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자와대 가타야마 이치로 교수 / 불교 석학
『장부』-『중부』 번역…日 대표 팔리 문헌 연구가
80년대 이후 불교인류학 연구
팔리어 경전-율장 번역 왕성
제3세대 초기불교 연구가로 명성
근현대 일본의 인도철학 불교학 연구는 대승불교의 산스크리트 경전과 초기불교
또는 원시불교연구와 함께 시작됐다.
메이지 이전까지 한역 불전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방법에 의해
진행되어 오던 불교학은, 서구 특히 유럽의 근대적인 학문의
방법론의 수입에 의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게 되었다.
일본의 불교 종단에서는 종파적 차원에서 유학승들을 파견하였고,
국립대학에서도 전문 연구가의 해외에서의 연구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이들의 귀국 후의 활동에 의해 역사적이며
문헌 비평적(Text critical)인 근대 불교학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日, 『남전대장경』 번역후 새 연구방법 등장
메이지 이후 일본에서의 팔리어 원전에 의한 초기불교 및
남방 상좌부 불교의 연구는 크게 나누어
도쿄(東京) 대학을 중심으로 한 관동(關東) 계열과
경도의 오타니(大谷) 대학 중심의 관서(關西) 계열로 나눠진다.
관동 계열은, 7년 간의 유럽 유학을 마치고 1897년에 귀국한
다카쿠스 준지로(高楠順次郞) 박사에 의해 주도되어,
도쿄대를 중심으로 하여 다이쇼(大正)대, 도요(東洋)대,
고마자와(駒澤)대, 그리고 센다이(仙台)의 도호쿠(東北)대 등에서
연구가 이어져 오고 있다.
관서 계열은, 일찍이 난죠 분유(南條文雄) 박사에 의해 시작된
범어학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던,
오타니 대학의 아카누마 지젠(赤沼智善) 교수에 의해
본격적으로 팔리어 원전의 연구가 시작되었다.
아카누마 지젠(赤沼智善) 교수는 大正8년(1919),
스리랑카, 영국 등지에서의 유학을 마치고 34세에 귀국하자마자
오타니 대의 교수로 임명되면서 원시불교와 팔리어를 담당해
오타니 대 계열의 원시불교 및 아비달마불교 연구의 흐름을 형성했다.
옥스포드-스리랑카서 상좌불교 연구
이처럼 초기-원시불교연구에 큰 족적을 남긴 학자들에 의해 진행되어온
일본의 초기불교연구는 기본적인 초기경전에 대한 번역이
한역 용어를 기저로 하여 문어투로 번역한 『남전대장경』의
번역 사업에 의해 일단 마무리가 되었고,
주요 교리에 대한 연구나 율장 및 교단사에 대한 연구도
많은 학자들에 의해 연구되었다.
이제 초기불교 및 팔리 불교를 연구하려면,
새로운 방법론이나 기존에 연구되지 않은 새로운 분야에 대해
다루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이 시도되는 연구 경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초기불교와 동시대 사문 사상과의 비교연구.
특히 자이나교와 마하바라타와 같은 서사시 가운데에서
비교적 성립이 이른 부분과의 비교 연구. 또는
비교 사상적인 입장에서 현대의 사상과 불교와의 비교 연구.
2. 불교 내부 교리의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불교가 전파되던 시대와 지역의 문화적인 배경을 밝힘으로써
초기불교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려는 시도와,
현재의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남방불교 국가에서의
불교에 대한 문화인류학 또는 불교인류학적인 연구.
3. 이른바 해석학적인 입장에서 불교교리를 현대적인 의미로
재음미하려는 입장.
4. 기존의 번역에 대해 현대어적인 새로운 번역을 시도하는 연구와
기존의 교리이해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팔리 주석문헌에 대한 연구.
고마자와(駒澤) 대학의 가타야마 이치로(片山一良)교수는
2.와 4.의 연구 경향을 대표하는 불교학자이며,
특히 4.의 입장에서 활약하고 있음을 연구 성과를 통해 알 수 있다.
가타야마 교수는 1965년 고마자와 대학 불교학부를 졸업하고,
1967년 동대학에서 문학석사 과정을 졸업한다. 그 후 곰브리치 교수의 지도 아래
영국 옥스포드 대학과 스리랑카에서 상좌불교를 연구하였다.
초기에는 주로 팔리 문법학과 어학에 대한 연구를 발표하다가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스리랑카를 중심으로 한 남방불교 국가에 대한
이른바 불교인류학이라는 새로운 연구방법에 의거해서 연구 성과를 발표하였다.
‘불교인류학-그 입장과 영역’(1990),
‘불교인류학의 제창-교의와 의례는 모순되지 않는가’(1992)의
두 논문을 통해 불교인류학이란 무엇인가를 해명하고자 하였다.
6차 결집본 기초…구어투 번역 시도
새로운 경전 번역으로 팔리 『장부』와 『중부』에 대한 것이 있다.
60여 년 전에 번역된 『남전대장경』이 문어적· 한문투의 번역이었다면
이 새로운 시도는 구어로 현대어적인 번역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미얀마 6차 결집본을 기본 자료로 하여
주석문헌 및 복주문헌를 바탕으로 한 각주는 원문의 내용을
상좌부의 입장에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현대인들이 읽기 쉬운 번역과 자세하면서도 근거 있는 주석은
우리시대의 경전번역의 한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불교인류학과 팔리어 및 경전과 율장에 대한
연구·번역을 통해 제 3세대의 초기불교 연구의 대표적인 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가타야마 이치로 교수의 연구성과는
팔리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특히 2003년에 새로이 정리되어 나온
『디가니까야』(長部) 계온편 I의 해설에서는 불전 결집과 불전의 분류
그리고, 불전의 해석법을 장부의 복주(復註)와
『해석안내서』(Netti-pakarana)에 의거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주석 및 복주 문헌을 풍부하게 인용하면서
팔리 경전을 이해하려는 시도에서 우리는 팔리 문헌 연구의
활로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가타야마 교수는 앞으로 현재 율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팔리 4부 니까야 전체 새로운 번역을 내놓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일어나고 있는 팔리 원전 번역을 위한
좋은 모델이 되리라 생각한다.
경전연구소 김재성 소장
법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