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2장1- 11 새해 새포도주를 주소서 원주희목사 19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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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하며: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
2019년 새해를 맞이하며 우리 마음속에 새겨야 할 단어는 ‘진인사대천명’입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는 하나님의 뜻에 맡기며 기다리는 태도입니다. 우리는 지난 한 해의 수많은 우여곡절을 지나 하나님의 세밀한 인도하심 가운데 오늘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하나님은 올 한 해 우리를 떠나지 않으시고 선물로 주신 시간 속에서 우리와 함께하실 것입니다. 이 믿음이 새해를 살아갈 우리 모두의 기초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2. 풍요 속의 결핍, 우리가 직면한 불안의 실체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단군 이래 가장 풍요로운 시대입니다. 경제가 어렵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소비와 누림을 누리고 있습니다. 굶주림이 사라진 이 풍요의 시대에 정작 우리를 괴롭히는 진짜 문제는 ‘빈곤’이 아니라 ‘불안’입니다. "내일은 더 나빠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 심리가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가나 혼인 잔치도 이와 유사합니다. 이 집은 손님 600명의 손을 씻길 물을 준비할 만큼 큰 부잣집이었습니다. 흥겨운 잔치가 벌어지고 사람들은 먹고 즐겼습니다. 하지만 겉으로 화려한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가장 본질적인 ‘포도주’가 바닥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현대 사회와 우리 인생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겉은 풍요로우나 속은 타 들어가고, 정작 중요한 영적인 기쁨과 동력이 고갈되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3. 한국 교회의 위기와 사라진 영적 포도주
가나 지역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도주 주산지였습니다. 주산지에서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이것은 마치 전 세계가 주목했던 부흥의 나라, 한국 교회의 현주소와 같습니다. 1907년 부흥 운동 이후 우리는 엄청난 영적 포도주를 경험했습니다. 일제 강점기와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기도의 포도주는 충만했습니다.
하지만 물질적 풍요가 찾아오면서 우리 안에는 ‘영적인 포도주’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증거가 ‘변화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교회는 죄인이 변해 새 사람이 되는 곳인데, 이제는 목사도, 중직자도, 성도도 좀처럼 변하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예배당 하나가 경찰서 10개보다 낫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복음의 영향력이 컸으나, 지금은 사회 지도층의 기독교인 비율이 높아져도 세상은 여전히 다툼과 반목으로 가득합니다. 교회가 세상에 공급해야 할 신령한 포도주가 똑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4. 아귀까지 채우는 수고와 순종의 기적
잔치의 위기 속에서 주님은 독특한 명령을 내리십니다. 돌 항아리 여섯에 ‘물을 채우라’는 것입니다. 당시 우물에서 물을 길어 600리터를 채우는 것은 고된 노동이자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수고였습니다. 하지만 하인들은 묵묵히 그 명령을 따라 항아리 아귀까지 물을 가득 채웠습니다.
여기에 기적의 비결이 있습니다. 2019년 우리의 인생 계획 위에 주님의 포도주가 부어지려면, 우리는 ‘아귀까지 채우는 순종’을 보여야 합니다. 포도주가 떨어진 곳에는 남 탓과 다툼만 남지만, 그리스도의 포도주가 운행하는 곳에는 용서와 긍휼이 흐릅니다. 주님은 우리의 보잘것없는 수고를 통해 물을 포도주로 바꾸시는 전능하신 분입니다. 그 주님의 능력이 우리 가정과 교회에 임해야 합니다.
5. 신앙의 소비자에서 영적 생산자로의 전환
포도주는 숙성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주님의 기적은 우리의 연약함을 씻어내는 ‘돌 항아리’ 같은 삶의 현장에서 만들어집니다. 잔칫집의 손님들은 포도주를 마시고 즐기기만 하는 ‘소비자’입니다. 그들은 포도주가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물을 떠 온 하인들은 기적의 출처를 알았습니다. 그들이 바로 ‘생산자’입니다.
우리 신앙의 수준도 이제는 소비자를 넘어서야 합니다. 누군가 차려놓은 영적 밥상에 앉아 받아먹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로 영적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생산자가 되어야 합니다. 60년대 생산자들은 고달픈 인생을 끌고 교회로 와 밤낮으로 부르짖었습니다. 그들의 기도가 한국 교회의 포도주가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 가정에 기도하는 사람이 나뿐이라면, 내가 바로 그 가문을 살릴 영적 생산자이자 레위 지파임을 자각해야 합니다.
6. 현상 유지를 넘어 본질을 회복하는 교회
오늘날 많은 교회가 교세 감소를 고민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합니다. 목사들 사이에서는 "현상 유지만 해도 다행"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이 오갑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프로그램의 부재가 아니라 ‘포도주’의 부재입니다. 우리 교회는 단순히 사람을 모으는 곳이 아니라, 신령한 포도주가 운행하여 사람이 변하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교회에 와서 상처가 치유되고, 죄인이 회개하며, 성령의 평강을 입어 세상 속에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성도를 길러내는 것이 제가 꿈꾸는 교회의 모습입니다. “모이면 가족 같고, 흩어지면 군사 같은”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자기 삶의 자리에서 기도로 포도주를 공급하는 생산자들이 일어날 때, 세상은 비로소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될 것입니다.
7. 결론: 새해, 우리에게 새 포도주를 주소서
돈이나 경제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 삶에 흘러 들어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먼저 따라갈 때, 세상의 복은 자연스럽게 뒤따라옵니다. 2019년 한 해, 우리 민족과 한국 교회, 그리고 각 가정의 메마른 항아리에 주님의 새 포도주가 부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우리의 죄를 이길 힘을 주시고, 절망을 기쁨으로 바꾸시는 주님의 보혈의 능력이 오늘 예배드리는 모든 성도 위에 함께하시기를 축복합니다. 포도주가 떨어져 멈출 뻔한 인생의 잔치를 다시 시작하게 하시는 주님의 은혜 안에서, 날마다 새로워지는 축복의 한 해가 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