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지난 2주는 내 생애에 있어 냄비밥을 가장 많이 만들어본 시간이었던 것 같다.
짧은 기간동안 흰 쌀밥을 너무 많이 먹게되어 다소 죄책감은 들었지만 갓 지은 따뜻한 밥으로 매 끼 스스로를 대접할 수 있게 되어 그런것인지 마음이 좀 더 여유로워지고 냄비밥만은 맛있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우선 노영희 선생님의 채널을 youtube에서 발견하게 된것은 정말 큰 행운이다. 선생님께서도 밥짓는 방법을 가장 첫 영상으로 올리신것을 보면 밥짓기는 역시 한식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중요한 요소인것 같다.
세가지 레시피들 중에서 개인적인 의견으로 노영희 선생님의 레시피를 통해 가장 고슬고슬하고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었다. 특이점은 쌀 컵과 (1컵 = 180ml) 물 컵 (1컵 = 200ml)을 따로 구분해 쓰신다는 점. 한국에서는 대중적으로 밥을 지을때 쌀 컵으로 쌀을 퍼오기때문에 편리상 이렇게 하셨으리라 추측했다. 비율로 따졌을때 쌀과 물의 부피 비율이 1:1.2 인 점은 다른 두 레시피들과 같았다.
쌀을 씻은 첫 물을 버리고 맑은 물이 나올때까지 씻으니 대략 5-6회 정도 씻게 되었다. 이 또한 다른 레시피들과 같은 점이지만 노영희 선생님의 레시피는 물에다가 직접 쌀을 불리는 것이 아니라 깨끗하게 씻은 쌀을 체에 받혀 물을 빼주고 젖은 면보로 덮어주어 쌀을 씻으면서 쌀 주변에 남아있던 물기로 쌀을 불린다는 점이 특이했다.
이 방법은 심영순 선생님 책에 나온 방법과 비슷했다. 노영희 선생님 밥에서 좀 더 고소한 쌀의 풍미가 느껴지는것은 이 과정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다른 두 레시피로 밥을 지을때는 인덕션에서 가장 센 불에 올린지 대략 4분 후 밥이 끓으면서 물이 넘치려고 하는 위험한 순간들이 있었다. 쿠캔 레시피에 의하면 밥물이 넘치게 되면 밥맛이 떨어지게된다고 하였으므로 그런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옆에서 계속 지키고 서있으면서 냄비 뚜껑을 열었다 닫아주었다를 반복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사실 밥맛보다도 밥물이 끓어넘치게되면 주변을 곧바로 닦아주고 치워야하는 귀찮은 과정이 생기는 것이 더 두려웠다. 그러나 노영희 선생님의 레시피는 우르르 한 번 끓자마자 주걱으로 밥을 섞어주고 불을 줄여주었기때문에 물이 끓어넘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매우 편리하였다.
쿠캔매거진에 올라온 박성배 셰프님과 이미정 요리연구가가 감수하신 레시피는 밥짓기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들을 과학적인 이유들과 함께 간결하고 이해하기쉽게 설명해주어 좋았다. 특히 설익은 밥, 진밥 그리고 탄밥에 대처하는 방법들을 제시한 것이 매우 유익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합장하듯 손바닥으로 쌀을 가볍게 비벼가며 4-5회 씻는다고 설명한 부분, 불린 물을 버리지않고 사용해 밥을 해도 좋다고 한 부분들이 인상깊었다.
마지막으로 my korean kitchen에 나온 레시피는 쌀을 고르는 법, 씻는 법, 밥짓는 법 이렇게 세가지로 나누어 소개하기에 쌀밥과 친하지 않은 외국인들에게 좋은 자료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밥물잡는 법을 손등을 이용해 knuckle method라고 설명한 것은 외국인들이 기억하기 쉽고 흥미롭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가스불, 인덕션, 하이라이트 등 불의 종류를 명시하지 않은 채 센 불에서 5-10분, 중간불에서 7-8분, 뜸들이는 시간은 10-15분으로 소개한것은 다소 애매했다. 또한 정확한 쌀컵과 물의 양대신 쌀과 물의 비율만제시한 것은 처음 냄비밥을 짓는 이들, 특히 외국인들에게는 약간 어려운 부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또한 누룽지와 누룽지를 이용한 숭늉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쿠캔 매거진 레시피와 my korean kitchen 레시피에서는 거의 누룽지가 생기지않은 대신 노영희 선생님의 레시피로 밥을 지었을때 적당한 양의 누룽지가 생겨 숭늉을 만들어보았다.
개인적으로 누룽지와 숭늉을 좋아하기때문에 누룽지와 숭늉의 정서와 맛을 외국인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는 것이 좋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동시에 쌀을 주식으로 하는 다른 문화권에서도 누룽지나 숭늉과 비슷한 것을 섭취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찾아보던 중 쌀을 역시 주식으로 하는 마다가스카르에서 마시는 재미있는 음료 “Burnt rice tea - Ranovola”를 발견해 링크를 첨부하고자한다.
http://globaltableadventure.com/recipe/burnt-rice-tea-ranovola/
첫댓글 저도 열심히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다가스카르 음료도 신기해요!
마다가스카르 음료 만들어서 숭늉이랑 비교하면서 먹어볼까 생각중이에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