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원의 청촌편지[3]】
도솔산 서당골에서 K 시인에게 띄우는 편지
윤승원 수필문학인, 전 대전수필문학회장
도솔산 서당골 약수터 가는 길
여기를 넘나들며
그 옛날 학동들은
천자문을 외웠겠지
孔孟(공맹)도 나타나
머릴 쓰다듬어 주었겠지
세월이 흘러
고희 넘긴 백발 노년이
여길 넘으면서
하늘천 따지를 중얼거리니
공맹이 나타나셔서
그만하면 기초는 됐으니
四書五經(사서오경)을
익히라 하시네
네 알았습니다.
말씀 드리고 나서
혼자 뚜벅뚜벅 걷는데
어딘선가 날 부르네
여보게
칠순을 훌쩍 넘긴 노년에
사서삼경이
웬말인가
신발을 벗으시게
양말도 벗으시게
서당골 회춘정에
오르시게
네 알았습니다.
그리 하겠습니다
꾸벅 절하고
회춘정에 오르니
또 어디선가
날 부르는 소리 들려
가만 귀 기울여
보니
지구 에너지가
여기서도 통하니
엇싱(接地)테스트기
땅에 꽂아 보라 하시네
휴대용 엇싱 테스트기
땅에 꽂으니 초록불이 반짝
또 하늘에서
하시는 말씀
됐네. 회춘을 어렵게
생각하시지 말게
K팝, K문화 시대에
사서삼경이란 바로
그대가 밟고 있는 땅
거기 흐르는 에너지라네
서당골 약수터에 걸려있는
현판에 무어라 쓰여 있는가
延壽益壯(연수익장)
山神前祝願(산신전축원)
구 학문을 웬만큼 익힌
선비 글씨로 보이지만
회춘정 본 뜻을
K팝, K문화에 걸맞게 쓰려면
그대처럼 휴대용
엇싱 테스트기를 통해
밟고 있는 땅에
전자가 제대로 흐르는지
확인할 줄도
알아야 하네
예 명심하겠습니다 라고
답하고 나서
회춘정 앞 오솔길
수북히 쌓인 낙엽을
빗자루로 열심히 쓸고
무려 세 시간 넘게
즐겁게 콧노래 부르면서
체력 연마하였다오.
K 시인이어!
내일은 회춘정으로
날 보러 오시게
회춘 비법
현장 실습을 통해
알려 드리려고 하네.
2024. 겨울.
도솔산 서당골 약수터 회춘정에서
윤승원이 띄우는 편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