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1차 정기산행 대장으로 지명되어, 10:30 양재시민의 숲역 5번 출구로 산우들 모아 보니, 미리 참가 신청한 산우회장 경환, 민영, 해균, 광호에 아침에 광용이 합류 결정하고, 학희는 중요한 일 마치고 하이런으로 오겠다며 미리 선수친다.
이번 양재천 산책 코스를 선택한 것은 순전히 내 개인적인 사정 때문이다. 작년 가벼운 둘레길 산행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만, 지난 번 979차 인왕산 산행 이후 다리 근육이 뭉쳐 며칠 고생했기에 그러하다. 자전거는 무릎에 체중이 많이 실리지 않아 하루종일 밟아도 이튿날 아무 문제 없이 또 밟을 수 있으나, 산행은 무릎, 다리에 체중이 실려 무리가 되는 듯하다.
정시에 여섯이 모여 양재시민의 숲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 동상 배경으로 사진 찍고, 윤봉길의사가 직접 쓴 宣誓文 얘기를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다음(?) 기회를 노리기로 했다. 내용은 사진 첨부한다.
양재천 산책길로 들어서 다리밑 팔뚝보다 굵은 잉어떼 관찰하고, 바로 자전거 타고 오가며 자주 만났던 말없는 친구 칸트와 잠시 시간 보내고, 그가 남긴 명언을 떠올려 볼래도 생각이 안 난다. 찾아보니 "To be is to do." (존재는 행동하는 것이다.) 라는 글이 눈에 띈다.
양재천변은 공사가 한창인데, 난방배관 공사이고, 안내판에 '세월교'란 표시가 두어 군데 적혀 있어 뭐냐고 물었더니, 광호가 군 시절 회상하며, 洗越橋로 비 많이 오면 침수되는 다리를 뜻하는 보통 명사란다. 탄천 공사현장에서도 본 적 있다만 첨 듣는 소리다.
12:45 기다릴 각오로 중앙해장에 가 일곱 번째 대기자 명단에 올리고 15분 정도 지나니 여섯 자리가 난다.
한우양선지 해장국으로 통일, 소맥 한잔씩으로 맛을 더한다. 풍성한 양과 선지가 해장국으론 최고다. 만행하니 여유가 있어 건너 스타박스에서 커피 한잔 하고, 광호는 테니스 치러 가고, 광용은 집으로, 나머지 넷은 방앗간 들러 놀다가, 오늘 산행대장이 옥된장 사 멕여 보냈다.
첫댓글 속전소결 산행기인데도 내용과 질이 2만원 x 10 이다. 저녁식사 까지 챙겨준 도달 대장 복 마이 받을거요 ㅎ
양재천 산보라 캐서 사실 좀 알로 봤는데 ...ㅋ 3시간동안 별로 쉬지도 않고 8킬로 남짓 계속 걸어 다리가 좀 뻐근하네여 ^^
맛있는 해장국 뒤풀이와 참새방앗간(당구) 후 오늘 대장이라꼬 된장전골에 술한잔도 마무리해 주신 도대장 감사감사 ^^