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필터와 CPL필터, 무엇이 다르지?
일단, PL필터와 CPL는 모두 편광필터에 속합니다. 편광필터는 빛의 파동을 특정방향으로 걸러주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편광이란 공기중에서 흩어져있는 빛이 반사와 같은 이유로 인해 파장이 일정한 방향성을 갖는 것을 말합니다. 즉 편광필터는 일정 방향을 제외한 다른 범위의 빛을 차단해 카메라 렌즈와 촬상면에 특정한 파장과 방향성을 지닌 빛만을 보내주는 것입니다.
빛을 걸러주는 편광필터의 특성은 주로 반사광을 제거하거나 피사체의 콘트라스트를 강조할 때 활용됩니다. 콘트라스트가 강조되는 원리 역시 다른 파장의 광간섭을 없애 피사체 본연의 색이 더욱 두드러지는 것에 기인합니다. 아래 예제에서 보는 바와 같이 편광필터를 사용하면 유리창에 비치는 조명이나 실내 집기의 모습이 제거된 것 뿐만 아니라 바깥 풍경의 콘트라스트가 높아져 화상이 더욱 선명해 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편광필터 적용 전(좌)과 후>
이처럼 편광필터의 효과에 대해 알고나서 실제로 필터를 사용해보고자 하는 유저들에게 또다른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PL과 CPL, 무엇을 써야 하는거지?"
먼저 이니셜부터 풀어보면 PL이란 단어는 Polarization, 말그대로 편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CPL은 '원형 편광'이란 의미로 Circular Polarization이라고 풀어씁니다. 이 원형 편광이라는 의미와 따로 구분하기 위해, PL필터는 '선상 편광'필터라고도 부릅니다.
편광필터가 PL과 CPL로 나뉘게 된 시기는 SLR 카메라에 AF 기술이 개발되면서부터입니다. SLR 카메라는셔터 앞에 거울을 배치해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뷰 파인더로 반사시키는 광경로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 거울은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100% 반사시키지 않고, 일부를 카메라에 내장된 AF센서로 보냅니다.
즉, 카메라는 이미 내부에서 반사를 통해 편광된 빛으로 초점을 잡는 구조인 것입니다. 이러한 상태에 서 PL 필터를 사용하게 되면 빛이 PL필터와 카메라 내부에서 이중 편광되므로 정확한 포커싱은 물론 전반적인 노출 설정에 있어 오작동을 유발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CPL, 원형 필터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1/4 파장 소재(사용파장의 1/4두께의 투명판)를 추가해 최초 편광된 빛을 다시 산란시켜 카메라 내부로 입사시킵니다. 편광된 빛 파장에 한해 다시 산란과정을 거쳐 AF와 노출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반사거울에서 한번 더 편광 절차를 거침으로써 처음에 의도했던 편광효과를 다시 살릴 수 있도록 한 것이 CPL필터의 원리인 것입니다.
보통 재산란-재편광 과정을 거치는 CPL필터는 PL필터의 편광 과정보다 더 복잡하기 때문에 PL 필터보다 편광효과는 약한 편입니다. 또한, 추가 파장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 역시 PL필터보다 다소 비쌉니다.
| 그렇다면 정답은 CPL?
의도한 편광효과와 함께 언제나 오차없는 정밀한 AF와 노출설정을 원한다면 이론적으로 CPL을 써야하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편광부를 돌려가며 편광효과를 조절할 수 있는 PL필터의 사용법으로 볼 때 오동작 현상 역시 꼭 매번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 SLR이 아닌 일반 디지탈 카메라에서는 내부에 별도 편광절차가 없으므로, 일반 PL필터를 사용해도 오류 현상이 없습니다.
따라서 편광필터 사용 빈도가 높은 SLR 카메라 파워유저라면 반드시 CPL 필터를 구비해야 하며, 사용횟수가 적거나 편광효과를 직접 접해보고자 하는 일반 유저층이라면 일반 PL 필터로도 편광 성능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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