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한·중 정상회담 성과물로 포장한 중국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 서비스된 한국
영화가 이미 지난 7월말쯤에 중국 규제 당국의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15일보다 3개월여 전이다.
이미 7월에 심사 통과한 ‘강변호텔'… 한·중 정상회담 성과물? [특파원+]© 제공: 세계일보
김은혜 홍보수석은 22일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최근 중국 OTT에서 우리나라 감독의 영화가 상영된 것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화·인적 교류 중요성,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공감했다”며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OTT 조치로 화답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OTT 플랫폼 ‘텅쉰스핀(騰迅視頻·텐센트 비디오)’에는 홍상수 감독의 2018년 작품인 ‘강변호텔’이 ‘장볜뤼관(江邊旅館)’이란 제목으로 11월 초부터 서비스되고 있다. 중국 영화 업계에서는 강변호텔이 중국의 미디어 콘텐츠를 관리·감독하는 중국 국가광파전시총국(광전총국)의 심사를 지난 7월말쯤 통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윤석열정부 들어 중국과 첫 고위급 교류인 박진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지난 8월 칭다오(靑島) 회담 이전에 이미 중국 당국의 심사를 통과한 것이다.
이미 7월에 심사 통과한 ‘강변호텔'… 한·중 정상회담 성과물? [특파원+]© 제공: 세계일보
중국에서 외국 영화나 드라마를 방영하려면 광전총국의 심사가 가장 중요하다. 심사 통과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심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말로 통과를 지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광전총국의 심사만 통과하면 영화가 OTT나 영화관 등에 개봉되는데 일반적으로 3개월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영화가 OTT에 올라온 시점도 11월 4일쯤으로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 15일보다 열흘 이상 빠르다. 극장도 아닌 온라인이고, 인지도도 높지 않은 영화인 점을 감안하면 정상회담의 성과물로 부각하기엔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볜뤼관은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가동된 이후 6년 만에 OTT 플랫폼 처음으로 공개된 한국 영화다. 하지만 나문희, 이희준 주연의 2020년작 ‘오! 문희’가 지난해 12월 중국 본토 상영관에서 개봉되며 한한령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으로 중국 관객들을 만난 한국영화로 기록됐다. 중국 OTT 플랫폼에서는 지난 1월 ‘사임당 빛의 일기’를 시작으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인현왕후의 남자’,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등 유명 한국 드라마가 잇따라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