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녕면 매양리의 장수도 찰방터
찰방에서 사용한 우물
*말 이야기
말(馬)
어원 중세 국어로는‘ㅁ.ㄹ‘ 이다. 같은 동물을 가리키는 몽골어 모린(morin), 여진어 무린(murin), 만주어 모린(morin) 등과 일치한다. 터키어에서는 말을 아트(at)라고 하는데, 이것은 몽골어 악타(agta, 수말)와 비교된다.
15세기 표기로 ‘’ 이다 몽골어와 만주어로는 모린(morin, 馬)인데, 어근은 ‘몰-’이다 윷놀에서는 ‘모’는 말(馬)이 변한 마이고 , 말을 몰다‘라고 할 때의 동사 ’몰‘은 말의 명사였을 개연성이 있다. 또 무리의 ’물‘도 ’말‘과 같은 어원일 개연성이 있다.
신화 [신성성] 말은 제왕 출현의 징표로서 신성시했으며, 태양과 관련되어 있다. 신라의 신화 또는 고분 벽화에 등장하는 천마(天馬)는 하늘과 교통하는 신성한 영물(靈物)이다. 이 말은 삼국유사의 신라시조 혁거세왕 신화에서도 나타난다, 혁거세는 말이 전해 준 알에서 태어났다.
흰 말 한 마리가 꿇어앉아 절하는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 흰 말 앞에는 자주색 알이 하나 놓여 있었다.
말은 사람들을 보더니 길게 소리쳐 울고는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 그알을 깨어 보니, 모양이 단정하고 아름다운 동자(童子)가 나왔다.
이와 같은 신화는 ‘동국여지승람’의 기린굴 전설에서도 나타난다. 고구려 시조 주몽(동명왕)이 타고 굴로 들어가 땅 속을 통하여 조천석(朝天石)으로 나아가 승천했다는 기린말도 동일한 징표이다. 주몽 신화에서 말 고르는 방법이 중시된 것도 기린마와 관련이 깊다. 이 신화들은 고구려인이 말을 신성시했음을 보여 준다.
말은 초자연적인 세계와 교통하는 신성한 동물이라는 관념은 금와왕 탄생에서도 나타난다. 해부루가 탄 말이 곤연(鯤淵)에서 큰 돌을 보고 마주서서 눈물을 흘리므로 이상하게 생각한 해부루가 신하를 시켜 그 돌을 굴리게 했다. 거기서 금와를 발견했다는 기록 역시, 초자연적인 세계와 감응하여 제왕의 출현을 알리는 말의 신성성을 말해 준다
무속 · 민속
[천마] 말은 역경(易經)의 팔괘 중에서 건괘(乾卦)의 상징 동물로서 하늘에 해당한다 특히 희 말은 신성시되고 날개 달린 천마는 하느님이 타고 하늘을 달린다고 전한다.
(무사) 말은 전쟁 때에 그 힘을 크게 발휘했다. 고대에 기마병은 전투를 승전으로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정복지에 서 마제(禡祭)를 지냈다. 여기서의 말은 씩씩한 무사를 나타낸다.
[왕권 수호] 조선 태조는 서울 동대문 밖에 방성(房星)으 제사 하는 마조단(馬祖壇)을 설치했는데, 중춘(仲春)에 길일(吉日)을 택해 제사를 지냈다. 마조란 말의 수호신인 방성의 별칭이다. ‘천문지’에, 방성이 양도(陽道)에 들면 천하가 태평하고, 음도(陰道)에 들면 기근이나 국상(國喪)이 난다고 했다. 이별은 천자를 보위하고 천마와 수레를 관장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추진력] 말띠에 태어난 사람은 웅변력과 활동력이 강하며, 매사에 적극적이라 사주책(四柱冊)에 나온다. 또 역경(易經)에, 말에 해당하는 건(乾)괘는 ‘굳셀건, 사나이 건, 임금 건, 쉬지 않고 일한 건’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특히, 병오년(丙午年)에 태어난 사람은 백말띠라하여 그러한 성질을 많이 지닌다고 한다. 그러나 여자의 경우에는 팔자가 드세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봉건적인 가부장제 아래에서 남편과의 역할 전도를 우려한 풀이로 보인다.
[벽사] 음양 오행에서 말은 오(午)로서 화성(火姓)이다. 이러한 말의 강한 양성(陽性) 때문에 말은 악귀나 병마를 쫓는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 예날에, 도깨비한테 금은보화를 얻어 낸 후, 자주 찾아오는 도깨비를 쫓아 내기 위해 문 앞에 말대가리를 걸어 달아나게 했다는 설화가 있다.
[신성함] 무속에서는 말을 무신(巫神)으로 여겨 마제를 지낸다. 민간에서는 쇠나 나무등으로 말 모양을 만들어 수호신으로 삼기도 했다. 여기서, 우리 민족은 말을 신성시해 왔음을 볼 수 있다. 또, 개고기를 먹은 우리 민족이 다른 민족과는 달리 말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이와 같은 관념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풍습
[남성] 혼인 풍속에서 신랑은 백마를 타고 신부 집에 간다. 이것은 우리의 신화와 설화 중에 말과 관련된 태양신화난 천마(天馬) 사상과 맥을 같이 한다. 말은 하늘의 상징인 태양을 나타내고 태양은 남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말 중에 백마를 사용한 것은 흰색이 순결과 광명을 나타냄으로써 신성함, 위대함, 길함 등의 관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길일] 말날은 길일(吉日)이라 하여 이 날을 택해 장을 담가 맛이 좋기를 바랐다. 반면에, 이 날에는 우물을 파지 못하게 했다. 이 날에 우물을 파면, 흉사가 생기거나 물이 나지 않는다는 속신이 있다. 땅은 음(陰)에 속하므로, 양기가 성한 날에 땅을 파는 일은 금기였다.
[길상] 혼인식날, 신랑이 탄 말이 신부 집에 이르러 크게 울면 첫아들을 낳는다고 전해져 온다. 또, 아침에 흰 말을 보면 그날 재물이 들어오고, 정월 보름날 말에 먹이를 주었을 때 가장 먼저 먹는 작물을 해에 재배하면 풍년이 든다고 했다. 또, 꿈에 말을 보면 횡재가 생기고, 말을 타면 좋은 서신 소식을 듣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구전들은 말이 지닌 길상(吉祥)의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놀이] 어릴 때부터 같이 놀며 자란 벗을 죽마고우(竹馬故友)라 한다. 놀이 용구가 많지 않던 때, 어린이들은 대나무를 말이라하여 가랑이에 끼워 끌고 다니며 놀았다. 이 죽마는 대나무 대신에 나무로 말의 형상처럼 만들어 그 위에 타고 놀기도 했다. 이는 목마로, 여유 있는 집안의 아이들이 할수 있는 놀이였다. 죽마는 키의 2배 가량되는 대막대기를 맨 앞의 아이가 다리 사이에 끼운 후에 대막대기의 머리 부분을 잡으면, 두 세명의 아이들이 그 뒤에 함께 타고서 승마 흉내를 내며 동네를 돌아다닌다.
[속담] 우리 민족은 기마 민족이라고 불릴만큼 말과 가까이 지냈다. 그래서 말에 관련된 속담이 많다. 사람의 욕심이 끝없는 것을 비유해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 고 했고, 친척 간의 난행을 경계하기 위해 “말도 사촌까지 상피(相避)한다.”고 했으며, 고생스러워도 살아 있는 것이 좋다는 뜻에서 “말똥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했다. “말꼬리에 파리가 천리 간다.”는 남의 세력에 편승해 기운을 폄을 이르는 말이다.
[후덕, 복된 삶] ‘상리형진(相理衡眞)’이라는 관상서(觀相書)에는, 얼굴의 특징이 말과 같은면, 품성이 따뜻하고 양호하며, 군자답고 덕이 있으며, 앞날이 촉망되고 마음이 트인 상이라 하였다. 또, 눈의 특징을 새, 짐승 등과 견준 ‘첩경시결’에는, 말 눈처럼 크고 맑으면 부귀를 누린다고 하였다.
12지에서 소는 토지신, 대지의 여신이며, 말은 그 대칭적 존재로서 남성신에 비유된다. 한낮을 오정(午正)이라 하는데, 오시(午時, 12시)에 태어난 사람은 천복성(天福星)을 타고 나기 때문에 다복한 삶을 누린다고 하였다.그리고 말날(午日), 말달(午月 = 五月)에 태어나 천복성이 거듭하게 되면 오복(五福)으 누리게 된다고 한다.
[국가의 안위, 호신부] 삼재 일치(三災一致) 사상에 의해 하늘, 땅, 바다의 변화는 나라의 운명과 직결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증보문헌비고’ 상위고에는 이런 여러 가지 이변이 기록되었는데, 말에 관해서는, 뿔이 난 말이 태어 났다, 말이 몸 하나에 머리가 둘인 새끼를 낳았다, 머리 하나에 다리가 둘인 말이 태어났다는 기록이 있다.
이런 이변들은 불길한 조짐이라고 하여, 말의 신에게 제사 하고 군대와 국방에 관한 점고 및 경계를 하였다. 또, 민간에서는 남자는 왼쪽에, 여자는 오른쪽에 말뼈를 차고 다녔는데, 전염병을 에방한다고 하였다. 또, 삼재(三災)가 든 아이는 밤톨만하게 깎은 조랑말을 섣달 그믐날부터 차고 있다가 정월 보름날 전야에 제웅 치는 아이에게 준다. 그러면 엽전은 따서 쓰고, 말은 호신부로 차고 다녔다.
청동기 시대의 호신부인 말 부작(부적)이 국립 중앙 박물관에 있는데, 허리띠 앞장식 으로도 말 부작이 이용되었다. 현재도 날개 달린 말을 그린 신마부(神馬符)가 쓰인다.
[부귀, 순산] 풍수서(風水書)에는 겹겹으로 산이 둘린 말발굽 모양의 땅에 무덤을 쓰면 자손이 대대로 부귀하다고 했다. 또, 임산부의 출산에 붉은 말가죽을 덮어 주면 순산한다고 했다.
종교
[불교: 수호신, 관세음 보살] 불교의 약사여래(藥師如來)에 딸린 12신장 중의 하나가 말이다. 산스크리트로 인드라(indra) 대장이라 하는데, 호는 평수(平水) 장군, 자(字)는 인고(仁高), 이름은 문백(文伯)으로 번역한다. 7억 야차 중에서 우두머리이며, 불교의 수호신이다. 그 형상은 말머리에 사람 몸을 하고 한쪽 손에 창을 들고 있다.
관세음보살이 6도(道)로 순회하면서 중생을 교화할 때, 성관음(聖觀音), 천수(千手)관음, 마두(馬頭)관음, 십이면(十一面)관음, 여의륜(如意輪)관음으로 현신한다. 그 중에서 마두관음은 축생도(畜生道)를 교화할 때 의 현신 모습니다. 무량수불(無量壽佛)의 분노신(忿怒神)으로, 머리에 말의 머리를 이고 있으므로, 마두대사(馬頭大士), 마두명왕(馬頭明王)이라고도 한다. 말의 머리를 이고 있는 이유는 전륜왕(轉輪王)의 보마(寶馬)가 사방을 달리면서 위력으로 마귀를 굴복시키는 것과 같이 생사의 큰바다를 건너다니며 천마(千魔)를 항복시키는 큰위신력과 정진력을 나타내거나, 무명(無明)의 무거운 업장을 막기 위해서이다. 특히, 축생을 교화하여 이롭게 한다고 한다.
동양문화
[중국:영물] 우리 나라에서 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말은 천마라고 하여 영물로 여겨 왔다. 역경에는 “하늘은 말을 내고, 땅은 소를 마련하였다.” 고 기록되어 있다. 흰 말을 더욱 신성시하는 것도 우리와 같다. 말을 기르는 사람들은 마왕(馬王) 에게 제사를 지내고, 말 마스코트를 옆구리에 차고 다닌다. 지금은 사라진, 몽골인의 변발 풍습도 말을 숭배하는 마음에서 말의 꼬리 모양을 본뜬 것이라 한다.
[길상] 중국에서는 값비싼 물화를 실은 말과 사람이 그려진 그림을, 탈없이 살아가는 공인(公人)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시로 여긴다. 말 등에 원숭이가 오라앉은 그림은 받는 사람이 숭진할 것을 비는 뜻이다. 중국인들은 말을 길상(吉祥)의 동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 수호신] 일본에서도 말은 산신(山神)이나 도조신(道祖神)과 연관시키며, 수호신으로 섬겨 신성시 한다. 또, 죽은 말을 공양하기 위해 세운 마두관세음이 전국에 걸쳐 분포되어 있다. 말을 신의 탈것으로 관념화하여 제례 때에는 그 석물을 늘어 놓는가 하면, 말의 행동에 따라서 신의 뜻을 점치기도 한다.
[하찮음]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을 때에 마이동풍(馬耳東風)이라 한다. 이 말은 우리 나라, 중국, 일본에서 같은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말 귀에 염불’이라고 하여 우리의 ‘쇠귀에 경 읽기(牛耳讀經)’를 연상시킨다. 보잘 것 없는 사람이나 물건을 얕잡아볼 때에 “말뼈다귀‘라는 말을 쓴다.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하는 사람을 비난할 때에 우리는 ’말 살에 쇠 살‘이라고 하는데 비하여, 일본에서는 ”사슴을 말이라고 우긴다(指鹿爲馬).“ 는 말을 즐겨 쓴다. 그 밖에, 간사한 속셈이 드러났을 때에 ”마각(馬脚)이 드러났다.“고 하며, 좁고 기다란 얼굴을 말상이라고 하는 것 등은 한·중·일이 공통적이다.
역사 · 문학 [장수의 탈것] 고대 사회에서 말은 전쟁에 임하는 장수가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존재였다. 그래서 말은 영웅 또는 장수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말에 대한 문헌상 최초의 기록은 삼국유사에 나타난다. 기원전 109년에 군사용으로 말이 등장하고 있다. 고대 소설 중에서 영웅 소설, 군담 소설에는일정 기간 병술을 익힌 주인공이 전쟁터로 나갈 때, 반드시 말과 갑옷, 칼을 얻는 내용이 따로 설명된다. 이것은 주몽 신화, 박혁거세 신화, 아기 장수전설, 말 무덤 등에 나타나는 바의, 영웅과 말이 관련되어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흉조] 말은 고대에는 비교적 길한 것으로 생각했으나, 시대가 지나면서 차차 흉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백제가 멸망하기 전 의자왕 때, 백제 오회사(烏會寺)에 커다란 붉은 말이 나타나 밤낮으로 6번이나 절 주위을 돌아다녔다.
여기서 말은 백제가 멸망하리라는 천상의 뜻을 인간에게 알리는 흉조의 상징이다.
[벼슬, 치사] 말은 벼슬아치가 주로 탔다. 말이 벼슬한 상태를 나타내거나 벼슬을 그만두고 물러난 사람을 나타낼 때에 상징적으로 사용된 것은 이에 기인한다.
내 말이 기(騏)어니 몰고 또 몰아라./질고(疾苦)를 물을지니, 원습(原濕)을 가릴소냐./성은이 지중하시니, 못 갚을까 하노라. <권익륭>
몇 번이나 한림원에서 함께 취해 돌아왔었나./따스한 봄날 어사화 꽂고 건들건들/······./늙어 가니 세상이 내 어리 알리./노둔한 말이 외양의 콩을 아직도 그리워하네. <이인복>
특히 후자의 시는 ‘진서’에, “노둔한 말이 외양의 콩을 그리워하면 쓸 수 없다.”는 말을 원용하고 있다.
[자유, 기개] 굴레 벗은 천리마를 뉘라서 잡아다가/조죽 삶은 콩을 살지게 먹여 둔들/본성이 왜양하거니(억세고 거치니), 있을 줄이 있으랴. <김성기>
세속에 얽매이지 않는 작자 자신의 자유를 노래하기 위해 말이 지닌 원초적 상징성인 자유와 호방한 기개를 높이 사고 있다.
[길 떠남, 이별, 여독] 여행자가 먼 길을 갈 때 말을 타고 다니기도 했다. 그래서 말은 여행자의 동반자로 상징되었다. 여행,이별, 또는 여정의 괴로움을 나타내고자 할때, 말이 작자를 대신하여 등장함은 이에 기인한다. 이 때, 말은 작자와 동일시된다.
말은 가려 울고, 임은 잡고 아니 놓네./ 석양은 재를 넘고, 갈 길은 천리로다./저임아, 가는 날 잡지말고, 지는 해를 잡아라. <무명시>
닭 우는 소리듣자, 나 혼자 문을 나니,/여윈 말이 구슬피 우네, 만리 정자에서./······/뉘라서 생각해주리, 이역 나그네 괴로움. <최광유, 조행>
[떠돎] 장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심정을 말에 비겨 노래한 시도 많이 있다.
동서로 떠도는 몸, 티끌길에/외로운 채찍, 파리한 말, 얼마나 고생했나./돌아감이 좋은 줄 모르지 않지만,/돌아간들 집이 또 가난한 것을. <최치원, 도중작>
오랜 세월을 말 위에서 보내노라니,/ 인간사의 철 바뀜이 바쁘기도 한지고. <이석형, 도중즉사>
말은 전쟁용 또는 교통용으로 긴요하게 쓰여 왔다. 문학 속에서 말이 가지는 상징성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은, 말이 가지는 기능이 다양한 데 기인한다. 한편, 여행이난 이별과 관련해서는 말 대신 나귀가 가끔등장하기도 한다.
현대 · 서양
[사자의 안내자] 인도나 유럽인, 또는 고대 지중해 지방 사람들은 말이 죽은 자의 영혼을 안내한다고 믿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아킬레스(Achilles)는 말을 제물로 썼는데, 말이 죽은 자를 하데스(Hades)의 왕국으로 인도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말은 통찰력이 뛰어나므로, 저승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데스의 아내 페르세포네 (Perse-phone)는 흰 말을 가지고 있다.
[죽음] 그대 그리스 때부터 중세에 이르기까지 말은 죽음의 상징이었다. 꿈에 말을 보면, 죽거나 병에 걸린다고 믿었다. 이 경우의 말은 대개 검은 말이다. 그러나 독일이나 영국, 또는 신약 성서에서는 하얀 말이 죽음의 상징이다.
말은 죽음의 나무를 상징하기도 한다. 중세에는 관을 올려 놓는 대(관받침)을 ‘성 미카엘의 말’이라고 했다. 현대 페르시아에서 관을 뜻하는 단어는 목마이다.
[마술, 대모신 헌물] 말은 천리안을 가졌다고 믿었으므로, 말의 편자를 가지고 미래를 점쳤다. 그리하여 손에 말발굽 표시를 한 마년도 있었다. 또, 말은 시적 영감의 원천(Hippocrene)를 상징하여 대모신에 바쳐졌고, 성왕의 취임식이나 기우제 의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특히, 유럽과 극동 지방에서는 말이 지하수의 움직임을 잘 안다고 믿었다. 말발굽으로 땅을차서 물을 솟게 할 수도 있다고 믿었다.
[풍요] 인도와 유럽에서의 말은 왕성한 성욕의 상징이다. 풍요의 여신 데메테르(demeter)가 말의 머리모습을 한것도 그 때문이다. 또, 천둥은 풍요를 가져오는 비의 전조라고 했다. 이 때, 말발굽이 남근의 상징으로서 번개처럼 쏘아 내린다고 보았다. 그러나 말의 옆구리는 번개를 피랄 수 있다고 보았는데, 이는 이독제독(以毒除毒)의 발상이다. 말이 번개를 상징함은 헥트로( 트로이의 영웅)의 애마 크산토스(Xantos : 황색, 빛남), 새벽의 신 에오스(Eos)의 전차를 끄는 람포스(Lampos : 빛남)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
한편, 곡물에도 영혼이 숨어 있다고 생각하여, 처음 베어 낸 곡식은 가장 어린 망아지나 첫 출산한 암말에게 먹였다. 그리고 그 말을 다시 마르스(Mars) 신에게 바쳤는데, 그는 자기 희생의 신의 원형이다.
[태양, 왕] 말은 태양을 상징하는 동물로, 수레바퀴와 우즈를 나타낸다. 백조는 밤에 태양을 배에 싣고 바다를 건너고(선사 시대에는 달이 소에 끌려간다고 믿었다.), 낮에는 말이 태양 수레를 끈다고 하였다. 특히 유럽산 나귀는 태양차를 끌었다고 한다. 그러나 기원전 1500년 이전까지 나귀는 달에게 바쳐졌다. 이후로 태양 상징의 큰 말 숭배가 이입되면서부터 나귀는 왕위를 잃은 크로노스(Kronos), 목신 판(Pan), 실레노스(산에 사는 정령) 등 예 펠라스기 족이 섬기는 신들의 상징이 되고 말았다.
[위엄] 흰 말은 위엄의 상징이다. 신약 성서의 요한 묵시록에 의하면, 그리스도를 비롯한 천국의 군사들은 흰 말을 타고 있다. 거의 모든 메시아들-인도의 카리나 마호메트, 석가모니 등-도 마찬가지이다.
[남근] 말은 남근을 상징한다 ‘헥토르의 말’이라는 용어는 성교 때 안드로마케(Andromache : 헥토르의 부인)처럼 여성 상위이거나 남자 위에 앉은 방법을 말한다. 그러나 오비디우스(Ovidius, P.)는 ‘사랑의 기술’에서 이것을 부인하고, 이 체위는 안드로마케처럼 큰 여자가 아니라 작은 여자에게 적절하다고 했다. 이는 셰익스피어에도 이어져 ‘루크리스(Lucrece)'에서는 말이 정욕을 상징했고, 성욕이 강한 동물 또는 악마의 성욕으로도 상징되었다.
[생산] 암말의 음문(陰門)을 북풍이 불어오는 곳으로 돌려 놓고 종마가 울면 수태한다고 믿었다. 북풍의 신 볼레아스는 수말을 상징했기 때문이다.
[힘] 말은 맹목적인 우주의 힘을 상징한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도 관계되어, 윈시의 혼돈에서 솟아오르는 용솟음과도 같이 커다란 파도로 솟아올라 부서지는 파도를 화이트 호스라 한다.
도상
[신성] 말 모양의 장신구는 청동기 시대부터 발견된다 가야(伽倻)고분에서는 말 모양을 본뜬 토기와 마구(馬具) 등 각종 유물이 많이 발견되었다. 또, 신라 고분에서 발견된 목항아리의 어깨 부분에 는 음각된 다리는 말들의 문양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기만 인물형 토기 등에서의 말 모양은 그 시대의 조형적 특성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말다래에 채색으로 그린 천마도 등은 우리 나라 고대의 말 숭배 신앙의 소산이다.
[수렵 문화] 경북 영천(永川) 어은동(魚隱洞)에서 출토된 출토된 청동기 시대의 허리띠의 대구(帶鉤)는 서 있는 말 모양이다. 몸에는 장식 문양이 있고, 가슴에서 뻗은 줄기 끝에 갈고리가 있어 반대쪽 허리띠 끝에 단 고리에 걸게 되어 있다. 이 말 모양의 허리띠는 호랑이 모양의 것과 함께 출토된 것으로, 시베리아계 수렵 문화와 관련된다.
가야 토기 중, 신라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상형 토기(象形土器)에는 말 모양의 것이 많이 발견된다.
[귀족의 생활]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기마인물형 토기는 각종 마구를 착장(着裝)KG고 말을 탄 인물을 나타내어, 당시 귀족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감과 호(壺) 등에는 달리는 말들의 행렬을 선각(線刻)한 것이 있다. 여기에 표현된 말 그림은 선사 시대 암각화 선묘(線描)와 유사한데, 말의 갈기와 엉덩이 부분에 표현된 깃발 같은 것은 당시의 어떤 의식(儀式)과 연관되는 듯하다
[승천하는 영혼의 조력자] 고구려 벽화 무덤인 장천(長川) 1호분에는, 입에서 서기(瑞氣)를 뿜고, 가슴과 발에 우모(羽毛)가 돋고, 갈기와 꼬리를 휘날리며 천공을 나는 백마가 그려져 있다. 이와 비슷한 천마도가 경주 천마총(경주 155호붅)에서 출토되었는데, 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말다래에 그려져 있다. 이는 삼국 시대의 말에 대한 신앙을 나타냈다고 하겠다. 이러한 말의 형상에는 고대 스키타이 미술의 영향이 엿보인다. 그리고 말 모양의 토우나 천마도 등은 당시 피장자의 영혼을 싣고 승천한다고 신앙적 상징물로 이해된다.
*관광 상품화안 구체화
영천시가 임고면 황강리, 운주산 자연휴양림 내 조성되는 승마체험장을 영천대말과 관련한 테마공원으로 꾸미기로 하는 등 '영천대말' 상품화 프로그램이 구체화되고 있다.
영천시는 그동안 부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왔던 '영천대말'이 힘과 남성, 용맹을 상징한다는 시민들의 긍정적인 의견이 제시됨에 따라 최근 영천대말에 대한 고증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는 우선 휴양림 입구 진입로에 남성을 강조한 영천대말상(馬像)을 건립하고, 시민공모를 통해 대말에 대한 캐릭터 개발에 나서기로 하는 등 영천대말을 친근한 동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영천출신, 고려말 충신 포은 정몽주 선생이 선죽교에서 최후를 맞이할 때 죽음을 예감하고 말을 거꾸로 타고 갔다는 고증에 따라 관광객이 많은 휴일을 맞춰 임고서원에서 승마체험장까지 말을 거꾸로 타는 제례의식도 만들어 대말과 관련된 볼거리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영천대말 축제 개최와 말박물관 건립, 시내 주요 도로에 영천대말 부조상 설치 등 이미지 쇄신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손이목 영천시장은 "앞발을 치켜든 영천대말의 형상은 외지인들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전환시킬 수 있다."면서 "영천지역 학생들은 물론, 인근 도시의 대학교 및 초 중 고교를 대상으로 하는 체육활동 승마 실습장으로도 활용, 영천대말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상반기 개장을 앞둔 승마체험장은 영천 운주산 자연휴양림내 임야 77㏊에 들어서며 35억 원의 사업비로 국제 규격의 최첨단 실내승마장 시설(706평)과 70필의 말을 사육할 수 있는 마사가 건립된다.
영천·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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