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릉에서 가을밤 풀벌레소리듣기" 행사를 마치고나서... 오늘이 토요일 밤에하는 3번째의 "동구릉의 가을밤 풀벌레소리 듣기" 의 마지막 행사를 진행하기위해서 초저녁에 한겨울의 두툼한 점퍼를 챙겨들고는 동구릉으로 향했다.
구리시 환경과에서 주관한 이행사에는 9가족 3ㅇ명이 모여서 먼저 "풀벌레의 세레나데"란 비디오를 먼저 보고서 저녁 7시경 깜깜해진 동구릉 숲을 찾아 본격적인 체험학습을 했다.
메뚜기에 1인자인 김태우 교수님의 설명을 들으며 어린 자녀를 데리고 함께한 부모들과 암흑과도같은 깜깜한 숲을, 손전등 하나에 의지하며 한발작~ 한발작씩 내딛으며 차츰 숲을 헤쳐나가기 시작했다.
두려움도 잠시, 숲의 향긋한 풀내음이 코끝을 스치며 한밤의 숲산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뜻밖에도 아이들은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이 손전등를 흔들며 한밤의 숲속에서의 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군중의 힘이란 놈의 기세가 대단함을 느끼는 場이었다.
전전날 비가 온후라 가을밤 치고는 싸늘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불평 한마디없이 열심히 커다란 나무에 손전등을 비추며 열심히 곤충들을 관찰하며 채집통에 넣느라 부산스럽다.
추운 날씨와 갑작스런 사람들의 소음에 풀벌레의 세레나데는 전혀들리지 않았다.
행사 제목이 무색할 정도로 무안한데 아이들은 그래도 무조건 신이 나는가보다.
그흔한 매미소리, 귀뚜라미 소리 조차 들을 수가 없으니...
전 주만해도 제법 여러종류의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풀섶에 가까이 가서 손전등을 끄고 가만히 귀 기울이면 인사라도 하듯 제 목청을 다 돋구어 세레나데를 들려주었다는데, 오늘은 숲 전체가 침묵을 하고 있다. 여간 걱정스러운게 아니다.
동구릉 재실 근처의 커다란 느티나무를 탐색하며, 길옆의 또랑을 관찰하며 수색을 하여보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다.
손에 만지면 냄새가 고약한 먼지벌레나 거미의 알집, 노린재등...
정말 풀벌레소리하고는 너무나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무엇이 그리도 신기한지 연방 "선생님~"소리를 연발하며 재잘거리고 소란스럽다.
컴컴한 숲에서 무리의 대열이 손전등의 빛처럼 멀리 퍼졌다 가까와졌다 하며 수릉(신정왕후 조씨의릉)을거쳐 현릉(문종의 릉)과 원릉(영조의 릉)까지 탐색을 하며 전진하였는데, 그새 어두움에 익숙하여졌는지 여명을 맞이하듯 어둠 속에서도 사물이 뚜렷하게 보이며 하늘의 초롱초롱한 별들이 왕릉의 숲과 대화를 하는 듯 가까이 느껴졌다.
아이들의 안전을 신경쓰느라 마음이 부산스럽기는 했지만 생전 처음 해보는 한밤의 숲산책은 나한테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신선하고 즐겁다.
손은 꽁꽁 얼어 오고 온몸이 으스스 떨려오지만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꼬불꼬불한 길을 걸으며 컴컴한 숲을 음미하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비록 풀벌레의 세레나데도 곤충다운 곤충도 못 찾앗지만 쌀랑한 가을 밤 정취가 깃든 숲을 온몸 가득 느낀 것만으로도, 신선한 즐거움으로 , 추억의 편린으로 기록 될 것 같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저녁 8시반경 인데도 숲속의 밤은 한밤중처럼 느껴진다) 한국사람의 정서인 사진촬영으로 매듭을 지으며, 추워서인지 모두들 총총총 잰 걸음으로 대열을 바져나가버린다.
이제 무거운 짐을 벋어 던진 듯 갑자기 마음이 가벼워지며, 갑작스레 한기를 느낀다.
우리는 근처의 콩나물 해장국집에가서 따끈한 국물에 언 몸울 녹이며, 한입 가득 국밥을 입에 넣으며 50 중반의 새로움 경험을 즐거워했다.
김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