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하는 대로, 여름철, 긴 낮 시간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표준 시간보다 앞당긴 시간을 가리켜 서머타임(summer time)이라고 합니다.이와 같이낮 시간을 앞당겨 에너지를 아끼려는 생각을 처음 해낸 사람은 미국의 벤저민 프랭클린인데, 이를 적극적으로 동조한 인물은 바로 영국의 윌리엄 월릿입니다. 월릿은 1907년 <일광의 낭비>라는 글을 써 서머타임 제도를 적극 주장하였습니다. 시간을 앞당기면 그만큼 일찍 일을 시작하게 되고 일찍 잠자게 되므로 등화절약이 된다는 경제적 이유와,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일광을 장시간 쬐면 건강 또한 증진된다는 것이 그 이유였지요.
문제는 ‘서머타임’을 두고, 많은 국어 사용자들이 ‘썸머타임’이라고들 하는데, 이는 두 가지 점에서 오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하나는 된소리(경음)가 아닌 예사소리(평음)로 적어야 할 외래어 단어를 된소리를 이용하여 적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 발음이 아닌 알파벳만을 보고 ‘서머’가 아닌 ‘썸머’ 식의 표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 첫 번째 오류, 곧 “된소리(경음)가 아닌 예사소리(평음)로 적어야 할 외래어 단어를 된소리를 이용하여 적은 것”은 현행 <외래어 표기법> 원칙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언어적 사실을 말하여 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다음 문장에 쓰인 단어들을 보기로 하시지요.
⑴ 흰색 까운 좀 제게 갖다 주시겠어요? → 가운(gown)
⑵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 → 파리(Paris)
⑶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피에로(pierrot)
⑷ 여기 싸인 좀 해 주시겠어요? → 사인(sign)
⑸ 신나는 째즈음악 몇 곡만 추천해 주세요. → 재즈(jazz)
위 예문들에 쓰인 단어의 용례를 통해 짐작할 수 있듯이, 국어 외래어 단어들의 표기에는 예외적인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리하여 된소리 대신 ‘가운’ 이나 ‘사인’, 재즈’의 예와 같이 ‘예사소리’(평음)로 적거나, ‘파리’, ‘피에로’처럼 ‘거센소리’(유기음)로 적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외래어인데도 불구하고 된소리를 쓸 수 있는 예외적인 단어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짜장면’입니다. 중국어 단어 ‘炸醬麵[zhajiangmian]’의 표기를 두고 된소리를 쓰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자장면’이라고 적기로 하자, 온 국민이 이를 실제 언어 현실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줄기차게 항의를 함에 따라 지난해 8월 31일부터 ‘자장면’과 ‘짜장면’ 둘 다를 표준어로 삼기로 한 것이지요. ‘짜장면’ 외에도 ‘삐라, 껌, 빨치산, 히로뽕, 짬뽕’ 등 또한 된소리 표기를 허용하는 예외적인 단어들에 속하는 것들이니 기억해 두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