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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솟대제 사례 가. 강원도 강릉 강문동 진또배기(짐대백이) : 강원도 강릉시 강문동에 있는 솟대. 현지에서는 ‘진또배기 서낭’ 또는 ‘진떼배기 서낭’이라고 하며, 소나무로 만든 장대를 神體로 삼고 있다. ‘진또배기’란 ‘짐대박이’의 방언으로 神竿인 솟대를 지칭하는 ‘짐대'에 사람이나 짐승 또는 물건에 무엇이 박혀 있는 뜻을 가리키는 접미어 '박이'가 첨가되고, 이것이 'ㅣ모음동화'를 일으켜 '짐대백이'가 된 것이다. 짐대의 높이는 약 5m 정도이고 맨 꼭대기에는 세 갈래진 나뭇가지를 가로로 얹고, 갈래마다 정교하게 만든 나무오리를 올려놓았다.
이 짐대의 유래는 어느날 대관령(일설에는 함경도 해안)에서 떠내려 온 짐대가 강문 해안에 닿자, 마을사람들이 이를 건져 세우고 제사를 올렸더니 동네가 번성하여 계속 모시게 되었다 한다. 강문 근처의 安木에도 이와 같은 진또배기가 있는데, 오리의 앉아 있는 방향이 두 마을 똑같이 서북쪽 대관령(또는 서울)을 향하고 있다고 한다. 이 짐대는 마을의 三災, 곧 水災. 風災. 火災를 막아주는 구실을 하며, 이것을 잘 모시지 않으면 벼농사가 안 된다고 한다. 진또배기 서낭에 대한 의례는 동제인 서낭제와 풍어제 때 행해진다. 강문에서는 매년 음력 정월 15일에 春季豫祝祭, 4월 15일에 풍어제,8월 15일에는 추수제를 동제로 지내고, 3년에 한번 씩 음력 4월15일에 규모가 큰 용왕굿(별신굿)을 벌인다. 이때 마을 서낭당인 골매기 서낭당과 여서낭당인 죽도서낭당(또는 해당), 그리고 진또배기 서낭에 각각 제사를 지낸다. 이 세 곳의 위치는 삼각형을 이루고 있는데, 마을 서쪽으로 100m쯤에 골매기 서낭당이 있고, 여기서 100m 정도 되는 죽도 바로 밑에 여서낭당이 있다. 그리고 두 서낭당 중간에 남쪽으로 진또배기가 있는데, 골매기 서낭당과의 거리는 10~50m이다. 제사는 밤 12시경에 지내는데, 메. 시루떡. 나물. 酒果脯. 어물 등의 제물을 차려놓고 분향 배례하며, 告祝은 없다. 굿을 할 때는 진또배기를 먼저 돌고 나서 시작하며, 짐대는 3년마다 별신굿을 할 때 바꾼다고 한다. (김선풍)
나. 전라남도 화순군 동복면 가수리 上佳 마을 : 상가 마을의 짐대는 마을 입구가 당산숲이기 때문에 당산과 짐대가 함께 있다. 높이 7m쯤 되는 소나무를 베어와 장대 위에 각각 오리를 조각하여 올려놓았다. 마을 바깥쪽을 바라보는 오리의 부리에는 여러 가닥의 대를 가늘게 쪼개 물려 늘어뜨렸다. 마을 형국이 火局이라 하여 화재가 빈발하자 이를 막기 위하여 물의 상징인 오리를 마을 입구에 세우고 매년 음력 2월 초하루에 짐대제를 지낸다. 이월 1일 오전에 풍물패를 앞세워 소리를 내며 마을 뒷산인 뒷굴에서 바르게 자란 제일 큰 육송을 골라 베어와 짐대로 사용한다. 매년 세울 때마다 짐대의 높이가 높아지는 것은 나무의 성장환경이 예전과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짐대 제작은, 한편에서는 나무의 껍질을 벗기고 다듬는 작업을 하고, 다른 이들은 오리를 만든다. 오리는 한 마리를 앉히는데 입에는 오리 수염이라하여 대를 가늘게 쪼개어 물린다. 오리의 방향은 남향으로 오리의 꼬리가 동네쪽으로 오도록 짐대 하단에 방향 조절 손잡이를 만든다. 짐대제에 쓸 제물은 지극히 간단하다. 삼색 실과와 북어를 마을 공동경비를 사용하여 구입한다. 그러나 짐대제를 지내기 위해 동원된 만수와 하가마을 주민들과 참여자들의 당일 음식까지 준비하려면 꽤 많은 경비가 드는데, 1995년의 경우 돼지 1마리, 술(소주,막걸리,맥주) ․ 음료수 ․ 과일 ․ 과자 등을 구입하는데 48만원이 들었고 1996년에는 35만원이 마을 회비에서 사용되었다. 당산과 짐대에 얽힌 속신으로는 마을에 도둑이 들어 물건을 훔쳐 달아났으나 당산을 벗어나지 못하고 아침에 당산에 오그라져 있는 것을 잡았으며, 6․25때 당산에 불이나고 짐대가 타버린 뒤로는 마을에 화재가 빈발하고 궂은 일이 잦았다. 1970년경 새망르 사업으로 미신이라 하여 짐대를 없앴더니 마을에 화재가 자주 일어나 1980년 초에 다시 세우자 화재 발생이 없어졌다고 한다.
다. 경상남도 거제시 일운면 망치리 배선대(솟대) : 망치리는 해안선을 따라 양화리와 구조라리 사이에 있다. 배선대는 망치 마을과 망향 마을 경계지역인 포장도로 오른쪽 10여 미터쯤 떨어진 논둑에 세워져 있다. 배선대는 농사가 잘 되고 고기가 많이 잡히게 하기 위하여 세운 것으로 원래 3년에 한번씩 제를 지낼 때마다 새로 교체하여 세웠으나 20여 년 전 부터는, 삼거리에 있는 심원암의 김명호 주지를 초청하여 4년만에 한번씩 배선대를 새로 세우고 제를 지낸다. 소나무로 만든 배선대는 높이가 약 6미터, 둘레 30센티미터 이다. Y자 형태의 소나무 가지로 몸체와 고리를 만든 다음 한갈래로 나온 몸체의 앞쪽 부분에 역시 기역자 형태의 소나무 가지로 목과 머리를 만들어 끼움으로써 하나의 오리를 만들어 장대에 끼워놓는다. 인근의 마을과 달리 장대나 오리의 규모가 크고 웅장하다. 오리의 머리 방향은 북서쪽(바다 반대방향)인 마을 뒷산을 바라보고 있다. 마을의 제례는 정월 보름 안에 날을 받아 지내는데 먼저 산제를 지내고 다음으로 당산제 그리고 골목마다 다니며 들마제를 지내고 풍어제를 지낸다. 풍어제를 끝으로 마을제는 끝나고 그 다음 날부터 마을 회관 앞의 돌탑에서 3일 동안 큰굿(배선굿)을 한다. 그러나 벅시와 배선대가 있는 곳에서는 다른 제의처럼 지내지 않고 밥 한 상만 차려놓고 풍물만 잠깐 치는 것으로 끝낸다.
강현구 (광주광역시 문화재위원) kang034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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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자료네요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