결된다. 등반 대상지에 대한 사전정보를 정확하게 인식하고서 등반을 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도 로프 마지막 끝에 매듭이라도 해두는 습관이 있었다면 피할 수도 있는 사고다.
특히 빙벽은 암벽과는 거리감에 차이가 많이 난다. 그리 높아보이지 않은 빙벽도 60미터 로프한동으로 해결되지 않는 곳이 의외로 많다. 요즘은 60m 로프를 많이 사용하므로 등반 거리가 30m가 넘을 경우엔 경고 문구를 설치하는 것도 좋을듯 하다.
또한 톱로핑 등반 시에 로프를 안전벨트에 직접 매는 것이 아니라 잠금카리비나를 사용할 경우엔 반드시 2개를 겹쳐서 사용해야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잠금비나의 부실로 인한 사고도 적지 않다.
18 하강로프의 사용부주의로 인한 사고
인수봉등반시나 등산학교 교육 등에선 하강용테라스에 많은 로프가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로프가 픽스되어 있는지 하강해도 좋을 로프인지를 사전에 정확하게 인식하고서 하강에 착수해야한다 . 완전한 하강로프인지를 확인하지 않고서 하강기를 걸었다면 돌아오지 못할 다리에 발을 디디는 것과 같다. 로프가 픽스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2 사람이 동시에 싱글로 하강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상당히 위험한 경우다. 싱글로프 하강 자체가 위험하기도 하지만 그 보단 로프가 픽스되지 않은 경우엔 반대편 하강자의 위험을 같이 떠맡고 있기 때문이다. 되도록 두줄 하강이 바람직하며 마지막 하강자는 반드시 두줄로 하강해야 한다.
19 어프로치 과정에서의 사고
몇년전 김해무척산에서 톱클라이머 전모씨가 등반지 밑으로 어프로치하는 과정에 미끄러져 추락사했다. 사고나기 얼마전에 우리팀이 등반했던 곳인데 나 역시도 그지점을 지나면서 안전을 위해선 보완작업이 필요한 곳이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등반 시엔 항상 출발이 7급이라고들 한다.출발만이 아니라 어프로치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위험한 구간을 지날 때는 자기확보를 하고 통과하는게 현명하다. 귀찮음의 양 만큼이나 사고 위험은 커지게 마련이다.
20 후등자 확보 시에 남은 로프를 끌어올리는 작업
선등자는 피치를 끊고 후등자 확보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등반 거리보다 긴 남는 로프를 끌어올린다. 속칭 "짜먹는" 중이다. 이 경우 대부분의 선등자들은 빠른 정리를 위해서 후등자 미 확보인 상태로 로프를 끌어올리게 된다. 서로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상호간에 시야 확보가 용이한 곳에서는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하거나 의사 전달이 질못될 경우엔 후등자의 상황을 예측하기 힘드므로 로프를 올리는 작업이 비록 힘들고 느리더라도 후등자 확보가 완료된 상황에서 올리는 게 올바르다. 로프를 올리는 과정에서 후등자가 일시 자기확보를 해제하고 추락하는 경우를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항상 후등자확보가 되어 있다면 굳이 암벽장에서 서로 큰소리로 완료! 출발!등의 구호에 구애받지 않고 등반이 가능하다.
로프의 움직임만으로 상대방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항상 이중확보와 함께 이런 자연스런 등반 시스템이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등반이란 건 본질적으로 귀찮고 힘든 것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 그 핵심이다. 물론 그렇다고 불필요한것을 이중삼중으로 반복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사항들을 귀찮다고 건너뛰는 우를 범하지 말자는 이야기다 좋은 습관들은 오래도록 등반할 수가 있도록 하는 토대가 된다 . = 펌 = |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위 내용은 사고유형의 일부이며, 더 많은 종류의 사고가 산재한다는 사실. 항상 주의하는데도 가끔 얼빠지는 경우가 있어 당황스러울때 동료가 참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