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치의 댄스일기1 [입문편] 2.왕초보의 댄스연습
(2003/04/05)
4월5일은 공휴일이자, 디어댄스의 정모날이다.
오늘도 연습을 위해 오후 2시30분쯤 필라로 갔다. 우리 회원님은 아직 아무도 없었고, 다른 사람들도 없었다.
사람들이 좀 있을 때는 비좁아 보이던 홀이 너무나 넓고 썰렁했다. 음악도 안 나왔다.
그래도 혼자서 신발을 갈아 신고 지난 시간에 배운 자이브의 루틴을 기억을 더듬어 밟아 보았다. 잘 안되었다.
중급반에서 처음 배운 [롤링 오브 디 암, 플릭인투 브레이크, 백투킥, 무츠]였는데, 이렇게 하는 건지 저렇게 하는 건지...
에라, 모르겠다. 베이직이나 연습해보자. 베이직도 내 뜻과는 상관없이 몸 따로, 마음 따로였다.
약간 신경질이 났다. 그래도 몇 번 개폼만 잡아보다가 초급에서 배운 루틴을 더듬었다.
사람들이 아무도 없으니까, ㄸ폼 잡기는 쑥스럽지 않아서 좋았다.
조금 지나니까 다른 사람이 한둘 더 들어오는 것 같았는데, 우리 회원님은 아닌듯 했고, 평소 안면있는 얼굴도 아니어서 무시하고 나혼자 계속 하던 짓거리(?)을 연속했다.
3시쯤 되니까 키가 늘씬한 멋쟁이 여성 한분이 홀안으로 들어서면서 먼저 나에게 환한 웃음을 던지며 목례를 던졌다.
bandeboche님이었다. (사실, 난 bandeboche를 한글로 읽을 줄 모른다. 무슨 뜻인지....? 알고 싶다. 본인한테 여쭤볼걸.)
그 분은 나에게는 첫인상이 굉장히 깊고 좋은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는 분이다.
처음 가입해서 아직 서먹할 당시에 내가 동호회 사이트에 접속했을 때 제일 먼저 쪽지를 날려준 분이니까. 그때는 어느 분인지도 몰랐고, 그쪽에서도 나를 모르는 상태였다. 그리고 토요일 정모에서 먼저 다가와서 나의 닉네임을 확인하며 웃었다. 그런 첫 대면으로 인한 까닭이다.
그리고 자이브를 첫 시간 배운 상태였는데, 한번 잡아주며 요령을 가르쳐주기도 해서 더욱 인상이 깊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 리차드님과 마리아님, 나중에 이소라님이 등장하셨다.
그동안 나는 bandeboche님이 자이브를 잡아주어서 버벅대면서도 요령은 약간 터득할 수 있었다.
처음 나 혼자서 엉터리로 기억했던 중급 첫 시간 루틴을 확실히 기억할 수 있었다. (물론 몸은 말을 안 듣고 못 따라 갔지만.)
자이브가 배운 것이 약간 기억이 나자 계속해서 bandeboche님께 신세를 지고, 나중에는 왈츠까지 기왕 신세진 것 하고 베이직을 홀드한 채로 연습했다.
그런데 막간을 이용하여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와서 막 왈츠 홀딩 하려는데, bandeboche님이 뒤로 물러서면서 에티켓에 관한 조언을 해주었다.
"댄스는 무도인데, 상대방에게 최대의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담배를 피우고 곧바로 홀딩하면 불쾌한 냄새가 나서 에티켓에 어긋나는 매너다."
앗, 나의 실수, 실수 실수 실수....!
순간 나는 당황스러웠다. 평소에도 담배 냄새 때문에 그런 곤욕을 치르곤 하는데, 숙녀와 정면에서 가장 근접한 거리에서 마주 보면서 그런 실수를 하다니...
후회스러웠다. 그리고 그 정도도 생각 못한 내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했다.
담배를 끊어야 하는데 그것도 뜻대로 안 되고...
그러나 이런 계기로 결심을 한번 해봐봐봐....
에라, 모르겠다. 조금만 더 피우다가 나중에 끊기로 하지 뭐.
근데, 그 순간에 나의 실수를 bandeboche님께 죄송하다는 사과를 못한게 마음에 걸린다.
아휴, 바보! 바보! 바보 바보 바보...!
사무실로 돌아와서야 그때 [에구, 죄송합니다.]고 한 마디 못한 게 후회스럽다.
하여튼 난, 미녀 앞에선 사자 앞의 한 마리 토끼보다 더 오그라들고, 초라해진다니깐ㅋㅋㅋㅋㅋ.
bandeboche님!
그때는 정말 죄송했구요. 사과드릴게요.
그리고 진실로 그런 결례를 지적해주어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다음에 다른 숙녀 분께 그런 실례를 범하지 않게 되어서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첫댓글 구원의 여인이군요.
앞날에 영광 있을진저~
지금은 기억에세 사라져버린 그때 그 여인들...
아직도 댄스를 하고 계실지...
실수는 실패가 아니니~~
그 실수를 못 고치고 반복하고 있으니...ㅠㅠ
아고 넘 잼나요. 근데 제눈엔 엄살로 보여요~^
세상에 나보다 더 느리게 익히는 사람 없어보이는뎅. ㅋ.싸부님두 그런 시절이 있었다니 저으기 위로가 되기도.ㅋㅋ
담배냄새라니..ㅋ ㅋ
그래서 그계기로 끊으셨을라나요 ㅎ
솔직히 제가 룰루님보다 더 몸치였을걸요...
담배도 댄스로 인해서 결국 어렵게 끊었어요.
댄스를 한 소득중의 일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