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드론과 미래 먹거리 준비를 위한 제언
이 글은 2017년12월, "무인항공기 사랑"이라는 카페에 게재했던 글이다.
다시 옮기면서 오늘의 현실을 짚어보고자 한다.
ㅇ 2017년11월28일, 문재인 대통령은 ‘혁신성장 전략회의’ 모두 발언에서 신산업ㆍ신기술에 대한 규제혁신을 강조하며 “민간의 상상력을 낡은 규제와 관행이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되며, 규제혁신은 속도와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혁신성장은 개념보다 구체적인 사업이 중요하므로 제조업 혁신과 더불어 드론 사업에서도 세계적인 경쟁에서 앞서 갈 수 있도록 속도를 내 줄 것을 당부하였다.
문대통령은 앞서 10월12일에도 대통력 직속 4차산업혁명추진위원회에서 혁신성장은 새로운 경제성장을 위한 정부의 핵심전략임을 강조하며, 혁신성장이 우리 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므로 드론산업을 4차산업 선도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약속을 한바 있다.
ㅇ 당시(10월 말),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교통담당 장관에게 “무인항공기의 향상된 운용(advanced operations)을 안전하게 테스트하고 검증하기 위한 새로운 연구계획을 수립하라”는 지시와 함께 동 지시서에 서명하였다. 미국의 ‘무인항공기 통합 파일럿 프로그램(Unmanned Aircraft Systems Integration Pilot Programme)’은 공공의 안전과 보안에 대한 위험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무인항공기의 경제적 이익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교통부는 10년 이내에 국가공역 안으로 무인항공기(드론)를 성공적으로 통합하게 되면 잠재적 경제이익은 최대 820억불로 추정하며 새로운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ㅇ 드론이란 이름이 우리의 실생활 가까운 곳에서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주는 오락촬영용(Consumer Drone)에서 국방 및 공공기관에서 안보안전용도로 활용가치를 높이는 창조경제와 혁신성장의 상징이 되고 있는데, 드론이 미래 주요 먹거리의 대상으로 부상하게 된 것은 2015 CES에서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된 이후 불과 수년 만이다.
ㅇ 이 기간 동안 정부부처 마다 경쟁적으로 드론 유관 정책이 수립되고 강조되면서 연구개발((R&D) 사업이 증가하고 오락촬영을 넘어서 민간의 활용분야가 확대되었고, 나아가 신산업분야로써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로 인하여 드론 개발 및 사용사업자 수가 매우 빠르게 늘어났다. 최근에는 4차산업혁명 추진의 아이콘이 되면서 드론이 인공지능((AI), ICBM(Iot, Computer clouding, Big data, Mobile) 등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임무와 기능을 창출하며 산업 현장에서의 유용성은 물론이고 우리의 실생활을 더 스마트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충만하다. 그래서 드론을 개발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드론으로 새로운 직업을 꿈꾸며 운용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심지어는 드론이란 이름을 단 협회도 불과 수년 동안 30여 개 이상이 생겨났다. 이러한 드론 열풍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데에서 이러한 기대가 고무적이라는 감동과 미래에의 확신을 가진다.
ㅇ 그러나 지난 수년 간의 이러한 동향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산업 일선 현장에서는 드론 기업의 성장 스토리는 아직 들리지 않고 생기도 없고 볼맨 소리만 계속되고 있다. 매년 드론 관련 창업 수가 늘어나는 만큼 사라지는 기업도 그에 못지않다. 중국의 신생 드론 기업이 불과 수년 만에 연 매출 2조 원 이상을 달성하며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는 성공스토리를 들으면서 귀를 쫑긋해 보지만, 국내기업들은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하여 부러운 시선만 보낼 뿐이다. 최근에 국방 및 공공기관의 드론 구매가 상당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현상들을 바라보면서 가슴이 또 답답해지지 않을 수 없다.
ㅇ 왜 그럴까? 우리 기업은 왜 안 될까? 구호 소리만 요란한 정부 당국에 문제가 있는 걸까? 아니면 우리 기업들이 상상력과 기술력이 없어서일까? 원인은 곳곳에 있겠지만 전부 열거할 수는 없겠기에 필자의 관점에서 몇 가지만 짚어보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산업 생태계에서 국내 드론기업이 생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초기 컨슈머(오락촬영용) 드론의 국내 시장이 열리면서 중국을 비롯한 해외 제품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지만 국내기업 제품은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드론을 검색하면 지금도 외국 제품의 홍보물만 넘친다. 우리 제품은 눈을 닦고 찾아도 보이질 않는다. 국내기업들의 뒤늦은 제품화로 시장 참여의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고, 해외제품이 국내제품에 비해 성능이 좋으면서 가격까지도 좋으니 해외 제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시장 환경이 되었기 때문이다. 해외기업들은 매출 증가에 따른 수익이 증가되면서 기술투자를 증가시키고 대량생산체제를 갖추면서 가격경쟁력까지도 갖추었기 때문에 영세한 국내기업들이 이를 따라잡기에는 너무 벅차다. 한 마디로 초전 시장에서부터 경쟁력을 잃었다고 할 수 있으나, 여기에는 시장 개방의 속도를 조절하지 못한 정부정책에도 일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신산업분야의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가 드론의 생태계와 시장을 주도한다는 명분으로 국내기업들이 링에 오를 준비를 채 하기도 전에 시작종을 먼저 쳐서 그들의 싹쓸이 판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ㅇ 심지어는 정부산하 공공기관들이 한 몫을 거들었다. 공공기관마다 드론활용의 붐이 일고 있지만, 막상 필요로 하는 드론을 구입할 때에는 국내 제품은 찬밥이다. 가성비가 낮고 신뢰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면서 거들떠보지도 않으면서 경쟁의 들러리가 될 뿐이었다. 모처럼 국내제품을 구매, 활용하는 기관에서는 왜 값싸고 성능 좋은 해외제품이 있는데 국산을 비싸게 사서 예산을 낭비하느냐고 따지기까지 한다고 푸념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예 공공기관들의 드론 구매 요구서(RFP)를 보면 해외제품의 규격에 맞춰서 당당하게(?) 구매 요구를 한다. 해외제품과 경쟁 가능한 성능 좋은 국산제품이 있음에도 제도적으로 외면을 하니 국내기업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아마도 현재 활용 중인 공공기관 전체 드론 수의 90%는 국산품이 아닐 것이다.(2020.10월,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확인한 국내 공공기관 활용 드론의 23%만이 국산이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국산 드론은 11%에 불과하였다. 하지만 이것도 좀 더 상세하게 들여다보면 국산을 위장한 짝퉁 국산이 상당수이다.)
ㅇ 공공기관의 드론 활용은 아직 실증시범 운용의 단계이지만 본격적인 활용이 시작되면 수요는 매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민간 상업분야에서 드론을 획득할 시에는 미래 먹거리란 꿈을 가지고 어려운 환경에서 기술개발을 해 온 국내제품들을 눈여겨 봐주고 향후 성능개선이나 사후 서비스 면에서 월등히 유리하다는 국산화의 이점을 잘 이해해주면 좋겠다.
ㅇ 요즘 중국의 인기 제품이 미국 정부나 군으로부터 보안성 문제로 제제를 받고 있다는 것도 고려할 요소이다. 최근에 미국은 국방 및 사법 분야에 운용되는 드론을 중심으로 중국산 드론(완제품 및 부품조립 포함)의 공공용도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국방수권법’ 및 ‘국가 안전 드론법’ 등 강력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미 의회는 2019년 말, 2020년 회계연도 국방수권법과 드론관련 법안들에 중국산 드론 및 중국산 부품을 사용한 드론 구매를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였으며, 이웃 일본도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나아가 2020년 초(1월 29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미 정부에서 운용하는 모든 중국제 또는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상용 무인기(civil drone)』를 사용하지 말도록 지시하는『No-Fly Rule』법안에 서명하였으며, 이에 따라 내무부(DOI)는 미 행정부 산하의 모든 중국산 무인기 운용을 정지시켰다. 관련하여 미국 사법부도 경찰용 드론의 중국제 사용을 금지하였고, 미 국방부도 중국제 또는 중국 부품을 사용하는 무인기를 운용하지 말라는 행정지시를 시달한바 있다. 드론을 통한 위치정보수집 등으로 국방ㆍ사법ㆍ행정분야에서 스파이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단행된 이 법안들이 시행되면서 미국의 연방정부와 주정부, 지방정부의 중국산 드론 구매가 일제히 중단되고, 현재 사용 중인 드론들도 단계적으로 퇴출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조치의 이면에는 미국이 자국산 드론 활용을 장려하기 위한 속내가 있었음을 이해해야 한다.
ㅇ 공공분야이든 상업분야이든 저마다 다른 특정 임무에 드론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해외제품은 성능개선이나 후속지원에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고, 특히 보안성 면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잘 알아서 가성비가 좀 낮더라도 국산을 활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낫다는 것을 이해했으면 한다. 특히 군이나 해경/경찰과 같은 국방/공공/안전분야에서 활용하는 드론은 보안성 면에서 반드시 국산드론을 활용해야 한다.
ㅇ 이렇게라도 해서 국내 수요를 만들 수 있어야 기업이 살고 기업이 살아야만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한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 나설 수가 있으며, 궁극적으로 국가 드론산업 발전을 견인해 갈 수 있다. 만약에 국산드론 활용에 대한 아무런 조치가 없이 현재와 같은 시장상황과 여건이 몇 년 더 지속된다면 국내기업의 생존은 더욱 어렵게 되면서 드론을 통한 혁신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문제를 찾다보니까 불평ㆍ불만을 너무 많이 늘어놓은 것 같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ㅇ 첫째는, 정부정책의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정책을 입안하고 주도하는 공직자의 변화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공직자들이 신산업 발전의 사명을 가지고 소신과 책임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 지금까지와 같이 법과 규정의 잣대만으로 또 일부 사이비 전문가들의 제한된 상식을 바탕으로 한 탁상공론으로 정책을 좌우해서는 안 된다. 또 실적 위주의 홍보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부처마다 드론정책과 계획 발표는 꽤 많이 하는데 정책과 계획의 실현성과 연속성, 그리고 합리성이 낮다보니까 신뢰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정부의 의지만이라도 읽으려고 노력한다. 다른 모든 산업이 마찬가지이겠지만 드론산업도 부처 간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부처 간 협의체도 만들었는데 협의체가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보니 명분을 기반으로 예산은 쏟아 붙고 있지만, 정책과 사업(예산)의 중복성이 크고, 사업의 우선순위나 규모에서 불균형이 생기고 완급조절이 잘되지 않는다. 심지어는 실제와 달리 성과만 부풀어지는 사업들도 다수이다. 이런 이유로 인하여 드론산업을 총괄 조정ㆍ통제하는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모든 산업이 정부 정책에서 출발하는 만큼 공직자들이 신산업에 대한 사명과 열정을 가지고 방향성과 내용을 잘 갖춘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법과 규정의 그늘에서 변화를 두려워하며 안주하려는 모습이 때로는 너무 안타깝다. 신사업분야를 구시대적 법과 규정의 잣대로 걸림돌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를 자문하며 스스로 해결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내 분야에서 현상을 진단, 분석하고 근본적 원인과 문제를 찾아 변화에 도전적이며 협조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아가 무의식적이겠지만 공무원분들의 갑의 마인드에서 벗어나 을의 입장에서 산업체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선량한 모습이 요구된다.
ㅇ 둘째는, 정부규제의 합리화가 필요하다. 드론은 연평균 17%의 고성장을 지속하면서 4차산업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되는 혁신성장의 기대주 중 하나이다. 따라서 신성장 동력산업으로써 드론의 국내 제작과 활용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선제적인 규제정비와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국내산업의 기술수준에 시장여건을 맞추는 단계별 맞춤형 규제개선과 지원방안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정부의 규제개선 활동으로 비행승인절차를 간소화하고 전용비행구역을 확대하는 등 드론의 운용여건을 개선하였고, 초기 자본금 요건을 폐지하고 조종자격 및 교육제도를 개선하여 드론 활용 창업이 용이하도록 하였다. 또한, 공공기관을 수요처로 하는 임무형 드론 기술개발 실증사업들을 추진하여 국내 중소업체들의 제품 경쟁력을 위한 기술력을 제고시키고 있다. 규제개선과 관련하여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개발여건 및 활용 보장과 관련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드론은 기본적으로 공역(Airspace)과 주파수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므로, 드론의 개발시험 및 양산 활용을 위한 안전 공역과 안전 주파수의 사용 보장이 절실하다. 먼저 가까운 곳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역의 보장이 필요하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4~5년 동안의 공역시범사업을 진행해 오면서 일부 해소가 되고 있지만 업체 입장을 견지한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공역의 한계로 드론 개발업체가 어쩔 수 없이 적당한 곳에서 불법 비행을 하면서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을 최소화해야 한다. 주파수도 그렇다. 제어용 주파수(5030~5091Mhz)와 임무형 주파수(5091~5150Mhz)로 구분하여 개발 및 사용토록 하고 있으나, 문제는 두 가지 주파수의 분리형 모뎀이 아직 국내 개발된 것이 없다보니 전파혼신의 위험성을 안으면서도 신고하지 않고도 개설할 수 있는 비면허 주파수(2400~2483.5Mhz, 5725~5850Mhz)를 사용하게 된다. 또 ICAO의 권고규정이라고 하나, 아직은 세계 어떤 나라도 소형 무인기에 분리형 주파수를 사용하지 않고 제어 및 임무를 하나의 모뎀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리형 주파수 모뎀을 개발하고는 있지만 기술적 제한으로 규격과 중량이 크게 증가하여 비행체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가성비를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책과 법ㆍ제도를 따르면서 드론을 개발하게 되면 시장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결국은 주파수 규정을 지키려는 기업이 거의 없다. 그렇다보니 주파수 규정은 유명무실하게 되면서 기업은 불안정한 주파수 사용으로 인한 불안감을 가지고 사업을 한다. 정부의 규정 주파수가 사용자 없이 외면을 받는 것이다. 정부는 신산업규제혁신위원회를 설치하고 ‘명시적으로 금지되지 않는 한 모든 것을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대상 과제를 발굴하고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드론의 개발과 활용의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고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는 보다 실질적인 기업 친화적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ㅇ 셋째는, 국내 드론 활용 수요 증대와 국산제품 사용을 권장해야 한다. 앞에서 많은 언급을 했지만, 공공기관을 포함한 드론활용 수요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하여 가능한 국산제품을 사용토록 권장해야 한다. 혹자는 WTO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공공수요만큼이라도 국내산 드론으로 조달, 활용토록 하는 정책적ㆍ제도적 조치가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 즉, 정부부처와 지자체 산하 기관들이 공공분야 임무에서 드론 활용 가능분야를 많이 발굴하여 다양한 초기시장을 창출하고, 이러한 수요에 국내산 드론이 공급·활용될 수 있는 정책적ㆍ제도적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나아가 국내의 여타 산업 및 상업분야에서도 드론의 활용 수요를 창출하고 국내산 드론 활용을 증가시키는 노력을 통해 국내 드론 개발업체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키워가야 한다.
ㅇ 넷째는, 국내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국가 R&D체계를 가능한 기업 주도형으로 개선해야 한다. 시장과 연계되려면 미래 지향적인 일부 원천 기술을 제외하곤 글로벌 시장상황과 제품을 잘 아는 기업이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의 무인기 또는 드론이란 이름을 건 정부 R&D 과제의 대부분은 국책연구소나 대학 주도형으로 진행되고 있다. 심지어는 제품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대형 국책사업 마저도 그렇다. 왜 그럴까? 정부 소관부서가 대형 국책과제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사업계획 수립(기획)을 위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데, 알아서 내용을 잘 담아 주고 필요한 뒷받침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연구소나 대학교수이기 때문이다. 특혜 시비가 일기 쉬운 기업과 접촉하기보다는 연구기관이나 대학교수가 훨씬 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업이 안 나서면 수행할 기업이 없어서 그렇다고 하고, 나서면 특혜시비에 말리기에 R&D를 기획하는 공직자는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학교수나 연구기관들도 무상지원을 하는 것이 아니다. 과제 기획을 마치고 사업이 확정되고 나면 정부부처는 사업을 잘 이해하는 이분들에게 주관기관과 연구책임자를 맡기는 게 부지기수이다. 이런 사업들의 목표는 그럴 듯하지만 대부분이 시장이나 일자리 창출과는 거리가 멀고 성공과 실패의 책임도 부담도 별로 크지 않은 것 같다. 기업은 볼 맨 소리를 한다. “저 예산의 절반이라도 우리에게 주면 훨씬 더, 훨씬 빨리 가성비 좋은 제품을 개발해서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텐데...”
ㅇ 또 한 가지는 기업 나름의 좋은 아이템과 기술을 가지고 신산업 관련 정부지원 과제를 제안하면 수요가 없고 수익성이 부족하다고 거절당한다. 수요와 수익성을 판단해서 제안하면 선진국의 사례도 없는데 이 판단을 신뢰할 수 없다면서 거절한다. “신산업인데 어떻게 수요와 수익성을 증명할 수 있으며, 아직 시장 초입의 신산업인데 어떻게 선진국 사례를 조사할 수 있나?” 신산업 분야의 First Mover를 스스로 부정하며 Fast Fallower임을 자인하는 형상이다. ‘수요와 수익성이 좋고 분명하다면 기업이 직접 투자를 하지 왜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겠느냐?’고 설명하지만 이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또 기업이 노력하여 개발한 기술의 제품화 개발 지원을 제안하면 R&D가 아니고 경쟁 없는 특정 업체에 혜택을 주는 사업이라서 안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드론 유관기업들의 기술력을 높이고 시장 경쟁적 가성비를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제품연계형의 기업주도형 기술 및 사업들을 도우는 노력을 늘려가야 한다. 기업이 주도하는 기술과 사업이야말로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드론은 (오락촬영 위주의)컨슈머용과 (공공상업용의)커머셜용으로 구분하고 있다. 컨슈머드론은 이미 중국을 포함한 해외제품과의 경쟁력을 상실하였다. 우리의 드론산업의 경쟁력은 수요처의 용도별 임무에 맞추어 개발하는 공공상업용 특화 임무형 드론에 두어야 한다. 최근 들어 컨슈머와 커머셜의 경계가 불분명해 지면서 프로슈머(Prosumer)라는 이름의 해외제품들이 공공상업용의 커머셜 분야까지 확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기술개발에 더 긴장한 노력을 해야 한다. 기업들에 이런 얘기를 하면 기술력이 없어서라기보다는 개발비가 너무 커서 엄두를 못 낸다고 한다. 컨슈머 드론의 악순환의 반복될까 두렵다. 그래서 정부는 이러한 노력을 제도적으로 지원해 주어야 한다. 어떻게든 절묘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ㅇ 이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필자의 까페를 방문하시는 분들일 것이고 이분들은 적어도 이 분야에 대해 나름의 식견을 가진 분들로 생각한다. 그래서 이 글의 일부에서 부족하고 왜곡된 점이 있더라도 국가드론산업 발전을 위한 고언으로 양해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몇 년 동안 곳곳에서 느낀 점들을 메모를 해 왔지만 감히 세상에 내 놓지 못했다. 그 기간이 기업에 소속되어 있던 시기인지라 행여 엄한 소리로 기업에 누가 될까 하는 두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 글의 내용과 관계되는 분들이 있다면, 좋은 시선을 보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가끔씩 자주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어떤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나 적어도 필자의 주장이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ㅇ 2017년 12월의 글을 일부 수정하여 문제를 던져 보았다. 필자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국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국방분야에서 활용되는 드론은 반드시 국산 하드웨어와 국산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한 국산드론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임을 강조하면서, 가능한 앞으로 이와 관련한 글을 자주 다루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