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인문학 교육하는 곳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검색하다가 울산청소년인문학교실이라는 까페를 알게 되었습니다.
전교조 소속 울산지역 교사들이 참교육을 위해 만든 울산교육연구소에서, 울산지역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교육을 하는 곳입니다.
활동하는 내용을 보니 인문학, 철학, 시사 토론, 캠프 활동 등 입시교육이 아닌 진정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라 우리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면 꼭 가입시키리라 생각했습니다.
한편으론 인문학교실 학생들이 읽고 토론하는 수준 높은 책들을 과연 내 아이가 나이만 찼다고 해서 읽고 토론하는 능력까지 저절로 생길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결론은 중학교 동안 인문고전 책을 읽어 준비를 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에 멘토로 생각하던 설경희 선생님께 부탁을 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있었구요.
그런데 또 다시 드는 생각이, 설쌤의 수업방식을 극대화 하려면 (수업료가 좀 쎈 관계로..ㅋ^^;) 통합적인 책읽기와 사고가 필요한데 수업을 하면서 책을 읽어 나가야 한다는 게 무리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예 지금부터 미리 읽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 설쌤 강의때, 고등학생을 가르치다보니 중학교 때 책을 안 읽은 게 힘들어 중학생을 가르치다가, 중학생 또한 초등 때 독서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아 아예 초등학생을 가르치게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제야 이해가 되더군요.
어쨌든 중학교 때 토론수업을 하려면 그룹수업을 해야 하는데, 내 아이만 책을 읽어서는 토론 수업이 안 되겠구나,,, 아예 수업 같이할 친구들을 미리 모아서 같이 책을 읽어 나가야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네,,,네...,처음엔 아주 단순하고 이해타산(?)적인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
그래서 겁 없이 시작했습니다.
민성이 언니와 유호 언니의 동참에 힘입어 혼자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을 벌렸습니다.
단순히, 나처럼 생각하는 엄마들이 분명히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물론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던 분도 있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던 분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모두 한마음 한뜻이라고 믿습니다.
과연 잘해나갈 수 있을까 새삼스레 겁도 나지만, 다른 분들의 마음을 보니 더욱 더 설레이며 기대가 됩니다.
책읽기에는 여러 가지 방법과 여러 갈래의 길이 있습니다.
어찌 이 방법이 옳다, 저 방법이 그르다 하겠습니까?
단지 한가지 길을 정하여 꾸준히 가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독서클럽이 가야할 길을 다시 한번 정리해볼까 합니다.
1. 내 아이를 바로 알고, 믿어야 합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이 단체는 사교육을 전면 철폐하자는 게 아니라, 개개인의 특성을 무시한 비교육적
입시사교육을 철폐하고 부모의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자는 운동을 하는 단체입니다.)
저는 우리 모임을 만들고 엄마들과 이야기해가면서 왜 그네들이 입시사교육을 비교육적이라고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개개인의 성향이 모두 다르듯이 책읽기나 공부도 각각의 특징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엄마만이 내 아이의 성향에 맞추어 이끌어 줄 수 있기에 개인의 특성을 무시한 입시형 교육이 비교육적이라는 결론이 나오는 것입니다.
우리 독서클럽의 기본 또한 내 아이를 잘 알고 아이에게 맞게 이끌어 주자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경쟁이 있을 수가 없고, 낙오라는 말이 존재할 수가 없음입니다.
다른 친구들이 얼만큼 앞서 나가는지, 내 아이가 얼마나 뒤처지는지를 생각하느라 에너지 낭비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혹자는 우리 클럽에 가입할 수 없는 이유가, 내 아이에게 욕심을 부릴 것 같아서 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 단계는 성공한 것입니다~^^
욕심을 버리고 아이만을 바라본다면 한 걸음 더 앞서 나가는 게 되지 않을까요? ^^
2.STEP BY STEP, 천리길도 한걸음 부터입니다.
어른도 읽기 힘들다는 인문고전 책을 아이들에게 쥐어줬습니다.
평소에 또래 책도 잘 안 읽던 아이가 과연 읽어낼까 걱정이 됩니다.
읽어도 이해나 할까 불안합니다.
우리는 아이에게 인문학 책의 핵심을 찾아내고 주제를 정리하며 숨은 본질을 파악하라고 책을 읽히는 게 아닙니다.
인문고전을 읽음으로써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
인문학 책을 읽고 내 나이에 맞는 이해만큼으로도 충분하고
고전명작을 읽고 선과 악의 대립을 보면서 어떤게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습관 잡기 입니다
.
설쌤 말씀처럼 우리가 만든 습관이 다시 우리를 만들어줍니다.
우리 아이들이 평생동안 꾸준히 인문고전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면, 입신양명을 떠나
얼마나 풍요로운 삶이 되겠습니까?
그리고 자신들의 자녀에게도 인문학 교육을 시키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우리(엄마)의 모습을 떠올리며 감사해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
3. 나눔을 실천해야 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우리클럽의 이름이자 모토가 프로보노, 즉 재능기부입니다.
내 자신의 능력을 쌓아서 사회에 환원하자는 취지입니다.
인문고전 책을 읽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그릇을 키운다면 능력 있는 사람이
되는 건 당연한 결과겠지요.
그런데 재능이 생긴다고 해서 기부도 저절로 실천이 될까요?
아이들에게 인류공헌의 사명을 가지라 했습니다.
논어를 읽고 인(仁)을 쌓으라 했습니다.
엄마들이 먼저 솔선수범합시다.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나눕시다.
내 아이를 바로 알아야 되지만, 내 아이만 바라보자는 건 아니지 않겠습니까?
우리의 모임도 작은 사회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해도 좋고 간식을 가져와서 너희 모두를 위해 준비했다라며 나누는 모습을 본다면 아이들은 나눔의 의미를, 프로보노의 본질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나눔은 몸에 베어 있어야 실천할 수 있는 것이지 결코 배우거나 익혀서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결코 능력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귀여운 편입니다. ㅋㅋㅋ-죄송함다..개콘버전임돠 -_-;;)
단지 다른 분들보다 겁이 없다는 것 뿐입니다.
그래서 자리만 깔았을 뿐입니다.
우리 프로보노는 누구 한명이 이끌어주는 곳이 아니라 모두의 힘을 합쳐 손잡고
함께 나아가는 곳입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모두가 리더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서로 이끈다면, 한사람이 이끄는 발걸음보다 얼마나 많이 나아갈 수 있겠습니까?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꿈꿔봅니다.
첫댓글 우리 독서클럽 결성 계기를 글로 남긴다면 흔들릴때마다 돌아볼 수 있을거 같아 올려봅니다.
두서없이 길기만 한 글 죄송합돠 ^^;;
참고로, 파란색 글씨는 링크해놨으니 한번 들어가보셔용~
우와~ 짱입니다요
나도 모르게 두손이 힘이 불끈... 초심으로 ..
지연 언니야~. 화리링!!
제일 걱정하던 향주씨가 영서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보여줘서 감동이예요 ^^
언제나 믿음직하고 든든한 지연씨. 아이들을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 할때마다 힘이 되는거 같아.
저를 믿어주고 함께해줘서 제가 고맙쥬~~^^
우재 이런 긴글을 ~~ㅎㅎ 대단하십니다~
묵묵히 가다보면 어느새 같이 가고 계실겁니다~!!
늘 화이팅 하시길요~~
수업료 쎄다는 말 농담인거 아시죠? ^^;;; 그만큼 수준높은 수업이라는....
적정가격(?) 임돠~^^
지연씨.. 우째 이리 정리를 명하게 잘 했는지...^^ 역시 내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인했다. 쪼옥
첨 우리가 생각했던 길을 지도로 잘 만들어 놓은 듯한 그런 느낌이네... 이글 올리기전에 많이 생각하고 노력했을
지연에게
윗글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대단한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 열정이 우리 아이들이 있기에
나오는 것이겠지..다시 한 번 힘을 내어 도전합시다.
이거 의지가 완전 나라도 구할 정도로 대단한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