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
그 사람 마음이 진정이라면
그 사람 생각대로 될 수 있게 도우소서
내 힘으로 하려했던 모든 기도 거두시고
이제는 그 사람을 도우소서
편하고 자유로울 수 있도록
그래서 잊어버렸던 옛 얼굴 기억해낼 수 있도록
찢어 버렸어야 했을 사랑의 편지
이렇게 고이 간직하는 죄 쯤으로 알고
나는 살아갈 테니
그 사람 마음이 진정이라면
그 사람의 생각대로 될 수 있게
그 사람을 도우소서
둘이 될 수 없어
둘에서 하나를 빼면
하나일 텐데
너를 뺀 나는
하나일 수 없고
하나에다 하나를 더하면
둘이어야 하는데
너를 더한 나는
둘이 될 순 없잖아
언제나 하나여야 하는데
너를 보낸 후
내 자리를 찾지 못해
내 존재를 의식 못해
시리게 느껴지던
한마디 되새기면
그대로 하나일 수 없어
시간을 돌려달라
기도하고 있어
둘에서 하날 빼면 하나일 순 있어도
너를 뺀 나는
하나일 수 없는 거야
서글픈 바람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삐그덕 문소리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두 잔의 차를 시켜 놓고
막연히 앞잔을 쳐다본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마음 속 깊이 인사말을 준비하고
그 말을 반복한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나서는 발길
초라한 망설임으로
추억만이 남아 있는
그 찻집의 문을 돌아다본다.
오직 하나의 기억으로
오직 하나의 이름으로
간직하고 싶습니다
많은 괴로움이 자리하겠지만
그 괴로움이
나를 미치게 만들지라도
미치는 순간까지
오직 하나의 이름으로
간직하고 싶습니다
그 하나의
오직 하나의 이름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 해도
추억은
떠나지 않은 그리움으로
그 마음에 뿌리 깊게 심어져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흔들림없이
오직 하나의 이름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대가리가 단단한건지 Ⅰ Ⅱ
대가리가 단단한건지 Ⅰ
아리랑은 없어도
가라오케는 언제나 만원이다
건빠이는 외쳐대도
지화자를 외치는 이는 없다
로바다 야끼가
포장마차보다 많아진다
사찌꼬는 따라불러도
우리의 소원을 부르면 어색하다
우리 스스로
다시 한번 식민지가 되려고
구슬땀을 흘려 가며
아주 광적으로 노력들을 하고 있다
대가리가 단단한건지 Ⅱ
참 대단한 민족이 있습니다
한 나라의 역사를
완전히 바꾸어 놓은
더 이상의 더러운 짓은
할 수 없을 정도의 만행을
서슴없이 저질러 놓고
쫓겨 도망간 민족
도망가면서까지
더러운 짓을 하나라도 더 하고 가야겠다는
굳은 신념하에 떠나간 민족
얼마나 위대합니까
근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더 대단한 민족이 있습니다
그렇게 당하고서도
옛일 떠올리면 뭐하냐
잊고 다시 한번 밟혀 보자
하는 식으로 두 팔도 모자라
사지를 벌려 그 민족을 받아들이는
대단한 민족이 있습니다
그런 엄청난 민족의 자손이
지금 이 낙서를 하고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