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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벽 등반 체험기
원 종 민
- 이제부터 보고하는 것들은 훈련중 직접 체험하고 숙달시킨 것이다. -
(장 비)
80년대로 넘어오면서 미국의 유명한 로우형제가 고드름질의 수직빙벽에 유용한 허밍버드 아이스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즉 빅버드(픽켈과 바일 겸용), 햄머, 아이젠(FOOT FANG), 스나그 이 4가지의 장비는 우리나라의 수빙폭에 놀라운 위력을 발휘했고 최근 토왕폭의 무서운 기록들도 허밍버드 아이스 시스템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번 훈련과 등반에서는 허밍버드 아이스 시스템을 사용하였고 그 위력을 십분 발휘해 주었다.
가. 픽켈
* 길 이
일반적으로 50센지부터 1미터가 넘는것까지 5센지 간격으로 다양한 것이 있으나 빙벽등반에 적당한 길이는 60센 치를 넘지 말아야 한다.
* 무 게
개인 체력 차에 따라 다르나 가급적 묵직한 감각을 주는 것이 좋다. 무게를 늘이기 위해 추를 달면 효과적이다.
* 픽의 각도
픽크의 각도는 픽켈의 생명이나 다름없다. 직벽에서 픽켈을 휘두를 때 그 원운동의 중심은 손목이어야 한다. 손목을 중심으로 반지름이 50-60센 지 원을 그릴 때 필의 선은 그 원의 호보다 약간 더 굽은 것이어야 한다. 굽어있지 않은 픽켈은 수직 빙벽에서 무용지물이 된다.
* 픽의 톱니
이빨이 안까지 많이 나있는 것이어야 한다. 끝에만 몇 개 있는 것은 속이 비어있는 경우가 많은 고드름에서 쉽게 빠진다. 위쪽에도 이빨이 있는 픽켈은 더욱 안정감을 준다.
* 픽의 모양
픽의 끝은 가늘고 날카로워야 한다. 가급적 돌을 찍지 말고 무디어졌을때는 줄로 항상 날카롭게 갈아놓아야 한다. 날 끝의 넓이가 1/2밀리 미터와 1밀리미터와의 차이는 박히는 힘이 배가되는 것이다.
* 픽켈의 장단점(수직빙벽 등반시)
장 점 :
픽과 샤프트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요철이 심한 고드름에서 찍는 범위가 넓어져 지점에 대한 구속을 받지 않고 손가락이 얼음에 부딪치는 경우가 적다. 아이스 햄머보다 안정감을 준다.
단 점 :
보통 아이스 햄머보다 무겁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빠르다.
길고 무거운 것은 스피디한 등반에 불리하다.
* 훈련시 사용한 픽켈
우리나라에 많이 수입되고 있는 샤르레모제 가바루(60센지)에 추를 달아 사용했다.
처음 수일간 사용하다 위에서 지적한 스피디한 등반에 불편함을 느껴 사용하지 않고 일부 지원 대원 들이 사용했다.
나. 허밍버드 픽켈(Hummingbird Ice-axe- 일명 Bigbird)
허밍버드 픽켈은 픽의 각도가 27도인 것은 샤프트의 길이가 45센지, 50센지, 55센지가 있고, 픽의 각도가 24도 인 것은 샤프트 길이가 60센지, 65센지, 70센 치인 것이 있다. 수직빙벽에서는 27도에 45센지, 50센지 적당하다.
* 튜브형 픽 (Tubular pick)
튜브라 픽은 깨어지기 쉬운 얼음(brittle ice) 즉 얼었다 녹았다 한 얼음과 물에 흠뻑 젖어있는 얼음에 서 사용해야 한다. 즉 약하고 부드러운 얼음에서 효과적이다. 간혹 튜브형 픽을 구곡폭이나 토왕폭 같은 청빙에서 사용하는 클라이머가 있는데 깨지지 않고 잘 박 히긴 하지만 1센지도 박히지 않은 픽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든든하리만큼 박으려면 힘이 많이 들 고 또한 뺄 때 고생한다.
* 알파인 픽 (Alpine Pick)
칭빙이나 매우 빡빡한 눈에서 사용하는데 우리나라 수빙폭에서 가장 효과적이다.
* 반원통 블레이드 (Tubular adze)
이것은 스텝 컷팅이나 볼라드(bollard)를 만들 때 사용하는데 착발에 따라 자신에게 알맞은 픽켈 무게 를 조절할 수 있다.
* 구 형
구형의 단점은 픽이 자주 부러지고 흔들리는데 있다.
부러지는 경우는 대부분 뺄 때 발생하는데 샤프트를 몸쪽으로 당겼을 때 힘없이 부러진다. 그러나 구 형 알파인 픽은 매우 날카로워 잘 박히는 강점이 있어 원종민 대원이 흔들거리는 픽을 용접하여 사용 하였으나 구곡폭 훈련시 2번이나 부러졌다.
* 신 형
이러한 구형의 단점을 보완하여 85년대 신형을 개발했으나 볼트가 풀려 흔들거리는 것은 여전하나 꼭 조이면 구형보다 그 상태가 훨씬 좋다. 부러지는 점을 보완하여 구형보다 두껍게 만들어져 아직 부러 지는 경우는 보지 못했지만 잘 박히는 구형에 떨어진다. 윗부분을 줄로 갈아 사용하는 사람도 있는데 효과적이다. (많이 갈아야 됨)
* 테로닥틸 픽(Terro dectyl) - 역곡선피크
최근에 픽의 길이 45도 정도로 심하게 굽어진 픽켈, 바일 햄머가 여러 종류 시판되고 있다. 이 테로닥 틸의 역학적 원리는 속이 빈 얼음(주로 심한 고드름에서는 대부분 고드름이 얼기설기 비어 있다.)이나 다른 클라이머들이 찍었던 구멍, 오버행 등에서 걸거나 찍었을 때 샤프트를 몸쪽으로 당기거나 아래 쪽으로 당기면 더 깊이 픽이 파고 들어가는데 있다.
일반적인 각도를 가진 픽도 몸쪽으로 당기면서 아래쪽으로 당기면 쨈밍이 되어 안정되지만 속이 빈 구멍이나 헐렁한 구멍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거나 단지 걸치는 역할밖에 할 수 없어 지점 확보가 불안 하게 된다.
테로닥틸 픽은 이러한 픽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준다. 그러나 완경사의 벽과 깨끗하게 얼은 벽에서 는 박는데 그 효능이 떨어진다. 직벽에서도 아래로 긁어내리는 듯 찍어야 제대로 찍히는데 숙달시켜 자기 것으로 만들기에는 상당한 연습이 필요하다. 허밍버드 신형에는 테로닥틸 픽이 있는데 수많은 구멍이 나 있는 구곡폭에서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는 것을 보았다.
다. 아이스 햄머
아이스 햄머의 길이는 40-50센지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아이스 햄머의 장단점은 픽켈 장단점의 반대이다. 허밍버드가 출현하기 전에는 여러 제품들이 사용되어졌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클라이머들이 허밍버드 햄머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허밍버드 햄머 이상으로 성능을 발휘하는 햄머가 없다. 허밍버드 햄머의 특성과 그에 관한 것을 허밍버드 픽켈에서 자세히 설명했으므로 생략한다.
라. 아이젠 (크램폰 : Crampons)
아이젠의 종류는 앞발톱의 모양과 연결부분 형태에 따라 여러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발톱 수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현재 시판하는 것은 모두 12발 이상이므로- 앞발톱(front point)의 모양은 길이, 넓이 등에 따라 용도의 차이가 있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길고 넓은 것은 약한 얼음이나 눈에서 사용하는 짧고 좁은 것은 청빙에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다.
연결부분의 형태는 샤르레모제 시몽 다니 등과 같이 움직이는 것과 허밍버드, 그리벨 등과 같이 고정된 것이 있는데 움직이는 것은 바닥 감각이 고정된 것보다 부드럽기 때문에 플갯풋팅에 좋고 Mix climhing이나 빙하, 사면 등에서 유의할 수 있다. 고정된 것은 프론트 포인팅에서 발 전체에 일체감을 주기 때문에 장딴지 근육에 부담을 덜 주고 킥킹에 흔들림이 없기 때문에 잘 박힌다.
* 허밍버드 아이젠(Foot Fangs crampons)
로우 아이젠 일명 빨래판으로 불리는 이 제품의 장점은
(1) 발톱이 20개
(2) 앞발톱이 픽켈의 픽과 같은 형태이기 때문에 청빙, 고드름 등에서 어떤 제품보다 잘 박히고 좌우로 미끄러지거나 빠지는 일이 적다.
(3) 신발에 착용하는 장치가 스키바인딩 같아서 신 는데는 수십초, 벗는데는 몇 초만 된다.
(4) 아이젠 전체가 튼튼히 고정되어 있어 흔들림이 없기 때 문에 힘이 분산되지 않고 정확히 박힌다.
단점으로는
(1) 신발에 단단히 고정하지 않으면 등반중 벗겨지는 일이 발생한다. 토왕폭 등반시 마지막 피치에서 원종민 대원의 왼쪽 아이젠이 벗겨짐.
(2) 앞발톱이 안쪽으로 휜다.
(3) 앞발톱이 부러지는 일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신형 허밍버드 아이젠은 앞발톱 사이에 철판을 대어 휘거나 부러지는 것을 개 선하였다. 그러나 구형에 비해 박히는 성능은 약간 떨어진다. 구곡폭, 토왕폭 빙질에서는 가장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나 앞발톱이 많이 굽어있기 때문에 정확한 프 론트 포인팅 자세가 아니면 엉터리 아이젠이라 불평하게 된다.
라. 아이스 피톤
아이스 피톤 역시 여러 가지 형태의 제품이 있으나 최근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되는 것은 튜브스크류, 바트혹, 스나그 등을 들 수 있다.
(1) 튜브스크류
정확히 설치할 경우 튼튼하고 회수가 빠르나 설치할 때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2) 바트혹
설치는 빠르나 얼음이 갈라져 주위가 온통 떠버려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고 회수하는데도 많은 시간과 체력을 소모해야 한다. 86년 2월1일, 토왕 상단을 등반중인 팀에서 톱이 70미터 추락하였다. 이때 바트혹 2개로 확보를 하고 있었는데 한 개는 빠지고, 한 개는 휘어져 반쯤 나와 있는 상태이었다고 한다.
(3) 스나그
허밍버드 아이스 시스템으로 개발된 이 제품은 니켈크롬 몰리브덴강으로서 길고 가볍고, 잘 박히는 회수가 잘 되고 설치할 때 낙빙이나 얼음이 갈라지는 경우가 없는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미국제와 이태리제가 있는데 이태리 제품이 휘어지고 용접 부분이 떨어진다는 보고가 있어 (2가지 제품을 다 사용했으나) 경험하지 못했다.
(장비의 사용)
1. 픽켈, 햄머, 바일의 손잡이 슬링
픽켈, 햄머 등의 손잡이 슬링은 수직의 빙벽에서 매우 중요하고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비합리적, 비기능적으로 손잡이 슬링을 만들어 사용할 경우 상당한 체력과 기술적 손실을 가져온다. 국내외의 저명한 등반가들이 권장하는 방법을 사용하였으나 만족할만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자기 나름대로의 개발이 필요
(1) 재 료
손잡이 슬링은 반드시 웨빙슬링을 사용해야 한다. 코드슬링을 사용할 경우 손목에 접촉되는 슬링 넓이가 좁기 때문에 체중에 당기는 힘으로 인하여 손목이 아프기 때문이다. 또한 1센지-2센지 정도의 넓이에 미끄럽지 않은 웨빙을 사용해야 한다. 손목이 닿는 부분이 넓으면 그만큼 힘을 넓게 받게 되어 손목에 무리가 없고 장갑과 어느 정도의 마찰력을 가지는 슬링을 사용해야 밀리지 않는다.
(2) 방 법
우리가 사용한 방법은 두가지 였는데 그림의 왼쪽 햄머에 사용한 방법은 슬링을 카라비너 홀에 통과하여 앞쪽으로 엇갈리게 겹친 다음 오버핸드 매듭으로 묶었다. 슬링을 앞쪽으로 엇갈리게 겹치게 한 것은 슬링에 힘이 가해졌을 경우 픽이 얼음에서 빠져 나오는 것과 역학적인 관계가 있다. 이렇게 해야만 픽켈이나 햄머의 샤프트를 몸쪽으로 당겼을 경우 픽이 얼음에 쨈밍되는 효과와 같은 원리로 슬링에 적용되는 거이다. 그림의 오른쪽 픽켈에 사용한 방법은 매듭을 하지않고 재봉을 한 것이다. 구두 수선하는 것에서 몇 백원을 주고 튼튼하게 제작할 수 있는데 매듭을 하는 것보다 보기도 좋고 꼬이는 일도 없어 이 방법을 더 권하고 싶다.
(3) 길 이
길이는 장비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손잡이 위치에 따라 다르나 일반적으로 햄머는 끝, 픽켈은 슈피체와 샤프트를 연결하는 쇠 위 끝보다 2-3센지 더 길어야 한다. 그래야 손목이 감았을 경우 적당한 길이가 된다. 손목이 들어가는 고리의 길이는 17-18센지 적당하다.
(4) 조임 고리
그림의 가운데는 손잡이 슬링의 손목고리를 손목에 고정시키는 방법을 나타낸 것이다.5-6밀리미터 정도 굵기의 코드슬링을 적당히 잘라 볼로 녹여 붙이면 반지모양의 고리가 되는 이것으로 쉽게 조일 수 있다. 손목고리를 조이는 것은 픽켈, 햄머를 스윙할 때 끊어 치는 효과를 월등히 높일 수 있다. 이점은 뒤에 자세히 설명하겠다.
(5) 픽켈, 햄머와 안전벨트와의 연결
수직의 빙벽에서는 모든 동작에 제한을 받고 두꺼운 장갑을 끼고 있기 때문에 픽켈이나 햄머를 손에서 놓치는 일이 종종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슬립을 할 경우 손을 놓치게 되면 아무리 튼튼히 박히어도 픽켈 햄머라도 이미 떠나버린 버스와 다름없는 것이다.
구곡폭을 등반 중인 어느 클라이머가 슬립하였는데 왼손의 햄머는 튼튼히 박혔으나 손잡이 슬링이 부실하여 손목이 빠져버렸고 그나마 안전벨트에 연결된 등산화 끈마저 충격에 쉽사리 끊어져내려 10여미터 추락하게 된 것을 바로 옆에서 목격한 적이 있다.
그러므로 최소한 5밀리미터 이상의 코드슬링으로 그림과 같이 옭매듭이나 오버핸드 매듭으로 처리한 것을 안전벨트에 단단히 연결하되 그 줄이 동작에 불편을 주므로 목에 짧은 슬링을 걸어 통과시키면 불편을 못 느낄 것이다.
2. 피피(Fi Fi)와 데이지 체인
스텐스가 대부분 불량한 수직의 빙벽에서 확보물을 설치할 때에는 픽켈과 햄머에 완전히 매달려야 하는데 그나마 적당한 스텐스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픽켈과 햄머에 거는 확보 슬링의 길이가 적당해야 한다. 그러나 상황은 항상 변하기 때문에 길이가 고정된 확보 슬링을 사용할 경우 매우 불편한 자세로 어려운 밸런스를 유지하며 또한 불안에 떨며 확보물을 설치해야 한다.
그림과 같이 피피와 데이지 체인을 사용할 경우 이같은 거리를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다. 피피는 7밀리미터 슬링을 사용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7밀리미터 슬링은 굵어 길이 조정이 쉽지 않다. 5-6밀리미터의 부드러운 코드슬링을 사용하며 확보 길이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어 자신의 위치에서 가장 편한 스텐스를 최대한 이용할 수 있다. 피피가 지니고 있는 장점 중에 또 중요한 것은 스피드다. 두꺼운 장갑을 끼고 추워 에 얼고 힘을 뺏긴 손으로 카라비너를 픽켈 햄머 슬링에 걸고 빼낸다는 것은 답답한 정도로 시간을 소모해 신경질이 날 때가 있다. 피피를 사용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피피의 혹시하는 불안감을 보완하기 위해 데이지 체인에 카라비너를 모두 걸어 사용하면 적당한 확보길이를 유지하면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우리는 피피와 데이지 체인을 모두 사용해 먼저 피피를 재빨리 걸고 편한 자세를 유지한 다음 또 다른 픽켈이나 햄머의 손잡이 슬링 손목 고리에 데이지 체인을 바짝 걸어 마음놓고 확보물을 설치할 수 있었다.
3. 여벌의 아이스 햄머와 햄머 홀더
그 동안 내가 직접 본 경우만 헤아려도 픽켈, 햄머의 픽이 부러진 경우는 10번이 넘고, 우리 산악회에서도 8번을 부러뜨렸고, 나는 허밍버드 구형 아이스 햄머, 알파인 픽을 2번이나 부러뜨렸다.
상상해 보자. 수직빙벽에서 단 2개의 픽켈과 햄머를 가지고 등반하는데 한 개가 부러졌을 경우를...
여유가 없으면 훔쳐서라도 여벌의 햄머를 가지고 등반해야 한다. 여벌 햄머의 필요성은 확보물을 설치할 때도 절실하다. 2개만 가지고 등반할 경우 1개의 픽켈이나 햄머에 확보하고 확보물을 설치한다는 것은 실제로 상당히 위험스러운 것이다. 2개에 든든히 확보하고 여유를 가지면 확보물 설치시 불안감은 없어진다. 이 여벌의 햄머는 햄머 홀더에 꽂아 등반하면 편리하다.
햄머의 카라비나홀에 카라비나를 걸어 사용하는 클라이머도 있는데 불편한 것이다. 햄머홀더는 시중에 외제가 판매되고 있으나 비싸므로 안전벨트에 사용되는 두껍고 넓은 웨빙을 구해 만들어 사용하면 된다.
4. 등반중의 배낭
토왕폭을 등반중인 클라이머가 배낭을 지지 않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비상장비와 식량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구곡폭을 등반하는 대부분의 클라이머는 배낭을 지지 않는다. 굳이 토왕폭이나 더 어려운 것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배낭의 필요성은 있다.
자신의 추락시나 다른 클라이머가 추락하며 등을 아이젠으로 찍는 경우 낙빙 등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다. 또한 배낭을 착용하면 등이 따뜻하다.
5. 장 갑
대부분의 수빙폭에는 항상 물이 겉으로 흐른다. 기온의 변화에 따라 추우면 물이 적게 흐르고 포근하면 많이 흐르는 것이 일반적인 것인데 항상 적용되는 원칙은 아닌 듯 싶다. 포근한 날씨인데도 물이 흐르지 않고 차가운 날씨인데도 물이 많이 흐르는 경우는 종종 경험하게 된다.
외국의 경우 여름에도 빙벽등반을 할 수 있어 장갑을 끼지 않고 등반하는 경우가 있으나 우리의 상황은 장갑이 필수적이다. 그 목적은 손의 보온에 있으나 부수적으로 얼음에 부딪치는 충격으로부터 손을 보호하는 구실도 한다. 손과 발은 신체 중에서 심장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체온유지가 가장 어려운 뿐이고 발을 중등산화 아이젠 밴드 등으로 꽉 조이고, 손을 손잡이 슬링의 손목고리가 조이고 있어 더욱 혈액순환을 어렵게 하고 있다. (오버트라우져의 꽉 죄는 소매 끝도 중요한 원인이 된다.)
그러나 발은 물에 젖지 않는다.
손은 흐르는 물에 젖어 있다. 단지 젖어있기만 한다면 순모로 된 헝거리안 장갑으로 보온을 할 수 있다.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흐르는 물이 젖어 체온을 뺏어가고 또 다른 물이 젖어 계속 빼앗아 간다. 빙벽 등반 중 손이 시려운 것은 정신까지 아찔할 정도의 고통을 준다. 눈물이 저절로 나오기까지 한다. 가죽장갑도 사용해 보았으나 샤프트와의 마찰력이 좋아 스윙이 편하게 되나 보온의 목적을 만족시킬 수 없다.
우리가 사용한 방법은
(1)모장갑에 오버미튼을 낀다.
(2) 목장갑에 오버미튼을 낀다.
오버미튼은 K2에서 국산 고아텍스라고 생산한 것인데 다크론 솜을 사용하여 미튼 자체로만도 어느 정도의 보온력이 있다. 물론 바느질 틈으로 물이 스며드나 적은 량이다.
(1)의 방법으로 영하 25도의 추위에서도 절대로 손이 시렵지 않은 것을 경험하였으나 부피가 커서 손아귀 힘에 부담을 주어 쉽게 손 힘을 잃는다.
(2)의 방법은 손은 약간 시려우나 혈액 순환을 도와주면 금방 풀린다. 그리고 두껍지 않기 때문에 손아귀 힘에도 무리를 주지 않는다.
토왕 등반시 이 방법을 택해 손 시려운 것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 물론 오버미튼을 끼면 카라비너 등을 조작하는데 처음에는 상당한 불편을 주는 것은 사실이나 어느 정도 숙달시키면 매듭까지고 만들 수 있다. 목장갑 대신 얇은 앙고라 장갑이 더 좋을 것이다.
(등반기술)
선천적으로 처음부터 바위를 잘 타는 클라이머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빙벽등반을 처음부터 잘하는 클라이머는 거의 볼 수 없다. 오히려 바위는 잘하는데 얼음은 엉망이고 바위에서는 뭉그적거리는데 얼음에서는 날쌘 동작을 보이는 클라이머는 흔히 볼 수 있다.그것은 다음과 같은 차이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암벽 등반은 신체를 직접 그 대상에 접촉하여 오르고, 빙벽 등반은 그 대상에 신체를 직접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도구를 사용해야 오르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신체장애가 의수족 등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여 신체장애자는 의수족 등을 익숙하게 하기 위해 상당한 숙달과정이 필요하듯이 빙벽 등반자는 그 도구들을 자기 신체를 직접 사용하는 듯한 감각을 익혀야 하는 것이다.
1. 픽켈과 햄머의 스윙
스윙 즉 찍는 것은 앞에서 보고한 픽의 각도와 결정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잘 찍는 클라이머는 수없이 찍어대도 지치기는커녕 힘있고 정확하게 박기만 한다. 그러나 힘있게 박기 위해 어깨까지 이용해 온 힘으로 휘두르는 클라이머는 제대로 박히지도 않고 금방 지쳐버려 픽켈을 들 힘조차 없게 된다. 그런 클라이머들은 지치지 않고 무한정 찍어대는 클라이머를 보고 초인적이다 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초인적일 것이 없다. 누구나 정확한 방법으로 부지런히 연습했다면 남자건 여자건 토왕폭을 등반하면서도 스윙에서 힘든 것을 모르는 것이다.
그림은 스윙을 할 때 생기는 선(호)을 연장하여 두 개의 원을 나타낸 것인데 작은 원은 잡고 있는 손목을 중심으로 스윙할때의 원운동선 이고 큰 원은 어깨나 팔꿈치를 중심으로 스윙한 원운동선 이다. 픽의 곡선은 손목을 중심으로 스윙하는 원운동 선에 그 각도를 맞추어 제작되어 있다. 따라서 스윙의 중심점은 손목이어야 정확히 박히고, 팔꿈치나 어깨가 그 중심점일때는 그림과 같이 커다란 원운동 선을 그리게 되어 픽의 각도와 맞지 않아 제대로 박히지 않고 튀기만 하는 것이다.
스윙의 중심점을 손목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는 팔을 곧게 펴야 쉽다. 팔꿈치는 구부리게 되면 무의식중에 중심점이 팔꿈치나 어깨가 되기 싶다.
(2) 끊어 찍어야 한다. 스윙에서 처음 모멘트(Moment)와 박히는 순간의 모멘트가 같다면 얼음을 미는 것이나 다름없다. 야구선수가 배트를 밀어 치거나 권투선수가 스트레이트를 밀어 치는 것은 공이 멀리 나가지도 않고 맞는 충격은 작은 것이다.
(3) 요철이 심한 얼음이나 고드름에서 가능한 한 튀어나온 곳이나 고드름의 기둥을 찍지 말고 들어간 곳이나 고드름 사이를 찍어야 한다. 볼록한 곳과 고드름의 기둥을 찍으면 대부분 얼음이 깨져 커다란 낙빙이 된다. 다른 클라이머들이 찍었던 자리는 좋은 지점이 되는 것이다. 얼음도 깨지지 않고 한번에 든든히 박힐 수 있다.
(4) 처음 찍었던 자리를 찍어야 한다. 이것은 경우에 따라 다르므로 꼭 지킬 필요는 없다. 그러나 대부분 처음 찍어 낙빙된 자리는 다시 찍어 낙빙될 확률도 적다. 주위의 얼음 상태가 불량하면 찍는데 방해가 되는 부분들을 깨어내는 여유와 요령도 가져야 한다.
(5) 심한 고드름과 속이 텅 빈 얼음은 자주 만나게 된다. 이럴 때 단단히 박는 것이 불가능하고 할 수 없이 걸게 되는 것이다. 그 요령은 걸리는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많은 경험으로 터득하는 수밖에 없다. 한가지 중요한 점은 걸었을 때 볼록 튀어나온 얼음이 샤프트를 받치고 있으면 지레대 작용으로 쉽게 빠져 버리는 것이다.
(6) 박힌 햄머, 픽켈을 잘 빼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빼다가 밸런스를 잃고 슬립하는 경우도 있고 픽이 부러지는 경우의 대부분은 뺄 때이다. 또한 과격하게 뺄 때 낙빙을 일으키는 것이다. 튼튼하게 박힌 픽을 잘 빼는 요령은 박힐 때의 원리를 이용해야 한다. 샤프트를 몸쪽으로 잡아당겨서 빼려고 하면 팩이 얼음에 쨈밍되어 단단히 물려 있다가 더 큰 힘에 픽이 부러지던가 주위의 얼음을 다 떨어뜨리며 빠지는 것이다. 반대로 샤프트의 아래쪽을 얼음 쪽으로 치면 박힐 때의 반대운동으로 쉽게 빠지는 것이다. 또한 해드부분을 잡아당기거나 치는 것도 좋다. 그래도 회수가 안될 때는 금기로 되어있지만 샤프트를 조심스럽게 좌우로 조금씩 흔들어 픽의 여유를 만들어 준다.
(7) 연 습
앞서 강조한 바도 있지만 지칠 줄 모르는 정확한 스윙을 하려면 연습이 절대적이다. 실내에서 선 자세로 팔을 곧게 펴서 허공에 끊어 치는 것이다. 하루에 양손 모두 500번 정도만 매일 한달 정도 실시하면 누구나 스윙의 명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2. 프론트 포인팅
"킥킹은 한번으로 하고 뒤쪽을 낮춰라" 이것이 프론트 포인팅의 고전적인 방법으로 되어 있다.
뒤쪽을 낮추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장딴지 근육의 피로도를 낮추는 것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자세를 양호하게 한다. 또한 완전한 수직이나 볼록한 곳을 넘을 때 프론트포인트가 얼음에 닿지 않는 경우는 무릎을 곧게 펴고 발 뒤쪽을 낮추면 포인팅이 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심한 고드름 직벽에서 한번에 킥킹하여 안정된 스텐스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때로는 여러번 킥킹하여 스텐스를 만들어야 할 경우도 있는 것이다. 양발을 'V'자 형식으로 벌리면 두 개의 앞의 발 중 한 개만 박히므로 옆으로 미끄러지는 경우가 있다.
어떤 클라이머는 축구공 차듯이 뺑뺑 힘을 주어 심하게 킥킹하는데 효과를 볼 수 없다. 가볍게 신발의 무게를 이용, 끊어 쳐야 한다.
3. 자 세
빙벽 등반 중 추락하는 클라이머를 많이 보아왔는데 그들 대부분은 불량한 자세가 원인인 듯 싶다. 빙벽을 마치 암벽 등반하듯이 홀드와 스텐스를 찾아 홀드에는 픽켈 햄머를 걸고 스텐스에는 아이젠을 걸쳐 딛고 조심스럽게 일어나다 픽켈 햄머가 빠지며 슬립하고 만다.
불량한 자세와 좋은 자세들을 열거해 보면,
(1) 직벽에서 몸이 뒤집히는 듯 하여 어깨에 힘을 바짝 주고 픽켈, 햄머에 매달려 상체를 얼음에 바짝 붙인다.
-픽켈, 햄머에 매달리지 말고 발을 믿고 발에 체중을 싣는다. 누구든지 '오래 매달리기'보다는 '오래 서있기'를 잘할 것이다.
어깨의 힘을 풀고 상체를 얼음에서 충분히 거리를 두어야 시야도 넓어지고 발의 킥킹도 자유롭다.
(2) 마치 보울더링 하듯이 한쪽 다리를 올리고 상체를 이상하게 틀고 -일부러 그런 자세 취하기도 힘들텐데-
바위의 홀드와 스텐스는 깨지거나 무너지지 않는다. 그리고 바위에서는 잡고 디딜 곳이 그곳밖에 없어 때로는 무리한 자세로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한다. 그러나 얼음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깨지거나 무너져 한, 두지점을 잃어버릴 수가 있다. 그때 그런 괴상한 자세로는 떨어지는 일 밖에 기대할 수 없다.
얼음에서는 어느 곳이나 찍고 딛어 4지점을 만들 수 있다.
X자형 자세를 항상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X자형 자세에서 양손의 도구들을 벌려 찍으면 찍힐 때 방향과 당길 때 방향이 다르므로 픽이 얼음에 째밍된다는 원리도 있으나 양손을 너무 벌려 찍으면 한 손을 뺐을 때 힘의 삼각형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형태가 되어 좋지 않다. 어깨 넓이나 약간 넓게 찍는 것이 좋다.
양발은 항상 수평을 유지해야 한다. 한쪽 발이 1센지 정도만 올라도 체중이 한쪽 발에만 실려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몸을 뒤틀기 마련이다.
다리에도 무리가 가고 자세도 나빠진다.
(3) 수직의 빙폭에서 픽켈과 햄머를 박고 몸을 올릴 때 손이 얼굴 아래로 내려가면 안 된다. 즉, 한꺼번에 너무 많이 올라가려고 하면 안 된다. 손이 얼굴 아래로 내려가면 한족을 배고 위에 박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팔 힘도 많이 들고 밸런스도 나빠진다.
(4) 몸을 올릴 때는 손목을 손잡이 슬링에 걸어 당겨야 한다. 손으로 샤프트를 꽉 잡고 당기다보면 쉽게 손 힘을 잃어 샤프트를 잡을 힘조차 없게 된다.
(5) 볼록한 얼음을 넘을때는 마치 오버행을 돌파하는 듯 하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조금 어렵다 해서 옆으로 돌아가려고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릴뿐더러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쉽게 발생된다. 오르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지만 옆으로 게같이 기는 것은(트레버스) 인간의 본능이 아닌 것이다. 볼록한 곳 너머로 찍을 곳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팔을 볼록한 곳 위로 들어올려 내려찍는다. 발을 킥킹하여 박으려 하면 포인트가 얼음에 닿지 않을 때는 단단히 박힌 픽켈과 햄머를 팔을 곧게 펴서 당기며 무릎도 곧게 펴서 몸을 얼음에서 띄우고 뒷굽을 낮추어 프론트 포인팅하면 어려움 없이 볼록한 곳을 돌파할 수 있다. 그 위로 바로 양호한 스텐스 즉 확보지점이 되는 것이다.
수직빙벽 등반에 어느 정도 숙달이 되고 자신감이 생기게 되면 조금 완만한 곳에서 그림의 오른쪽 같이 오르는 방법도 시간, 체력을 절약할 수 있다.왼쪽은 같은 거리를 오르는데 8번의 픽켈과 햄머 지점을 사용했고 오른쪽은 4번 사용했다.
4. 확보기술
1) 확보물 설치
확보물을 설치하는 기술은 등반시간 단축과 안전이란 면에서 대단히 중요해 훈련 중에 비중을 많이 두었다. 특히 스텐스 없는 수직 벽에서 빌레이 보는 것을 수없이 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확보물을 설치하는데 있어서 불안하다고 너무 많은 확보물을 설치하려면 체력을 확보물 설치하는데 다 소모하여 등반하는데 더욱 불안하여 또 박는 악순환을 하게 된다.
우리는 훈련기간중 스나그 아이스 피톤만을 사용하였으므로 여기서 보고하는 것은 스나그의 설치와 회수에 관한 것이다. 물론 다른 아이스 피톤류도 가튼 시스템으로 그 피톤의 성질에 맞게 사용하면 된다.
(1) 확보물 설치할 곳과 몇 개 설치할 것인가를 미리 구상하여 출발한다.
(2) 설치할 곳에 도착하면 픽켈과 햄머를 단단히 박고 한 손을 빼내어 피피를 손잡이 슬링에 걸고 양호한 스텐스에 알맞은 확보 길이를 조정하여 편하게 매달린다.
(3) 데이지 체인의 확보 카라비나를 역시 (2)와 같은 요령으로 확보한다.
(4) 스나그를 설치할 부분의 떠있는 얼음을 여벌의 햄머로 떼어낸다.
(5) 스나그를 햄머로 때릴 때 스나그 나선 때문에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므로 미리 카라비나홀을 180도 돌려 박는다.
(6) 그림 1)가같이 설치했을 때 충격을 받으면 앞부분이 모두 떨어져 나갈 수 있고, 회수할 때 햄머가 돌아가지 않아 뒤쪽을 모두 파내야 한다.
(7) 다 설치된 스나그에 퀵드로를 사용하여 자일을 통과시킨다. 슬링을 직접 통과시키면 설치하고 회수할 때 슬링이 사하게 된다.
2)확보물의 회수
(1) 후등자는 확보물이 있는 지점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통과된 자일을 카라비나에서 빼낸다. 왜냐하면 선등자의 빌레이에 매듭이 걸린다.
(2) 자기확보는 1) 확보물의 설치에서 설명한 방법으로 한다.
(3) 퀵드로를 회수한다.
(4) 아이스 햄머로 햄머가 잘 돌아가게 주위 얼음을 제거한다.
(5) 픽을 카라비나` 에 끼워 시계방향으로 돌린다.
어느 정도 돌리면 손으로 돌려 밸 수 있다.
3) 빌레이
(1) 선등자의 빌레이
선등자를 빌레이 하는 방법으로 자일브렘제, 반까베스통 등 여러 가지를 사용하였으나 자일이 얼은 상황에서는 매우 불편하였다.
8자 하강기를 이용하여 제동하는 쪽 자일은 손으로 한번 감아 빌레이 하는 방법이 간단하고 얼은 자일의 얼음을 제거하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
TOP이 런너를 설치하고 안하고에 따라 추락시 자일방향이 달라진다는 것쯤은 지극한 상식이라 강조하지 않겠다. 제동자일을 손으로 한번 더 감지 않으면 8자 하강기를 사용하였더라도 자일이 미끄러워 제도할 수 없게 된다.
(2) 앞에서 설명할 사항인데 누락되어 지금 강조한다. 빌레이 지점의 확보물 설치 수는 반드시 2개이상을 설치해야 한다.
(3) 후등의 빌레이
후등자는 유마르를 사용하여 빌레이하면 편하다. 그립 빌레이를 한다면 손 힘을 빌레이 보는데 소모해 버리게 된다. 제동자일에 유마르를 설치, 유마르는 잡아당겨 자일을 사려 놓아야 한다.
자일을 내려뜨리면 고드름에 걸려 상상외로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자일이 얼면 유마르 이빨이 걸리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보나티 제품으로 손잡이가 야광으로 된 유마르는 손잡이를 당기면 이빨이 더욱 파고 들어가 매우 편리하다. 후등자가 트레버스할때는 빌레이 자일을 느슨하게 해야 후등자가 밸런스를 잃지 않는다.
5. 낙빙 대책
선등자는 빌레이 보는 후등자를 위하여 비켜 등반해야 한다. 낙빙만이 아니라 추락시 날카로운 장비로 무장한 채 후등자 위로 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완만한 경사에서 낙빙이 떨어질 때 어느 클라이머들은 납짝 엎드리는데 그런 자세는 몸이 다 드러나 맞을 확률을 높여 주는 것이다. 완만한 경사에서는 '낙빙'이란 소리나 얼음이 떨어지는 소릴 들으면 엎드리지 말고 몸을 수직으로 세운 다음 고개만 약간 숙이면 된다. TOP으로 등반중일때는 다른 클라이머들의 닉빙뿐만 아니라 자신의 낙빙에도 주의를 해야 한다. 자신의 낙빙이 발을 때려 중심을 잃는 경우가 있다.
가급적 위를 쳐다볼때는 재빠른 시간에 올려다보고 특히 소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빌레이를 보고 있을때는 몸의 노출을 적게하고 팔을 보호해야 한다. 다른 클라이머가 떨어뜨린 얼음을 맞았다고 너무 화를 내면 안 된다. 자신도 닉빙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낙빙이 되면 '낙빙' 소리를 크게 질러준다.
6. 교 신
짧은 구곡폭에서 조차 육성은 들리지 않는다.
토왕폭에서는 말할 것 없다.
호각을 사용하는데 코르크가 들어있는 일반적인 형태는 얼어붙어 소리가 나지 않고,
금속으로 된 제품은 입술이 달라붙어 상처를 낸다.
플라스틱으로 된 수영장용 휘슬(납작한 것)은 얼어도 입에 잠깐 넣으면 녹는다.
신호는 출발 : 삑 (-)
고정 : 삑삑 (- -)
완료 : 삑삑삑 (- - -)으로 하였다.
너무 많이 복잡하게 정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실제 이 방법은 매우 효과적이어서 구곡폭에서 다른 팀들은 고래고래 소리지를 때 간단한 신호로 해결하였다.
그러나 같이 오랫동안 훈련하면서 파트너와의 호흡이 맞아 신호가 필요없게 되었다.
7. 스피드와 체력
구곡캠프를 설치하고 첫 등반에서 3시간이 걸렸다. 힘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려 토왕폭이 너무 높아 보였다. 그러나 2주가 지나면서부터 1시간 정도 걸렸고 마지막 주에는 40분 정도에 TOP과 LAST가 올랐다. 하루에 6번 오르고도 힘든 줄 몰랐다.
일단 직벽에 붙으면 팔로 매달리거나 프론트 포인트로만 서있어야 하는데 어느것 하나 쉬운 것은 없다. 3시간동안 계속해서 매달리고 발끝으로만 서있으니 힘이 안들 수 없다. 스피드와 체력 소모량은 반비례하는 것이다.
빨리 오르면 그만큼 힘이 덜 드는 것이다. 느리게 오르면 그만큼 체력소모가 많다.
누구나 빨리 오르고 싶어하지만 그리 쉽지 않다. 얼마나 많은 경험을 가지고 운동을 열심히 했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빨리 오르고 힘을 덜 쓰는 요령은 있다.
필요없는 동작을 없애고 모든 동작을 항상 연구하는 자세로 등반해야 한다. 등반 중에는 정지동작을 짧게 한다. 즉, 한 팔이나 한쪽 팔에 의하여 매달리는 시간을 없게 하거나 짧게 하여야 한다.
힘이 빠지기 전에 다음 동작으로 옮겨야 한다.
8. 리드미컬한 등반
오랫동안 수직빙벽에 매달려 몸부림치는 동안 자연스럽게 부드럽고 리드미컬한 자세로 거침없이 직벽을 돌파하는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처음 구곡폭을 오를 때 몸이 뒤집히는 듯 하고 오버행인 것 같이 느껴져 무척이나 당황하였다.
스윙, 프론트 포인팅, 손목 힘, 손아귀 힘, 장딴지 힘 모든 것이 자신 있기 때문에 어깨에 힘도 들어가지 않아 직벽에서도 몸을 뒤로 젖히고 찍는 것은 대부분 한번이면 되고 발은 나를 것 같이 가벼운 것이다.
9. 체력 안배
그 날의 첫 등반은 힘이 꽤 든다. 몸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고 거듭 할수록 힘이 덜 들고 스피드가 난다. 하루만 쉬어도 다음날에는 모자라는 손 힘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우리는 구곡폭 캠프를 철수하여 토왕폭 등반을 하기전 일주일간의 공백이면 그 동안 닦은 체력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 판단하여 매일 가볍게 스윙을 계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