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동화로 쓴 불교경전>
한 번만이라도 지극정성이면
하영 (문수화)
왕사성 근처에 장자 부부가 살았습니다. 장자는 날마다 아내 몰래 밖으로 나갔습니다.
‘날마다 나 몰래 밖으로 나가는 것은 틀림없이 다른 여자를 만나러 가는 것 일거야.’
아내는 남편을 의심하였습니다.
어느 날, 참다못한 아내는 짜증스런 목소리로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날마다 어디 갔다 오십니까?”
“부처님께 갔다 옵니다.”
남편도 퉁명하게 대답하였습니다.
“부처님은 잘났습니까? 당신보다 훌륭하십니까? 그래서 매일매일 만나러 가십니까?”
남편은 아내를 앉혀 놓고 부처님이 어떤 분인지 자세하게 알려 주었습니다. 부처님의 갖가지 공덕을 자세히 들은 아내는 크게 기뻐하였습니다.
“세상에, 그렇게 훌륭하고 거룩하신 분이 계신단 말입니까?”
아내는 부처님을 뵙고 싶어 견딜 수 없어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부처님 곁에는 여러 나라의 왕과 대신들이 좌우를 꽉 막고 있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아내는 멀리서 부처님을 찬탄하며 지극정성으로 예배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세월이 흘러 아내는 인간 세상에서 목숨을 다하고 33천에 다시 태어났습니다. 33천은 고통이 없는 하늘나라로,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평화롭고 행복한 나라입니다. 하루가 인간 세상의 백 년이나 되고 천 살까지 살 수 있는 나라입니다. 아내는 감탄하였습니다.
‘부처님 은혜는 중하고도 중하구나. 단 한 번 지극정성으로 예배한 공덕으로 이 좋은 하늘나라에 태어나게 하셨구나.’
아내는 하늘에서 내려와 부처님을 찾아뵙고 법을 청했습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 부디 저희에게 법을 설해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아내를 위해 설법하셨습니다. 아내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깨우쳐 수다원을 얻었습니다. 수다원은 깨달음의 4단계 중에 첫 번째 단계에 오른 사람으로, 마음과 몸을 괴롭히는 시달림에서 스스로 벗어나는 경지에 오른 사람을 말합니다.
주위에 있던 스님들이 너무나 궁금하여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 여인은 어떤 인연으로 33천에 태어나게 되었습니까?”
“저 여인은 옛날 옛적, 인간 세상에 있을 때 내게 지극정성으로 예배하였느니라. 그 한 번 지극한 예배의 공덕으로 하늘에 다시 태어난 것이니라.”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크게 기뻐했습니다.
더할 수 없이 극진한 정성은 좋은 인연의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2024년 3월 23일 -
* <잡보장경 제59화, 장자부부가 부처님을 믿고 공경하여 하늘에 난 인연>을
초등학교 2~3학년 수준에 맞게 쓴 짧은 동화입니다.
** 2024 동화로 쓴 불교경전, 『새로 쓴 동화 잡보장경(상)』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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