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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을 정리하며.
<느낀점>
내 생에 첫 독서모임. 얼마나 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어느덧 1년이 지났다.
한달에 2번, 독서마중 모임을 가지지 않았더라면 1년 동안 혼자서는 책을 몇 권이나 읽었을까? 역시 함께 읽기의 힘은 세다. 내 인생에 첫 독서모임의 서막을 열어준 모임장님과 멤버들에게 감사하다. 2022년에는 모임에서 선정한 책과 관련된 책도 찾아서 읽어보며 독서의 폭을 올해보다 조금 더 넓혀나가는 것이 새로운 목표이다.
1.트렌트코리아2021
잡지처럼 후루룩 트렌드를 살피며 재미있게 본 책.
2021년 소비트렌드에서 관심이 가는 것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친환경소비, 비건, 명상, 휴먼터치' 등. MZ세대의 성향이 드러난 자본주의키즈, 롤코라이프, N차신상 등에 대한 이야기와 트렌드의 '속도'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었다. 트렌드에 있어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속도는 "일단 시도하고 거기서 성공/실패한 결과를 통해 배우고 다시 시도하기까지의 속도", 즉 리터러시 능력과 관련된 속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위해 필요한 건 역시 '끈기'라고 생각한다.
2.경제로 읽는 교양세계사
아이에게 읽어주던 세계 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마리"가 1996~2005년 10년간 미국 경제가 물가 안정 속 높은 성장세를 구가한 시기 "골디락스" 경제 용어로 쓰이는 것이라든지, 그냥 스토리로만 읽었던 "로빈슨 크루소"를 미셸 투르니에가 쓴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에서, 또 존 큿시가 쓴 "포"에서 제국주의의 민낯을 반성하며 비판하는 이야기로 풀어낸 사례 등을 통해 책을 읽을 때에도 '경제', '사회'적 측면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과 그렇게 읽는 것이 꽤 재밌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3. 짧은 글, 긴 침묵(미셸투르니에)
자연과 생물을 인간의 도구가 아닌 그 자체로서 독자적, 개별적, 미적인 시선으로 보는 것이 생태주의라면 이 책의 저자 미셸 투르니에 역시 '생태문학가'라는 말이 딱 들어맞겠다. 문화가 다르지만 그의 생각을 100퍼센트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가 막힌 표현력에 '우와!'를 연발했다.
"어젯밤은 잘 잤다. 나의 불행도 잠이 들었으니까. 아마도 불행은 침대 밑 깔개 위에서 웅크리고 밤을 지낸 것 같다. 나는 그보다 먼저 일어났다. 그래서 잠시 동안 형언할 수 없는 행복을 맛보았다. 나는 세상의 첫 아침을 향하여 눈을 뜬 최초의 인간이었다. 이윽고 나의 불행도 덩달아 잠이 깼다. 그리고 내게 달려들어 간을 꽉 깨물었다."(p33. <밤이 오면>) |
나이듦에 대한 두려움을 이렇게 위로받기도 했다.
"갓난아기의 말짱하게 새것인 뇌가 좋긴 좋지. 그렇지만 일생에 걸친 배움, 경험, 암중모색의 탐구, 인내 같은 것도 중요하거든. " 처음에 천부적으로 받은 게 있고 다음에 그걸 가지고 우리는 건설하는 것이다. 우리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116p. <나의 달걀과 나> |
“라떼는 말이야!” 에 대한 경계로도 읽힌 문장.
우리는 너무나 습관적으로 젊은 사람들이면 당연히 태평스럽고 스무 살이면 으레 인생에 대한 의욕에 넘친다고 생각한다. 마치 스무 살 때의 인생살이는 쉽고 즐겁기만 하다는 듯이! 139p. |
4.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김초엽)
<읽으면서 떠오르는 질문들> - 슬픔,고통,불행, 갈등이 없는 사회(마을)는 행복할까?
- 위의 사람들이 각자의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면, 사랑과 행복은 과연 비례하는 것일까?
<오고간 대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이야기.
<소중한 단편> 1) 스펙트럼: 가장 아껴 읽은 이야기. 1번 루이가 죽어 강에 떠내려 보내면 반대편에서 2번 루이가 오는 신비로움 무엇?!
79.무리인들은 죽음에 이른 다음에도 죽지 않는다고 스스로 믿는다. 무리인들의 믿음 안에서 자아는 결코 끊어지지 않는다. 몸을 바꾸어가며 끊임없이 전달될 뿐이다. "그들은 영혼이 이전 개체에서 다음 개체로 이어진다고 믿더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두 번째 루이를 만났어." |
2) 공생가설: 유년기 기억 상실을 이렇게 그럴듯하게 풀어내다니. 그 이야기에 매혹된 나머지 생각나지 않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에 젖어 잔나비의 노래를 무한 플레이했다.(그건 바로 나야 나;)
104. 류드밀라의 행성을 볼 때 사람들은 무언가 놓고 온 것, 아주 오래되고 아득한 것, 떠나온 것을 떠올렸다.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그리워하는지 모르면서도 눈물을 흘렸다. 140."우리에게 그들이 머물렀기 때문이겠죠." 142 수빈은 순간 이상한 감정에 휩싸였다. 지금껏 단 한 번도 본 적 없고 느낀 적 없는 무언가가 아주 그리워지는 감정이었다. |
5. 신화와인생(조지프캠벨)
320p 슈펭글러 왈 "남성은 역사를 만든다. 여성은 역사 자체다." 남성의 기능은 행동하는 것이다. 여성의 기능은 존재하는 것이다. 여성은 '그것'이다. 여성은 어머니 지구이다. |
생산이 오로지 아이를 낳는 행위에만 국한될 필요는 없다. 여성이 상징하는 삶 속의 그 힘을, 그 특징을, 그 존재를 드러내는 행위 모두가 곧 생산이기 때문이다. |
6.어떤 양형 이유(박주영)
97. 하루평균 노동자 다섯 명의 죽음을 용인하며 이윤만을 추구하는 연 매출 수조 원의 대기업에 가해지는 형벌이 고작 벌금 1000만원이 전부인 이나라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옴에 가장 적확한 단어는 퇴근이나 귀가일 수 없다. 생환이다. 타인의 희생 위에 축조된 삶이 과연 행복할까. 위험을 외주화할 수 있다. 죽음도 하도급 줄 수 있다. 그러나 행복은 하청 줄 수 없다.
105.나의 존재는 타자에 의해서만 증명된다. 타자는 나를 설명함으로써 내 존재를 입증한다. 나 역시 나와 관계있는 타자의 존재를 설명할 수 있다. 우리는 누군가의 주석이다. 많은 이에게 언급되고 설명되는 이는 운 좋은 사람이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누구에 의해서도 거론되지 않는 사람들, 누구도 설명할 수 없는 사람들. 사회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설명은 줄어든다.
132. 아이들은 충분한 사랑이 차지 않으면 완성될 수 없는 존재고, 보호자와 세상의 사랑이 차기를 기다리며 세월을 견디고 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다. 평생을 고독과 우울 속에서 지내다 약물 과다복용으로 스물일곱 살에 짧은 생을 마감한 오스트리아 시인 게오르크 트라클은 "나는 반쯤만 태어났다"고 말했다. 소년부로 오는 아이들을 보면 늘 트라클의 말이 떠올랐다. 아이들을 사회적으로 완전하게 출생시키는 것은 우리의 의무고, 이 아이들을 완전히 태어나게 하는 데 필요한 것은 꾸준한 관심과 지지였다.
151."햇볕은 감미롭고, 비는 상쾌하고, 바람은 힘을 돋우며, 눈은 마음을 설레게 한다. 세상에 나쁜 날씨란 없다. 서로 다른 종류의 좋은 날씨가 있을 뿐이다."(존 러스킨). 세상에 나쁜 아이도 없다. 서로 다른 처지의 좋은 아이만 있을 뿐이다.
260쪽"사유의 내용은 의심할 수 있어도 사유한다는 사실과 사유하는 주체로서의 나의 존재만은 의심할 수 없다"는 데카르트의 말을 빌리자면, 정의는 의심할 수 있지만 정의에 대한 열망을 품은 인간 그 자체는 결코 의심할 수 없다. 어쩌면 절대적으로 곧고 바른 유일한 것은 미덕이나 공동선이 아니라, 아무리 험난할 길이라도 바르게 살려는 의지를 갖고 그 길을 끊임없이 고뇌하며 걸어가는 존재, 그 자체가 아닐까? 그렇다면 정의는, 목표가 아니라 여정이고, 정의로운 삶을 살려는 열망을 품은 인간 그 자체다. 부정과 불의의 바윗덩이를 영원히 치우는 시시포스, 파랑새가 있다는 믿음을 갖고 묵묵히 길을 걷는 우리가 바로 정의다.
7.지리의힘(팀 마샬)
(정리된 것 없음)
8.김상욱의 과학공부(김상욱)
'철학하는 과학자'가 '시를 품은 물리학'을 때론 재미있게, 때론 묵직하게 풀어가는 책이다. 예를 들어 광부들 대신 탄광에서 유독가스를 가늠하다가 죽은 카나리아로 말문을 열고, 우리 사회에서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사례(부산대 교수이자 시인이 대학총장 직선제 폐지에 반발하다가 자살한 사건)를 보여주면서 비민주적인 사건들을 보면서 무감각해졌거나 애써 외면하고 있을지도 모를 현재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게 해준다던가,
뉴턴의 사과(沙果)와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사과(謝過)를 나란히 놓고 비판하기도 하고,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속 문장인 "법 앞에 문지기 하나가 서 있다"로 시작해서 조선시대에 아들 낳지 못한 여성들의 문지기, 과학의 역사에 등장한 문지기(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설, 끝없는 문지기.)로 엮어가나가다 한국 사회의 문지기(학생-성적, 대학생-취업, 사회-돈과 명예, 외모..)까지 확장하기도 한다.
"주변에 무언가 물질이라 부를 만한 것을 발견한다면 그 자체로 기뻐해야 한다. 생명체는 지구에서만 발견되는 아주 특별한 물질이다. 더구나 그 수많은 생명체 가운데 나와 같은 종을 만나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다른 인간을 사랑해야만 하는 우주론적 이유이다. <김상욱의 과학공부>, 12쪽 |
저자는 "과학자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상태"라는 말을 인용했다.
그 말 뜻은 모든 것에 당연한 것은 없다고 의문을 가지고 새로운 앎을 추구하는 상태이며, 초반에 언급했던 우주론적인 입장에서 하나의 생명이 기적과도 같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인간을 사랑할 줄 아는 상태이리라.
우리 모두가(동식물 포함) 35억년을 진화해서 성공적으로 생존한 동료이므로,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평등한 동료애, 생명존중의 윤리를 저절로 깨달아 실천하는 상태이리라. 만물을 사랑(홍익생물의 정신)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 같기도 하다.
9.팩트풀니스(한스롤링)
미세먼지로 매일 공기청정기를 돌리고 너무 심한 날에는 외출을 못할 때마다 중국 탓을 했다. 현재 선진국이라 일컫는 나라들이 과거에 저질러 놓은 결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이제 막 도약하려는 개발도상국들에 대해서만 비난하려는 이런 '무지'에서 온 폭력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따졌을 때 과연 그저 중국만을 욕할 수 있을지
인간이 가진 갖가지 본능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337p.데이터는 진실을 말하는 데 사용해야지,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행동을 촉구하는 데 사용해서는 안된다. |
10.오우아(박수밀)
'자족'이라는 단어에 눈길이 오래 머물렀다. '그 뿐이면 되는 삶'
P26. "바라는 것이 이루어졌을 때라야 흡족해하는 것이 만족이라면 자족은 어떠한 형편이든지 긍정하는 삶의 태도이다." |
'나의 구태의연한 부분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나의 구습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기록했다. 그리하여 도달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이익의 <중용질서 서문>에 왈, "그러므로 어떤 일을 행하거나 행하지 않는 것은 능력이고, 도달하거나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운명이다." 장차 운명에 대해서야 어찌하겠는가. 다만 힘써야 할 바를 힘쓸 뿐이다. |
11.색깔의 힘(김정해)
색은 실제로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며, 색을 대하는 동안 인간 신체와 정서에는 변화가 일어난다. 많은 사람이 생활적인 이유로, 또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색깔을 제한해서 쓰고 있다. 저자는 더 많은 사람이 색깔의 힘을 알고 일상 속에서 색을 다양하게 경험하고 자유자재로 활용하길 바라며 이 책을 썼다. 컬러 테라피란 '색깔로 나를 알아가고 조금씩 변화하면서 진짜 내가 되는 것(38쪽)'이다. 색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일은 그 자체로 심리적인 치료 효과가 있다.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색에 자유롭지 못하다. 반대로 우리를 둘러싼 색이 제한적일 때도 정신이 경직된다. 색은 나아가 정서 지능(자기 감정과 타인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미안하거나 고맙다고 표현, 감정을 표현하도록 지지하는 분위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냄)과도 연결된다. 원하는 색을 자주 입고 자주 보는 별 것 아닌 일이 자존감을 높이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힘이 된다고 한다. 색을 통해서든 뭐든 감정을 읽어주고 마음껏 표현하다 보면 자기 조절 능력도 커진단다. 이 책을 읽고 왠지 핑크색(나를 사랑하게 되는 색) 티셔츠를 입어보았다.
12.칼의노래(김훈)
무인 이순신의 관점에서 전쟁 상황과 심경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소설책. 사실로서의 역사 기록에 상상력을 더하여 왜란의 참상 뿐만 아니라 무능력한 조정, 무지막지한 왜적, 명분만 있고 실속은 없는 명나라, 전쟁이 고달파 시시때때로 울 수 밖에 없는 피아의 백성들 속에서 때때로 흔들리고 분노하고 근심하고 고요해지는 이순신의 심리를 고스란히 함께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다. 작가는 책의 입문에서 "이 글은 오직 소설로서 읽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가 한 편의 시를 읽으면 그림이 떠오르고, 그림을 보면 시가 떠오르듯 난중일기, 연려실기술, 이충무공전서 등의 비교적 객관적인 사료 속의 어쩌면 단 몇 줄에서 한 인물의 내면심리를 누구나 상상할 수 있게 서술했다는 점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였다. 우리가 기록으로서의 역사, 위로부터의 역사만 보고서는 단편적으로 끝날 수 있는 내용을 '칼로 베어지지 않는 것', '개별성'에 주목하여 세세히 볼 수 있었다.
13. 마음사전(김소연)
'유쾌,상쾌,경쾌,통쾌'의 차이점을 설명할 수 있는가?
저자의 탁월한 표현력이 읽는 이로 하여금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책.
14.한국의 미 특강(오주석)
-김홍도의 <씨름>으로 한 편의 스토리를 숨은그림 찾기 하듯이 실감나게 표현하고 스토리텔링을 이어나갈 수 있다니.
-흥미: 일부러 틀리게 그린 그림, 청중들 피드백 반영하고 공부해서 강의 업그레이드하는작가의 태도, 음양오행-철학이라기보다 자연의 모습..우리 삶의 모든 것은 이원적 구조와 그것의 상호조화, 순환으로 이루어져 있다.(99쪽), 심재언. 그림선물마다의 상징.
-생각거리: '얼'을 대하는 태도(이렇게 우리 문화에 대해 배웠던 때가 있던가? - 예전 교양시간 '국악의 이해와 감상'..), 생일문화, 잘 노는 우리 문화(인생에서 너무 아등바등하지 말고 다 같이 즐거운 기억을 많이 만들면서 살아야겠다.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
-공부 더 한 사람이 그림을 더 잘 보는 것이 아닙니다. 대상을 사랑하고 생태를 알고 찬찬히 눈 여겨 보는 것이 더 중요해요(152쪽) .
좋은 화가는 오히려 이 화폭에서 뭐가 없어져야 좋은 그림이 되는지를 생각하는 여유(70쪽)
애정을 가지고 다가가면 모든 것은 저절로 알아지는 법.
15.안나카레니나(톨스토이)
어느 교수님 왈, "톨스토이의 책은 유명한 것에 비해 읽은 이가 많지 않다. 어려워서가 아니고 너무 길어서." 라는 말씀이 와닿았다. 시작 전에는 두꺼운 3권이라 과연 읽어나갈 수 있을까 망설였는데 이야기가 너무 재밌어서 완전히 몰입해서 읽었다. (아직 마지막 권은 못읽음;) 내가 느끼고는 있으나 뭐라고 표현할 수 없었던 감정들을 아주 적확한 언어로 표현했다.
인간 심리 묘사가 탁월하고 결혼 생활과 '욕망',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자꾸 떠올리게 하는 작품.
16.파타고니아
지구가 목적, 사업은 수단인 파타고니아 이야기. 자신의 기업과 환경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 경험을 통한 성장 과정을 이 책에서는 보여주고 있다. 그는 말한다. 일터는 즐거워야 한다고. 출근이 신이 나서 출근길 계단을 두 서너개씩 점프하면서 뛰어가는 곳이어야 한다고.(응..? 가능한가) "기억하라 일은 재밌어야 한다. 우리는 풍성하고 균형잡힌 삶을 사는 직원들을 가치 있게 생각한다." '매주 화요일 0시마다 서핑해 퇴근시켜줄게'가 아니라, 좋은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언제든 바로 나설 수 있는 근무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는 부분(그래서 부제가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다)이 왜 그리 꿈만 같던지.
'기업은 제품을 만들 때 사회와 환경에 피해를 최소화할 책임이 있을 뿐 아니라 제품 자체에도 책임이 있다.(p343)'는 교과서적인 말을 직접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개발' '신뢰' '다양성' '환경''지구 생명유지' 진정성' 등 .. 자본주의와 거리가 먼 단어들을 이들은 실천으로 옮기고, 그 가치관을 자신들의 이미지로 만들었다. 그리고 '절제, 품질, 단순함'과 같은 단어에 미래에 대한 답이 있다고 믿고 건강한 성장을 실천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강조한다. 많이 알수록 필요한 것은 적어진다(P392)고. 공동체에 대해, 환경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내게 필요한 것은 적어질 것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조금 더 폭 넓게 바라보고 목적의식, 가치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17.붕대감기(윤이형)
감상: 사람들마다 지향점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고(페미니즘이든 정치사상이든 뭐든), 다름을 알면서도 이어지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상처받을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를 끊어내기보다는 연대가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P180.)어쩌면 겉보기에 시간 낭비처럼 보이는 여자들끼리의 수다모임이 이렇듯 팍팍한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서로에게 소박한 위안을 건네기도 한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성들은 마음의 전문가가 되어 가정과 직장이라는 제한된 공간 밖에서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새로운 친밀감의 영역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독서모임, 맘동아리모임 떠오름)
18. 공정하다는착각(마이클샌델)
'내가 그 때 그 관문을 통과한 것은 모두 나의 노력 덕분일까?'
'그가 아직도 취준생인 것은 과연 그의 노력이 부족한 탓일까?'
'누구나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있고 자수성가할 수 있다'는 믿음에 대하여 저자는 질문한다.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라고. 노력에 대한 결과, 보상이 당연한 것이고 그 노력만을 부추기는 사회에 대해 저자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출발선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며 개인의 능력과 선택을 넘어서 행운 또는 은총의 영역까지 생각해보게 한다.
"운으로 됐어요." 이렇게 말하고 다녔던 내게 쓴 소리를 했던 선배님이 계셨다. 그렇게 말하고 다니면 그 사람은 네가 해낸 일이 별 거 아닌 것처럼 여길 것이다. 그 때는 반박하지 못하고 바로 태도를 고쳤으나 어딘가 껄끄러웠던 이유를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내가 그 한 자리를 얻기 위해 수 많은 누군가는 기회를 놓쳤다. 그건 사실 내 능력이 나아서가 아니라 정말 '운'이 존재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운'을 얻기 위해 사실 밤마다 달을 보며 빌지 않았던가. '이번 한 번만 붙여주면 이러저러하게 살겠다.' 아차! 싶으며 지금 나는 그렇게 베풀며 살고 있는지 운 값을 하며 살고 있는지 돌아보았다.
그리고 은연중에 성공경험에서의 우월감을 가졌을 내가, 뭔가를 성취하지 못한 가까운 사람들에 대하여 감히 노력 부족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오만하게 바라보지 않는지 경계하게 되었다. 그 다음 스텝이 무엇인지도 상기하고.
56쪽. "하면 된다"라는 말은 양날의 검이다. 한편으로는 자신감을 불어넣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모욕감을 준다. 승자에게 갈채하며 동시에 패자에게 조롱한다. 일자리가 없거나 적자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나의 실패는 자업자득이다. 재능이 없고 노력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은 헤어나기 힘든 좌절감을 준다. |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정치와 관련된 능력은 부유함이나 좋은 가문이 아니라 시민적 미덕과 실천지(공공선의 문제에 있어서 추론을 잘하는 실천적 지혜)의 탁월함이었다. |
19.공간의미래(유현석)
공간디자인이 바뀌면 사회가 바뀐다. 우리가 보는 많은 권력은 공간이 만드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과거로부터 시선이 모이는 곳에 권력이 함께 해왔음을 보여주고 코로나가 가져온 변화(개인화, 파편화, 비대면화)와 함께 앞으로 달라질 공간적 측면(예:특권층의 전유물이 될 오프라인 공간)을 예측했다. 이런 공간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저자는 양질의 오프라인 공간을 만들어 공간의 양극화를 최소화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미래는 꿈꾸는 자들이 만들다"며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들을 제시했다.
- 마당 같은 발코니(개별발코니)가 있는 아파트, 각 아이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 과정이 있는 학교(+지역 학교 어디든 시공간 상관없이 수업받을 수 있는 구조), 지역과 지역을 이어 주는 선형 공원, 분산된 거점 오피스로 나눠진 회사, 자율 주행 로봇 전용 지하 물류 터널, DMZ평화도시, 아파트나 구조나 모양의 다양성, 교회 공간의 개방, 필로티 주차장있는 빌라 6개 이상 묶어 공용지하주차장 만들기, 칠레의 저소득층 주책정책(절반만 짓고 나머지는 세대가 살면서 꾸며가는 것) 참고 등.
임대주택을 늘리는 것 보다는 사회초년생들도 저렴한 가격으로 집을 소유하여 공동체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 정부에 빚지는 것보다 개인소유의 집을 가진 세대가 많을수록 사회가 더 건강하다는 것, 자본주의 속에서 인간의 이기심을 선한 방향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정책마련이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20. 역사의 쓸모(최태성)
"태도"라는 키워드를 오래 떠올렸다. 역사를 대하는 태도로부터 시작하여, 역사 속 인물들이 인생을 대하는 태도, 이 책 전반에서 저자가 역사를 소개하는 태도로부터 내 업에서도 어떻게 그들의 삶과 연결시킬지에 대해, 그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저자에게 세 가지 질문을 하며 가상 답변을 적어보기도 했다. 1)역사는 좋은쪽으로 흐르고 있는지 2)일개 개미인 내가 느끼는 무력감 3)인간은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지에 대하여. 저자의 생각에 빙의하여 자문자답하며 생각이 정리됐던 책.
50.역사가 흘러가는 것을 보면 희망이라는 말이 조금은 다르게 다가와요. 말하자면 역사는 실체가 있는 희망입니다. 아무런 근거 없이 조금 더 살아보자고, 버텨보자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단지 조금만 더 멀리 봤으면 좋겠어요. 지금 당장은 두렵겠지만 나의 삶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잖아요. 세상도 변하는데 나의 인생이라고 늘 지금과 같을까요? 힘든 세상에서 희망마저 없다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잃어버린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철학자 스피노자 왈 "두려움은 희망 없이 있을 수 없고 희망은 두려움 없이 있을 수 없다". |
65.크고 작은 곳에서 이 사회를 이끄는 사람일수록 역사의식을 갖추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들의 선택은 더 많은 사건과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조지 워싱턴의 결정이 미국 정치사에 미친 영향, 구진천의 결정이 신라인들의 생사에 미친 영향. 나는 일개 소시민인데 무슨 영향력이 있나 하고 생각한다면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만큼 나의 선택은 타인1, 타인2... 그들과 연결된 타인100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결국 한 사람의 선택이 사회의 문화를 형성하고, 그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시 영향을 미칩니다. |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지금 닥친 상황과 욕망에 자꾸 눈이 멀어요. 그래서 과거의 무수한 사례를 까먹고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기 십상입니다. 그 잘못 하나 때문에 그때까지 쌓아온 모든 공이 다 무너지기도 해요. 내가 내뱉는 말과 지금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살펴볼 수 있다면 선택은 한결 쉬워질 겁니다. |
240.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살아낸 인물들의 삶을 들여다 보면 세부적으로는 다를지 몰라도 그 궤적은 같아요. 자기만의 중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 나갔던 사람들이거든요. .... 자아정체성이 확립되면 다른 사람으로 인해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내 존재를 긍정하고 내가 하는 일에 자긍심이 생겨요. 그렇게 생겨난 자긍심은 물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자긍심과 달리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상처받지 않는 힘이자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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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희진님의 정리 능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저도 올해부터는 책이든 물건이든 계획이든 그냥 직직만 하지 말고 정리하면서 멈춰 바라보고, 수정하고, 곱씹으면서 살아보자 다짐해 봅니다. '자족'이라는 단어에 눈길이 오래 머물렀다. '그 뿐이면 되는 삶’
좋은 화가는 오히려 이 화폭에서 뭐가 없어져야 좋은 그림이 되는지를 생각하는 여유(70쪽)‘자족’과 ‘여백’ 두 키워드 너무 좋아요. 한 해 함께 모임 이끌어 주셔서 감사해요.
정말 정리 최강이세요^^ 전 수기로 독서노트 기록하고있어요. 기억남는구절 필사하고 내생각추가 정리하고 이번에 2021년 책정리위해 읽는데 옮겨서 다시 정리하기가 쉽지 않네요. 희진님 정리글 읽으며 다시 나누고싶은 내용들도 더 생기네요. 올 한해도 많이 배우며 함께 즐기는 독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