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신’ 공부 비법, 전문가들이 분석해보니
수학 공식은 구구단 외우듯, 영어는 말하고 쓰고 온몸으로 …
변두리 학교 학생들의 ‘꼴찌 탈출기’를 그린 KBS2 월화드라마 ‘공부의 신’(이하 ‘공신’·드라마 하우스 제작)이 화제다.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20%를 넘었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들에겐 명문대 합격으로 가는 ‘공부 비법’을 담고 있어 ‘공신 신드롬’까지 생겼다. ‘공신’의 자문을 맡은 전문가들에게 드라마 ‘공신’의 공부 비법을 물었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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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대 특별반’의 명문대 도전은 성공할까. 왼쪽부터 오봉구(이찬호)·길풀잎(고아성)·홍찬두(이현우)·나현정(지연)·황백현(유승호). [사진=드라마하우스 제공] |
| “오늘 안으로 4, 5, 6학년 수학 문제집 다 풀어 놓으랬어요.” -3회
‘의지’보다 중요한 기초 다지기
수학에 자신감을 잃었거나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다면 기초로 돌아간다. 예컨대 수1의 지수 방정식과 로그 방정식, 수2의 무리 방정식을 공부하는데, 중학교 때 배운 방정식·부등식을 전혀 모르면 진도를 나갈 수 없다. 이럴 땐 배우고 있는 내용과 관련된 단원을 뽑아 복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강성태(대학생 소셜 벤처 ‘공부의 신’)대표는 효율적인 공부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 다지기라고 강조했다. 중학교 방정식 단원의 기본 원리를 완벽히 이해하고, 심화문제까지 제대로 풀었던 학생이라면 고등학교 방정식 단원을 배울 때 조금만 집중해도 잘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 속 꼴찌 5인방이 제대로 마음먹고 고3 공부를 시작해도 기초 내용을 모르면 금세 의욕이 꺾일 수 있다. 쉬운 내용으로 다시 시작하면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아 본격적인 공부에 워밍업이 될 것이다.
“ 수학이란 스포츠다. 기본 공식을 반사적으로 생각해 내 문제라는 공을 쳐 낸다.” -3회
개념을 반복하면 응용문제 ‘문제없다’
누군가 물으면 본능적으로 답이 나오는 게 ‘구구단’이다. 수학은 구구단과 같다. 드라마 속 차기봉 선생님이 탁구를 예로 들어 ‘수학은 스포츠’라고 말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어떤 스포츠라도 기본 동작을 수천, 수만 번 반복하면 시합 때 그 동작이 자동적으로 나온다. 수학을 못하는 학생들에게 공식을 물으면 대답을 못한다. 대성N스쿨(금천) 이준호 원장은 “수리 2~3등급을 맞는 학생도 공식을 바로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수학 한 단원을 공부하는 데 암기해야 할 공식은 불과 3~4개. 이 원장은 “한 단원을 짧게는 1주일, 길게는 한 달 배울 동안 공식을 구구단처럼 중얼거리며 암기해볼 것”을 권했다. 문제를 풀 때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공식이 나올 것이다. 그 뒤론 남는 두뇌 용량으로 자기만의 창의적인 전략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다.
“응용문제는 긴 문제부터 푼다!” -4회
어려운 문제 먼저 풀면 폭넓은 사고 가능
‘어려운 문제를 먼저 풀라’는 말이 있다. 시험지 맨 뒤 문제부터 풀라는 뜻이다. 강씨는 “어려운 문제를 먼저 접했을 때 좀 더 안정된 상태에서 풀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못 풀었더라도 다른 문제를 풀다 생각하지 못했던 풀이 방법이 떠오르기도 한다는 것. 이렇게 되면 문제를 풀 확률이 더 높아지는 셈이다. 하지만 수학 문제는 심리학적으로 쉬운 문제부터 풀어야 좀 더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쉬운 문제를 먼저 푼 학생들은 낙관에 차 다음 문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강 대표는 "실제 상황에서 문제를 풀며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경험으로 찾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혼합 형태도 있다. 시험이 시작되면 어려운 문제부터 풀되, 시험 시작 전 쉬는 시간에 쉬운 문제로 워밍업을 해두는 방법이다.
“ 독해할 때 사전 찾는 건 금물. (중략) 모르는 단어 있어도 독해는 스피디하게 쫙쫙!” -6회
모르는 단어가 많으면 난이도를 조정하라
드라마 속 앤써니 양 선생님이 말한 ‘때려 맞히기’란 ‘유추’를 의미한다. 아는 단어들을 통해 모르는 단어를 짐작하면 독해에 지장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보통 수능 외국어 영역 지문에는 장문 독해 문제를 제외하고 100~110개의 단어가 나온다. 여기서 모르는 단어가 5개가 넘으면 유추는 불가능하다.
일단 지문에서 모르는 단어를 체크한다. 5개 이상이면 단어장을 마련해 단어를 외우고 문제를 풀거나, 문제의 난이도를 바꿔야 한다.
대성N스쿨(잠실) 김민석 원장은 독해지문의 내레이터가 돼보면 듣기 능력까지 향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문의 기본적인 단어를 쓰고, 읽는 것을 녹음한다. 발음을 전자사전을 통해 확인한 후 전체 문장의 해석을 적어본다. 한 문장씩 의미를 이해했다면 본문 전체를 녹음한다. 처음 문장부터 한 문장씩 끊어 듣기 연습을 한다. 그는 “하루 2개 지문만 이 방법으로 연습해도 놀라운 속도로 듣기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 손! 손을 움직이면서 생각해! 쓰면서 생각해야 머리가 돌아가지!” -6회
트리플 암기법을 활용하라
강 대표가 권하는 기억력 향상 ‘트리플 암기법’은 간단하다. 읽기(정독)→말하기(눈 감고 머릿속으로 말하기)→쓰기(안 보고 연습장에 쓰기) 과정이다. 교재 내용을 바로 베끼지 않고 일단 밑줄 치며 정독한다. 그 뒤 읽은 내용을 눈을 감고 속으로 이야기해 본다. 만약 줄줄 이야기할 수 없으면 다시 정독한다. 머릿속에 내용이 확실히 떠올라 속으로 말할 정도가 되면 연습장에 내용을 전부 적는다. 강 대표는 “하나라도 기억 나지 않으면 적는 것을 그만두고 다시 정독한 후에 떠올려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림]
‘열려라 공부’가 독자 50분께 KBS 드라마 ‘공부의 신’ 원작 소설 『공부의 神』1·2권(중앙M&B)을 드립니다. 일본 인기 만화 『드래곤 사쿠라』를 소설화한 것으로, 일본 도쿄대에 들어간 꼴찌들의 공부 노하우를 담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일보 고객 멤버십 사이트(jjlife.joins.com)에서 확인하세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