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해인(1984)은 국제관계의 행위자들을 합리적 이기주의자로 보고 "패권국 없이도 협력은 가능하며 레짐이 형성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국가들간의 비협력은 현실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달리 이해(interests)의 대립 때문이 아니라 소통(communication)의 단절에서 비롯된다. 예컨데 쉬나이더 등의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 가정하는 죄수의 딜레마나 올슨의 집단행동(collective action)에서 공공재의 실패현상은 일회적인 게임상황과 고립된 개인들의 소통 부재를 전제로 한 까닭에 초래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의 국제정치 행위자들은 현실주의자들이 가정하는 것처럼 단자(monad)론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반복적이며 서로를 감시하는(monitoring) 관계 속에 놓여 있으며, 거듭된 시행착오 끝에 상대방의 보복을 예상하여(tit - for - tat) 자신의 수(move)를 선택한다. 따라서 정보가 소통(information flow) 된다면 죄수의 딜레마 상황을 피할 수 있으며, 집단행동에서도 공공재의 성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유주의 국제레짐이론은 현실주의 이론가들이 강조하는 주권국가와 권력정치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목적의식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국가간 협력과정(cooperation process)을 특히 중시한다. 자유주의 레짐이론가들에 따르면, 국제레짐이란 형성순서, 제도화 수준 등에서 볼 때 국제기구와 국제관례의 중간적 위치를 차지한다. 즉 국제레짐은 국제관례(custom) 보다 뒤늦게 형성되지만 국제기구(institution) 보다 앞선다. 또한 국제레짐은 제도화 수준이 극히 높은 국제기구와 극히 낮은 국제관례의 중간수준으로 정식기구를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필요는 없다.
레짐이론은 국제기구의 형성과정, 즉 제도화 과정을 분석해냄으로써 '평화에 이르는 길'에 대한 좀더 체계적인 이해를 가능케 하였다. 이 점에서 레짐이론은 의제의 형성과 정책의 결정과정을 중시한 상호의존론과 맥락을 같이한다. 그런데 상호의존론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제관계에 있어서 리더쉽(Hegemony power)의 의의와 정보유통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정보화시대에 있어서 세계평화의 조건과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국제기구의 역할을 중시하는 이상주의자들과 강대국의 리더쉽을 강조하는 현실주의자들의 접합점을 발견함으로써 세계평화를 위한 대화와 협력의 장을 열었다는 의의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