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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뫼 모음
* 1383 봉에서 귀때기청봉까지 가는 도중에 수없이 많은 지뢰를 발견하고 등골이 오싹하는 시원함을 맛 봄과 동시에 6. 25 당시의 설악 전투가 얼마나 처절했나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
* 오늘부터 귀마 직등이 시작되는 것이다. 직등이란 확실히 어렵다. 시작부터 숲의 나무들과 싸우느라 때로는 나무위로만 가기도 한다.
* 대청의 매점 아저씨로부터 일전에 죽음의 계곡 부근에서 약초꾼이 지뢰를 밟아 즉사했다는 소리 듣고 잔뜩 긴장된 가운데 죽음의 계곡으로 들어갔다.
* 35-45Kg의 키스링을 메고 귀때기청봉으로 향했다. 1287 암능과 1383 암능이 합류되는 곳을 횡단하는 데는 밀생한 숲으로 인하여 이제까지의 등반 중에 제일 고생이었다. 3km의 거리를 5시간 30분이나 걸 렸으니 과히 짐작할만하다.
<73. 5 귀마길 등반 보고서 장 기 활>
* 신생원에서 부득이한 거짓으로 서울로 올라온 박, 장 두 대원과 회사에서 거짓보고로 구정휴가를 2일 앞당긴 김대원. 3일 저녁 김대원 퇴근도 전에 벌써 김대원의 집에 모여 전일 구입한 주, 부, 간식을 포장하고 있다. 어택을 모두 꾸리고 나니 벌써 자정이 다되었다.
* 평탄한 곳이 없어 계곡 어름이 평탄한 곳에 아이스하켄으로 팩을 삼아 판쵸를 치고 저녁을 준비하니 어느새 날은 어두워져 하늘의 별이 하나 둘 섬광을 발하고 있다.
* 여자 4명이 대피소에 왔다 한다. 호기심에 신속히 올라보니 명숙이와 현숙이 그리고 오세암에서 만났 다는 간호사 2명이다. 서울서부터 같이 가자는 것을 따돌리고 우리 셋만의 산행을 갖기 위해 왔는데 휘운각이 외나무다리가 될 줄이야...
<78. 2 동계 등반 보고서 김 종 선>
* 즐거운 여행길에 무엇이 잘못되었나? 새벽에 먹은 것이 체하여 교문리에서부터 구토하기 시작한 김대 원은 시트 밑에 머리를 처박고 비닐봉지만 교대로 오가더니 홍천에 도착 약을 구입하여 복용한 후에 도 버스가 달리자 다시 시작한 구토가 끝나지 않는다. 한계령에서 유대원의 손톱 밑을 따는 솜씨(?)로 손가락에 상처까지 플러스시킨 김대원은 물치 하차시까지 머리한번 못 들고 도착. 장장 6시간의 구 토 멀미와 씨름을 하고도 몇가지 구입 못한 간. 부식을 신속히 구입한다. 망년회에 쓸 보드카 한 병도
* 텐트를 날려보낼 듯한 바람이 계속 불자 텐트는 찌그러지고 6명이 작은 텐트에서 식량과 장비를 넣고 취사한 것은 산행이 끝난 지금 생각해 보면 도저히 불가능한 것 같다. 계속적으로 서원교 대원이 선 배를 존경하고 여성을 아끼는 희생정신을 발휘하여 텐트 밖에서 해야할 모든 일을 전부 맡아하니 미 안할 뿐이다.
* 후라이가 찢어져 날아가고 회기가 날아가는 밖에 정리해 둔 장비가 떨어지는 듯한 착각에 계속 밖을 살피게끔 하는 강풍 덕에 잠을 설치다.
<79. 1 동계 등반 보고서 김 종 선>
* 새벽5시, 사방은 아직 고요에 덮인 어둠이다. 계곡 속에 숨어있던 싸늘한 새벽바람이 일시에 몰려와 체온을 식히며 한번 들여 쉬는 호흡은 폐부 깊숙한 곳까지 와 닿아 몸을 으스스 떨게 한다. K와 J대원이 새벽 으스름 속에 일어나 몸을 푼다.
* 뷔불암은 간밤의 추위에 꽁꽁 얼어 발이 들어가지 않는다. 버너를 피워놓고 녹이고 픽켈로 두들겨서 겨우 신을만하게 하고 조반 준비에 들어간다.
* 등산객의 발길이 닿지 않아서 눈이 허벅지까지 빠지는 설원과 게다가 잡목을 헤집고 나가자니 더욱 고역이다. K대원이 러셀을 하지만 좀처럼 나아 가지질 않는다. 이런 힘이라면 아들 쌍둥이는 낳겠다 고 장가도 안 간 녀석이 지껄인다.
<80. 3 치악 등반 보고서 황 노 정>
* 개울을 따라 이어지는 비포장 도로는 깊은 산골의 정취를 담뿍 안겨주며 한층 간간이 지나치는 목장 에서 한가롭게 봄의 오수를 즐기는 젖소들을 볼 때 등산객의 마음을 정처 없는 나그네의 마음으로 돌 려놓는다.
<80. 3 대금산 등반 보고서 황 노 정>
* 터덜터덜 걸어서 주막에 닿아 주막촌 아낙네의 인정 넘치는 구수한 잡담과 사발로 쭉 들이키는 막걸 리 맛에 김치 한쪽의 맛은 피로를 싹 가시게 한다.
<80. 3. 백운산 등반 보고서 황 노 정>
* 한핏치 정도의 슬랩(중략) K대원의 날렵한 행동과 테크닉에 의해 쉽게 올랐다. (중략) J대원도 그 곰 같은 우직함과 훌륭한 테크닉에 의해 올라왔다. 실로 오랜만에 만져보는 암벽, 싱그럽고 발랄한 처녀 의 히프같은 부드러움이다.
<80. 5 오봉을 다녀와서 황 노 정>
* 우뚝 솟은 선인봉은 우리를 유혹하고 굽이굽이 펼쳐진 능선은 우리들의 휴식처가 아닌가?
* 자일친구의 우정은 우리의 삶이며 현재를 살아가는 활력소임을 피부로 느끼면서 우리 모두 뛰어가 자 연에 동화되는 회벽의 암에 묻혀보자. 그리고 외쳐보자 '기다려라 뛰어가 내 너를 힘껏 포옹하리라'
<82. 8 새로운 자세로 더 강력하게 이 영 진>
* 부풀은 발바닥이며 피로의 극치를 이룬 전신을 달래면서 마음은 달리고 있건만 발은 걸어가는 것에도 지쳐 있으니...
* 막 땅거미가 짙어가려는 시골길에서 돌아다보는 비로봉의 자태는 마치 마터호른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나 할까? 우리는 아주 잠깐이나마 알프스의 마을을 걸어 내려오는 환상 속에서 피로도 잊어버리고 꿈 의 세계를 방황한다.
<82. 2 소백산 야간등반 보고서 현 명 식>
* 그 순간 황인규 대원은 20m을 추락 만신창이가 된 채 실신했다. 급히 당가를 만들어 하산시킨 후 택 시로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 30여일 만에 거금 300만원을 토해내고 퇴원했다. 이때의 상황은 본인의 이야기에 따르면 빙벽 위에 살짝 떠 있는 어름을 찍었더니 그 어름이 스케이트 역할을 하면서 그냥 슬립했으며 제동을 걸려고 픽켈을 휘둘렀으나 속수무책이었다는 것이다.
<82. 2 손톱만큼의 자만도 용납할 수 없다. 오 병 택>
* 82년 3월 풍기에 있는 소백산을 다녀왔다. 새벽 2시부터 밤 7시까지... 완전히 녹초를 만들었다. 너무 너무 힘들어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 청악에 있으면서 바위는 하지 않더라도 매주 산에 오르며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심심지 않게 때 로는 너무 독하게 하는 형들의 농담을 즐기며 나 나름대로 산에서 무엇인가 배우고 보람을 느끼면서 나를 만끽하고 싶다. 아무 말 없이 청악을 따르리라.
<82. 5 청악을 따르리라. 박 교 순>
* 그 추운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선배들의 잔심부름 또는 얼어붙은 냇물을 깨고 밥짓기 기타 등등... 그 러나 바위를 배워야 한다는 집념에 참고 참았다.
* '모든 산행은 주력이야 주력' 하면서 배낭을 무겁게 하고 훈련시키던 일. 바위를 잘 가르쳐주기 위함 이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욕을 먹으면서 배워왔다.
<82. 5 내 조그만 소망 소 상 엽>
* 교순이랑 종민형이 열심히 끊인 라면 전곡은 염전에 출장을 보냈었는지 왜 이렇게 짠지. 반찬은 차린 것 없어도 푸짐하기만 했고 식사를 할 때는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들어갔고 먹기 도전에 소회 가 되는데 이럴 때는 어떤식의 해결책이 가장 현명한지 의문만 남겼다.
*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동생과 나는 남의 이목은 완전히 무시한 채 꿈속을 허우적댈 때 벌써 내릴 때가 되었다. 잘못했으면 지나칠 뻔했으니 참으로 불쌍한 노릇이다.
* 새벽녘 산 속의 아침은 영원히 기억되면서 정말 멋진 순간이었다.
<82. 5 처음 맛보는 도봉산 야영을 다녀와서 이 영 애>
* 소림사(청악)의 주방장 하면 황 인 규 대원, 설걱장하면 원 종 민, 남 동 건 대원이다.
* 노가리는 즐거워도 뽀록은 괴롭다는 명언을 남긴 이 영 진 대원
* 똥 먹는데 밥 먹는 소리한다고 투덜대면서 세숫대야에 칼로리 높은 부식을 왕창 담아 가는 원 종 민 대원
* 장비보다 연초를 먼저 챙기는 전매특허 명식
* 설걱장에서 주방장으로 승격해 달라고 겁주는 종민
<82. 5. Hit and Run 이영진>
* 어쩜 우리는 희망을 갖기보다는 절망을 감수하는 법을 체득하는 것이 청악의 신조였는지도 모른다. 절망 뒤에 오는 것 그것이 곧 우리의 보람이 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 그래도 우린 실의에 젖지 않고 작년부터 본 회는 절망을 희망으로 불안을 평화로 변모시키면서 힘찬 약동을 시작했다.
* 어느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전시효과가 아닌 청악에 알맞은 실천 요항을 마련하면서 올해 회원 모 두를 산에 미친놈(?)이 되길 원한다면 그건 나의 벅찬 독백일까?
<83. 4 독백 이 영 진>
* 우리가 할 일은 '마이티 대형으로 벌려' '기노야' 항상 그랬듯이 이제는 자동이 됐다. 열차안, 버스안, 대합실, 차를 기다리며 노상에서까지 산속 호젓한 바위 밑에서 비를 피하면서까지 화야산 등반시 내 가 뾰루봉에서 잠시 뻗었을 때 마저도 최대한으로 이용하는 우리 청악 회원들
* 설거지 할 때 내 손은 깨어지는 것 같다. 역시 후배는 괴롭다. 그러나 선배님들도 모두 거친 과정이 다. 그나마 날씨가 이렇게 따뜻한(?)것이 다행인줄 알라며 77. 1월 동계 등반시 얼음 위에서 판쵸 한 장 깔고 잘 때 영하 30도의 강추위에 문균 형님 힙에 동상 등등... 이야기하신다.
* 전대원이 쌍폭을 치고 오르니 호덕 형님은 허리까지 젖은 옷을 갈아입으며 덜덜 떨고 있다. 비상 옷 을 꺼내 갈아 입으셨는데 팬티는 준비를 못해 이하 생략하셨음
* 18:20 완전히 암흑 이왕 늦은 것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일단 먹어보자니 까요?
비상식을 털어 몸과 마음을 녹여본다. 그 사이에도 노가리는 끊이지 않는다. 좌측의 100m폭과 우측의 100m폭을 바라본다. 이제 막 빙벽을 배우려는 내게는 시간이 한스러울 뿐이다.
* 02:30 기상 00:10 도착이라니 식사시간 휴식시간 빼고도 18시간 30분의 산행이었다. 훈련 대원들은 버 너, 코펠도 없이 밥을 굶었다고 투덜투덜 댄다.
* 텐트 1동에 4명 나머지 6명은 비박이다. 몇 시간이나 불을 지폈다는 바위는 차갑기만 하다. 아무 생각 없이 침낭 속에 들어간다. 완전무장을 하고 따뜻한 침낭 속으로...
02:30에 기상 02:00에 취침이니 지금보다 더 행복한 순간은 존재치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며 하늘에 별을 보고 눈을 감는다.
* 비선대를 지나고 문바위골에서 세면을 한다. 러닝 셔츠 바람에 머리를 감는 우릴 보고 지나는 등산 객들이 춥지 않으냐고요? '일단 한번 벗어 보시라니 까요'
* 속초행 시외버스에 몸을 싣고 토왕성 폭포를 바라본다. 언젠가 나도 도전해 보리라 마음먹으며...
속초에서 칼국수에 오징어회 곁들인 소주 한잔은... 더 이상은 표현할 필요가 있을까?
* 이젠 집에 가면 매일 세수도 하고 이도 닦아야지 문명인답게...
아! 설악 이번 산행 또한 평생 잊지 못할 것이고 꿈속에서도 설악과 이야기하리라.
<83. 1 동계 등반 보고서 원 종 민>
* 하산하는 도중 젖은 옷을 말리기 위해 계곡에서 나무를 해가기로 했다. 역시 그 방면도 서대원이 꽉 잡고 있어서 누구하나 따를 자가 없다. 베이스에 도착하여 폭포로 떨어진 나무를 건져보니 5일 동안 은 때고도 남을 정도의 양이었다.
* 바람은 더 세게 불어왔고 가스가 차 있어서 아무 것도 분간할 수가 없었다. 바람이 세차게 불 때마다 나무에 핀 설화만이 바람에 흔들리며 손님을 유혹하는 술집 아가씨 마냥 시야를 감미롭게 한다.
<83. 1 동계 등반 보고서 남 동 건>
* 12일은 구정 전날이어서 터미널은 귀성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표를 사려는 행렬은 꽈배기 꼬이 듯 빼빼 꼬여 서로 엉켜져 도무지 끝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문화시민의 긍지를 지닌 우리가 새치기 따위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짐이 너무 많아 안 태워준다는 안내양과 실랑이 끝에 겨우 와수 리행 버스 한 귀퉁이에 자리잡고서 이마에 흘러내린 비지땀을 닦았다.
* 자동판매기에서 커피 한잔씩을 빼내어 마셨다. 3끼의 식사도 변변치 못했고 정신적으로 너무 애태워 지쳤던 심신이 한꺼번에 녹아 내리는 것만 같았다.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바로 보며 아무 일도 없었 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83. 2 시멘트 벽 심 상 형>
* 13:00 중식을 하고 나니 햇살이 따스하고 바람도 없는 것이 완연한 봄날(?)이다. 젖은 장비를 말리고 오버트라우져와 재킷을 벗고 머리를 감는다. 역시 산에 오길 잘했어. 마을에 내려가면 막걸리 한잔해 야지. 잔 상처들이 많은 얼굴에 웃음이 듬뿍. 우리들만의 세계. 청악만의 시간.
<83. 2 명지산 적설기 야간등반 보고서 김 종 선>
* 물치에서 강릉행 버스에 몸을 싣자마자 우린 곧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안내양 아가씨의 앙칼진 목소 리에 놀라 생기 잃은 눈동자를 끔뻑였다. '주문진 내리세요' 08:05발 소금강행 버스가 호객행위를 열심 히 하고 있다. (소금강을 갈려면 가고 말려면 가라는 듯이)
* 계곡에는 많은 사람들이 야영을 하고 있었고 캠프촌에는 마치 무허가 건물처럼 캠프가 난립해 있었 다. 차라리 양성화시켜 질서를 확립하면 어떨까?
* 모텔 설치가 끝난 후 입맛이 없으면 밥맛으로 먹으라는 주방장의 솜씨가 전개되었고 식사후 짐 정기 를 끝낸 후 우린 또 깊은 잠 속으로 몰입되었다.
* 기상과 함께 황대원의 내장이 디스코 리듬을 타고 있었으며 약간의 오한을 동반하고 있었다. 제기랄! 식수로 먹은 소금강(똥)물의 답례가 적나라하게 일기와 함께 동시 상영으로 상여되고 있었다.
* 아침을 걸인처럼 먹었으니 점심은 뷔페처럼 먹자는 구호에 얼굴 표정이 밝아진다. 황대원은 야릇한 미소마저 감돈다. 보일러가 가동되고 주방장의 칼 솜씨는 허기진 뱃속에 신호를 계속 보내고...
<82. 8 소금강 등반 보고서 이 영 진>
* 배낭을 끄르니 엿과 오징어 갈비, 과자등 푸짐한 것들이 많이 나온다. 역시 여자가 참석해야 간식이 풍부한 건 웬일이니?
* 청악에서는 처음으로 이 빙폭을 등반하는 영광(?)과 인규형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두려움에 가벼 운 신경전(?)과 눈치작전(?)이 전개되며 각자의 픽켈을 들고 어름을 찍어보는 탐색전도 전개된다.
* 내가 왜 이렇게 무모한 짓을 했을까? 배낭을 꾸릴 때마다 미친놈이라는 소리와 싸늘한 눈초리를 보내 던 가족들의 얼굴이 뇌리를 스쳐간다. 그래! 내가 미쳤지. 갑자기 떨어져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빙폭에서 떨어져 피를 토하던 인규형의 얼굴이 떠오른다. 심장의 고동소리가 쿵쾅거리며 울려오고 숨 이 가빠진다. "아! 내 의지가 이렇게 약하던가?' 문득 '산에 다니는 사람은 침착하고 겸허해야 돼'하는 산 선배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밑에서는 동건이가 몸을 너무 붙이지 말고 떼라고 소리친다. 남의 속도 모르면서...
* 아차! 오버트라우져를 입으며 담배를 빠뜨리고 오지 않았는가? 전매특허라는 영광스런(?) 호칭까지 받 은 내가 담배를 놓고 오는 대 실수를 하다니 등반을 마치고 혼란해진 머리를 정당히 정리해주는 달콤 한 연기의 맛을 만끽하지 못하는 억울함. 이번 실수를 교훈 삼아 다음부터는 필히 비상용 담배를 휴 대하리라.
* 때아닌 함박눈의 마중을 받으며 청량리에 도착하니 술은 절대로 마시지 않겠노라던 문균형이 앞장서 서 순대집으로 안내한다. 푸짐한 순대와 소주를 곁들이니 시간가는 줄 모른다.
<83. 2 하루의 산행 현 명 식>
* 한아름의 기대 속에서 한 주먹의 수확을 얻고 실망을 하기보다는 아무 것도 없는 절망 속에서 단 한 알의 수확이 우리에겐 더욱 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재인식하면서 모이면 산 이야기, 혼자서는 체력 단력 및 이론 공부 일단은 한번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한해를 만들어 봅시다.
<83. 4 목적의식을 갖자. 서 원 교>
* 학창시절의 젊음도 팽개치고 타오르는 청춘을 온통 산에다 바쳤던 지난날들. 1년에 120일 이상을 산 에서 보냈던 우리의 꿈이 이렇게 비참하게 될 줄은... 하지만 못 다한 그 꿈을 후배에게 다시 기대하 면서 조금씩 마음의 여유를 가져봅니다. 기대보다는 투자라고나 할까요?
* 가끔씩 몸도 마음도 서서히 나태해지는걸 느낄 때면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지난 기억을 되살리는 건 나만의 병이 아니 였잖소! 우리 그 고질병부터 치료합시다. 그래서 70년대 초반의 열화 같던 청악을 재건하는 겁니다.
<83. 2 P형에게 장 기 활>
* 지도와 나침반으로 산행을 하는 우리 대원들... 다이렉트로 산을 내려올 때 발이 오토바이 마냥 후들 후들 떨리는 통에 제대로 설 수가 없어 오기만 잠재되어 버리는구나. 내려오다 작은 평야에 누렇게 빛 바랜 잔디와 갈대가 우리를 반겨줄 때야 안도와 평온히 되찾아 온다. 역 플렛홈에 도착해 한시름 놓고 기차시각을 기다리는 도중인데 카드 멤버들은 또 한자리에 모이기 시작, 버너 불을 올려 라면을 끊이는 플렛홈의 진풍경. 라면 맛은 이 세상 어떤 맛과는 바꿀 수 없는 경험자외는 느낄 수가 없으리 라.
* 이젠 어느 친구들보다도 가깝고 가족과 같은 생각을 떨치려야 떨칠 수 없는 영애가 가장 좋아하는 이 들이 선배님과 우리 형들이라고...
<83. 2 겨울에 이 영 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