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6.5 슈베르트 마을의 우편마차에 올린 후기
어제 음악회에 오셨던 16명의 회원님들...자정을 넘긴 시간이었는데
다들 잘 들어 가셨습니까?
간만에 3시간짜리 공연이라(당초 2시간예상) 힘 들으셨을 것입니다.
(핀란드에선 아침 11시부터 10시간 연주한답니다.)
금요일 밤에 시향에서 갑자기 연락받아 부랴부랴 공지하고 토요일 아침에
서경회원님들에겐 문자까지 보내 간신히..게스트 두분 포함 18명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33명에게 문자....Call!!!)
아무래도 주말이라 여행 가는 분..선약이 많았습니다.
어제는 핀란드에 쿠모 페스티벌 솔로이스트들의 해외 순회공연중
우리나라를 방문한 연주회였는데 실내악의 정수를 맛본 밤이었습니다.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려 현대음악이 많았던 것이 듣기에 힘들었지만
2부에서 휘날레로 갈수록 빛나리 주자인 바이올린의 바실레 판타르와
피아노 노비코브의 열연은 우리 기억속에 오래 남을 것입니다.
주말이라 일찍 6시경 도착하였더니 7시 약속인데 이미 선운님과 지성님이
와 있어 김밥 두줄을 사들고 오페라극장 귀퉁이에 앉아 처량하게 저녁을
때우다 서울시향의 안동혁수석을 만나 커피숍 "모차르트"에서 시원한 맥주로
접대를 하며 이때부터는 인간답게 앉아 회원님들을 기다렸습니다.
정명훈이 시향의 음악감독으로 취임을 하고 단원들을 브라인드로
오디션을 거쳐 시향을 새로 꾸몄는데 자랑스럽게도 안수석만이
재임명되었고 다른 수석들은 교체되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잘아는 김동주 바이올린 부수석은 단원으로 강등(?)되었다니
애석한 마음 금할 길 없지만..차후 우리는 더욱 고양된 서울시향의
울림을 들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합니다.
안수석을 만나 R석 7장 S석 12장을 받고보니 나누기 난감하였지만
아전인수식 해석 주최측의 횡포지만 도착순으로 드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속속..회원들 도착...정담 나누다 연주회 10분전에 도착하신 R님이 꼴찌.
예당을 새로 수리해 기대가 컸는데..의자가 교체되었더군요.
앞뒤 간격이 좀 늘어났구요.
음향은 수리하지 않았어도 바닥재등의 새로운 도입으로 훨씬
좋아진 느낌입니다.
프랑크의 피아노 5중주를 시작으로 시벨리우스의 5개의 노래.
조금은 지루하셨을 겁니다.
저도 프랑크 연주때는 맥주 한잔 영향으로 졸다 말다...ㅎㅎ
프로그램을 보니 처음엔 무겁게 시작하고 후반엔 풀어줄 요량인 듯합니다.
인터미션후 플륫 소리가 불협화음하듯 연주되었지만
대기에서부터...바람소리를 표현한 현대음악입니다.
(그리 불기도 참 어렵겠대요...!!!)
이후 플랑의 클라리넷 소나타...예전 이 자리에서도
플랑이 나를 애먹이더니 오늘도 역시..휘날레는 좋았습니다.
이후 쇼스타코비치의 월츠부터는 귀에 쏙 들어오는 곡들..
무대에 나가 월츠를 추고 싶을 정도로 앙증맞은 맬로디..
매력적이고 장난스러운 곡들로 서커스장에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탱고 비창은..차이코프스키의 피협과 바협에서 일부를 따와
만든 작품..잠시 연주된 곡이지만 어울림이 좋았습니다.
어제 집시음악이 마지막으로 연주되었지만 참 듣기 좋았죠?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신기에 가까운 소리 참으로 오랫만에
오늘 밤을 기억할만한 명연주였습니다.
뚱띠 아줌마..헬레나 윤투넨이 부른 푸치니의 오 미오 바비노 카로.
오 사랑하는 아버지...쟌니스키키의 오페라에 나오는 우리 귀에
익숙한 아리아..
한가지 우스개소리를 하자면 이 노래를 어버이날에 우리나라에서
제목만 알고 불렀다는거 아닙니까?
노래 내용은..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나는 그를 사랑해요.
그는 정말 멋진 사람이예요.
저는 포르타 로싸로 가서 반지를 사려해요.
그래요..그래요..그럴 생각이예요.
만약 내가 헛되이 사랑한다면 베키오 다리로 달려가서
아르노강에 몸을 던지겠어요.
나는 초조하고 고통스러워요.
신이여..차라리 죽는게 나아요.
아버지 나를 불쌍히 여겨 주세요.
세상에나..내용이 이렇답니다.
시집가려 돈 내라고 뗑깡 부리는 곡을 어버이날 부르다니..
하긴 노대통령 취임식날..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
나오는 축배의 노래가 식장에서 불리어지던데...
제 상식으론 참 웃기는 장면입니다.
파리의 말이 사교계이지 사창가에서 건달들과 창녀들이 모여
술 먹고 인생을 즐기자며..부르는 노래인데..
내용중엔..
즐기자 술과 노래로..밤은 다채롭게 미소짓는데
...인생은 쾌락이요..쾌락이외의 것은 이 세상엔 모두 미친짓..
그래서 세상이 이런가 봅니다.
이야기가 빗나갔습니다만 집시음악으로 연주된 마지막 무대들은
연주자와 객석이 함께 아름다움을 연출해 나갔습니다.
브람스의 헝가리안 랩소디, i love Paris를 재주풍으로
사라사데의 집시의 달..등 1시간을 오버해 듣고 나오니
11시 평화님등 몇분은 미리 가신것을 홍차님의 문자멧세지를
보고야 알았습니다.
남은 일행 추스려...포장마차로 가니..12분이 남으셨던가요?
핸드폰을 진동에서 못바꿔 환희님 전화도 못받고...ㅜㅜ
잔치국수로 요기..꼼장어.닭똥집.계란말이.계란찜..
이 양반들이 조금전 우아하게 클래식 관람을 하던 분들인가
의심이 갈 정도로 마구마구 먹다가 자정이 가까워서야 자리를
파했습니다.
회원 여러분...18일 정자영 피아노 연주회때 만납시다.
아직도 티켓 여분 있으니 공지 게시판에 가셔서 신청하세요.
그날은 9시30분경 음악회가 끝나니 이 포장마차로 모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