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에 전하는 붓다의 떡공양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에서는 해마다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활동가 자비의쌀나누기를 진행해오고 있다. 올해까지 총 일곱차례 자비의 쌀나누기를 통해 시민사회활동가들과의 단단한 연대의 끈을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연대사업을 통해 시민사회와 유기적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펼쳐오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작은 노력으로 시민사회에서 불교를 바라보는 위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따라서 불교계의 다양한 사회참여에 대한 폭이 넓어져야 함은 물론이고,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확대강화해 나가야 한다. 시민사회단체에 전하는 붓다의 떡공양은 이런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시민사회단체에 부처님 오신날의 참뜻을 전하고자 올해 처음으로 마련된 붓다의 떡공양은 의미있게 회향되었다. 지난 5월 2일, 행법스님과 함께 하룻동안 열군데의 시민사회단체 사무실을 방문하였다. 맨 처음 방문한 곳은 광주시청 내에 있는 푸른광주21협의회, 김경일 사무총장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미리 전화를 드렸더니 보이차를 준비해 놓으셨다. 준비해간 떡바구니와 예쁜 화분 2개를 건네주었더니 고마움을 표시하면서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싶으시다며 환하게 웃으신다. 붓다의 떡이 서로의 마음을 교감할 수 있어서 참 좋으시다고 격려해주신다. 오랜만에 따뜻한 차 한잔 나누며 정담을 나누었다.
김경일 사무총장은 주차장까지 일부러 나오셔서 안내해 주신다. 지난 해 갑자기 쓰러지셔서 병원생활을 오래 했는데 점점 호전되어서 다시 일터로 복귀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주차장까지 걸으시면서 세월호 사건에 대해 깊은 한숨을 토해내시며 ‘단단한 분노’가 필요하시다고 몇 번이나 강조하신다.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광주NGO센터다. 마침 서정훈 센터장이 자리를 지키고 계신다. 역시 행법스님과 오랜 인연이라서 환대를 해 주신다. 따뜻한 차를 내주시고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셨다. 불교가 시민사회에 관심을 갖고 함께해주니 그 모습이 참으로 고맙다고 하시며, 센터에서 하는 일들을 설명해주신다.
광주NGO센터는 시민사회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교육과 연수, 프로그램 공모사업 등은 물론이고 시민사회에 보탬이 되고 필요한 일이면 무슨 일이든 팔을 걷어붙이며 일을 펼쳐가고 있다. 이야기가 끝이 없이 이어지지만 다음 일정을 위해 자리를 일어났다. 세 번째 방문한 곳은 광주청소년활동진흥센터.
처음 가본 곳인데 도심속 맑은 공간에서 청소년 대안학교와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펼쳐가고 있다. 젊은 활동가들이 많이 보인다. 흥사단에서 위탁운영하는 곳인데 행법스님이 대학때 흥사단 활동을 하여서 이야기들이 잘 통한다. 마침 그날 저녁에 청소년단체 활동가 회의가 있어서 잘 나눠먹는다 하였다.
발길을 돌려 네 번째로 방문한 곳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전남지역 9개단체 연대체로 여성들의 권익향상과 양성평등의 사회를 위해 동분서주 하신다. 주경미 상임대표는 다른 일정이 있어서 전화통화만 하고 상근활동가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들 연대활동을 통해 친한 분들이라서 마음과 마음이 잘 통한다.
붓다의 떡을 전달하고 발길을 돌렸다. 다섯 번째 찾아간 곳은 광주전남6.15공동위원회. 넓은 사무실에 집행위원장을 포함 두명의 상근활동가가 반갑게 맞아주신다. 행법스님은 자리에 앉으시자마자 통일운동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리고 현 정세 속에서 활동은 어렵지 않은지 등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내신다.
짧은시간 이야기 마치고 자리를 일어섰다. 다음 일정을 소화해야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 그래도 늘 함께 만나서 연대활동을 펼쳐오고 있으니 다음을 기약했다. 여섯 번째 방문한 곳은 광주환경운동연합. 최지현 사무처장이 자비의 쌀나누기에 이어 떡공양까지 넘넘 고맙다고 말씀하신다.
행법스님은 광주환경운동연합에서 하는 일들을 여쭤보시고 관심을 보이신다. 따뜻한 차 한잔 나누며 다음 일정을 위해 자리를 일어섰다. 일곱 번째로 방문한 곳은 광주참교육학부모회. 작은 사무실에 다섯 명이 업무를 보고 있었다. 불교환경연대 어린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부모들이라 반갑게 맞아주신다.
세월호 사건 관련 5월 8일 서울 상경집회 준비로 분주하다. 참사를 당하신 부모들의 마음으로, 어버이날을 반납하고 전국에서 서울에 모여 청와대까지 행진을 계획하고 있다 하신다.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친다. 붓다의 생일떡을 전달하니 활동가들과 잘 나눠먹겠다고 좋아하신다. 어느새 점심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여덟 번째 방문한 곳은 광주시민센터 부설 도깨비도서관. 어렵게 찾아가니 오후 1시가 넘는다. 광주시민센터 김용재 집행위원장, 도깨비도서관 임미숙 관장, 광주시민센터 한윤희 사무국장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금강경도 식후경이라 이야기도 나눌겸 식당으로 향하지 않고 중국집에서 음식을 직접 시켜 먹었다.
다들 어린이 프로그램에 아이들을 참여시키고 있는 부모들이자 함께 연대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분들이라서 이야기가 정겹다.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마을공동체운동을 열심히 하는 분들이라서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진다.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 하고 광주전남진보연대를 아홉 번째로 찾았다.
6.4지방선거 때문에 통합진보당 광주시당 사무실에 다들 모여 있어서 그곳으로 찾아갔다. 윤민호 통합진보당 광주시장 후보와 김영정 광주전남진보연대 사무처장, 행법스님이 진보당 사태와 지방선거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신다. 불교환경연대 붓다의 떡공양에 대해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해주셨다.
마지막으로 지산동에 위치한 우리문화예술원을 찾았다. 어느새 시간이 오후 4시가 다 되어간다. 김태훈 대표와 실무활동가들이 산수동 푸른길 분수공원에서 진행될 세월호 촛불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곳도 처음 방문한 곳이다. 푸른길을 중심으로 통통데이, 아나바다장터, 마을신문을 제작하는 곳인데 열심이다.
가져간 떡을 맛보시더니 맛있다며, 붓다의 떡공양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들려주신다. 열군데 방문을 마쳤다. 방문하는 곳마다 차와 이야기가 빠지질 않아서 하루내 차를 실컷 마셨다. 작은 정성이지만 가는 곳마다 환대를 받았다. 특히 행법스님과 직접 일일이 방문해서 떡을 돌리니 그 의미가 더욱 살아났다.
올해 처음으로 마련한 붓다의 떡공양,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활동가들에게 부처님 오신날도 함께 공유하고 든든한 연대와 나눔의 장이 되었다. 더 많은 곳을 전달하지 못해서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광주불교연합회의 봉축공모사업 후원으로 불기 2558년 부처님 오신날 붓다의 떡공양은 아름답게 잘 회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