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동아일보 문예상 장원]
할머니의 정
문준호(서울 역촌.5)
학교 끝나
피곤한 몸 이끌고
집에 오면
제일 먼저 반겨 주시는
할머니의 다정한 웃음
“준호야 숙제 했냐?”
“공부 그만 하고 간식부터 먹어라.”
“이그! 씻고 먹어야지!”
할머니 잔소리는
멈추지 않아도
할머니가 제일 좋다.
아빠가 때리는
사랑의 매 맞고 울 때
살그머니 내 방 오셔서
가만히 안아 주시는 할머니.
“나는 지들 클 때 안 때렸는데
왜 어린 걸 때리누?“
같이 눈물을 글썽이시는 할머니
힘 들고 지칠 땐
할머니 그립고
슬프고 서러울 땐
할머니 계셔서 빨리 잊는다.
[소년조선일보 문예상 최고상]
아버지의 고향
이동규(이천 이천남. 4)
자나 깨나 그리운 고향
보고 싶어라
어릴 때 뛰놀 던 곳
보고 싶어라.
TV가 없고
게임이 없어도
즐겁게 뛰놀던 곳
보고 싶어라.
그래서 그래서
찾아 갔네
들뜨는 맘으로
차를 탔네.
하지만 하지만
집들은 백화점으로
뒷산은 아파트가 우뚝.
이제는 이제는
볼 수 없는 고향
남아 있는 것은
생각의 고향.
그 옛날에 아버지가
그리워하는
고향을
보고 싶어라.
[소년한국일보 글쓰기상 대상]
바보 바람
서성민(포항 제철 지곡.4)
그렇게
따려고 애를 썼으면
가져 가야지.
흔들다 흔들다
떨어뜨리고
달아나 버립니다.
감나무 아저씨께
혼이 날까 봐.
‘바보!’
‘바보!’
감을
땅바닥에 팽개쳐 버리고
겁이 나
쌔앵
달아나 버립니다.
[전국어린이건강글짓기대회 으뜸상]
내 별명
박정환(서울 창서.6)
학교 가는 길에
“쩡환아!”
뒤에서 부르는 소리
친구 상하와 같이
학교에 간다.
내 이름은 정환이인데
‘쩡환‘이란 별명은
우리 엄마 사투리 목소리
처음엔 ‘쩡환’이란 별명이
나쁘게 들려서
학교 국어 시간에
‘별명을 불러도 좋은가?’란 토론에서
반대를 선택한 나
그러나 이젠
정답게 들리는 소리
3학년 때 내 별명은
‘방정환’
어린이날 선생님께서
방정환에 대해 설명하셨을 때
친구들의 시선은
나에게 집중되고
얼굴이 붉어졌던 나
‘방정환’이란 별명은
분명히 좋은 별명인데
그 때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제 그 때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제2회 한국어린이시문학상 대상]
강물
이세민(용인 정평 5)
넘실넘실
강물이 흐르고 있다.
“비켜, 내 자리야.”
자리 다툼을 하고 있나 보다.
저녁이 되니 조용해졌다
웬일일까.
아, 그렇구나
모두 자리를 찾아서 그렇구나.
[상경어린이문학상 최우수상]
털보꽃
임혁규(광주경양.5)
작년 여름
분리 수거동에서
주워 온 화분 하나
“쯪쯪 불쌍하다.”
앙상하고 보잘 것 없는
털보 잎 석 장 뿐
일 년 내내
엄마와 나는
정성껏 물을 주고
따뜻한 햇볕도 쪼였다.
털보는 서서히
건강을 되찾았다.
드디어 올 여름
털보는 보라색 꽃봉오리를
마음 껏 자랑하더니
여섯 송이의
보라색 꽃을 피웠다.
어려움을 이겨 내고
엄마와 나에게
기쁨 가득 안겨 준
털보 꽃.
[제19회 어린이문예대상 최우수상]
기분 좋은 낙서 하나
하윤실(부산 장전.6)
오늘은 월요일
자리 바꾸는 날
걸상도 바뀌고
책상도 바뀌고
짝지도 바뀌었다
웬지 서먹서먹해서
의지에 걸터 앉았는데
책상 위에
낯선 낙서들이
노려 보고 있었다
‘미경이 바보’
‘연지 바보’
‘철수 깍쟁이’
‘현지 뚱뚱보’
내 마음 속에
담겨 있던
미움을 지우듯이
지우개로 하난 둘
낙서를 지우다 보니
문득 눈에 띠는 낙서 하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나는 기분 좋은 인사
하나 남기고
책상 위의 낙서를 지우고
내 맘 속 미움도 지운다.
카페 게시글
아동시
어린이 문예 우수작 모음(어린이신문)
겨울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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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2.2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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