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이 아직 신학생일 때 한국 신자들은 당국의 눈을 피해 해외에서 들어오는 선교사들을 몰래 맞이할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이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왕조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엄격히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까닭에 그 이전에는 선교사로 파견될 사제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웠고, 이 상황에서 평신도들이 ‘선교 사명’을 수행했습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이 한번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눈 속을 너무 오랫동안 걷다 지쳐서 땅에 쓰러져 의식을 잃고 얼어 죽을 위험에 처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성인은 예상치 못한 음성을 들었습니다. “일어나 걸어라!” 그 목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린 성인은 누군가의 그림자 같은 것이 자신을 인도한다고 느끼며 일어나 걸었습니다.
이 훌륭한 한국 성인의 체험은 우리로 하여금 사도적 열성의 매우 중요한 측면을 깨닫게 해 줍니다. 곧,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입니다. 성인들도 넘어지냐고요? 성인들도 넘어집니다. 초기 교회 때부터 있었던 일입니다. 베드로 사도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는 큰 죄를 지었지만 하느님의 자비로 힘을 얻어 다시 일어났습니다. 우리는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에게서 이러한 힘을 볼 수 있습니다. 성인은 육체적으로는 넘어졌지만,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또 나아가고, 나아갈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때로는 복음의 메시지를 전할 여지가 없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우리는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 곧 복음 선포를 수행해 나가는 일을 그만두거나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야 할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