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호랑이와 조각배에서 살아남은 인도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한편을 다운로드해서 보았답니다..
희망나무가족분들도 보시라고 간략하게 정리된 블로그를 퍼서 나눔니다..
새해 첫 영화로 꽤 의미있는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라이프 오브 파이'이지요.
개봉 전에는 별로 호응이 없었는데 개봉 후 입소문을 타고 점점 더 사람들을 극장으로 끌어 모으고 있는 영화입니다.
태평양 한가운데 작은 조각배에 호랑이와 단 둘이 살아남은 인도 소년이 겪은 227일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요.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다들 "저거 실화야?"를 먼저 궁금해 하는데..
사실은 이 영화의 내용이 실화인가 아닌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 스포일러가 꽤 포함되어 있습니다.

CG가 대부분이라고 하지만,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눈은 정말 황홀합니다.
첫 장면부터 그렇습니다. 인도 한 도시에 있는 동물원의 희귀한 동물들의 모습이 이국적이고 이색적입니다.
영화 대부분의 배경이 바다 화면이라면 지루할 법도 한데,
칠흙같이 어두워야 할 밤 바다의 적막조차도 야광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환상의 세계로 그려냅니다.
진짜 어디 존재하지 않는 먼 나라를 여행하고 온 듯한 느낌이 들지요.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몽환적인 아름다움에 젖지 않고 나오기는 힘들 지경이지요.

운영하던 동물원을 접고 '파이'와 가족들은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게 되었는데요,
갑작스런 태풍으로 타고 가던 배가 침몰하게 됩니다. 간신히 구명보트에 오르게 된 파이,
눈 앞에는 다친 얼룩말과 친근한 오랑우탄, 그리고 하이에나 뿐입니다.
하이에나가 얼룩말과 오랑우탄을 죽일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데,
갑자기 보트의 차양막 아래에서 '리차드 파커'라는 이름을 붙였던 호랑이가 튀어나와 하이에나를 처리하지요.
그리고 호랑이와 파이, 단 둘만의 아슬아슬한 긴장이 감도는 여행이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스토리의 또 다른 좋은 점은 호랑이와 파이가 쉽게 가까워지지 않았다는 것에 있습니다.
(덕분에 여러번 비명을 질렀습니다. 리차드 파커.. 무서워 ㅜㅡ) 만일 금새 호랑이와 친구가 되었다면
그저 그런 현실성 없는 이야기로 비춰졌을 법 합니다.
그러나 몽환적인 공간과 화면과는 정반대의 다소 현실적인 상황 대치가 이 영화가 더 실화인가 궁금하게 만들더라고요.
저도 영화 중반까지는 그저 이 호랑이와 파이의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더랬지요.
하지만, 이 영화가 가진 무서운 은유는 따로 있더라고요. 살아남은 파이가 동물 이야기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동물 하나하나를 배에서 만난 사람들과 빗대어 이야기하는 장면 말이지요.

만일 이 영화를 본 그대로 호랑이와 바다와의 사투 끝에 살아남은 소년 이야기라고 한다면, 실화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파이가 각색한 이야기대로 구명보트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식인을 하면서
살아남은 이야기라고 한다면 실화가 맞을 겁니다. 실제로 바다 혹은 산에서 조난을 당한 사람들이
죽은 이들의 시신을 먹으면서 버텨낸 이야기들은 존재하니까요.
이 영화는 묻습니다. 당신이 어떤 이야기를 진실이라고 믿고 싶은지?

'라이프 오브 파이'는 단지 호랑이와 소년의 이야기만이라고 해도 충분히 오락적으로도 재미가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냥 아름다운 영상을 보고 인간의 생명력이란 대단하다고 감탄하면서,
혹은 리차드 파커에 살짝 반해서 극장을 나와도 그만입니다.
단, 이 영화는 또 다른 진실에 대한 가능성을 곳곳에 배치해 놓았습니다.
파이가 배에서 만난 사람들, 동물들과 성격이 딱 들어맞는 사람들이지요.
죽음의 기로에서 만난 여인의 형상을 하고 있는 식인섬..
바다 한복판에서 조난을 겪으며 파이가 만난 신의 실체는 어쩌면 그렇게 잔혹했습니다.
아니, 우리가 인생에서 갈구하는 신의 존재는 그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인생을 평탄하게 살고 일상에 만족을 하는 사람들은 애타게 신을 찾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생의 비극을 겪게 되거나 기댈 곳, 의지할 곳이 없을 때 신을 찾게 되지요.
파이는 3개의 종교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진짜 신을 만난 건, 바다 한 가운데였죠.
결국 그를 끝까지 살게 한 건 리차드 파커 혹은 파이 그 자신, 인간의 살고자 하는 의지였던 겁니다.
어떤 이야기를 진실로 믿던 간에, 우리는 라이프 오브 파이를 통해 "살아남으라"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2013년 새해 벽두에 들려온 비극적인 뉴스들을 통해 더욱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지를 다지게 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도 인생과의 사투에서 결코 지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파이처럼요..
ps: 그럼에도 실화인지 궁금하신 분이라면.. '더들리와 스티븐스 재판'을 검색해보세요^^
첫댓글 예고편을 본 기억이 났습니다, 파이라는 소년이 학교에서 자기소개하는...무언가 생각하게 하는 영화라는 느낌이..'
우리 희망나무에도 영화동우회도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네요..소식과 영화감상등을 올려주시는 등등..
감성이 메말라있을때 영화관을 찾곤 하는데요, 요즘은 몇달동안 영화 한편도 보질 못했네요.ㅠㅠ
라이프 오브 파이....이번주에 보고 답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를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보았답니다, 특히 조각배에 기린과 침팬지, 그리고 하이애나와 호랑이의 먹이사슬과 순간순간 위기를 넘기는 어린 파이의 재치..인생의 한 단면을 조각조각 떠오르게 했던 감동적인 영화인지라..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꼭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영화 감동 받은 영화랍니다, 적극 추천합니다!
이번 주말에 다운로드하여 봐야겠네요,,감사합니다.
영화관련된 소식을 자주 전해 주시면 더욱 더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