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레인저 ‘Wild Track’ 픽업트럭의 진수(眞髓)를 보여주다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픽업트럭 하면 빠질 수 없는 브랜드가 바로 포드. 포드가 국내 출시한 레인저를 만나러 가는 길은 설렜다. 이미 국내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수입 브랜드까지 픽업트럭을 타면서 그 매력에 빠졌기에 포드가 앞세운 와일드 트랙이 너무 궁금했다. 특히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콤팩트 픽업트럭 부문 2위를 차지한 바 있어 그 기대는 더 컸다.
픽업트럭하면 승용차에 비해 다소 거칠고 험한 길을 달릴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이에 일반 세단이나 SUV 등과 비교하면 옵션이 빠지는 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포드 레인저 와일드 트랙은 결코 옵션을 아끼지 않았다. 동일하지는 않지만 포드 익스플로러를 연상케 하는 다양한 옵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핸들에 버튼을 올려 눈에 띄었다.
레인저 와일드 트랙은 디젤 엔진을 채용했다. 최근의 환경 이슈를 앞세운 가솔린 엔진 모델을 주력으로 앞세우는 분위기를 한 번에 엎었다. CO²(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오히려 가솔린 모델의 평균 배출량 보다 적다. 직렬 4기통(i4) 트윈 바이터보 디젤 엔진은 10단 자동변속기를 얹어 최대 213마력에 51.0 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특히 바이터보 엔진은 터보 차저를 순차적으로 작동시켜 강력한 토크와 파워를 몸소 체험하게 해 줬다.
내수시장에서 정식 판매되는 국내완성차 가운데 픽업트럭 경쟁 모델에는 쌍용자동차의 올 뉴 렉스턴 스포츠&칸이 대표적이며, 한국GM이 들여와 판매하는 쉐보레의 콜로라도가 수입차량 가운데 경쟁 모델로 손꼽힌다. 렉스턴 스포츠는 포드 레인저와 마찬가지로 디젤엔진을 얹었고, 콜로라도는 가솔린 엔진을 얹었다.
콜로라도가 V6 3.6리터의 가솔린 엔진을 얹어 312마력의 힘을 발휘하지만 포드의 레인저 와일드 트랙은 1750~2000 rpm 구간에서 51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기에 실제 주행이나 오프로드 여건에서 힘에 뒤처진다는 느낌은 결코 받을 수 없다.
여기에 포드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적용도 아끼지 않았다. 레인저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적용해 픽업트럭이지만 경쟁 차종들 보다 안전성에서는 우위에 있다. 주행 중 차선 이탈 방지 및 유지를 돕는 차선유지시스템과 자동주차보조 기능도 갖췄다. 동급에서 가장 긴 바디지만 전방 센싱 시스템이 모니터로 알려줘 원활한 주차가 가능했다.
와일드 트랙은 트레일러 토우 프렙팩이 적용돼 있다. 적재 공간에 무려 600kg에 이르는 적재물을 실을 수 있는 능력에 더불어 3.5톤이나 견인할 수 있는 튼튼한 바디를 보유하고 있다. 간혹 2열에 짐을 싣는 경우도 있는데 1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은 문이 조금 아쉬움으로 남았다.
총 1000km에 이르는 구간을 시승하면서 느낀 레인저 와일드 트랙의 장점은 디젤인데도 불구하고 중속 구간을 지나면서 큰 소음을 느끼지 못했다는 점. 특별히 세팅이 됐는지 알 수 없었으나 소음 차단 및 진동 상쇄 능력도 훌륭했다. 음악을 듣는 데도 전혀 방해가 없었다.
다만 민감한 사람이라면 10단 자동변속기에도 불구하고 일부 구간에서 변속 충격을 다소 느낄 수 있는데 픽업트럭의 거친 면모를 엿볼 수 있기도 했다. 수동(Manual) 기능으로 전환해 직접 원하는 기어 구간으로 작동하면 더욱 거친 맛을 즐길 수도 있다.
이번 시승 동안 연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포드 특유의 막대그래프를 활용해 주행할 수 있었다. 특히 약 9대1 정도로 고속도로와 시내도로 주행을 번갈아 진행하는 동안 포드 레인저 와일드 트랙은 평균 리터당 11.2km의 연비 성적을 보여, 오랜만에 디젤 엔진 차량의 장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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