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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대시
목련과 그믐달
김나영
누가 슬어놓았나
저 많은 사생아들
수 십 개의 입술이 옴찔거리네
저 많은 입들 누가 다 먹여 살리나
잇바디 시큰시큰 젖 빠는 소리에
내 젖이 핑그르르 도네
매일 밤 누가 와서 수유하다 가는 걸까
허연 젖내 물큰한 가지마다
뽀얗게 살집 오른 몽우리들
입가에 허연 젖 뽀꼼뽀꼼 묻히고
한 그루 목련이 두둥실 만개를 하네
하늘엔 바싹 야윈 하얀 뼈 하나
그때 만일 교과서가 더 재미있었더라면
덧니 하나 삐딱하게 머리 틀고 있던 시절 교과서 밑에서 킥킥 훔쳐보던 만화책이 아니었더라면 만화경 같은 세상이 내게 농을 걸어올 때 농담인지 진담인지 몰랐을 것이다
그때 책가방 안에 딱지를 슬쩍 숨겨오지 않았더라면 하루에도 몇 번씩 엎어지고 뒤집어지는 생의 난장 한 가운데서 배 딱 내밀고 버티는 힘 배우지 못했을 것이다
그때 눈물 찔끔찔끔 흘리면서 아껴서 빼던 젖니, 이빨이 흔들릴 때마다 치과로 곧장 달려갔더라면 잇몸 사이로 알싸하게 퍼지는 고통, 고통인가 싶으면 쾌락이, 쾌락인가 싶으면 고통이 서로 허리를 배배 꼬고 있는 자웅동체란 걸 몰랐을 것이다
그때 만일 교과서가 더 재미있었더라면 때론 별책부록 안에 더 재미있는 페이지가 숨어있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전후좌우 흔들리면서 내 중심이 들쭉날쭉 자리 잡아 가고 있던 것을 몰랐을 것이다 까맣게 몰랐을 것이다
* ≪예술세계≫(1998) 등단. 시집,『왼손의 쓸모』(2006).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재학,
2005년, 2008년 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돈나무 픽업되다
김상숙
돈나무가 용달에 실려간다
낡은 등허리에 얹혀
녹녹綠綠 떨어지는 비를 맞고 간다
인력시장 주변을 쭈볏쭈볏거리다
막판 봉고에 끼어가는
일용직 노무자처럼
픽업되어 가는 돈, 나무
몇 조각의 햇볕이
울컥! 뒷꼭지에 따라 붙는다
돈돈돈돈
자갈물린 시퍼런 희망을
이빨 사이에 끼고
하루를 팔러가는
겨울, 골짜기가 붉다
엄동설한嚴冬雪寒 시퍼렇게 살아
맥이 툭! 툭! 뛰고 있는
붉은 소나무를 보면 팔뚝에
속곳 고무줄이라도 질끈 묶어
십팔 게이지쯤 되는 잎 진 호랑가시로
뜨겁고 진한 수액 몇 병 받아두었다가
이빨 득득 부딪치며
겨울밤 지새는 저 바람 볼기짝에 주사하면
엉덩이에서 불이 날까 뿔이 날까
북풍한설北風寒雪 지나가면
궁금증 풀리느라 골짜기
안개연기 구물구물 피워 올리겠지
물가에서 햇살은 유리조각 치우느라
조심스레 싸리비질 해대겠지
비몽사몽 눈을 뜨는 고엽枯葉들도
텃새처럼 벌떡 일어나고
비질 소리에 놀라서
골짜기 그득하겠지
* ≪문예운동≫(2000)에「굴레」등을 발표하면서 문단활동, 시집 ≪강물 속에 그늘이 있다≫, ≪물렁물렁한 벽≫ 등,
인터넷 문학신문(imoonhak.com) 편집장.
매장
박수빈
지하4층까지 파놓은 백화점 매장의 주차장은 거대한 납골묘이다. 몸 없는 묘혈 같은 차량들이, 네 자릿수 위패들이, 생매장되어 줄 맞춰 긴 하품을 한다. 로비를 통과하면 붉은 카펫이 어서 오십시오. 휘황한 샹들리에, 유리 속 잠자는 공주처럼 귀금속들 깨어나며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코너를 돌다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 전시된 마네킹들 사라지다 벌떡 일어서며 나,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 따라와 뒤통수를 때린다. 집 안에 있는 허기, 밖에 있는 집, 밖을 돌면 허기가 매장될까? 선글라스 모자 가방을 구매할 때마다 늘어나는 카드 영수증과 쇼핑백 꾸러미는 또 하물며. 집이 외출한 집을 찾아 숨바꼭질을 판매하는,
새
쥐도 새도 모르는 새, 숙제.hwp가 새가 되어버렸어요. C:\ 추적해도 공중에 발자국을 찍어 버린 새. 새가슴으로 새 글에 저장하기를 꾹꾹 누를 때면 새 이름으로 저장하시겠습니까? 자꾸만 물어요. 고니, 도도새, 후투티, 굴뚝새, 개똥지빠귀....... 새 이름들을 입력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고쳐 쓰는 새 이름일 뿐. 훨훨 가 버린 나의 새, 숙제.hwp는 윈도우 뚫고 케이블 뚫고 온 세상을 누비고 있을 테지요. 새 이름 자꾸 편집하다보면 언젠가 거기서도 새 길 보이지 않을까요? 새는 국경이 없어 얼마나 누비는지요? 넓게 나는 새는 그만큼 눈 밝겠지요. 새가 나더러, 좁은 땅에서 왜 한눈파니? 왜 한 치 앞 못 보니? 할까봐 새대가리라는 말 사전에서 지울래요. 새처럼 비상할 조감도 한 장 품을래요. 심금 울리는 새 소리 귀 기울이며.
* 광주 출생, 아주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 시집<달콤한 독>, 아주대 강사.
식귀의 노래
반연희
나는 나무를 먹었어 너는 구경만 했고
나무는 내 속에서 자라났지
나는 염소 한 마리를 먹었어
나무 밑에서 염소가 잠을 자고 있었지
나는 구름을 먹었어
잠자는 염소의 뿔 위로 흘러 다녔지
나는 먹고 또 먹었어 너는 고개를 돌렸고
나무가 똥이 되어 나왔어
염소가 물이 되어 나왔어
구름이 땅이 되어 나왔어
나는 먹고 또 먹었어 너는 모른 체 했고
똥이 된 나무가 나를 눕혔어
물이 된 염소가 나를 덮쳤어
땅이 된 구름이 나를 삼켰어
나를 먹어치운 땅이 나무를 뱉었어
또 다른 나를 뱉었어
내 위에 앉아 깔깔 웃는 너,
이제 난 너를 먹을 준비가 되었어
숲의 기원
의자 하나 위로 구름이 흘러가고
의자 하나 아래로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고
의자
다리에서 뿌리가 자라나고
팔걸이에서 나뭇잎이 돋아나고
가지가 벌어져 잎들이 그늘을 이루고
새들이 가지 위에 앉아 알 수 없는 이야기로 떠들고
눈 속으로 구름이 흘러가고
도끼를 든 아버지가 나무둥치에 기대 낮잠을 자고
꿈속에서 아버지는 돌멩이를 던져*나를 만들고
아버지의 꿈 밖으로 뛰쳐나온 나는 나무에 도끼질을 하고
흰옷을 입은 사람들이 긴 상자를 메고 지나가고
상자 속의 돌기둥이 덜썩거리고
눈 속에서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고
흙에 덮인 상자가 새싹들을 밀어 올리고
가는 나뭇가지 사이로 구름이 흘러가고
바람이 건반을 누르듯 나뭇잎이 떨리고
의자에 앉아 피아노가 된 나무를 생각하고
숲이 될 나를 생각하고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제우스신은 대홍수로 세상을 멸망시키고 데우칼리온과 그의 아내 파라만 남긴 다음 그들로 하여금
돌을 던져 인간을 재창조하게 했다고 한다.
* 계간 ≪다층≫(2001) 가을호로 작품 활동 시작, 현재 ≪다층≫ 동인, yoni69@hanmail.net
상어고기
석정호
아내의 위장 속에는 예쁘고 끔찍한 혹이 하나 있었다
나는 며칠 전 시장에서 상어고기를 사온 적이 있다
뚝뚝 흐르는 그 피를 아내는 냉장고에 넣었었다
아내를 어쩌나, 심장이 땅에 떨어지고 물고기가 펄떡거렸다
보따리를 지키느라 어느 골목길에서 맞은 화살일까
무엇이 아내의 동굴 속에 저토록 속을 감춘
눈알을 박아두었을까
밤새 어두운 골목 쪽으로 나는 돌아서 있었다
며칠 뒤 아내는 상어를 끄집어내어 구워 먹은 후 병원으로 가서
혹을 떼냈다
단순한 물혹이라는데,
아내는 그후 조용해졌다
이빨을 보이며 해역을 지키던,
가족을 헤엄치게 하던 아내! 누구나 때로는 상어가 되는 법
아내의 상어는 어디로 갔을까
나는 조용한 물그림자로 떠서 기다리는 것이다
비를 맞으며
자식들한테 살점 다 떼 주고 벌판에 허재비처럼 살다가신 우리 어매요 거기서도 혹 보능교 막내 이모가 오늘 아들을 장개 보내니더 자가 그 때 잃어버린 우리 식植이하고 같은 나이 아인교....... 그라이까네 우리 아가 세 살 되던 해 여름이었지예 그날따라 어매는 외손주 댈꼬 마을 뒤 못 뚝으로 소꼴을 먹이러 가잖았능교 마침 그 뚝에 동네 여편네 하나가 또 소꼴을 베러 와갖고 씰데없는 이바구하니라 정신이 팔려있다가 한참 뒤에야 아 생각이 나서 뒤를 돌아보이.......아이고 우짤꼬 어매요 아가!....... 없어졌잔능교 고 쪼고만 것이 지 혼자 놀다가 발을 헛디뎌 물 속에 들어가뿌렜는데 .......그기 덩치가 커서 소리가 났겠능기요 말을 할 줄 알아가 할매를 불렀겠능교 말도 잘 못하는 세 살 배기를 삼킨 못물이 천연덕시리 출렁대는데 세상에 그것보다 무서븐 시퍼런 색깔을 봤능교 밤마다 물 속에서 울던 우리 아 소리를 어매도 들었지요 어매나 내나 그 질긴 세월 으째 안 죽고 살았으까예........ 그나저나 아까부터 웬 비는 이리 무작시리 오능교 우산도 업시 왔다가 비를 맞으며 돌아가고 있니더 어매요 신랑이 참말로 잘 생깄데예 ........ 아이고 비도..... 억시기 오니더
* 경주 출생, ≪월간문학≫(2005) 신인상, <다층> 동인.
구두구두구두, 굽!
이수지
바다로 갈 신발과 산으로 올라갈 신발,
힘껏 뛰거나 걸어야 할 신발과
꼿꼿이 굽을 세울 신발,
신발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한다.
뛰던 곳을 걷고, 걷던 곳을 멈춰 서며
굽은 낮아져
갈 곳은 점점 없어지는데
신발들, 줄어들지 않는다.
신발은 끊임없이 바닥을 타전(打電)한다.
두 다리는 걸을수록 무거워진다.
손에 든 것과 등에 걸머진 것들 내려놓아도
가벼워지지 않는다.
끝이란, 다 닳아버려 디딜 곳을 잃은 굽,
스스로 무게가 되어버린 신발은
지친 듯 입을 쩍, 벌리고서도
끝내 밑창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리미
주름을 펴느라 주름질 겨를이,
주름을 잡느라 놓을 겨를이
나는 없어서
주름과 구김들 사이에서만
내가 오가는 그 많은 길들은 반듯한 것이다
온몸을 실어 슥삭슥삭, 밀고 있는 것이
주름이거나
주름이 아니거나
내가 애써 편 것과 힘껏 잡은 것들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밑바닥이 다 식을 때까지
알지 못하고.
* ≪현대시학≫(1991)에 작품 발표하며 시작 활동.현 <다층> 동인. E-mail : ci506@hanmail.net
역작 力作
이정숙
십여 년 전 그를 방문했을 때
소중히 아끼던 영산백 화분 하나를 내게 주었다
그리고 일 년 후에 세상을 떴다
허전한 베란다에 그를 놓아두고 작품을 감상했다
꽃을 잘 피우려 했지만
해마다 나의 사랑은 빗나가고 말았다
영산백은 그를 놓지 못했다
나는 연구하기 시작했다
나뭇가지 마다 묵은 체취가 남은 것은 도려내었다
나를 바라보지 않는 가지도 도려내었다
꽃은커녕 잎 새마저 노랗게 지고 있었다
다시 가고 없는 사람을 깊숙이 해체 해 보았다
마음을 다지고
몇 해째 무심을 심어주었다
지난 가을부터 푸른 잎이 살아나고
올 봄,
자지러지게 매달린 아카시아 봉우리를 마주보며
영산백이 흐드러지고 있다
절어있던 그리움을 봄 하늘에 걸어놓고 하얗게 표백하고 있다
눈물
패배자는 아직 저만치 주저앉아 헐떡거리고
승자는 선 채로 복받치고 있다
눈물은
그 짧은 시간에 그의 생을 휙 돌아 나온 것일까
진흙 구덩이 늪을 헤어 가시덤불 지나
땀방울로 사막을 적시고
여린 혼을 철갑으로 덧 입혀
대한민국 얼마나 외쳐 보았을까
4년 아닌 8년 너머
까맣게 붉은 피를 파묻고
그 무덤 위에 꽂아놓은 깃발
그 곳에 온 몸을 바쳤으리라
절벽마다 걸쳐있던 외나무다리여 안녕
온 몸을 꽁꽁 동여매던 외로운 밧줄이여 안녕
숨통마다 벌겋게 뚫고 나오는 눈물이여 너도 안녕, 안녕
그는
신생아의 첫 울음을 토해내고 있다
* ≪한겨례문학≫(1994, 봄호)에 시 등단, 『하늘은 상처를 입기 위해 떠 있다』(1997),
『달을 잉태하다』(2006), leeleejs@hanafos,com.
겨울소묘
강재남
채마로 일구던 남새밭
감나무 한그루 앙상한 팔다리로 항변하듯 섰는 자리
바람이 손톱 세워 마른땅 할퀴고
돌멩이들 하얗게 버짐처럼 널려있다
함부로 버려진 계절 앞에
옷 한 벌 푸르게 지어줄 양 겨울배추 씨 뿌린다
찬바람에 맛들이며 저 배추 자양분 키울 테고
지나가는 겨울비
안부쯤 물어 주실라나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도 보리라
성급한 생각이 입꼬리 적시는데
호미 끝으로 피어오르는 흙냄새 포슬하다
이런 날
더듬지 않아도 지난날이 따라오고
어느 굽잇길 철없이 버린 그립고 소중한 것들
덩달아 일어선다
생각하면 신산하고 쓸쓸한 생
내 삶은 늘 울음 아니면 울고 싶은 날
어쩌면 나는 이런 길로만 잘도 다녔을까
흙 다독이는 손길아래 머잖아 싹이 트고
튼실한 포기 물오르면
내게도, 어딘가 깊고 먼 곳 다녀온 낯익은 봄 찾아오겠다
가을路
초저녁 단잠을 즐기다 잠 길로 찾아든 소리에 이끌리어
길을 잃었다, 또 다른 나를 만나
손잡으니
물안개 가슴 가득 차오르고
지진한 생의 한축
절룩이는데
언제 따라 왔을까 낙엽하나
‘가볍구나’
내걸음 너처럼 가벼울 수 있다면
능선마다 몇 소절 이야기로 남길 것을
살아가는 걸음길
등불하나 내걸어 온기로 다질 것을
생각의 끝 부여잡고 황망히 눈뜨니
휘영청,
늘어진 달 아래 풀잎이 야위고
적막한 가을
누구의 밀사이신가 이 밤을 염탐하는 저 귀뚜리
절절이 울리는
귀똘
귀똘
몸說을 앓다
김광기*
제 몸에 알을 낳고 제 몸을 먹으며 산다.
빈 거죽이 되었을 때 여자는 그 몸이
나무였음을 안다. 남자가 여자의 몸에서
열매가 열리기를 기다린다.
아무리 기다려도 열매가 열리지 않을 때
남자는 스스로 나무였음을 안다.
때로는 무아처럼 읽히는 나무이다.
그래서인지 시간을 다 쓰고 난 뒤에야
나무가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나무가 아닌 것에서 나무는 자라는가.
몸에 관하여, 몸이 아닌 것에 관하여
끊임없이 흔들리는 나무, 들끓으며
꾸물꾸물 몸의 생각들을 깨우치고 있다.
조화(造花)
꽃이여,
너는 저만치에 있다.
불러도 들리지 않을 만큼,
손짓해도 보이지 않을 만큼의 거리이다.
설명하기조차 힘든 아득한 시간이 흘렀다.
어둑한 저녁이면
거친 잎사귀를 쓰다듬던 손들이
귀로를 더듬거리며 돌아가곤 한다.
버석거리는 손길들, 그 소망을 일궈내는 것이
내 몫이기도 하였지만
피우고 말리라는 열망과
때가 되면 시들기도 해야 한다는
그 절망의 간극을 내가 알 수는 없었다.
내 앞에서 사랑을 맹세하는 사람 없으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 또한 없다.
나는 늘 하루만치를 대신하는 그곳에 있으며
너의 이름으로 나는 불리고 있다.
그만큼만, 그만큼의 너를 기억한다.
꽃이여.
프로메테우스의 간
사랑을 훔친 내 가슴이 아프다.
오늘도 독수리 한 마리,
불 같이 뜨건 내 가슴을 파내고 있다.
시퍼런 부리에 간이 찢기고 심장이 쪼이고
흉부가 너덜대는 프로메테우스의 낮,
부푼 가슴 다시 찢기는 시간에
나는 엑스레이를 찍으러 간다.
간을 쪼이던 가슴인 줄 알았으나,
날마다 뭉그러지는 가슴인 줄 알았으나
사진에 찍힌 건 한 마리,
중년 독수리의 흉상이었다.
잦은 부리질로 부리에 금이 갔다한다.
경추 3번 목뼈에 이상이 있는 듯도 하단다.
그래도 나는 가슴만 아프다.
밤사이 짓무른 사랑 다져놓으려고
지친 모가지 부리질하고 있어도,
나는 여전히 가슴만 아프다.
*충남 부여 출생, 동국대 대학원 문창과 졸업, 아주대 대학원 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시집『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1995), 《월간문학》(1999)으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곱사춤』(1997), 『호두껍질』(2002), 『데칼코마니』(2008) 등. 현재, AJ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