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들이 말하지 않은 진실, 그들이 말한 거짓(03)
----------
팩션(faction)형 사모펀드 투쟁기
6조8천억은 어디로 증발했나
----‐------
제3회 - 집회 참 어렵다. 기업은행 난입 권총 사건의 전말
------------
세월호 참사집회와 2016년 탄핵 촛불집회에 여러차례 참석해 본 경험이 있어서, 집회는 금새 준비가 될 줄 알았고 수월하다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평생 사업을 하면서, 직원 워크샵이나 사내외 단체 행사는 많이 치뤘지만, 규탄 집회라는 것은 성격도 다르고, 직접 준비하려니 생각보다 쉽지 않다.
조순익 부위원장과 이정섭 총무 등 대책위 임원들은 피켓과 현수막을 가지고, 본점 앞에서 소형앰프로 맘껏소리만 지르면 될 줄 알았지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1인 시위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막상 집회 준비를 위해 참석 인원 동원, 집회 구호 준비 등 신경써야 할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안산에서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까지 이동을 위한 관광버스 예약, 집회 참석자 간식과 식사문제까지 온갖 잡다한일에 신경써야 했다.
피켓과 현수막 제작을 주문하고 남대문 경찰서에 집회신고를 어렵사리 마치고 사무실에서 밀린 잡무를 처리하고 있는데, 갑자기, 낯선 번호가 뜨고 전화벨이 울린다.
“남대문 경찰서 정보과 권달섭입니다.” 정보과라는 말에 순간 몸이 경직되고 긴장감이 흐른다. 무슨 중앙정보부도 아니고 정보과가 뭐지? 경찰서에서 무슨일로, 벌써 집회 한다는 정보가 새어나갔나?
“네 왜그러시죠?” 퉁명스럽게 경계하는 말투로 대꾸하자
“8일 날 집회하신다면서도? 몇분 정도 참석하실거 같습니까?”
“네 그런데요. 내가 그걸 왜 당신한테 말해야 하죠? 신고서에 적혀있잖아요”
“네 그게 저희가 집회참석하시는 분 안전을 위해서 실제 참석인원을 파악하려고 합니다.”
“그걸 왜 제가 형사님께 얘기해야 하냐구요. 그날 와서 보시면 되잖아요” 긴장을 하다 보니 따지듯이 말이 나간다.
“그날 집회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요?”
“그것도 저희 맘대로 할거니까, 상관마셔요”
“아 오해를 하시는 것 같은데, 그게 저희 정보관은 집회를 원활하게 하실 수 있게 도움을 드리려는 겁니다.”
난생처음 이런 일로 정보관이라는 경찰과 통화하려니 마치 과거 독재 정부시절 경찰 이미지 때문에 경계를 했으나 권정보관의 친절한 안내를 받자 경계심은 이내 사라졌다.
“집회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론사에 알려서 여론을 만들어야합니다.” 권정보관이 통화 말미에 의견이라면서 조언해준 말이다. 이정섭은 일단 지역에 있는 지인들 소개로 몇몇 기자들 연락처를 확보했으나 금융경제부가 아니라면서 쉽게 관심을 안보였다.
“아주경제 서대웅 기자입니다. 찾아 뵙고 몇가지 여쭤봐도 될까요?” 친구가 소개해준 서대웅 기자를 만나. 상품의 문제점을 오랫동안 설명하고 자료를 주고 헤어지면서, “제가 다른 언론사 선배들 연락처를 드리고 저도 여기저기 알려 드릴게요.” 서대웅 기자 덕분에 중앙의 메이저급 언론사까지 연결되었다.
<당시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집회 대열도 거리를 두었다>
“말이란, 내가 말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들은 것이 말이다”
“부동산 담보 되있고, 안전장치 되어 있다. 안전한 상품이다. 걱정하지 마셔라 이렇게 우리에게 말했습니다. 기억하지죠?” (참석자들이 예라고 하면)
“그돈은 가만히 있는 우리에게 너희들이 부탁해서 잠깐 맡긴 우리의 소중한 땀이고 인생이다. 이자를 바란 것도 아니고, 공격적 투자를 바란것도 아니고, 적금 만기 된 것 알고 너희들이 찾아와 부탁해서 맡긴 것이다. 맞으시죠?”(참석자들이 예 하면)
“평소 안면있던, 기업은행 센터 담당자와 팀장이 우리 회사에 찾아와 펀드에 관심 없다고 누차 얘기 했지만 절대 무슨일 없는 안전한 상품이다. 원금 손실 날 상품을 기업은행이 팔지도 않고 제가 권하겠냐? 미국이 부도나기 전에는 절대로 안전하다. 미국이 6개월안에 부도가 날것 같냐? 우리나라 정기예금보다 안전한 상품이다. 만약 무슨일 생기면 지점장 팀장인 제가 책임지겠다며 가입 부탁한다고 간곡히 사정하지 않았냐, 고위험 상품을 절대 안전하다고 불완전 판매한 기업은행은 당장 원금을 지급하라,” (일동, 지급하라! 지급하라! 지급하라!)
조순익은 생전 처음 집회에서 쓸 구호를 정리하느라 반나절 고민했지만, 잘 안된다. 여기저기 자료를 뒤적거려 그렇게 머리를 쥐어짜서 만든 첫 구호가 완성 되었다. 누구한테 자문을 구할 수도 없고, 어떻게 진행할 걱정이 앞선다.
마지막에 불완전 판매를 ‘사기판매’라고 쓰고 싶었지만, 그래도 기업은행의 고객으로서 아무리 화가나도 아직 사기라는 용어를 쓰기에는 부담이 된다. 그래서 불완전 판매라고 여러차례 고쳐서 적었지만, 불완전판매라는 말이 내내 맘에 들지 않는다. 지난번 임찬희 부행장이 피해고객들 앞에서 자기들도 사기를 당했다고 했다는데, 사기라고 ‘우리는 기업은행에 사기를 당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너희들의 담당과장도 인정했다. 기업은행이 사기당한 것을 고객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맞습니까?(참석자가 네~ 라고 답하면) 사기당한 상품을 판매한 기업은행은 각성하라(구호 세 번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국책은행이 외국에서 사기당한지도 모르고 국민에게 팔았다. 국가를 믿고 샀던 국민이 잘못한 거냐, 부도난 상품인지도 모르고 고객에게 판 것은 말도 안된다 책임자를 처벌하라”
구호를 만들면서 조순익은 점점 감정이 끓어 오른다. 정말 기업은행이 왜 우리 같이 성실하고 우수고객에게 이런 고통을 안겼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한번도 연체를 하거나 약속을 어기지 않은 고객들, 기업은행만 믿고 평생 거래해온 고객들에게 이런 그지같은 상품을 왜 팔았을까, 생각할수록 화가 솟구친다.
나 같이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작은 하자, 가벼운 불량이라도 고객과의 신뢰를 목숨처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때로는 전액 손실도 감수하는데 수십년 고객에게 이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게 좌충우돌하면서 준비를 해서, 마침내 4월 8일 기업은행 본점 앞에 섰다.
소형 앰프 성능이 약하고, 을지로 2가 사거리 주변 차량 소음이 심해서, 자꾸 소리를 지르게 된다. 생목이 아프고 금새 쉴 듯이 소리가 거칠어 졌지만 가슴속 불덩이는 점점 더 타오른다.
“혼자 집에서 끙끙앓고 지내다가, 이렇게 피해자들과 만나니 힘도 나고 희망을 갖게 되네요” 전화로 통화했던 박정인이 충혈된 눈으로 던진 말이다. 그날 참석자들의 심정이 모두 그랬을 것이다.
“이제 와서, 은행도 모르겠다. 너희들이 선정한 운용사도 모르겠다. 담당자도 모르겠다고 한다. 이게 말이냐 된장이냐,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아무도 모른다는데 이게 국책은행이고 중소기업을 살리는 은행인가요? 원금전액을 즉시 반환하라” 조순익 부위원장의 선창이 있자, 30여명의 참석자들은 일체히 따라 외친다.
반환하라, 반환하라, 반환하라
2020. 4. 8 기업은행 본점 앞에는 어제까지 우수고객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대접을 해줬던 지점 창구 은행 직원들과는 다르게 본점의 직원들은 차가운 눈빛과 심지어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피해자들을 외면했고, 피해고객들의 첫 규탄의 목소리는 을씨년 스런 을지로 2가 사거리를 중심으로 잔잔히 울려 퍼졌다. 가까운 명동성당에서 내려온 듯한 수녀님 두분이 한참을 서서 지켜보다가 두손을 치켜 세우며, 응원의 메지지를 보낸다.
★★★
집회를 마친 몇일 후 기업은행 일산 WM센터에서 일이 터지고 말았다. 4. 13 오늘은 디스커버리펀드 피해 고객을 위한 ‘WM센터 고객설명회’가 있는 날이다. 오전 10시 행사 시작 30분전
“꼼짝마, 움직이면 다 죽여 버릴거야” 70대 후반의 거구의 몸집을 지닌 한 노인이 소형 권총을 들고 WM센터 입구쪽에서 갑자기 카랑하게 소리친다. 그리고 기업은행 WM센터 창구 안쪽 여직원들 앞을 오가며 당장이라도 총을 쏘아댈 듯이 손을 휘젓는다.
예비군 복을 입고, 검정색 마스크를 쓴 노인은 군화 발로 창구 벽을 툭툭 걷어 차면서, 창구 안쪽 칸막이 유리벽을 권총으로 쨍하게 소리가 나도록 두드린다. 순간 깜짝 놀란 창구 여직원들이 ‘어머나’ 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그 자리에 고개를 숙이자,
“손들고 빨리 나와 저기 구석에 앉아 빨리 빨리, 딴짓하면 머리통을 날릴거야” 다급하게 재촉하자 두손을 든 직원들이 하나둘 줄지어 현관쪽으로 나와 선다.
“다 나와 이년들아, 빨리 빨리 안나오면 다 죽여 버릴거야. 빨리 움직여 빨리” 흥분한 듯 고함치며, 옆에 있는 탁자를 발로 난폭하게 걷어 차면서 “그 자리에 손들고 앉아 빨리”
마침 안쪽에서 놀라 뛰쳐 나온 기업은행 WM센터 김종대 센터장과 IBK 투자증권 박형일 부센터장이 노인과 마주친다.
“야 이 개새끼야, 너 잘 만났다. 내 돈 내놔 안그러면 너부터 죽여버릴거야” 김종대 팀장은 깜짝 놀라 엉겁결에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고 말았다. 노인은 박형일 부센터장을 노려보면서, 김종대 센터장에게 다가와 머리에 권총의 총구를 겨눈다. 전방부대 학사장교 출신 김종대 센터장은 한눈에 피스톨 M1911 45MM 구형 권총이라는 것을 알아 보았다. 권총의 모양이 단조롭지만 리볼버(revolver)와 달리, 총알집인 탄창(magazine)을 총신에 통째로 끼워 넣어 탄알을 충전하는 방식의 반자동 권총이라서 늘 탐스럽다고 느꼈던 그 권총이었다.
노인은 금방이라도 방아쇠를 당길 듯한 기세로 머리를 툭치면서 “당장 내 돈 가져오라고 해, 안그러면 네 머리통부터 날려버리고 같이 죽자. 씨발놈아”
“임사빈 대표님 왜그러셔요, 저 잠깐만요.” 당황한 듯 몸을 떨면서도 김종대 센터장은 임사빈 대표에게 뭔가 말하려고 하자.
“내가 이 새끼야 월남참전 용사야, 너 같은 놈들 수십명을 죽였어. 너 하나는 대수도 아냐” 군화발로 김종대 팀장의 정강이를 걷어 찬다. 고통을 느낄새도 없이, “대표님, 죄송합니다. 그런데 이러지 말고 말로 하셔요. 제발...”
“죄송이고 나발이고 다 필요없으니 빨리 내돈 가져와 이 자리에 가져오지 않으면 넌 오늘 골로 보내버릴거니까. 내가 어제까지 입금하라고 했어 안했어”
이틀전에도 임사빈은 김종대 팀장을 찾아와, 당장 투자원금 2억을 내놓라면서, 센터가 떠나갈 듯 언성을 높이고 세 시간 이상 실갱이를 벌였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수긍하지 않자, “이틀 후 본점에서 부행장님이 오셔서, 고객 설명회를 하기로 했어요. 그날 꼭 오셔서 직접 설명을 들어 보셔요.” 센터 마감 시간이 되자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센터 현관문을 박차고 “내일까지 내 통장에 현금 2억이 입금되지 않으면, 당신은 내 손에 죽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수롭지 않게 흘려 들었다. 그런데 오늘 이런식으로 나타날 줄 상상도 못했다.
때 마침 센터 안쪽 고객 상담실에서 이 장면을 보고 있던 고객인 듯 나이 지긋한 여성들이, 문을 잽싸게 열었다가 닫아 버린다. 임사빈은 안쪽 고객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 듯,
“움직이지마 움직이면 그년부터 대갈통을 먼저 날려버릴 테니까” 노인은 능숙한 솜씨로 권총을 창구 여직원들에게 겨누면서 소리를 높인다.
“야 이년들아 그 돈이 어떤 돈 인줄 알아?, 내가 월남전쟁에서 싸우다 부상당해 받은 돈이야. 너희들이 사기쳐서 날렸잖아. 센터장 너 이 새끼야 빨리 저 문 걸어 잠궈 빨리” 카랑하고 거친 목소리에 김종대 팀장은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대표님 잠깐만요, 이러지 마시고 그 총 내려놓고 저기 가서 얘기하셔요. 잠시 후 부행장님 오실꺼예요.”
“이 씨발 놈이 주둥이 닥치고 빨리 움직여” 노인은 총으로 김종대 센터장의 겨드랑이를 찔러대며 세차게 밀자, 김종대 팀장이 비틀대며 손을 든채 현관쪽으로 다가선다.
당장 이라도 방아쇠를 당길 듯한 험상궂은 표정으로 목소리가 커지자, 일순간 공포스런 공기흐름을 타고, 모두 숨을 죽인다.
“선생님 이러시면 안되요. 그러지 말고, 그 총 내려놓고 얘기하셔요. 아무리 화가 나도 순리대로 풀어가셔야죠. 저하고 먼저 얘기 좀 하셔요” 마침 일찍 도착해 안쪽에서 지켜보던 박정인이 나선다.
“아주머니는 나서지 말아요. 이 씨발놈들이 아주머니 돈하고 내 돈 가져가서 다 날려 먹고 뻔뻔하게 자기들은 승진하고, 보너스 타 먹었잖아요. 너무 분해서 나 오늘 다 죽여 버리고 나도 여기서 끝장을 볼거니까 빨리 비켜요”
“제발 그러지 마셔요 그런다고 해결되는게 아니라 일만 더 커지는 거잖아요. 그러다 정말 선생님이 잡혀가면 돈은 커녕 험한 꼴만 당하고 말거예요”
“글쎄, 나는 그런거 신경쓰지 않는다니까요. 저리 비켜요. 이놈들이 우릴 속이고 1년이나 기다리게 해놓고 이제와서 다 날려먹었다 잖아요. 아주머니는 억울하지도 않아요”
“그렇다고 이렇게 하시는건 아니죠. 그러지 말고 얼렁 그 총 내려놓고, 돌아가셔요. 제가 없었던 일로 해달라고 정리할테니, 얼렁요. 선생님” 사정하듯 달랜다.
임사빈은 지난주 기업은행 응암동 지점 앞을 우연히 지나치다 박정인이 피켓 시위를 하는 모습을 보고, 반가움에 커피를 마시면서 억울한 심정을 서로 나누고 서로 위로를 받고, 일산WM 센터 설명회에서 다시 만난 것이다.
안쪽에서 박정인의 오랜 친구 이상순이 밖으로 나와 “선생님 그러지 말고 우리같이 설명회 듣고 나서, 따질거 따져 가면서 순리대로 해결해요.” 한참 동안을 그렇게 두 여성의 만류에 한풀 꺽인 임사빈은 “에이 씨발, 맘대로 하쇼 난 더 이상 이대로는 못살아요” 하면서 갑자기 휙 권총을 주머니에 넣고 현관문을 열고 나가 버린다.
순간 당황한 김종대 팀장이 쫓아가서 임사빈에게 “대표님, 그냥 가시려구요?”
“그냥 가지 그럼 뭘해, 설명회고 뭐고 필요 없으니 그냥 내돈 내놔 안그러면 나 또 올거야”하면서 도망치듯이 가버린다. 이게 뭔일인가 싶어 한참을 우두커니 섰다가. 피식 웃음이 나온 김종대 센터장은 터벅 터벅 다시 센터로 들어가서 “자자, 그냥 해프닝이려니 하시고, 다른 곳에는 얘기하지 마셔요. 그냥 없었던 일로 해주세요.”
“센터장님 그 노인네 가셨어요?” 박정인이 어두운 표정으로 묻자
“네 그냥 가버리셨어요. 이따 설명회 끝나고 제가 다시, 찾아 뵙고 자초지종을 파악할테니 부행장님이나 다른 분들께는 말하지 마셔요”
그렇게 해프닝처럼 사태는 싱겁게 수습되었다.
“권총, 그거 진짜 아니야, 이 사람아 내가 총이 어딨어, 그냥 화가나서 손주가 집에서 놀던 모형 권총을 가져가서 화풀이 좀 한거야” 훗날 대책위 상황실장에게 껄껄웃으며 했던 말이다.
씁쓸한 표정이 언뜻 스치면서, “배신감이 너무 커서, 진짜 성질 같아서는 한놈쯤 죽여 버리고 싶었지, 내 나이가 이제 곧 80인데 노인네가 그럼 못쓰지” 임사빈은 젊은 시절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가 오른쪽 허벅지 관통상을 입고 의병제대를 했다. 2년을 고생한 후 잠시 중학교에서 수학교사로 교편을 잡았다가, 건강이 안좋아 퇴직한 후 이것 저것 사업에 손을 댔으나 하는 일마다 실패하고, 남은 것은 보훈연금 뿐이었다. 한푼 두푼 모아둔 돈을 기업은행에 맡겼다가 손해를 입은 것이다. 몇일간 밤새 뒤척이며 잠이 오지 않자, 화가나서 은행에가서 화풀이좀 해야겠다고 나섰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전해들은 대책위 회원들은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시원하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다른 피해자들도 같은 심정이었던 게다.
다음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