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왕동의 아름다운 집에 피어있는 꽃
어린 날, 우리는 노랗게 핀 저 꽃을
'미친년 볼기짝'이라고 불렀다.
왜, 무슨 연유로 그런 이름을 가졌는지는 몰라도
작은아버님 댁 하천가에 피어있던 저 꽃을
나는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그러나, 사촌이며 친구인
미숙이가 무슨 꽃을 좋아하냐고 하면
다른 이름을 대곤했었다.
'미친년 볼기짝'이라는
그런 이름을 가진 꽃을 좋아하면
내가 미친년이라고 놀림을 받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좋아하면서,
슬금슬금 보았던 어린 날의 꽃을
물왕동의 폐가에서 만났다.
반가웠다.
꽃을 보는 순간 예전의 꼬맹이로 돌아갔다.
음악이나, 어떤 장소, 추억이 있는 꽃등은
그것들 듣거나, 보는 순간에
감정은 어느새 그 시절로 순간이동을 한다.
야생화 책을 찾아보았다.
분명 다른 이름을 가졌을 듯했기에
찾아 보았으나, 없다.
댑싸리비가 흙담에 기대어 있는 집,
어린 날의 추억의 꽃이 있는 집,
평상이 있는 집,
아름다움을 간직한 집은
오늘도 그 자리에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