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다스리는 茶한잔] <3> 차 명맥 이어온 것은 ‘사찰과 스님'
현재 사찰의 차는
산업화된 제다업계에
비교하면 제한적이고
생산량이 적다.
일제 강점기와 많은 전란에서도 우리나라 차의 명맥을 이어온 것은 사찰과 스님들이다.
그러나 사찰의 차는 산업화된 제다업계에 비교하면 제한적이고 생산량이 적다.
문헌에 기록된 우리나라의 차나무 분포지를 보면,
조선 세종 14년(1432) 간행된 세종실록지리지에 각 지방의 특산물을 바치는 공물에
차의 산지가 기록돼 있다. 어느 곳에 어느 정도의 양이 생산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35개 지역에서 차를 토산품으로 바친 기록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찰별 차나무 분포와 비교해보자.
전북은 선운사, 내장사, 개암사, 금산사 등 4개 사찰이 있고,
전남의 32개 사찰로 불갑사, 백양사, 화엄사, 천은사, 연곡사, 증심사, 불회사,
운흥사, 운주사, 한산사, 송광사, 선암사, 쌍봉차, 보림사, 대흥사, 일지암,
미황사, 천관사, 백련사, 도갑사, 무위사, 금탑사, 태안사, 죽림사, 다보사,
대원사, 능가사, 수도암, 도림사, 흥국사, 향일암, 쌍계사가 있다.
부산과 경남에는 범어사, 대성암, 통도사, 쌍계사, 칠불암, 다솔사, 보리암,
안정사, 대원사, 관룡사, 표충사, 내원사, 석남사, 옥천사, 송계사. 해인사 등
16개 사찰이 있다. 일제 강점기와 많은 전란에서도 우리나라 차의 명맥을 이어온 것은
사찰과 스님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사찰의 차는 산업화된 제다업계에 비교하면 제한적이고 생산량이 적다.
하동 쌍계는 우리나라 차 시배지로,
신라 흥덕왕 3년(828년)에 당나라 사신으로 간 대렴공이 차씨를 가져와
왕명으로 처음 심은 곳이다. 지방기념물 제61호인 우리나라 차 시배지로 지정된 바 있고,
대렴공 차 시배 추원비가 세워졌다. 2008년 7월 공식적인 차 시배지로 등록됐다.
현재 차를 생산하고 있는 현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차 생산지와 분포를 쉽게 알 수 있다.
화개동천의 ‘고려다원’은 경남 하동 화개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지리산은 지구상 흔치않은 고생대 산지로 화계의 토양에는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화개지역의 난석 마사토(바위사이에 자갈과 모래가 많이 섞여 있는 흙)는 배수가 잘 되고
찻잎의 성분을 좋게 해준다. 또 섬진강이 남해와 맞닿아 있어,
차가 나는 봄철의 지리산 계곡에는 구름과 안개가 자욱하여 과도한 햇볕을 막아주고,
온도와 습도 등 차나무 생장에 있어서 최적의 기후조건을 만들어 준다.
‘도심다원’ 역시 지리산 화개에 자리잡고 있다.
한국에서 제일 크고 수령이 오래된 차나무를 보유하고 있으며,
차밭이 있는 지역은 유기물이 풍부한 무공해 지역으로 차 재배의 최적지역이다.
따라서 다른 지역 차에 비해 색, 향, 맛이 모두 뛰어나다.
초의선사가 동다송을 저술한 고장으로, 초의선사는 세계차로 명성이 나있는
중국의 용정차 보다 우리 화개차가 우수하다고 극찬했다.
‘쌍계명차’의 김동곤 명인은 쌍계사 쌍계사 금송스님과 덕룡스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선가(禪家)의 제다법과 다도를 지도 받았다.
참나무로 불 때는 법, 무쇠솥을 길들여 달구고 온도를 낮추는 법,
처음부터 끝까지 매회 다른 덖음법을 수없이 반복 연습했다.
이렇게 피나는 연습을 되풀이한 끝에 자신만의 비법을 터득하고
본격적으로 제다업에 뛰어들어 1975년 쌍계명차를 창립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1962년 녹차 상표를 낸 것은 ‘조태연가’다. 3대째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일본 오이타에서 제다 일을 했던 조윤석 할머니는 한국에 돌아와 자신만의 기술로
한국전통차를 개발하기 위해 차나무가 생장하기에 가장 좋은 곳을 찾아다닌 끝에
하동군 화개면으로 들어왔다. 현재 조태연가의 차는 유럽과 동남아 여러 곳으로 수출하고 있다.
보성녹차 브랜드 ‘보성제다’는 자체 차 제품인 보향차를 녹차 품목으로는
처음으로 식품제조신고를 받아 정식으로 생산, 판매했다.
서찬식 보성제다 대표는 1970년부터 차 재배 및 가공 일에 종사해 왔다.
대기업에 납품해 국내 최초로 정식 유통로를 통해 전국으로 판매했다.
1980년에는 보성읍에서 국내 최초의 차 무료시음장인 보성작설원을 개원하는 등
전국의 차인들과 꾸준히 교류하고 있다.
‘몽중산다원’의 차는 청정바다의 해풍이 보성 해안의 산자락을 타고 올라와
안개로 바뀌는 곳에서 자란다. 사계절이 뚜렷한 남도의 바닷가 언덕에서
겨우내 농축된 잎의 수분으로 첫 싹을 틔운 우전과 작설은 특별한 맛을 지니고 있다.
‘대한다원’은 1939년 보성에 개원한 국내 최대의 다원이다.
해방과 한국전쟁으로 폐허로 있다가 1957년 장영섭 회장이 인수하여
대한다업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오랜 기간에 걸쳐 170여만 평의 면적에
50여만 평의 차밭을 조성하여 현재는 580여만 그루의 차나무가 자라고 있다.
차밭 주변으로 약 300만 그루의 관상수가 있고 다양한 산림식물과 들꽃, 새, 곤충의 서식으로
자연생태지역이 형성되어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김해 장군차’는 김해를 중심으로 옛 가야문화원인 양산, 부산, 언양,
창원, 사천 등지에서 야생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통차를 말한다.
인도에서 들어와 가야,통일신라, 고려를 거쳐 지금까지 그 맥을 이어오고 있는데
1281년 고려 충렬왕이 김해의 금강사(金剛寺)에 들러 절의 뜰에 있던
산다수(山茶樹)를 장군수(將軍樹)라고 명명한데서 유래된 것이다.
장군차의 특징은 인도 대엽종으로 입이 크고 둥글고 길며,
앞면이 물결처럼 융기되어 있고 잎맥이 뚜렷하다.
추위에 이기는 힘과 재생력이 강하고 병충해에 강한 장점이 있다.
‘제주 오설록’은 약 100만 평에 달하는 3개의 오설록 유기농 차밭은
화산섬의 지역적 기후 환경에 따라 각각의 색과 향, 맛으로 특별한 차를 생산하고 있다.
산방산 근처의 서광 차밭은 대기가 한라산을 지나면서 많은 구름과 안개를 형성하고,
이는 자연 차광 효과를 내 찻잎의 색을 좋게 만든다. 온화한 기후와 자연 차광의 효과는
고급 품질의 차를 만들 때 더없이 좋은 생육 조건이 된다.
돌송이 차밭 지역은 예로부터 화산재가 굳어서 돌멩이같이 잘게 부서진
화산송이가 많아 돌송이라고 불리어 왔다.
이곳은 산과 바다를 동시에 접하고 있어 매년 4월 한라산의 잔설을 품은 산바람과
바다의 수분을 머금은 바닷바람이 밤낮으로 불어와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돌송이 차밭에서 채엽한 차는 맛과 향이 뛰어나다.
2022. 12. 21
안연춘 현명원 T아트문화원 원장
출처 : 불교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